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백신연구소 제롬 김 사무총장-백신연구소를 중심으로 국제사회 공조를 이끌어 낼 터
국제백신연구소 제롬 김 사무총장-백신연구소를 중심으로 국제사회 공조를 이끌어 낼 터
  • 류성호
  • 승인 2016.03.1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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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개발계획(UNDP)의 주도 하에 설립된 국제백신연구소(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 IVI)는 지난 1994년 정부가 유치한 대한민국에 본부를 둔 최초의 비영리 국제기구다. IVI는 감염성 질병으로 인한 개발도상국의 고통 해소를 위한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저렴한 백신의 발굴, 개발 및 보급을 목적으로 1993년 유엔개발계획 결의를 통해 1994년 설립된 조직으로, 11개 이사국들과 국제기구 및 민간단체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으며 한국정부는 연구소 운영비 일부와 서울대 부지에 있는 건물을 제공하고 있다. 1997년 IVI가 공식 출범한 이래 최초의 한국계 사무총장으로 임명된 제롬 김. 그는 국제적인 교류가 활발해지고 이동이 빈번한 요즘 시대에 IVI는 세계 백신과학 분야의 도약을 위해 백신업계 등 민간과의 협력을 강화를 계획하고 있다.

 

| 국제백신연구소 제롬 김 사무총장
| 국제백신연구소 제롬 김 사무총장

  

IVI사상 첫 한국계 사무총장 취임

지난달 6월 22일 국제백신연구소는 사무총장 취임식을 가졌다. 이날 취임식은 김재춘 교육부차관, IVI 이사회 아델 마무드 이사장, 베키 프랭크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 장질환 및 폐렴 담당 부국장, 성낙인 서울대학교 총장, 조동성 IVI한국후원회 회장, 라르스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를 포함해 IVI 후원 및 협력 기관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첫 한국계 수장으로서 사무총장에 취임한 제롬 김은 세계 백신과학 분야의 도약을 위해 백신업계 등 민간과의 협력을 강화를 시사했다. 그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백신과학 성과 확보와 세계 보건에 대한 기여를 확대하기 위한 방향성, 단기 계획 등을 발표했다. 김 사무총장은 “국내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기구로서 세계 보건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IVI에 동참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세계 보건과 백신과학 분야에서의 IVI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도록 후원자, 협력기관, IVI임직원들과 긴밀히 협력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김재춘 교육부 차관은 축사에서 “최근 국내에 발생한 메르스 감염과 지난해 서아프리카 지역의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세계는 전염병에 대한 백신의 개발과 보급의 중요성을 거듭 절감하고 있다”며 “국제백신연구소를 중심으로 국제사회의 공조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로 김 총장 하에서 국제백신연구소가 백신 연구개발 역량을 제고하고 새롭게 도약할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아이디어 발굴부터, 한국 등에 있는 제조사 등을 통해 제조되고 관련 질병 영향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에 사용되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IVI가 SK케미칼, 유바이오로직스, LG전자, 기아자동차와의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가는 가운데 저개발국 국민을 위한 새로운 백신의 발굴, 개발, 보급 노력을 가속화하도록 IVI와 국내 학계, 연구기관, 백신업계, 기업, 정부, 민간과의 협력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날 김 사무총장은 국제기구, 세계 보건 기관, 세계 유수의 대학, IVI 설립협정 회원국, 주요 후원기관들을 포괄하는 IVI의 국제적 네트워크와 한국 간의 협력 확대도 강조했다.

  

그는 IVI가 한국의 인도적 대외원조와 개발협력 사업을 수행하는 것 외에도 새로운 사업기회와 함께 글로벌 파트너십과 전문성, 백신 분야의 혁신적인 연구 지원, 백신 접종 등의 분야에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한국의 백신 과학기술과 바이오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한국은 지금까지 세계보건에서 역할을 확대해왔으며 국민의 지속적인 성원 하에 한국과 한국의 생명과학 산업은 IVI와의 협력을 통해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조부의 업적을 따라 한국의 발전에 기여

제롬 김 사무총장은 하와이에서 태어나 예일대 의대를 졸업했으며 미국 국립군의관의과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에이즈백신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이 분야에서 20여 년간 폭넓은 지식과 전문성, 경험을 쌓아왔다. 또한 그는 미국 HIV 연구 프로그램의 수석 부책임자 겸 분자 바이러스학 및 병리학 실험실장을 역임했는데, 당시 미 육군이 시행한 HIV 백신이 감염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할 수 있음을 최초로 보여준 HIV백신(RV144)의 임상3상시험과 백신접종에 따른 실험적 연관성을 확인한 후속연구를 이끌기도 했다. 김 사무총장의 주요 관심 연구 분야는 HIV 분자역학, 숙주유전학 HIV 백신개발 등으로 지금까지 총 16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미 육군 표창 훈장, 공·육군 공로 표창훈장, 군의료훈장 등을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백신산업 단체인 ‘백신네이션’이 꼽은 백신 분야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에 선정된 바 있다. 

