고명환 전북대학교병원 의료기기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장 - 전주기적 기업 지원으로 의료기기개발 허브 구축
고명환 전북대학교병원 의료기기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장 - 전주기적 기업 지원으로 의료기기개발 허브 구축
  • 안수정
  • 승인 2017.03.0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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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환 전북대학교병원 의료기기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장·재활의학과 교수

과거 재활치료의 목적이 환자의 상태를 ‘유지(Maintenance)’하는 것이었다면, 과학과 의학의 발전과 함께 재활치료가 세분화·전문화되면서 질병의 ‘호전(Improvement)’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점차 발전하고 있는 IT기술과 로봇기술도 재활치료의 패러다임 변화에 한몫했다. 이는 재활치료의 목적을 ‘유지’나 ‘호전’에 머무르지 않고 ‘독립(Independence)’에 이르도록 한다. 즉 일상으로의 완전한 복귀에 이를 수 있다는 희망을 현실화 하는 중이다. 이에 보건복지부 지정 전북대학교병원 의료기기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 고명환 센터장은 재활의료기기 개발 역량강화 및 연구 생태계 확산을 통해 진화하는 재활치료 시대를 열고 있다.

 

기업은 제품개발, 연구자는 아이디어 실현의 발판

지난 2015년, 전북대학교병원 내에서 운영 중이던 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가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비 50억 포함 총 75억 원 규모의 의료기기개발 허브 국책 과제인 ‘의료기기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 사업에 선정됐다. 2009년 개소된 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의료기기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수입되는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시험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왔고, 바로 이 점이 사업선정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전국 규모의 의료기기 개발 허브가 유치됨으로써 전북대학교병원은 의료기기 연구 분야를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진료 뿐 아니라 연구 분야에서도 한발 앞서나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의료기기의 직접적 수요자인 의료인과의 협업 기회가 없어 수요자 맞춤형 기술개발이 어려운 기업을 돕고자 마련된 의료기기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는 오는 2020년까지 의료기기 제조업체·임상전문가와의 상시적인 연계협력 연구기반을 마련하고 관련 전문연구기관 및 행정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하게 된다. 더불어 의료기기 개발 선순환 플랫폼을 구축해 효율적인 의료기기 개발 지원 시스템을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6년 2월 개소한 전북대학교병원 의료기기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이하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고명환 센터장은 의료기기업체와 병원과의 상생 방안을 모색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간 병원의 문턱도 높았지만, 설령 만나더라도 권위적인 교수들의 모습에 말조차 꺼내기 어려웠던 의료기기업체들에게 그의 행보는 신선함 그 자체다.

“국내의 모든 의료기기 제조업체 및 의료기기 개발에 관심 있는 연구자들이 언제든지 본 센터의 전문화된 인프라와 협력 네트워크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성’과 ‘개방성’을 바탕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연구자와 의료기기 제조업체 간의 직접적인 연계가 가능하도록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최상의 의료기기가 개발되고 실용화 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협력형 전주기 의료기기개발 인프라 구축

센터는 ‘산학연병지자체 협력형 전주기 의료기기개발 인프라 구축을 통한 재활의료기기의 산업화 선도’라는 목표로 전주기 원스톱 지원 시스템, 밀착 참여형 공동연구, 재활특화 협력연구를 진행 중이다. 의료기기 아이디어 발굴에서부터 시제품 제작, 임상적 효과 입증과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 상용화 및 사업화, 판매 후 제품개선 등에 이르기까지 전주기를 지원하는 센터가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분야를 막론하고 국내 모든 의료기기 제조업체 및 의료기기 개발 관련 연구자들이 상호 밀접한 협력 연구를 원활히 할 수 있는 의료기기개발 허브가 구축되기 때문이다.

