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 극복의 혁신적인 첫걸음, 치매 치료에 특화된 방사선 치료 시스템의 개발
뇌질환 극복의 혁신적인 첫걸음, 치매 치료에 특화된 방사선 치료 시스템의 개발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3.01.02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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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큐어 정원규 대표
㈜레디큐어 정원규 대표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레디큐어 정원규 대표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치매는 불가역적不可逆的 퇴행성 질환이라 불린다. 되돌릴 수 없다는 뜻이다. 도네페질과 같은 치료제가 있긴 하지만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출 뿐, 떨어진 인지기능을 개선하지는 못한다. 사랑하는 이를 알아보지 못하는,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질병 치매’, 그러나 이들의 간절함에 한 줄기 빛이 스며들고 있다. 빛을 만드는 이는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이자 레디큐어 대표인 정원규 대표이다. 방사선종양학과의 교수이자 의사로 30년을 병원에서 근무한 그가 바이오 스타트업 창업이라는 새로운 길을 걷기로 결심한 건, 방사선으로 치매를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방사선 요법으로 암을 치료하던 그에게 치매는 전문 분야가 아니었지만, 인류가 오랜 세월 극복하지 못한 질병을 정복할 수 있다는 사명감으로 레디큐어를 창업했다. 세계 최초, 치매 전용 방사선 치료 시스템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레디큐어에 평범한 일상을 바라는 이들의 간절한 바람들이 모아지고 있다.

 

세계 최초의 치매 전용 방사선 치료기기, AoMG-120NS

치매는 최고령 국가로 진입하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의 국가들이 고민하는 난치성 질환 중 하나이다. 정확한 발병 기전과 원인을 알 수 없어 근본적인 치료방법도 개발되지 않았다. 해결책 없는 암담한 상황에서 저선량 방사선 치료를 기반으로 하는 혁신적인 의료기기 개발을 통해 치매 치료에 도전장을 내민 기업, 레디큐어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방사선 요법으로 암을 치료하던 의사이자 대학병원 교수였던 정원규 대표가 치매 치료법 개발을 위해 발 벗고 나서게 된 건 2016, 동료 교수에게 건네받은 한 논문 때문이었다. 치매에 걸린 쥐를 대상으로 한 미국 율리안 버몬트 병원 연구팀의 실험이 담긴 논문이었는데, 연구내용은 이랬다. 연구팀은 치매에 걸린 쥐의 뇌 중 절반에만 방사선을 쏘고 나머지 절반은 그대로 둔 다음 두 부분의 차이를 비교했고, 방사선을 맞은 쥐의 뇌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타우 등이 눈에 띄게 줄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밀로이드 베타, 타우는 치매를 유발하는 이상 단백질이다. 치매를 앓다 사망한 환자를 부검해보면 뇌에서 이상 단백질이 나오는데, 치매는 뇌 속에 이러한 이물질이 쌓여 뇌세포 간에 신호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이물질이 덩어리져 뇌 속에 들러붙는 등 침착 현상이 발생한 결과 뇌세포가 파괴되면서 생기는 병이다. 연구 결과를 확인한 정 대표는 방사선 요법이 암을 넘어 치매까지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곧바로 한국연구재단에 이에 대한 연구 계획을 제출한 그는 연구 지원금을 받아 실험에 나섰다. 이후 이어진 연구에서 치매에 걸린 사람을 대상으로 방사능 요법을 진행한 결과 전체 실험군에서 3명 중 2명꼴로 인지기능 개선이 확인되었다. 여기에 추가 연구를 통해 방사선이 뇌에 있는 면역세포인 마이크로글리아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돕는다는 사실까지 알아냈다. 이상 단백질이 지나치게 많이 쌓이면 마이크로글리아가 과활성 상태에 빠져 이상 단백질과 정상 작동하는 신경세포 모두를 공격해 인지기능을 더욱 퇴화시키는데, 저선량 방사선이 뇌를 통과하면 과활성된 마이크로글리아가 천천히 균형을 되찾으며 제 기능을 회복한다. 뇌에 쌓여있던 이상 단백질만을 골라서 제거하고 퇴화한 인지기능을 개선하기 때문에 치매 환자 뇌 속의 마이크로글리아가 과활성화되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며, 결과적으로 치매 증상이 완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 이러한 발견을 기반으로 지난해 9, 레디큐어를 창업하고 방사선 요법을 통한 치매 치료 연구를 본격화했다.

