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보물산 정성제 대표-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섬유의 새로운 내일을 제시하다
창보물산 정성제 대표-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섬유의 새로운 내일을 제시하다
  • 최선영
  • 승인 2016.06.2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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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국내 최대의 시설과 생산능력을 갖춘 제일모직이 설립되고, 한국나일론 등 대단위 원사공장이 설립되며 대구는 섬유공업의 중심지로 이끌어왔다. 창보물산 정성제 대표와 섬유의 인연은 섬유산업의 메카 대구의 지역적 특색과 닿아있다. 섬유 유통에서 시작해 새로운 섬유를 개발하며 섬유의 미래를 제시하기까지, 그의 섬유 사랑은 묵묵하며 성실했다.

새로움에 대한 갈증, 창보물산을 만들다

“처음 섬유를 접할 때만해도 지금처럼 유행에 민감하지도 않았고, 원단들 역시 단순해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이후 기존의 시스템에 한계를 느껴 원하는 아이템들을 직접 제작하기 위해 설비에 투자하면서 창보물산을 설립했습니다.”

창보물산은 지난 2005년 설립 이래 새로운 원단들을 개발하며 꾸준히 성장해왔다. 섬유 유통에 뛰어든 후 제작에 나서기까지 18년의 세월 동안 정성제 대표를 이끌어온 것은 새로움에 대한 갈망이었다. 처음부터 기존 업체들이 생산하지 않는 특수한 소재들을 개발하기 위해 시작한 창보물산인 만큼 정 대표는 지금까지도 새로운 원단을 개발하는데 열심이다.

2014년 그는 기존 스판 텍스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능성 잠재권축 패션소재인 잠재권축 4way J.M.S easy wear 원단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해외에서 먼저 유행한 소재였지만 높은 단가로 인해 아직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소재로, 정 대표는 이러한 원단에 매력을 느껴 고무를 사용하지 않은 스판 소재 개발에 도전했다고 전했다. 기존의 스판 텍스 소재가 고무와 함께 가공해 착용 시 압박감이 들고, 세탁을 할수록 옷의 신축성이 줄어들었던 반면 잠재권축 신축 원단은 원사 가공 후 스프링구조를 형성해 고무 없이도 스판 텍스와 같은 신축성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원단 자체에 고무가 사용되지 않아 스판 텍스보다 가벼운 착용감을 느낄 수 있는 친환경적 소재이자 땀을 잘 흡수하고 빨리 건조되어 아웃도어, 스포츠웨어 등 기능성 의류에 적합한 소재라 소개했다. 스판 텍스 대비 변형이 적고 내약품성, 내구성이 우수하며 수축과 구김이 적어 관리 및 착용이 용이한 점 역시 잠재권축 원단의 장점이다.

“잠재권축 원단은 그 기능 통제가 상당히 까다로운 소재입니다. 그 때문에 사람들이 꺼리는 소재이기도 하죠. 처음에는 정장용 소재로 사용하고자 개발을 시작했지만, 현재는 아웃도어 쪽으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주문 물량을 맞추기 위해 추가 생산을 진행하고 있을 정도죠.”

기능성 잠재권축 패션소재인 잠재권축 2Way J.M.S easy wear 원단
고 감성 메란지 고신축 2Way 원단
재귀반사 원단

 

소비자 니즈 주목한 원단으로 해외 진출

창보물산의 제품들은 현재 전문 무역업체를 통해 중국, 일본, 유럽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정성제 대표는 희소성이 높은 원단으로 고급 브랜드에 주로 납품되고 있다며, 현재 아웃도어, 골프웨어, 스포츠의류 업체를 위주로 납품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품질 개선과 연구를 통해 향후 교복, 정장 등 다양한 의류 업체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 설명했다.

“국가별 원단의 성격과 취향에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스트레치성이 40% 이상 극대화된 소프트 원단을 좋아하고, 국내는 25~30% 정도의 하드 쇼프트 터치 원단을 선호합니다. 유럽의 경우 빈티지한 색상을 선호하기에 한 색상을 표현하는데 보름 이상이 소요되기도 합니다. 원단의 수출에 있어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지만 저희가 생산한 원단이 판매된다는 자부심을 갖고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정 대표는 섬유를 접하며 세상에 참 많은 사람들, 또한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이 살아감을 느끼곤 한다고 전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전시회나 행사장 등에서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찾기 힘들다며 그럴 때면 그 다양한 취향과 개성에 감탄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는 원단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곧 자신의 삶이라 덧붙였다.

