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Now] 뜨거웠던 2020 주식시장, 코스피 3000시대 개막이 눈앞에
[MonthlyNow] 뜨거웠던 2020 주식시장, 코스피 3000시대 개막이 눈앞에
  • 김민이 기자
  • 승인 2020.12.31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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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전 국민 주식투자의 해라 할 만큼 주식 열풍이 뜨거웠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전 연령대에서 신규 주식계좌 개설이 이어졌다. 올해 60조 원 넘게 순매수하며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개인들은 증시 주류로 급부상했다. 지난달 29일 하루에만 2조 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그중에서도 올해 태어난 신생아부터 중고등학생에 이르는 미성년 주식계좌 개설이 급증이 눈에 띈다. 온라인 카페나 커뮤니티에도 자녀 주식계좌 개설 방법을 묻는 글들이 부쩍 늘었다. 주식에 대한 인식이 위험한 금융상품에서 아이들 미래를 위한 장기 투자 수단으로 바뀐 까닭이다.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7개 증권사에 신규 개설된 미성년자 계좌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 34,835개에서 올해 31554개로 79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상 최대 수치다.

 

예금에서 주식으로미성년자 주식계좌 개설 증가

코로나19로 인해 주식시장이 폭락한 지난 3월부터 미성년자 주식계좌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미성년자의 경우 10년간 최대 2,000만 원까지 비과세 증여가 가능한데다 주식 상승장에 발맞춰 자녀 주식 투자를 통해 자녀 자산을 불려 증여하려는 부모가 늘면서다. 이른바 파파개미(아빠 개인투자자)’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지점을 찾는 부모들이 많아지며 은행이나 증권사에는 미성년자 주식계좌 개설에 필요한 첨부서류 안내문이 걸렸다.

주식계좌 개설을 위해서는 직접 증권사나 은행 지점을 방문해야 하며, 3개월 이내 발급받은 자녀 주민등록초본과 가족관계 증명서, 부모 신분증, 자녀와 부모의 도장이 필요하다. 소액이라도 국세청 홈택스에서 증여 신고를 해서 증빙을 남겨두는 것이 좋다. 증권 계좌 개설 후 돈을 입금한 후 3개월 안에는 증여 신고를 해야 한다. 소액을 월 적립식으로 증여할 경우에는 3개월에 한 번씩 신고하면 된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자녀 명의 계좌는 증여세 비과세금액을 일시 납입해 장기투자하거나 일시납이 어려울 때는 장기 금융상품에 안전하며, 투자금에 대한 증빙 및 사후관리를 위해 증여세 신고를 해놓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미성년자의 경우 단기투자보다는 성장 위주의 장기투자 비율이 높다. 과거 자녀들의 종잣돈을 마련하는 방식은 은행 예적금이었다. 올해는 우량주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낮아지는 금리 속 삼성전자와 네이버, 카카오, 테슬라, 애플 등 배당 수익이 높은 종목이나 대형 우량주, 안정적인 해외 주식을 선택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았다. 자식에 대한 주식 선물과 경제 교육 등도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미성년자 주식 계좌 개설이 확산될 것이라 보고 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또한 사교육비를 줄여 주식에 투자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경제 교육과 주식투자의 장점을 강조한 바 있다. 무리하게 사교육비에 지출하기보다 어릴 때부터 금융지능을 길러주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자유를 누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금융문맹 탈출을 위한 강연이나 SNS 채널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설파하고 있다.

미성년 주식계좌의 예수금 총액도 증가세를 보였다. 매달 평균 344억 원씩 늘어났는데, 2019년 한 해 늘어난 예수금 총액이 370억 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2019년 대비 2020년 신설 계좌 수가 800% 가까이 폭증한 데 비해 계좌당 평균 잔액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장기적인 재테크를 목적으로 하는 이들이 많았다. 다만 몇 년 후 반드시 오른다는 확신보다는 미래 주식 가치가 지금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며 보다 안전하고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

 

