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대한상기도바이러스감염연구회장
장용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대한상기도바이러스감염연구회장
  • 박성래
  • 승인 2023.02.03 2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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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개척 분야’였던 코의 성형·재건 및 바이러스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선진연구로 국내 이비인후과 발전의 기틀 마련한 선각자
장용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대한상기도바이러스감염연구회장
장용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대한상기도바이러스감염연구회장

코의 기능과 모양을 한꺼번에 수술하는 사례가 드물던 1990년대에는 코 성형수술을 받다가 호흡 기능이 저하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장용주 교수는 코의 기능과 모양을 함께 다루는 수술법을 국내에 도입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고안해내며 이러한 문제 해결에 앞장섰다. 꾸준한 연구와 더불어 학술적 교류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자신의 성취를 나누고자 하는 장 교수의 쉼 없는 발걸음은 후대 세대에게는 롤모델로, 환자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으로 아로새겨졌다.

 

아시아인 최초로 조셉 메달’, ‘에프레인 다바로스상 수상한 코 성형 및 재건의 대가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장용주 교수는 2018년 아시아 의사 최초로 에프레인 다바로스 상(Efrain Davalos Award)’을 수상했던 선구적 인물이다. 미국안면성형재건학회가 4년마다 북미 이외의 국가에서 안면성형수술 분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의사 한 명을 선정해 수여하는 에프레인 다바로스 상은 초창기 안면성형술을 발전시키고 미국 원로 의사들을 교육한 멕시코 이비인후과 의사 에프레인 다바로스의 이름을 딴 상이다. 당시 장 교수는 매년 100명 이상의 해외의학자들을 교육하고 연 10회 이상 해외 학회에서의 강의와 수술시범을 통해 의학지식을 공유한 점, 2권의 코성형술 관련 영어교과서 집필 및 50편 이상의 SCI 논문을 발표하는 등 코성형술의 교육 및 발전에 기여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본 상을 수상했다. 장 교수가 집필한 4권의 교과서는 영어, 중국어로 번역되었으며, 2020년에는 일본의사들이 직접 일본어로 번역해 교과서로 활용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유럽안면성형재건학회가 매년 수여하는 조셉 메달(Joseph Medal)의 아시아 첫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장 교수는 아시아인 중 세계적으로 활동하던 사람이 없었기에 받았던 상이라며, 올해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해 주춤했던 해외 학회가 다시 활성화되는 만큼 매달 초청 강의 등을 통해 활발한 교류를 이어갈 것이라 전했다. 두 상을 모두 받은 의사는 네덜란드의 원로 의사 놀스 트레니제와 장 교수, 단 두 사람뿐이다.

코는 기능적으로 호흡을 담당하는 중요한 기관이자 얼굴 중앙에 자리 잡아 전반적 외모를 결정짓는 역할을 하는 부위입니다. 여기에 매력을 느껴 코를 전문 분야로 택하게 되었죠. 제가 코를 전문 진료 분야로 택하던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 코는 미개척 분야로 여겨지곤 했죠.”

코성형 중에서도 코의 기능과 모양을 함께 재건하는 수술법으로 정평이 난 장 교수는 그간 숱한 치료법을 개발하며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왔다. 코 중간의 칸막이인 비중격이 휜 비중격만곡증의 코끝 부위를 교정하는 치료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은 물론 유전적 이유로 수시로 코피가 나는 유전성 출혈성 모세혈관확장증(HTT)’ 관련 새로운 수술법을 선보이기도 했다. 비염수술시 조직을 너무 많이 제거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빈코 증후군을 해결하는 수술법을 개발한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코로나19 극복의 중심에 선 이비인후과, 보다 전문적·효율적인 바이러스 대응법 연구하는 대한상기도바이러스감염연구회 발족

코로나19 팬데믹 속 이비인후과는 확진자 과반수 이상의 치료를 전담하는 등 감염병 극복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지난해 3월 기준 코로나19로 인한 호흡기질환 진료를 위한 의원급 호흡기전담클리닉 124곳 중 이비인후과가 74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에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이비인후과의 역할과 입장을 정리하고, 보건당국의 코로나19 관련 정책에 대한 이비인후과의 목소리를 반영해야한다는 인식 하에 202294일 대한이비인후과학회는 학회 내 대한상기도바이러스감염연구회를 발족했다. 연구회에는 개원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 200여 명이 함께하고 있으며, 첫 학술대회에서는 호흡기 바이러스학 mRNA 백신의 장기적 효능 및 변이에 대한 효과 HPV 백신 개발과 현황 코로나19 환자의 이과적 병태생리 치료제 현황 등이 다루어졌다.