최근 정 대표는 화학섬유에 천연섬유의 장점을 결합한 감성 메란지 원단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사회가 고령화되며 시니어 인구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원단 시장은 젊은 층을 겨냥하여 만들어지는 점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라 설명했다. 현재 정 대표는 다이텍 연구원과의 공동 연구로 제작된 고 감성 메란지 고신축 2Way 원단을 정장 및 교복용 소재로 접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캐주얼 의류의 소비층은 20, 30대로 활동성과 기능성이 겸비된 의류에 대한 선호도가 높습니다. 면, 울, 린넨, 혼방소재 등 현재 사용되고 있는 소재로는 기능성과 신축성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능성과 활동성이 우수하며 천연섬유의 가공법을 담은 고기능성, 신축성 원단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향후 2Way 고감성 메란지 원단으로 많은 소재들이 대체될 것을 확신합니다.”

그가 연구하고 있는 재귀반사 원단 역시 주목할 만하다. 3M이 40년 전 특허출원한 재귀반사 필름은 입사한 광선을 광원 그대로 돌려보내는 것이 특징이다. 도로 표지판이 자동차 전조등의 빛을 반사시키는 것이 재귀반사 소재를 사용한 대표적 예다. 하지만 현재의 원단 코팅 방식은 원단의 내구성을 낮추고, 전면도포상태로는 공기투과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등 기능성 원단으로의 적용은 적합하지 않다. 정 대표는 최근 야간 활동인구가 증가하고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아웃도어 라이프의 확산과 함께 새로운 재귀반사 소재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저녁 조깅이나 자전거 라이딩, 스키, 산행 등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며 이러한 소재에 대한 수요 역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재귀반사 필름을 원단에 직접 접목, 아웃도어 원단과 결합하며 활동성과 기능성을 높이고자 연구하고 있다며, 올해 중국, 유럽을 겨냥한 신개념 재귀반사 원단을 출시할 계획이라 덧붙였다.

창보물산은 2014년 J.M.S easy wear로 잠재권축 4WAY 직물의 제품성을 한국섬유 개발연구원으로 부터 인정받는데 이어, 지난해 천연소재 레이온사와 잠재권축을 결합해 천연 섬유의 울터치 개발, 물세탁이 가능하고 정전기가 없는 섬유 개발에 성공하며 특허 출원을 마친 상태다. 그는 고부가가치의 새로운 원단 개발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해 나갈 것이라 전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

“연구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연구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제품을 끊임없이 개발해나갈 것입니다. 세상에 없는 것을 창조해내기는 어렵겠지만, 실존하는 기술을 다른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것 역시 차별화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정성제 대표는 포장용 뽁뽁이(에어캡)의 변신이 관점을 다르게 한 좋은 예라 설명했다. 제품의 파손을 방지하기 위한 완충제로 사용되던 뽁뽁이는 단열 효과가 알려지며 창문 방풍용으로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그는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와 틀에서 벗어난 사고는 불황을 이겨낼 수 있는 큰 힘이라 전했다.

“선진국의 원단을 카피하고 중국, 인도와 가격으로 경쟁하기보다 틈새를 찾아 이들의 수요를 만들어내는 것이 현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입니다.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 개발로 불황을 극복해야 할 것입니다.”

정 대표의 아이디어 원천은 전시회다. 그는 전시된 제품들을 보기 위해서가 아닌 아직 개발되지 않은 것을 찾기 위해 다양한 전시회를 찾고 있었다. 정 대표는 시중에 출시된 제품은 이미 구모델이라며, 세상에 나오지 않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창보물산만의 아이템들을 계속 발전시켜 일본의 고어텍스처럼 이름만 들어도 창보물산을 떠올릴 수 있는 아이템을 개발해나가고자 합니다. 섬유업계가 불황이라면 이를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겠죠. 매년 출시되는 원사도 바뀌고, 섬유를 둘러싼 국제 환경도 계속해서 바뀌는 만큼 섬유에 관한 지식을 지속적으로 쌓으며 앞으로 무엇을 해나갈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는 섬유업계에는 경쟁자가 적다며, 힘든 길인만큼 남들보다 뛰어나다면 확실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섬유업계 역시 유행에 휩쓸려 잘 팔리는 제품만을 개발하기보다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독창적 아이템을 개발해나간다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섬유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어 젊은 인재들이 유입되어 스마트 의류, IT기술을 접목한 섬유 등이 개발되기를 바란다는 기대와 함께였다.

“앞으로 돈을 많이 벌고 큰 기업을 꾸리기보다는 섬유로 대우받는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또한 일본, 대만의 유행을 따르기보다 한국에서 먼저 유행을 선도해나간다면 한국의 원단들 역시 더 높은 가치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악조건들을 극복해가며 제가 걸어온 길을 묵묵히 걸어 나가고자 합니다.”

어제의 섬유인이자 내일의 섬유인인 정성제 대표는 지속해서 새로운 섬유를 개발해나갈 것을 약속했다. 변화하는 시대 속 그와 함께 진화해갈 섬유의 내일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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