사용자 중심의 의료기기 개발을 위해 센터는 제품개발 기획 단계에서부터 임상의사와의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개발에 참여한 임상의사가 제품을 사용한 논문 및 학술 발표까지 지원하면서 제품의 상용화 단계에 힘을 쏟게 된다. 연구자와 기업에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센터는 공통서비스 및 기업체, 연구자, 재활의료기기업체 항목으로 지원 서비스를 세분화했다. 공통된 서비스로는 병원 내 국제수준 동물실험센터와 공인된 시험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비임상 수행을 지원하고, 개방형 성능평가실에 박사급 연구원을 배치했다. 임상은 기획에서부터 수행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임상적 안전성·유효성(임상시험, 사용성평가) 평가 지원, 임상전문가를 통한 사용성평가 및 의료기기 개선 지원, 생명의학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 심의 절차 및 승인 지원과 임상연구책임자(PI) 선정 및 자료관리, 통계분석, 결과보고서 작성까지 해당된다. 직능별, 단계별 전문인력 양성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인력 양성에 대한 기업체의 부담을 해소하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외에도 국내외 분야별 전문가 협력망 연계, 개발 의료기기 시장개척 지원형 컨설팅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 단계별 절차 및 서류 작성을 지원하고 있다. 개방형성능평가실을 도입한 센터는 의료기기 전기 안전검사, 계측제어, 인체신호측정, 임상 진단 및 분석도 적극 지원한다.

분야별·단계별 자문위원단을 통한 사업기획과 국가 R&D 과제 발굴 및 연계, 품목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 지원으로 사업화를 지원하고, 현재 개발 중인 기기에 대한 전문 임상 자문을 상시로 지원하는 등 기업체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전담 PM 통한 밀착형 의료기기 개발 전주기를 관리하고 환자·보호자로 구성된 사용성 평가단을 통해 의료기기 개발의 개념도 상기시킨다. 연구자들의 아이디어 실현을 위해서 센터는 두 팔을 걷어 올렸다. 전문 자문위원단을 통한 사업화 기획, 의료기기 아이디어의 시제품 제작, 관련 우수 제조업체 연계, 국가 R&D 과제를 발굴하고 연계하는 것은 물론, 기업체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전담 PM 통해 전주기를 관리한다. 또한 이들의 아이디어가 서랍속 기술에 머무르지 않도록 외부 자문위원단을 통한 특허출원 및 기술이전 업무와 유관기관과의 커플링 연계로 사업화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했다.

재활의료기기 분야를 특화분야로 지정한 센터는 국내 재활의료기기기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비임상시험 및 임상시험 비용을 지원한다. 특히 사업공모 신청 단계부터 최종 발표 평가까지 지자체와 함께 강력한 의지를 보여 준 센터는 전북도의 주력사업인 탄소산업과의 연계를 통한 첨단의료기기 개발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고명환 센터장은 “전라북도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및 한국탄소융합기술원과의 전략적인 업무 협력을 바탕으로 사업이 기획된 만큼, 경쟁력 있는 국산 재활의료기기 탄생이 기대됩니다”라고 덧붙였다.

 

의료기기 개발 및 상용화의 모범적 사례 보유

연구자와 기업을 돕고 넓게는 국민안전·행복실현에 기여함을 목표로 동분서주하고 있는 고명환 센터장. 그는 의료현장과 전문화된 인프라의 협력 네트워트를 통해 의료기기 개발 상용화 연구사업의 모범적인 사례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탄탄한 연구 인프라와 전북대학교병원 정형외과 박명식 교수의 아이디어가 만나 탄생된 탄소소재를 이용한 외과 수술용 의료기기 아이템 리트랙터(retractor)가 그 주인공이다. 수술 도구 중의 하나로 깊숙한 곳에 위치한 수술 부위를 개방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존의 리트렉터는 수술 중 필요에 의해 X-선 촬영을 해야 하는 경우, 이를 제거하고 촬영한 후 다시 장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금속성에 의해 영상이 가려지기 때문인데, 수술 시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었다. 이에 연구팀은 가볍고 튼튼할 뿐 아니라 X-선이 투과되는 탄소소재의 특성을 활용한 리트택터 개발했고, ‘2016년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스타’에서 탄소·기계부문 1위로 선정돼 범부처 창업경진대회인 ‘도전 K-스타트업 2016’ 전국 통합대회에 진출한 바 있다.

