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Now] 감염병을 이겨내는 새로운 시작, 문명의 진보를 기원하다
[MonthlyNow] 감염병을 이겨내는 새로운 시작, 문명의 진보를 기원하다
  • 김윤혜 기자
  • 승인 2021.01.11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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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20도 안팎의 강력한 한파가 새해 벽두부터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내가 사는 지역의 과거 겨울 평균 기온은 영하 2도가 되지 않는 따뜻한 곳이지만 111일 새벽, 한파 주의보가 발령되었다.

일요일인 어제는 시청에서 무료 코로나 검사 안내문자가 발송되었다. 111일부터 일주일간 코로나 임시 선별 검사소를 통해 모든 시민이 무료로 코로나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공지였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지역 확산 방지를 위한 (비인두도말 PCR 검사 : 콧속에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검사 방법) 선제적 검사를 안내하고 있다. 도처에 있을지 모를 무증상 감염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조치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출현 이전, 내게 가벼운 감기 정도는 걱정거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확진자 천 명을 상회하여 긴박했던 상황이 조금씩 수그러들고 있는 지금, 건강을 생각하고 가족의 안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역사상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건강과 위생에 초긴장했던 시절은 언제였을까.

 

역사 속의 감염병 : 흑사병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같은 작은 미생물들이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체가 된다. 병원체가 인체에 침입하여 그 수가 증식하는 것이 감염이다. 그러한 감염으로 병이 일어나는 것이 감염병인데 이러한 감염병 중 사람들 간 접촉이나 물 또는 공기로 타인에게 옮기는 질병일 때 전염병이라 지칭한다. 전염병이라 하더라도 전염성이 낮은 질환들이 있기에 2010년부터 전염병을 감염병이라 칭하게 되었다.

접촉으로 인한 감염병은 인간이 군집(群集)을 하면서 생겨났다. 선사시대인 신석기 시대부터 사람들은 무리를 지어 생활했고 이에 따라 기원전 3000년 전 무렵부터 전염병의 역사는 시작된다.

의학지식이 발전하지 못했던 과거에는 발진열 (發疹熱: 열성 전염병으로 발열과 피부 발진, 근육통이 수반됨. 병원체는 리케차균이며 쥐벼룩이 옮긴다.)은 모두 흑사병이라 불렸다.

몽골 제국 4대 칸국 중 하나인 킵차크 한국(1240~1502년의 삼백 년간 중앙아시아와 흑해, 카스피해 지역에서 성장한 칸 국, 동유럽을 정복함)의 타타르족( Tatar : 우랄산맥 서쪽, 볼가강과 카마강 유역에 사는 투르크 어계(語系)의 종족. 킵차크족과 남() 러시아 유목민, () 불가르족()의 자손으로 구성됨)1346년 크림반도의 카파 (Kaffa, 현재 페오도시야)를 공격했다. 카파는 13세기 초, 이탈리아 제노바 상인들이 세운 도시였다. 전쟁 중, 타타르족 사이에 흑사병이 퍼지자 그들은 전염병에 걸린 시신들을 제노바의 성벽 위로 던져 올렸다. 이로 인해 성안의 많은 사람들에게 흑사병이 번졌다. 제노바를 빠져나간 상선들에 흑사병에 걸린 쥐들도 함께 딸려 갔다. 그 배가 목적지에 닿기까지 항구에 정박할 때마다 흑사병은 빠르게 퍼져갔다.

1347, 불길하다는 이유로 가톨릭교회가 고양이를 없애면서 마르세유에서는 고양이가 자취를 감추게 되었고 그 와중에 아시아산 검은 쥐가 흑사병을 퍼뜨리게 되었다. 흑사병은 마르세유에서 아비뇽으로 퍼졌고 기독교의 교차지점이라 할 수 있는 아비뇽이었기에 이 전염병은 빠른 속도로 확산되었다. 흑사병으로 유럽 인구의 30~50%가량이 사망하였다. 흑사병은 벼룩이 옮기는 것이었다. 벼룩은 죽은 쥐에서 인간에게로 숙주를 옮겨간다.

여행자들이 병을 옮기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1377년 검역법 (quarantine law)이 시행되었다.