  

또한 김 사무총장은 일제강점기 이승만 박사 등과 함께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애국지사 故 김현구 선생의 손자이기도 하다. 그의 조부인 김현구 선생은 ‘신한민보’의 주필로 미주 지역 한인들의 민족정신을 고취하고 독립운동을 위한 외교 활동을 펼치는 한편, 윤봉길·이봉창 의사의 의거를 지원해 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다. 조부가 독립운동을 위해 나섰던 길을 되짚어 한국으로 온 제롬 김 박사는 “조부의 삶이 나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데 영향을 미쳤으며, 두 딸에게도 이런 가족의 역사를 접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전한다. 앞으로 한국의 생명과학 발전에 기여를 하고 싶다는 김 사무총장은 “백신개발자로서 ‘주목받지 못하며 간과되는 질병’을 연구하고 싶다”며 “예컨데 현재 전 세계 4만여 명의 임산부가 E형 간염으로 사망하지만 간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취임 후 가진 간담회에서 그는 “조부께서 한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다는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조부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IVI를 통해 한국의 백신과 생명과학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창조경제의 원동력, 백신연구는 미래 위한 투자

국제백신연구소(IVI)는 세계 보건을 위해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값싼 백신을 개발 보급하는 사명을 수행한다. 백신의 상용화에는 개당 1조원 이상의 연구비가 소요되는데, 18년 전 한국에 유치됐을 당시만 해도 IVI는 그만한 재원이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을 수단도 없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세계 최초로 1달러의 저가 경구용 콜레라 백신인 ‘샨콜’을 개발하고 대량생산하고 있다. 샨콜은 최근 식품의약품 안전처의 수출 승인을 취득했으며, 세계보건기구의 사전승인(PQ)을 획득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샨콜의 경우는 전 세계 비영리기간들이 이룩한 백신 개발의 극소수 성공사례중 하나라고 평가받고 있다. IVI가 유치되고 이러한 결과들이 있기 까지 IVI에는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한국정부 노력이 있었다. 그들의 후원으로 저가의 콜레라 백신을 개발했고, 이렇게 개발된 값싼 콜레라 백신의 상업화는 바로 효과를 내고 있다. 

  

최근 말라위에서는 홍수로 30만 명이 이재민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어 콜레라가 대규모로 발생했다. 콜레라 창궐에 대비하기 위해 말라위 정부, IVI, 한국 정부, 기아자동차, 세계보건기구 등이 함께 10만여 명에게 예방 접종을 시행했다. LG전자 후원으로 에티오피아에서도 백신을 주사했고 대지진이 일어난 네팔에서도 접종이 추진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지금까지 백신제품 상용화에 성공한 비영리기관은 IVI를 포함해 단 2곳뿐이며 생명공학과 백신 연구에 대한 정부 투자의 가치가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현재는 SK케미칼과 유바이오로직스, LG전자, 기아자통차 등이 IVI와 파트너십 관계를 맺고 있다. 국내 생명공학기업인 유바이오로직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최근 수출 승인을 받았다. 한국 정부가 IVI에 지원하는 돈이 100원이라면 국내 백신 기업들이 세계 백신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연구지원금 200원이 해외에서 들어온다. IVI는 같은 방식으로 SK케미칼과 함께 장티푸스 백신 상용화도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IVI의 오랜 후원기관인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의 재키 프랭크 부국장은 “IVI의 백신 연구는 개발도상국의 감염병 부담 감소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며 “한국 기업이 전자, 자동차 등의 사업에서 세계적으로 알려졌듯이 IVI와의 협력으로 백신 분야에서도 한국의 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오산업의 성장과 혁신에 일조할 터

지난해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시작돼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으며 1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에볼라 바이러스는 감염성 질환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IVI가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그는 대처와 관련해 여기서 몇 가지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전한다. 김 사무총장은 “에볼라는 수십 년 전부터 존재했던 질환입니다. 처음부터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졌더라면 지금쯤 우리는 치료에 유효한 백신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에볼라 사후 대책에 엄청난 자금이 투입됐는데, 초기에 적절한 대응이 이뤄졌더라면 훨씬 더 적은 돈으로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겁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커진 만큼 여기에 대응하는 국제적인 공조도 더욱 긴밀하게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한다. 

  

“사스, 인플루엔자, 에볼라와 같이 이러한 위협은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시되는 국제 여행으로 인해 확대됩니다. 모든 여타 신종질병의 창궐에서와 같이, 우리는 공포를 느끼고 남을 탓하며 치료제의 개발과 예방책 마련, 특히 백신 개발을 미루는 대신, 질병을 확인하고 이해하며 통제하고자 하는 의지와 목표로 대처해야 합니다.”

  

또한 효과적인 백신의 개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 강조한 그는 “IVI가 콜레라 백신 개발을 위해 조직한 것과 같은, 후원기관과 생산기업, 연구자들을 조직하고 비용과 일정 및 성과의 관리에 힘쓰는 복잡한 ‘제품개발파트너십(PDP)’들은, 백신의 발굴 개발과 보급을 위한 정부의 자금과 자선재단에 대한 기부금, 그리고 보건 인프라와 백신접종 캠페인, 교육훈련 등을 위한 해외원조 등의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백신연구소가 위치 한 한국의 역할도 강조했다. IVI가 한국에 있는 만큼 재원을 다양화하고, 여타 최빈국 질병의 연구대상을 다양화해야 하며, 아시아에 소재한 독특한 지리적 위치를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개발파트너십’과 함께 협력해야 한다. 이러한 백신 개발상의 강점을 토대로, IVI는 임상개발 프로그램의 필요와, 한국의 연구 관심사, 후원기관들의 관심 간 적절한 균형을 통해, 새로운 발견과 실험실 연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그는 전한다. 국제백신연구소의 첫 한국계 수장 제롬 김 사무총장은 앞으로 4년 동안 국제백신연구소를 이끌게 된다. 그가 바꿔놓을 바이오산업의 변화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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