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시대. 소비자편의와 국내 산업보호 사이에서
해외직구시대. 소비자편의와 국내 산업보호 사이에서
  • 월간인물
  • 승인 2021.01.1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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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환 관세사사무소 정재환 관세사
정재환 대표 관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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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가 무역으로 인식되던 시절, 개인소비자들이 해외에서 온라인으로 물품을 구매한다는 것은 감히 생각하지 못했다. 그나마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거나, 국내에서 가격이 다소 비싼 물품의 경우 해외여행 가는 친구, 친지에게 부탁하여 구매하거나,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고 구매대행을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 해외직구 폭발적 증가라는 뉴스기사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대한민국 브랜드인 삼성과 LGTV까지 해외에서 직구로 구매할 정도이니 더 이상 해외직구를 어려운 무역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해외직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는 물품이어서? 국내에서 가격이 많이 비싸서? 이러한 이유보다 보다 실질적인 이유는 바로 편의성이다. 온라인으로 쇼핑을 하는 지금 세대에 있어서는 국내구매와 해외직구의 절차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만 저렴해도 해외에서 구매를 한다.

무역자유화 시대. 동일한 물품인데 정식수입물품보다 해외직구물품이 더 저렴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수입통관절차와 관세에 있다.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수입되는 물품은 정식으로 수입통관절차를 거치고 수입관세 및 내국세를 납부한다. 그리고 다시 수입자의 마진을 붙여 국내에서 판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입원가보다 국내 판매가격이 훨씬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반면 별도의 수입절차나 관세납부 등이 없이 해외 판매자로부터 직접 구매를 할 수 있는 해외직구물품의 경우, 정식수입물품과 비교하여 가격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이다. 여기에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유럽의 박싱데이와 같이 특정시기 어마어마한 할인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이를 정식으로 수입하여 재고를 관리하면서 국내 판매를 하는 수입자 및 유통업자는 도저히 해외직구물품과 가격경쟁을 할 수가 없다. 동종물품을 판매하는 국내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FTA 자유무역시대. 해외직구제도는 소비자편의를 위해 반드시 존재하여야 한다. 그렇다고 해외직구제도가 활성화될수록 국내에서 세금을 내고 업무를 하는 정식수입업자 및 국내산업의 보호를 뒷전으로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 둘의 밸런스 유지는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정책적으로 이 밸런스를 적절히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과거 제한적으로만 인정되던 해외직구 신고면제 제도인 목록통관을 대폭 확대하고, 통관고유부호제도를 통해 이를 관리한다. 반면 어디까지나 해외직구의 면세금액을 150(미국의 경우 200)로 제한하고, 몇몇 물품의 경우는 수량이나 중량에 대해서까지 제한을 한다(의약품 6, 분유 5kg 이내 등). 또한 소비자가 해외직구물품을 인터넷 등을 통해 재판매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한다.

사실 해외직구물품의 경우 정식통관절차를 통해 검사, 검역 등을 받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의 안정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특히 의약품 등의 경우). 특히 해외직구물품의 재판매를 금지하는 실질적인 이유는 누구나 자유롭게 전 세계 어디에서든 원하는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편의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영업목적으로 활용하여 국내산업에 피해가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해외직구제도의 적절한 인식이 심어지기 전에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다보니 무심코 국내에서 재판매를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해외에서 이렇게 싸게 구매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왜 비싸지? 그럼 이걸 판매해서 돈을 벌어볼까?”

이렇게 생각한 시점에 관세법 위반이 된다. 우리나라는 정식으로 수입통관을 거치지 아니한 물품을 판매하는 경우 이를 관세법상 밀수입죄로 처리한다. 관세법 2692항에서는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물품을 수입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관세액의 10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동 법 2822항 및 3항에서는 밀수입물품의 경우에는 범인이 소유하거나 점유하는 그 물품을 몰수한다. 몰수할 물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몰수할 수 없는 물품의 범칙 당시의 국내도매가격에 상당한 금액을 범인으로부터 추징한다고 규정한다. 한마디로 해외직구물품을 판매한 경우 구매가격만큼 벌금이 부과되고, 또한 해외직구로 구매한 물품은 몰수되거나, 이미 판매가 된 경우 판매금액만큼 추징된다. 이렇게 매년 직구물품을 판매하여 밀수입죄로 처벌받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직구로 구매한 물품 판매했는데 어떡하지요?”

관세사로서 10년 이상 업무를 하면서 가장 빈번하게 받는 질문이다. 국내에서 구매한 물품을 중고사이트에서 판매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동일한 개념으로 해외에서 구매한 물품을 중고사이트에 판매하는 것이 문제가 될 거라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쩌면 직구물품의 재판매를 밀수입으로 처벌한다는 것이 조금 과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정식으로 수입하여 영업하는 업자, 동종의 국내산업 보호를 간과하여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의 인식의 변화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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