격리를 의미하는 단어 ‘quarantine’은 프랑스어의 숫자 40(quarante) 과 연관이 있는데 이는 기독교의 사순절(四旬節, Lent : 부활절 전까지 여섯 번의 주일을 제외한 40일 동안의 기간을 말함.) 40일간이고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간이 40일인데서 유래된 것이다. 항구에 입항한 배는 40일을 기다려서 전염병이 발생하지 않아야 승객과 화물을 하역할 수 있었다. (출전: 세상을 바꾼 전염병, 예병일 , 2018년 도서출판 바른 , p48)

16세기 무렵부터 소독과 환자 격리소 설치, 시신 화장이 실시되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흑사병이 조금씩 가라앉았으나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고 흑사병으로 사람들이 농촌을 떠나자 생산성이 하락하여 기근이 발생했으며 결국 중세 봉건제는 몰락하게 되었다.

 

콜레라의 정체를 밝힌 존 스노 (John Snow)

콜레라는 인도 벵골 지방의 풍토병이었다. 콜레라의 증세는 설사와 구토로 급성 탈수를 일으켜 감염된 지 며칠 뒤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위중한 전염병이다. 1503년 인도항로의 개척자인 바스쿠 다가마( Vasco da Gama :포르투갈의 항해가, 1460년대 생으로 추정~1524)가 최초로 유럽에서의 콜레라를 기록한 바 있다.

19세기에는 네 차례에 걸쳐 콜레라 대유행이 있었다. 그것은 교통수단의 발달에 기인한 것이었다. 인도에서 출발한 콜레라는 유럽으로 번졌으며 서남아시아, 아프리카를 지나 중국, 한국, 일본까지 전파되었다.

1832년 파리에서 약 10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당시 사람들은 나쁜 공기 때문에 콜레라가 전염된다고 믿었다. 1831년 영국에서 콜레라가 퍼지고 있을 때 18세의 외과 견습생이었던 존 스노(John Snow : 영국의 의사, 1813~ 1858)가 콜레라 환자를 돕는 과정에서 콜레라 연구에 몰두하게 되었다. 그는 일생을 바친 연구에서 콜레라가 오염된 물이 원인임을 밝혀내었다. 스노는 1853년 런던에서 콜레라가 번지고 있을 때 오염된 상수도를 통해 환자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 통해 상수도 공급과 콜레라의 상관관계를 밝힌 그의 연구는 공중 보건학분야의 선구적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감염병과 사회의 발전

앞에 언급한 감염병 외에도 독감이나, 폴리오(poliomyelitis), 천연두 등 우리가 익히 들은 바 있는 역사적 전염병이 많지만 19세기 이후 의학의 눈부신 발전은 세계 인류를 그 공포에서 구출해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만 해도 학교에서 단체로 예방 접종이 이루어졌으며 동네에서 드물지 않게 홍역이나 소아마비에 걸린 어린이들을 볼 수 있었다. 가끔 얼굴형태가 일그러진 나병 환자를 본 적도 있는데, 의학 지식이 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닌 당시의 사람들에겐 그러한 질병들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다. 지금부터 사십 년 전쯤의 인식이 그러했는데 19세기만 해도 전염병이 얼마나 무서운 것이었으면 천연두를 일컬어 민간에서 호환 마마(虎患媽媽)라고 부르기도 했겠는가. 전염병의 실체를 전혀 알지 못했던 과거 사람들은 전염병 지역을 피하는 것만이 방책이었을 것이다.

중세 시대 예언자로 널리 알려진 노스트라다무스는 약제사이기도 했기에 질병에 대한 지식이 있었다고 전한다. 그는 매일 목욕을 했지만 당시 사람들은 1년에 두 번 정도 목욕을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구한말 조선을 방문했던 이방인들의 저서를 보면 어른이든 아이든 언제 세수를 했는지 가늠조차 어려울 정도로 깔끔하지 못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상하수도 시설이 갖추어지지 못했기에 환경상 질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던 것이 현실이었다.

질병과의 사투를 이겨낸 의학의 발달은 사회의 발전, 인류의 건강한 삶, 문명의 진보를 이루어 왔다. 미생물, 세균학의 발전, 예방 백신의 개발과 항생제 치료법, 감염병에 대한 연구는 생활 개선과 공중 환경 위생도 발전시켰다. 현재는 기침 예절이나 손 씻는 방법 등은 기본 상식화되었지만 십 년 전만 해도 무신경한 사람들이 많았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더욱 위생과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팬데믹의 상황을 함께 이겨 내고자 힘을 모으고 있다.