동학개미운동이끈 스마트개미, 코스피 2800시대 열었다

그간 개인 투자자를 의미하는 개미들이 외국인을 따라 뒤늦게 매수했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산다는 속설을 비웃듯 2020년 개미들은 공포에 진입해 주가가 급등할 때 차익을 실현했다. 저점 이후 꾸준히 매수하는 등 투자행태 측면에서도 진화된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초기 원유 레버리지나 인버스 상장지수상품(ETF) 등 단기 변동성 추구 상품에 집중되던 개인 투자자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언택트(비대면) 등 주도주 중심의 플레이를 펼쳤다. 이와 함께 지난해 개인 투자자의 연간 순매수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의 급반등을 주도했다. 20201130일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시장에서 24,377억 원을 순매도 했을 때 개인들은 22,205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피가 2600선을 돌파한 직후라 많이 올랐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개인들은 개의치 않았다. 외국인과 기관이 팔아치운 주식을 고스란히 받아낸 개인 투자자들은 동학개미운동으로 ‘V자 반등을 이끌어내며 코스피 2800시대를 연 주역이 되었다. 국내 증시를 넘어 미국중국 등 해외로 진출한 서학개미도 등장했다. 2020년 개인 신규 계좌가 589만 개 급증한 가운데 2030 세대의 주식매매가 가장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 증권사의 신규개설계좌 절반이 2030세대였으며, 20201130일 기준 키움증권 계좌 회전율을 살펴보면 2030대는 40.6%, 4050대는 24.0%로 나타났다. 같은 금액을 투자해도 더욱 적극적으로 거래한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의 바잉 파워는 잇단 정책 개편도 끌어냈다. 외국인이나 기관에 몰려있던 시장의 주도권을 개인으로 돌려놓은 것이다. 주식 양도세 부과의 기준이 되는 대주주 금액 기준변경 철회나 공매도 금지 기간 연장, 공모주 개인 배정 물량 확대 등이 대표적 성과다. 개인 투자자들의 응집력도 눈에 띤다. 대규모 국민청원을 추진하는가 하면 개인투자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단체도 만들어졌다. 2020년의 개인투자자들은 특정 테마주보다는 성장성을 담보한 우량주를 포트폴리오에 담으며 스마트 개미라는 별칭을 얻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 현대차, 네이버, 카카오 순으로 순매수세가 이어졌다.

 

빚투와 변동성, 보다 신중한 투자 필요

개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 상승의 주역으로 떠오른 한해였지만 명암이 있었다.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19조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로 솟구친 것이다. 상승장 흐름 속 나만 뒤처지면 안 된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레버리지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빚투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증시 최대국인 미국에서도 빚투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이익 또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신용거래융자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주가가 오른다고 해서 모든 종목이 오르는 것은 아니며, 미수금을 갚지 못하면 외상으로 산 주식을 증권사가 강제로 처분해 미납금을 갚게 하는 반대매매가 올 수 있는 까닭이다. 코스피 지수는 날마다 빨간 불이 켜졌지만 투자자들이 보유한 대다수 종목은 파란 불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지수를 대표하는 반도체와 자동차, 2차 전지 등 일부 대형주들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가운데 중소형주로의 순환매가 이어지지 않았다. 이에 증시가 내리막길을 걷게 되면 개인들이 빚더미에 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주식을 사고파는 횟수를 늘려 고수익을 추구하는 단타의 급증 또한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의 큰손으로 성장한 개인 투자자들이 계속 증시에 남으려면 단타와 빚투를 지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조정장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증시 호재 이슈로 작용하던 미국의 추가 부양책과 백신 개발 소식이 거의 소진된 만큼 당분간 추가 상승을 이끌 큰 이벤트가 부족하다는 전망이다.

2020년 우리나라가 1년간 벌어들인 돈, GDP보다 가계부채가 많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신용을 명목GDP로 나눈 비율이 올 3분기 말 기준 101.1%로 사상 처음으로 100%를 넘어섰다. 세계 주요 43개 국가 중 가계 빚이 GDP보다 큰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7개국뿐이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쏠린 영끌, 빚투가 유례없는 가계 빚 폭증을 주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와 소비 부양을 겨냥한 0% 저금리 또한 실물 경기 대신 자산 버블만 키웠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경제지표와 동떨어진 자상시장의 움직임은 분명 경계해야 할 신호다. 정부 또한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신규 신용대출 접수를 중단했으며, 정부는 고소득자의 1억 원 이상 신용대출을 금지하기도 했다. 한은은 가계부채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빚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금리나 만기 연장 등의 상황이 변화할 수 있는 만큼 미리 가계부채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도한 가계 부채가 경제에 재앙이 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우리 증시는 코스피 3000 시대를 눈앞에 뒀다. 지난해 31400대까지 곤두박질쳤던 코스피 지수는 9개월만에 사상 처음으로 2800을 돌파했다. 돈의 힘과 유동성, 저금리 장세는 강력한 상승세를 견인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으로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면서 코스피 3000시대가 본격 개막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속되는 저금리 환경과 각 나라의 재정 부양책도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불어넣는다. 우리 증시에 대한 글로벌 자산 시장의 재평가 기대감도 긍정적이다. 코스피 3000 시대의 개막을 앞둔 지금, 보다 안전하고 신중한 투자로 스스로의 자산을 지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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