치매 치료 연구자들이 기존 치료제 개발의 방향을 바꿔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요. 치매의 원인 단백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를 무조건 제거한다는 기존의 치료 원칙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할 필요를 느낀 거죠. 그중 하나가 뇌 속 면역세포의 일종인 미세아교 세포의 형질을 변환시키는 방법입니다. 다시 말해, 이상 단백질을 처리하는 세포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인데, 이를 저선량 방사선 치료가 가능하게 합니다. 초기 임상 연구 결과를 통해 환자들의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레디큐어가 개발한 장비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회사는 현재 30년 경력의 의료 지식을 바탕으로 임상 실험과 전인적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 저선량 방사선 치료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치매 의료기기 ‘AoMG-120NS’ 제품을 개발중에 있다. 기기의 핵심은 저선량이다. 일반적으로 고선량이라고 하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이 확인된 혹은 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수준의 방사선량이고 이와 달리 저선량은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수준을 의미한다. 레디큐어는 안전하다고 알려진 수준보다 더 낮은 양의 방사선을 사용하려 한다. 탄소나노튜브를 사용하는 방사선 치료 장치를 개발하고, 조사 방법을 변형하는 등 더욱 낮은 양의 방사선을 사용해서 최대 효과를 내기 위한 연구를 지속해나가고 있다.

방사선을 이용한 치매 치료 연구는 외국에서 시행된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을 비롯해 충북대병원, 보라매병원에서 소규모 임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서 치매 환자 임상연구를 통해 인지기능 개선의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병원 내 위치한 레디큐어 연구소에서는 초파리와 쥐의 전임상실험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2025년까지 방사선 치매 치료 기기인 ‘AoMG-120NS’을 완성해 임상에서 환자들에게 쓰이는 것이 가장 먼저 도달해야 할 지점이다. 최종 목표는 물론 치매 극복이다.

 

㈜레디큐어 정원규 대표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레디큐어 정원규 대표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기업, 슬픔을 치유하는 기업

레디큐어는 연력이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그 기술성과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연구 과정에서 정립한 저선량 방사선 치료 방법론은 특허 등록을 완료했으며, 세 곳의 병원에서 치매 치료 임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는 실물 기기를 제작하기 위한 설계도를 만드는 단계이다. 적극적인 투자와 마케팅도 진행 중이다. 크고 작은 교내외 과제를 통해 29,000만 원을 지원받았고, 올해 4월에는 7억 원 규모의 엔젤 투자도 받았다. 여기에 정부 과제인 바이오 의료 기술 사업화에 선정되면 53,000만 원의 투자를 추가로 받게 된다.

작년 9월에는 싱가포르 저먼센터와 마리나 샌즈 엑스포 앤드 컨벤션 센터에서 진행된 홍릉 고글로벌 씨 앤드 싱가포르 2022 코호트 행사참여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해당 행사는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바이오·의료 분야의 우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해외 네트워킹 및 마케팅 지원 행사로, 싱가포르는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적이며 해외기업 지원도 자국 기업 못지않아 동남아시장 진출의 교두보로써 가치가 크다. 레디큐어는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에 맞는 시장전략을 구체화하는 한편 현재 개발 중인 CNT(carbon nanotube) 기반 저선량 방사선 치매 치료 시스템의 고도화를 위해 싱가포르의 학교, 연구기관 및 스타트업과의 협력도 모색할 계획이다.

