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 정복을 위한 ‘도전’과 ‘응전’은 계속 된다
질병의 정복을 위한 ‘도전’과 ‘응전’은 계속 된다
  • 박성래 기자
  • 승인 2016.08.0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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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승재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도전(challenge·挑戰)이란 단어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새로운 것, 어려운 것에 첫 발을 떼놓기 시작한다는 ‘용기’의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응전(應戰)이 불가피한 ‘두려움’의 측면이다. 겨뤄보기까지는 알 수가 없다. 해낼 수 있을 지, 지고 말 것인지.

명승재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의생명연구소 연구소장
신약개발 융합 바이오이미징 센터 센터장

하지만 이것은 분명하다. 성공을 꽃피우는 씨앗은 ‘도전’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인생은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 그 주인공은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명승재 교수. 그는 말한다. “호기심과 의문이 생기면 과감히 도전하는 것이 맞습니다.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결과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명 교수의 삶은 ‘도전’과 ‘응전’의 끊임없는 과정이고, 그는 매번 이 과정의 매듭을 ‘창조적인 생각’으로 풀고 있다.

병변 선별력 높이는 ‘차세대 스마트 융·복합 내시경’ 개발 본격화

최근 서울아산병원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하는 ‘2016 바이오 의료기기산업 핵심기술 개발사업’의 대상자로 선정,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약을 맺고 5년간 지원금 약 68억 원을 포함한 총 90여억 원을 투자해 2021년까지 소화기 질환의 진단 및 치료 정확도를 높이는 차세대 스마트 융·복합 내시경 개발에 나섰다. 해당 사업은 분자영상 연구를 진행해 온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명승재 교수를 주축으로 국내 최대 내시경 개발·판매 업체인 ‘인트로메딕’, 바이오의료 산업을 육성·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협력해 연구의 기획에서부터 개발, 임상 및 상용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대장암에 대한 기초연구를 진행하면서 해당 기전을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대한 생각이 절실했습니다. 기존의 내시경으로는 병변을 놓칠 확률이 높게는 25%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차세대 내시경의 개발로 더욱 정밀한 진단이 이뤄진다면 의료의 질적 향상과 함께 환자분들의 만족도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나아가 차세대 내시경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산 의료기기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사업을 이끌어 나갈 명 교수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그는 ‘다중분자형광 영상기술’과 ‘채널 삽입형 소구경 내시경 시스템’의 개발로 소화기 질환의 병변 선별력을 높이는 차세대 내시경 시대를 열 것이라 자신했다. 차세대 내시경에 접목되는 ‘다중분자형광 영상기술’은 기존 내시경에 있는 ‘컬러 CCD 카메라’ 이외에도 ‘형광 CCD 카메라’를 설치하여 내시경 검사를 위해 뿌리는 형광 조영제의 고유한 파장과 생체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형광의 파장을 효율적으로 구분해 두 가지 영상으로 내시경 이미지를 보면서 소화기 질환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돕는 영상 처리 기법이다. 여기에다가 기존 내시경 내에 2~3㎜의 소형 내시경을 추가적으로 삽입해 세포 혹은 그 이하 단계의 생물학적인 변화 및 생화학적인 현상을 영상화함으로써 ‘분자 영상’을 구현하는 ‘채널 삽입형 소구경 내시경 시스템’이 접목될 계획이다.

그는 ‘융·복합 스마트 내시경 시스템’을 완성하겠다는 미래 비전을 설정했다. 새로운 내시경뿐만 아니라 소화기 암을 구별해내는 국소도포 방식 형광 조영제 개발과 실시간으로 병리과와 협업할 수 있는 진료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명 교수가 제시하는 사업의 청사진이다.