대한상기도바이러스감염연구회의 초대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장 교수는 이비인후과 중요성은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더욱 뚜렷해졌지만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연구나 통합적 담론은 부족한 실정이라며 연구회 발족 배경을 설명했다. 늘 앞선 연구를 수행하고, 관련 이론을 정립하고자 애써온 그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이비인후과의 역할과 이를 학문적으로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하는 데에도 힘을 실어왔다.

장용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대한상기도바이러스감염연구회장
장용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대한상기도바이러스감염연구회장

이러한 활동의 배경에는 장 교수와 바이러스 연구 사이의 긴 인연이 있다. 그는 우연한 계기로 바이러스에 관한 이비인후과 논문의 거의 없음을 확인한 이후 바이러스 연구를 파고들었다. 감기가 부비동염(축농증)을 비롯해 수많음 콧병을 일으킴에도 관련 연구가 진척되지 않았음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이는 장 교수의 연구가 코 성형수술과 바이러스라는 두 축으로 굳혀지는 순간이었다. 현재까지도 전 세계 이비인후과 의사 중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의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한 장 교수는 2003년 서울아산병원으로 돌아온 후 바이러스 연구랩을 만들고 20여 년 간 감기 바이러스를 연구해왔다.

세계에 장 교수의 이름을 알린 코 기형 수술이나 변형된 코의 재건 수술에 관련한 교류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가 2003년부터 매년 개최해온 아산 코성형 심포지엄(Asan Rhinoplasty Symposium)’은 개최 3년 후부터 50~100명의 해외 의사들이 자리를 함께하며 국제학회로 거듭났다. 20215월 코로나19 팬데믹 속 온라인으로 개최했던 17회 아산 코성형 심포지엄에는 75개국 1,300여 명이 참여하며 성황리에 마쳤다.

국내에서 감기 바이러스 연구를 꾸준히 해온 전문의는 드물다. 장 교수는 리노바이러스(Rhinovirus)에서 코성형술(Rhinoplasty)까지 코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싶다는 갈증을 쫓아 현재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향후 정기적 학술대회나 온라인 강의를 통해 기초교육을 수행하고, 환자 치료를 위한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며 진료 수준을 향상시키는데 힘을 싣겠다는 포부다. 더불어 신종 감염병 팬데믹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되는 바이러스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 기회를 만들어 개원의가 보다 전문적·효율적으로 상기도 바이러스 감염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교육과 진료 통해 기쁨 얻는 참의사’, 더 많은 환자들의 웃음 보고파

국내외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본인이 치료하기 힘든 난치성 환자를 장용주 교수에게 보내오곤 한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한해 100명이 넘는 미국과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환자들이 그를 찾았으며, 지금도 2024년 상반기까지는 수술 스케줄이 꽉 차 있다.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권위자로 이름이 난 그에게는 늘 개원을 꿈꾸지 않느냐는 질문이 따른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진료와 연구를 통해 이비인후과 분야를 더욱 발전시키고, 자신의 성취를 교육을 통해 후배들에게 전하며 결과적으로는 사회에 기여하는 데에서 더 큰 보람을 얻고 있다고 답한다. 제자들에게도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있고, 살 수 없는 것이 있다며, 제자를 가르치는 즐거움이나 새로운 치료법을 찾아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열어주었을 때 느끼는 보람 등 의사로서 느끼는 기쁨은 그 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라 말하곤 한다.