내년은 회사의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해가 될 거예요. 만족할 만한 임상연구 결과를 얻는 것이 첫 번째이고, 장비 개발과 임상 허가까지 연달아 과제들이 있죠. 식약처 허가를 받으려면 장비의 유용성과 안정성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고요. 전 세계적으로 투자가 줄어든 시기라 내부적으로 파이팅이 필요한 때이기도 한데요. 엔젤 투자를 비롯해 팁스 투자 등을 공격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며 바쁜 만큼 보람 있는 한 해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레디큐어는 한계를 뛰어넘어 치매라는 분야를 극복해보고자 한다. 치매를 혁신적으로 치료하는 의료기기 AoMG-120NS가 기적을 쓰는 첫 번째 주인공이 될 예정이다. 약물에 대한 부작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치료 의료기기를 생산해 의료현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로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미래 바이오산업을 주도할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기업, 나아가 질병으로 인한 그들의 슬픔을 치유하는 기업, 레디큐어의 앞으로에 마음 깊은 응원을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레디큐어 정원규 대표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레디큐어 정원규 대표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방사선(Radiation)을 이용한 치료(Cure)로 치매 없는 세상을 꿈꾸다

인구의 20% 이상이 노인에 해당하는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치매 경각심이 더욱 높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치매 환자는 2018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75만 명 가까이 된다. 평균 10명 중 1명꼴이다. 매년 노인 인구는 4%가 늘어나는데, 치매 환자는 이보다 훨씬 많은 15%가 증가한다. 자연스럽게 치매 환자의 치료비도 증가한다. 우리나라가 2019년에 치매 환자들을 관리하는데 쓴 비용이 약 165,000억 원이다. 다른 차원의 문제도 있다. 치매가 소중한 사람들은 물론 자기 자신마저 잊게 되는, 서글픈 질병이라는 점이다.

주변에 치매 환자가 있다면 치료에 대한 절실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거예요. 사람에게 기억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큽니다. 관계를 맺는 일도 우리가 기억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의미가 있는 거예요. 대부분의 기억을 잃어버리는 치매 환자들은 정상적인 삶을 영위한다고 보기 어려워요. 그래서 안타깝고요. 레디큐어의 연구가 치매에 확실한 치료 효과를 보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환자들이 가족들을 기억하고 떠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전체 환자의 75%를 차지하는, 가장 빈번한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노화로 인해 뇌 기능과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증상을 보인다. 초기에는 기억력 저하, 이름대기 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다 중기에 접어들면 심한 기억력, 계산력 저하, 언어장애 등을 보이며 말기에는 전두엽 기능장애, 심한 행동 장애 등으로 인해 신체적 합병증이 발생하고 독립적 생활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으로 치매를 꼽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아무리 강력한 적이라 해도 힘을 모으면 승리의 길은 발견할 수 있다. 치매라는 적을 이기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전북 남원시는 치매예방교육용 앱인 기억하리를 개발해 보급하고, 정서적 지지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이들도 있다. 경찰청이 도입한 실종경보 문자 또한 이러한 노력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치매와 싸울 무기를 개발하는 기업, 레디큐어가 있다.

치매 형질로 변한 쥐의 뇌에 저선량의 방사선을 조사했더니 뇌에 쌓여 치매를 유발했던 단백질의 양이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는 어둠 너머 빛을 발견한 첫 순간이었다. 그 빛을 따라 치매 연구를 본격화한 정원규 대표는 의료인으로서 쌓은 지식과 경험에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더한 치매 치료기기 AoMG-120NS 개발에 착수했다.

기존의 기기와 장비들은 치매 치료에 적합하지 않은 면이 많았습니다. 치매 치료에는 저선량 방사선이 핵심이니까요. 물론 방사선의 양을 조절한다거나 치료의 간격을 조절하는 식으로 흉내를 낼 수는 있지만 완전한 것은 아니에요. 어떤 치료도 100%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데 노력이라도 100%에 가까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치료율을 높이는 면에 주목하며 사업을 이어갈 것입니다. 그리고 기기 개발을 완료하고, 임상을 하며 기술을 증명해나가고 싶어요.”

30년 동안 의료계에서 일한 그는 동료 의사와 환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것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치매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마음을 안다. 경험 그리고 마음. 정 대표는 치매 환자에게 꼭 필요한 특화 치료 시스템을 의료 소비자인 환자와 의료기관에게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진심을 전한다.

 

<월간인물이 제안하는 레디큐어 투자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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