 

신약개발 전주기에 걸친 바이오이미징의 One-step Full-service 제공

2014년 서울아산병원은 국가지정 ‘신약개발 융합 바이오이미징센터(Center for Bio-imaging of New Drug Development: C-BiND)’에 선정됐다. 1년에 15억 씩, 5년간 75억 원의 지원을 받는 그해 병원에서 수주한 가장 큰 규모의 연구 프로젝트에 해당한다. C-BiND의 센터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명승재 교수. 그는 신약개발 바이오이미징 기술 축적을 통해 우리나라 의료산업을 이끄는 초석이 되길 희망한다. 그는 “신약개발은 BT·HT·IT 등 첨단기술이 융합된 종합기술이자 신성장 동력 산업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지난해 한미약품의 기술이전 계약으로 바이오 신약개발에 병원계와 산업계의 시선이 쏠렸습니다. 여기에 정부의 시기적절한 지원 정책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이제는 의료기관도 연구중심병원으로 발전해 가면서 신약개발의 주축이 되도록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산업체를 비롯해 학계, 의료기관 및 연구중심병원이 긴밀한 협력 속에 비임상부터 임상시험까지 각 단계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신약개발 모델이다. “바이오클러스터(Bio-Cluster)는 서울아산병원 및 아산생명과학연구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서 기초-중개-임상 연구가 한 곳에서 유기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한 모토입니다.”

C-BiND는 서울아산병원의 바이오클러스터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 비임상단계부터 임상시험단계에 이르기까지 신약개발 전 주기에서 바이오이미징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면서 국내 신약개발의 경쟁력을 높인다. 명 교수는 9.4T MRI, micro PET/MR, micro CT, Ultrasound, Optical Imaging, Cellular Imaging의 세계 최고 전임상 바이오이미징 인프라 구축을 자신했다. ‘속도’와 ‘가치’는 그가 꼽은 신약후보 물질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 이를 위해 각 이미징 장비마다 전담연구교수, 신약후보물질 당 석사급 전담연구원, 행정전담 본부장 등 인력자원을 최대한 투입해 신속한 연구진행을 돕고 있다. 또한 C-BiND는 가치 있는 신약개발을 위해서 초기 단계부터 과학적·임상적 가치, 시장성에 기반을 둔 개발 전략을 택했다. 그 결과, 2년차에 접어든 현재 목표를 뛰어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일궈냈다. 나아가 신약개발 연구자들이 바이오이미징 기술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 4월에는 바이오이미징의 최신 트렌드 및 글로벌 활용사례를 공유하는 국제 심포지엄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2009년, 세계적 연구기관의 동물영상학센터를 경험한 명 교수의 리더십도 한 몫 했다. 당시 국내 병원환경은 임상이 주류였지만, 연구중심병원으로 발전을 계획하던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신약개발에 대한 유효성과 안정성에 대한 연구가 동물영상연구로 흘러갈 것을 정확하게 예측해 그에게 기회를 줬다. ‘경험만큼 좋은 스승은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연구소의 변화를 좀 더 깊숙하게 경험한 그는 다른 경쟁그룹과 비교해 뛰어난 성과를 보일 수 있던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나아가 세계 바이오산업의 움직임을 살펴 단백질, 항체를 이용한 바이오신약 개발을 위해 연구자, 의사, 기업체 등이 함께 만나 바이오신약 개발에 공동전선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신약개발 이미징 바이오마커의 발굴, 검증, 표준화 등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겠으며, 산·학·연·병의 네트워크를 더욱 확대하여 대한민국 신약개발 바이오이미징 기술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경험에서 비롯된 명 교수의 확신이다.

명승재 교수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 2000 - 現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2004 - 2006년 미국 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 연수
- 2014 - 現 신약개발 융합 바이오이미징센터 센터장
- 2015 - 現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의생명연구소 소장
- 2016 - 現 스마트 내시경 개발 사업단 단장