저는 지금의 제 자리에서 가장 큰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인재들이 저의 제자로 있고, 이 친구들이 대학병원이나 학교 등에서 열심히 진료하며 사람들을 가르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좋아요. , 연구를 통해 평소의 궁금증을 풀고, 이를 논문으로 만들어 해외 유수의 저널에 발표하는 일 또한 여전히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일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장 교수를 찾아오는 환자들 중에서는 만성적인 코의 통증으로 고통을 받던 이들이 많다. 잘못된 코수술을 되돌리고자 하는 재건 수술 환자들도 그를 찾는다. 그간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해내며 수많은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왔던 장 교수는 여전히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이러한 고민과 성취감을 자신만의 특권이라 말했다. 여전히 자신을 찾는 환자들이 있고, 이들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며 새로운 치료법을 탄생시켜 답을 제시할 수 있어서다. 장 교수는 올해는 더 많은 환자들이 웃으며 퇴원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로지 환자를 향했던 그간의 고민과 활동에서 짐작해볼 수 있듯 장 교수는 여전히 환자의 편에서 고민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그는 자신 또한 오랜 시간 편두통으로 고생해왔기에 환자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아무리 병원을 다녀도 고통이 해결되지 않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자신을 찾아왔을 환자들에게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그들이 괴로워해온 통증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일이라 말했다. 장 교수의 제자들 또한 여전히 환자와 눈을 맞추며 경청하는 그의 모습에 존경을 표하곤 한다.

의사로서 지금의 제 모습이 결코 특별하다고 생각지 않아요. 다만 보편적인 것이 특별해져버린 세상이 안타깝죠. 저는 96년부터 2001년까지 단국의대 근무시절 주임교수로 계셨던 이정구 교수님께 이러한 의사로서의 태도를 배웠어요. 제자 교육에도, 환자 진료에도 늘 진심을 다해 성실히 임하며 참의사의 모습을 보여주신 분이셨죠. 저 또한 이 교수님처럼 그저 저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제자들에게 보여줄 뿐입니다.”

장용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대한상기도바이러스감염연구회장
장용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대한상기도바이러스감염연구회장

 

‘No' 아닌 'Yes', 환자에게 공감하며 고통 덜어주는 의사의 삶 속에서 행복 느껴

써전의 삶은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에요. 환자를 만나 수술을 약속하고, 수술 후 입원해 회복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잘 이루어진다면 정말 기쁜 일이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예후가 나타나거나 합병증이 나타나는 경우를 결코 배제할 수 없어요. 5%의 불만족스런 환자가 있다할지라도 이는 환자분 본인은 물론 제 자신에게도 큰 괴로움을 안겨줍니다. 이는 써전의 숙명이기도 하죠.”

장용주 교수는 자신을 찾은 환자에게 결코 ‘NO'라 답하지 않는다. 마지막 희망을 안고 찾아온 환자들임을 알기에 가느다란 희망일지라도 기회로 만들고자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그다. 젊은 의사들에게도 장 교수는 보통사람처럼 행동한다면 나쁜 의사가 되기 너무 쉽다고 경고하곤 한다.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고통으로 인해 심약해져있는데다 어디엔가 의지할 곳을 찾는 이들인 까닭이다. 장 교수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여실히 드러내거나 비관적 태도를 취하는 것을 늘 경계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었다. 이는 자신에게 되뇌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의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이에요. 이것은 학습능력과는 다르죠. 우수한 학습능력은 좋은 의사가 되는 것과는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저희는 레지던트를 뽑을 때에도 학교 성적뿐 아니라 동료평가에 무게를 싣습니다. 결국 의사는 다른 어떤 직업보다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맺음에 능숙해야 하거든요. 또한 굉장한 자기절제가 필요합니다. 이는 저에게도 여전히 어려운 일이죠. 매 순간 환자들을 성의 있는 태도로 마주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수술법과 관련 이론을 정립한 교과서를 집필하며 코 성형 및 재건 수술의 권위자로 우뚝 선 장 교수는 여전히 환자를 향한 진심과 의사로서의 기쁨을 양날개 삼아 자신의 역할과 책임에 충실히 임하고 있었다. 자신이 가진 의사로서의 철학과 소신을 그저 삶 속에서 실천해내며 더 많은 참의사들을 키워나가는 그의 발걸음에 응원과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장용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대한상기도바이러스감염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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