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이강피엔씨·키친앤도그 대표 -반려동물을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찾다
이수진 ㈜이강피엔씨·키친앤도그 대표 -반려동물을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찾다
  • 안수정
  • 승인 2017.03.0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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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이강피엔씨·키친앤도그 대표 <키친앤도그 제공>

사회에서 통용되는 언어는 시대상을 반영한다. 집에서 키우는 동물들이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이라는 이름으로 바뀌며 서서히 인식이 변해가고 있지만, 여전히 귀엽고 예쁜 모습만을 즐기기 위한 ‘애완인’들이 눈에 띈다. ‘우연’이와 ‘봉구’를 만나며 삶의 모습마저 바뀐 키친앤도그 이수진 대표는 ‘애완동물’, ‘반려동물’이라는 이름에 반기를 든다. 동물이라 구분 짓기보다 삶을 함께하는 하나의 생명체이자 가족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삶의 방식 제시

이수진 대표의 삶은 막다른 길에서 새롭게 시작됐다. 지난 2008년 우연히 발견한 상자 속 버려진 강아지 ‘우연’이와의 만남은 그의 삶을 바꾸어놓았다. 병원에서조차 3일을 못 넘길 것이라 선고받은 강아지는 이 대표의 보살핌으로 건강하게 곁을 지키고 있다. 반려동물 전용 유기농 간식 업체인 ‘키친앤도그’와 반려동물 전문 잡지 ‘라이프앤도그’는 ‘우연’이와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이 대표의 순수한 마음에서 태동했다.

“강아지를 새로운 가족으로 맞아들이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을 때,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가득했어요. 저는 반려동물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그의 결심은 ‘사람’ 중심의 정보들이 만연한 반려동물 시장에서 ‘함께 살아가는 법’에 초점을 맞춘 잡지 ‘라이프앤도그’ 창간이라는 결실로 맺어졌다. 이 대표는 사람들에게 반려동물을 대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자 했노라 설명했다.

‘키친앤도그’에도 이러한 그의 관점이 투영되어 있다. 우연이와 봉구가 미적으로 빼어나지 않더라도 건강하게 함께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키친앤도그의 출발인 셈이다. 그는 제대로 된 먹거리를 찾던 중 ‘수제간식’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이에 대한 제대로 된 기준을 세워보겠다는 결심으로 업체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기존 수제간식들은 주로 ‘통신판매업’으로 신고 되어 블로그 등을 통해서 판매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5조원 규모를 바라보고 있는 반려동물 시장이지만 아직까지 ‘수제간식’이라는 품목에 대한 인허가를 담당하는 부서조차 명확하게 규명되어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 대표는 상담 끝에 찾은 곳이 축산과였다며, 수제간식은 ‘단미사료업’으로 분류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제대로 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한 탓일까. 이 대표는 철저한 위생관리와 좋은 재료에 대한 고집을 이어가고 있다. 재료의 구입부터 손질, 제조 공정까지의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한다. 또한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성분분석표를 제시하며 고객들에게 신뢰받고 있다. 재료에 대해서만큼은 엄격했다. 직접 브랜딩한 업체에서 일일이 확인된 신선한 농축산품만을 재료로 사용하고, 모든 공정은 그의 관리 하에 이루어진다. 실제로 손을 씻었는지, 바닥에 떨어뜨린 도구나 재료를 다시 활용하지는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 공장에 카메라까지 설치한 그다. 이에 더해 그의 어머니가 키친앤도그 생산 공장장을 역임하며 위생을 책임지고 있다.

키친앤도그의 모든 제품들은 오더메이드 방식으로 생산된다. 제품의 평균 유통기한은 7일이며, 고객의 주문에 따라 반건조 상태로 만든 간식들은 3일 안에 소진해야 한다. 키친앤도그의 입점을 제안하는 업체들도 상당수지만, 이 대표는 일주일 내에 판매되지 않은 제품은 전량 수거해 폐기처분해야 한다는 까다로운 기준을 내세웠다. 이역시도 타 업체에 맡기는 법이 없다. 키친앤도그의 제품이 입점 된 매장에는 직원들이 매주 방문하면서 유통기한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있다.

키친앤도그 제공

‘나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에 대한 인식제고

이수진 대표는 키친앤도그 설립과 함께 ‘정년을 지키는 회사’가 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의 기업들처럼, 오랫동안 소비자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회사로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그에게 가족이자 친구인 우연이와 봉구가 언젠가 떠나갈 그날까지 건강한 그대로 자연스럽게 살았으면 한다고 말하는 그처럼 키친앤도그 역시 무언가 억지로 만들어내기보다 자연의 재료들로 만든 건강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곳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은 수의사와의 논의를 거쳐 영양학적으로 피해야할 재료와 섭취해도 될 재료들 중 가장 안전한 재료들만 엄선해 만들었다. 첫 번째 테스트를 위해 이용하고 있는 동물병원의 VIP고객 212명에게 간식을 보냈다. 그 결과 해당 제품으로 인해 직접적인 문제가 발생한 사례는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안전성이 검증된 사료라도 강아지의 상태와 종에 따라 어느 정도는 변이 묽어지거나 설사 등 이상 반응이 나타난다며, 당시의 경험을 통해 수제간식에 대한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강아지 번식 공장’ 논란에서부터 ‘애정사료’를 먹은 강아지가 구토와 혈변 증상에서 심한 경우 사망에 다다르며 사료 성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는 등 산업의 장밋빛 성장 이면에는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있다. 이 대표는 반려동물 시장이 ‘거품산업’으로 추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반려동물 관련 사업에 종사하는 주체들의 건강한 의식을 주문했다. 그는 말에서 그치는 법이 없다. 라이프앤도그 발행과 함께 강아지 공장 철폐를 위한 서명 운동을 시작하는 등 반려동물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 수준을 높이기 위해 두 팔을 걷었다. 이 대표의 분주한 모습 속에서 ‘나를 위해 존재하는’ 반려동물이 아닌 ‘나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을 다시금 돌이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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