질병의 정복 위한 연구가 실현될 수 있는 플랫폼 역할 꿈꿔

현재 우리가 사는 시대는 인류 역사상 가장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시대로 그 어느 때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려는 사람이 많다. 특히 인접 학문의 발달과 함께 융·복합적으로 급변하고 있는 ‘생명과학’에서 질병의 정복을 목적으로 둔 창의적인 연구 아이디어는 획기적인 진단 치료법 개발을 가능케 하는 열쇠다. 이에 명승재 교수가 거듭 강조하는 말이 있다. “창의적 기초 연구의 성과가 중개연구, 임상연구까지 빠르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각 단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줄 수 있는 종합적 연구 체계가 필수적입니다.” 서울아산병원이 미래 의료계의 먹거리 창출에 핵심적인 요소로 각광받는 중개 및 융합 연구에 관심을 기울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의생명연구소는 기초 생명과학부터 임상의학까지 모든 단계의 질병관련 연구를 일괄적, 효율적으로 연결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위치를 고수한다. 생명 현상에 대한 집요한 탐구를 바탕으로 다양한 질병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인류의 건강 복지에 기여하고자 설립된 의생명연구소는, 개소 이후 생명현상에 대한 기초연구, 질병의 발생기전, 역학, 진단 및 치료법 연구 등에서 다양한 성과를 거뒀고 연구 인력의 교육, 타 연구기관과의 학술정보 교환 및 인적교류 사업에서도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중이다. “병원의 풍부한 임상자원을 토대로 기초 및 임상 연구의 조화로운 체계를 마련하여 향후 아산 의학단지가 세계 생명과학의 선도 기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인터뷰 시작 전, 명 교수에게 건네받은 명함 속 직함이 눈에 띄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의생명연구소 연구소장, 신약개발 융합 바이오이미징센터 센터장의 직함 가운데 기자가 주목한 것은 변비, 과민성장증후군 같은 기능성 장질환과 대장암을 전공으로, 진료와 연구 두 가지 영역 모두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소화기내과 명승재 교수’이다. 2003년 국내 최초로 변비 클리닉을 개소한 그는 1년 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으로 연수를 떠났다. 그는 대변의 유전자를 검사해 대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진단 마커를 개발, 상용화에도 성공한 대장암 분야의 세계적 석학 아래서 ‘대장암에 관여하는 암 억제 유전자’에 관한 논문을 발표, 연구 기술을 익히고 돌아온 이후에도 대장암의 기전에 대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명 교수는 현재 연구전담교수로 소화기 암에서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은 새로운 바이오 마커를 개발하여 대장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키트개발, 소화기암 발암 분자적 기전연구, 소동물 분자영상연구를 통한 중개연구 플랫폼 구축 및 신약개발 서비스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더불어 퀀텀닷(양자점의 광학 특성을 이용한 의료 기법)개발에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중이다.

명 교수의 삶을 살펴보니 그가 말한 대로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다. 특유의 나긋한 목소리와는 달리 새로운 일이 있을 때, 도전을 통해 성과를 달성하고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에너지를 얻는다는 그는 강인한 의지를 가진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더불어 후배들이 이런 도전정신을 잘 헤아려서 더 발전시켜나가길 바란다. “과거 공대생들이 경제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던 것처럼, 이제는 의대에 몰린 우수 인력들이 나라 성장에 이바지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제게 주어지고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게 노력한 인물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말을 들어보면 한 사람의 과거와 현재가 보인다. 때로는 미래까지 묻어온다. 어떤 씨앗을 심느냐에 따라 결실이 바뀌듯 뿌린 말의 씨앗은 내일의 열매, 미래의 모습을 완성하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인들의 대표적인 질병으로 꼽히는 소화기 질환의 정복을 위해 끊임없는 도전을 이어나가는 명승재 교수.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답을 하는 그의 눈은 어김없이 빛나고 있었다.

“단기적으로는 산업통상자원부 과제로 6개월 내에 회사 창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대장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키트연구, 소화기암 발암 분자적 기전연구, 소동물 분자영상연구를 통한 중개연구 플랫폼 구축 및 신약개발 서비스에 대한 연구 성과들 모두가 회사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게 힘 쓸 계획입니다. 궁극적으로 저의 연구 뿐 아니라 질병 정복을 목적으로 한 모든 연구 결과물들이 실현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급성장하면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10년, 50년, 100년을 내다보는 서울아산병원의 성장 스피릿(spirit)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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