 

팬데믹의 의미와 신조어(造語)

팬데믹(pandemic의 어원은 그리스어 판데모스(pandemos)’이다. ‘모두를 뜻하는 (pan)’과 시민, 민중, 대중을 뜻하는 데모스(demos)’가 합쳐진 단어로, ‘전염병의 전 세계적 대유행을 의미한다. 국립국어원의 국어순화 자료집에 의하면 팬데믹을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다듬어 사용하고 있다.

팬데믹 상황이 2020년부터 1년 동안이나 지속되다보니 결코 반갑지 않은 감염병 (感染病 : 병원체가 몸에 옮는 것. 병원체인 미생물이 생물체에 옮아 증식하는 병)이라는 단어가 우리의 일상을 떠돌고 있으며 과거에는 들어 본 적 없는 신조어들 또한 우리 귓전에 익숙해지고 있다.

사람들 간 만나지 않는 비대면(untact), 온택트{온택트(Ontact) 비대면인 언택트(Untact)’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합한 의미. 온라인을 통해 대면하는 방식을 지칭한다.

코로나 블루( '코로나19바이러스''우울감(blue)'을 합성하여 만든 단어. 코로나19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우울감이나 무기력 증상을 의미. 국립국어원은 코로나 블루를 다듬은 우리말로 코로나 우울이라 칭한다.), 코로나 디바이드(Corona Divide : 코로나가 가져온 사회적 양극화 현상.)는 일용직, 임시직 등 저소득층 일자리는 줄어 사회 취약 계층의 근로 소득은 감소하지만 자산가들의 자산소득이 증가하여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상황을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포스트(Post‘...이후라는 뜻}와 코로나19의 합성어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종식된 이후의 새로운 세상을 의미한다.

그 외 우스갯소리로 확진자(바이러스 감염자)’가 아닌 확찐자 (확찐자 : 장시간 집에 머물러 활동량 부족으로 살이 확 쪘다는 의미)라든지, 집콕족 (집콕:외출을 삼가고 집 안에 콕 박혀서 머무른다는 뜻.) 마스크가 금() 만큼 귀하다는 의미의 금스크,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고 턱에 걸친다 해서 턱스크‘, ’돌밥 돌밥‘ (초중고 개학 연기와 온라인 수업으로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아이들과 재택근무를 하는 가족을 위해 주부들이 돌아서면 밥을 지어야 한다는 의미) 등의 세태를 반영한 유행어가 있다.

 

팬데믹의 어두운 터널을 벗어날 그날을 고대하며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제국주의의 선두에 섰던 유럽인들의 욕망으로 유럽의 많은 질병들이 신대륙에 퍼졌고 그러한 침탈로 인해 아즈텍 문명, 잉카 제국이 통째로 사라지는 슬픈 역사가 있었다.

1910년대 중반 스페인 독감의 확산은 1차 세계대전의 빠른 종전을 가져오기도 했다. 이렇듯 감염병의 유행은 사회에 변혁을 불러온다.

지금 코로나19 팬데믹 현실이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가고 있다. 비 대면이 권장되는 언택트 문화의 대두, 학생들의 원격교육 및 직장인들의 재택근무 일반화, 온라인 화상 면접, 배달 앱 사용, 오프라인 매장 쇠퇴와 반대로 온라인 쇼핑으로 인한 소셜 커머스 (Social commerce : Social Network Service를 이용한 전자상거래)의 호황 등,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사회 전반에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한 편으로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있다는 소식이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포스트 코로나 시기, 그때는 언제가 될 것인지. 지금은 비록 만남이 어려울지라도,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이 위기를 버티고 이겨냈을 때 우리 인간은 진정한 화합의 시간을 맞게 될 것이다. 소중한 것을 잃어 본 사람만이 그 가치를 진정으로 깨달을 수 있듯, 후일 함께함의 의미는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변화 속에서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며 팬데믹 위기가 사라진 새로운 세상이 올 때 미소 지을 수 있도록 각자의 노력으로 스스로의 새 길을 개척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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