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양측의 대립이 악화되면서 정기국회 공전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오전 국회 의사일정은 새누리당의 보이콧으로 ‘올스톱’인 상황이다.
정 의장은 이날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만나 개회사 논란과 관련 비공개 면담을 가졌으나 의견 불일치로 결과가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은 새누리당의 일정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정 의장이 개회사에 대한 사과를 하거나 본회의 사회권이라도 여야 국회 부의장(2명) 중 1명에게 넘기라는 조건을 제시하며 보이콧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전날 개회식에서 정 의장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거취 문제와 사드 배치 등 여권의 민감한 부분을 비판했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도 전날 새누리당 의원 80여명이 정 의장에 항의 방문한 것에 대해 비판 입장을 내놓으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대치 구도가 계속되자 가습기살균제 피해 국정조사 청문회,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청문 보고서 채택을 위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 등은 허술하게 진행되거나 아예 일정이 잡히지도 못한 상태다.
그럼에도 양측의 날선 공방은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여소야대가 됐다고 우리를 길들이려는 것처럼 한 정세균 의장은 의회주의와 민생 추경 파괴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정치적 편파성을 드러낸 정 의장의 사회권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염동열 새누리당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뽑을 땐 300명이 중립적 입장에서 좋은 발효균으로 정세균 의장을 뽑았다”며 “그런데 알고보니 악성균이었다. 이정현 대표가 말한대로 정치테러, 테러균”이라고 정 의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여당이 국회의장 개회사를 트집 잡아 사상 초유로 퇴장하고 고함지르고 특히 의장에게 사퇴 권고와 윤리위 회부, 사과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우병우를 지키기 위해 국회를 뛰쳐나가고 우병우를 사수하려고 민생을 종잇장처럼 버리느냐”면서 “새누리당은 조속히 국회에 복귀해 민생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