이외에도 중소기업청 기술개발혁신 과제로 가상현실기반 상호교감형 재활훈련시스템의 전주기 의료기기 개발을 주도하면서 2015년 제품을 상용화했고, 문화관광체육부 지원으로 근기능 부하 측정 장비와 자세균형 평가 시스템을 이용한 환자적용 기술 개발의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산업자원부 핵심의료기기제품화 및 인증평가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심부근력 재활을 위한 진단 및 훈련 시스템 개발의 임상시험 시행, 중소기업청 지원으로 근골격계 질환 치료를 위한 초음파 자극기 기반의 개인 착용형 치료기기 개발의 임상시험, 산업자원부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으로 ICT기반 고령자 맞춤형 게임 연동 모듈형 재활치료 및 운동 플랫폼 개발 임상시험을 주도하면서 한국의 의료기기 산업 발전에 일익을 담당해 온 그다.

국산 의료기기가 병원에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를 의사들의 니즈와 거리가 먼 개발자 중심 제품을 만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그는 제품의 아이디어 창출은 물론 개발과정과 임상시험에 이르기까지 병원과 의사가 참여하는 ‘수요자 중심’의 전주기적 의료기기 개발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센터에 구축된 전문인력과 높은 IT 기술력의 융합을 통해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세계 시장을 선도 할 수 있도록 수준 높은 시스템을 구축 및 운영 하겠습니다. 기업에게는 제품 실현의 발판을, 연구자에게는 아이디어 실현의 꿈을 지원합니다.”

 

센터는 오는 2020년까지 의료기기 제조업체·임상전문가와의 상시적인 연계협력 연구기반을 마련하고 

관련 전문연구기관 및 행정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하게 된다.

‘병’을 넘어 ‘사람’을 치유하는 의료인

최근 독자 기술력을 갖춘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잇달아 성공하고 있다. 주요 산업들이 주춤하는 가운데도 의료기기 수출은 최근 5년 동안 두 자릿수 이상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하며 고공 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IT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첨단 의료기기 사용량 증가와 고령화 및 기대수명 향상 등에 힘입어 2022년까지 연 평균 5.2% 고성장이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의료기기 수출 확산에 대한 국가차원의 노력과 관심은 아직 갈 길이 멀기만 하다. 고명환 센터장은 국가 차원에서 국내 임상검사 결과의 신뢰성 확보와 의료기기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다각도의 노력과 함께 실효성 있는 의료기기 생산 확대 및 수출 활성화 정책을 주문했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영세한 내수시장 구조로 인해 꾸준히 R&D 투자를 할 수 있는 기업이 한정돼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2020년 의료기기 산업 7대 강국 도약’이라는 형식적인 구호에만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효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전북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있는 그에게서 보통의 의사들과 다른 점이 발견됐다. 그는 몸의 병만 치료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흔히 재활의학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뇌졸중 등의 질환으로 인한 후유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실제 입원한 환자들 중 뇌졸중 환자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도 사실이다. 뇌졸중 환자의 증가세는 비만, 음주, 흡연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성 질병의 증가에 기인한다는 게 전문의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인구의 고령화가 꼽힌다. 정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1970년 우리나라의 평균 기대수명은 70세 정도에 불과했지만,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생명표’에서는 우리나라 평균 기대수명을 82.1세로 밝혔다. 이 같은 고령화는 필연적으로 재활에 대한 수요를 증가하게 하는 요인이다. 의학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발맞춰야 한다고 강조하는 고 센터장은 재활치료의 목적을 ‘유지’나 ‘호전’에 머무르지 않고 ‘독립’에 이르도록, 그 영역을 확대하면서 환자들이 일상으로의 완전한 복귀에 이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의사는 단순히 ‘병’만 치료하는 데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그 병을 앓았던 환자가 병이 치료됨으로써 다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즉, ‘사람’을 치유해야 하는 것이죠. 사람이 온전히 치유되기까지는 앓고 있는 병 자체 이외에도 의사로써 환자에게 해 주어야할 부분들이 많이 있고, 이것을 잘 찾아내 해결해주는 것도 의사의 몫입니다. 자신의 작지만 세심한 관심이 환자의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인터뷰 말미, 사람을 치유하는 마음으로 의료기기 개발 역량강화 및 연구 생태계 확산을 통해 진화하는 재활치료 시대를 열 것을 다짐한 고 센터장. 의료기기 강국 대한민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누구보다 환자를 사랑하는 그의 눈은 흐트러짐 없이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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