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현석 광주여자대학교 경찰법학과 교수 - 화해와 용서를 통한 따뜻한 세상을 그리다
윤현석 광주여자대학교 경찰법학과 교수 - 화해와 용서를 통한 따뜻한 세상을 그리다
  • 최선영
  • 승인 2016.02.1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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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에서 신애(전도연)는 절규했다. 간신히 용서를 결심하고 가해자를 만나러 갔을 때, 이미 편안해진 그의 얼굴을 본 신애는 더 깊은 절망 속으로 빠져든다. 관객으로 하여금 ‘용서’라는 상대적인 개념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 순간이었다. 현대사회 속 우리는 무언가 피해를 입었을 때 공권력을 빌어 가해자를 처벌한다. 과연 이러한 처벌 구조는 피해자와 가해자에게 진정한 용서와 속죄를 부여하고 있는 것일까? 전통적으로 행해져오던 응보적 보복 부과방식의 형벌체계가 갖는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회복적 사법’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화해, 용서, 갈등의 회복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진행해온 광주여자대학교 경찰법학과 윤현석 교수를 만났다.

 

     

화해와 용서를 통한 통합을 이끌어내다

“성인범죄를 규율하는 형법은 처벌이 목적이며 소년범죄를 규율하는 소년법의 목적은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의 환경조정과 폼행교정을 통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는 소년의 경우 무한한 변화가능성과 주변 환경이나 교육에 따라 얼마든지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최근 소년범죄의 흉폭화, 저연령화 등이 언론이나 각종 미디어를 통해 보도되면서 소년사건의 경우에도 엄벌적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금까지 우리나라 소년범죄사건의 경우 피해자와 가해자의 이분법적인 접근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피해자와 그 가족은 대부분 다양한 형태의 육체적·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거나 심지어는 가정 및 학교,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교나 형사사법기관은 가해자 처벌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피해자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는 실정이었습니다. 또한 가해자의 경우에는 최근 우리나라 소년사법의 영향으로 경미한 사건까지 범죄자로 몰아가거나 가정이 제일 필요한 시기에 가정에서 분리되어 시설로 옮겨지는 등 가해자에게 범죄자라는 사회적 낙인효과를 경험하게 하는 실정입니다.”

     

이에 광주여자대학교 경찰법학과 윤현석 교수는 청소년들은 교육이나 당사자간의 갈등해결이나 화해를 통해 충분히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으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한국연구재단의 2015년 신진연구자 지원사업에 선정된 <소년사건 화해권고제도의 실증적 평가 분석을 통한 피해자·가해자의 재통합 프로그램 모형 개발 및 적용에 관한 연구>역시 이러한 연구의 일환이다. 그는 경찰학도로서 연구초기에는 최근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범죄 현상의 원인과 대책, 경찰의 역할 등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였지만, 최근에는 범죄피해에 대한 회복, 갈등에 대한 화해나 용서 등 회복적 사법의 연구에 집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찰학분야의 연구자지만 범죄피해자에 초점을 맞춰 진행해온 연구들이 눈에 띄었다.

     

“지금까지의 형사사법은‘가해자가 범죄에 대한 죄값을 치르면 끝나는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화해와 용서, 피해의 회복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특히 소년사건의 경우에는 당사자들의 정서적 상태를 이해하고 사건이후 겪게 되는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007년 소년법 개정과 함께 소년사건에 대해서도 화해권고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진정한 사과와 용서가 행해질 때 화해로 이르는 비율이 80%에 달하고 있는데 당사자간 화해와 용서 등 회복적 사법의 이념이 형사절차에 적용되는 사례로 설명할 수 있다고 윤 교수는 덧붙였다.

  

  “전통적 형사사법의 패러다임에서 범죄는 국가만이 범죄대책의 이름으로 구금이나 벌금 등 형사제재만을 적합한 수단으로 간주해오면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참여와 욕구와는 무관하게 결과를 부과했습니다. 하지만 응보나 처벌이라는 말보다 화해 내지 용서는 전통적 형사사법이 갖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에 대한 대안으로 여겨지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연구를 통해 회복적 사법의 이념이 우리의 소년사법체계에서 유효하게 작동되도록 절차 매뉴얼과 조정기법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피해자와 가해자의 깨어진 관계를 정상화시키고 싶고 이는 제 연구의 목표입니다.”

  윤 교수는 소년사건에서 아직까지는 화해권고제도가 원활하게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다양한 사례에 맞는 한국형 피해자 및 가해자 재통합 프로그램모형을 개발해 화해권고제도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 설명했다.

     

따뜻한 마음을 지닌 여성경찰이 되었으면

윤현석 교수는 본인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실력이 전제되어야 좋은 스승이 될 수 있다고 말하였다.

 

  “우리 경찰법학과 학생들은 최근 사회의 다양한 사건과 사고의 사례를 전하거나 이러한 내용이 수업과 연관된 관계들을 알기 쉽게 정리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론적인 전공연구 뿐 아니라 실무에 대한 연수나 연구를 통해 학생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는 교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또한 윤 교수는 학생들이 올바른 인성을 갖추도록 이끌어주는 것 역시 교수의 역할이라 덧붙였다. 

그렇기에 학생들에게도 경찰관이 되면 피해자와 같은 눈높이에서 이해하며 다가가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여성경찰이 되기를 주문하고 있다. 그는 현재 연구 중인 화해, 용서, 갈등의 회복 등의 주제를 교육 속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는 중앙경찰학교에서 <범죄피해자의 이해>라는 강의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들을 이 강의에 녹여내 경찰관들이 실무에서 피해자의 어려움을 진심으로 이해하거나 그들의 관점에서 다시 한 번 사건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는 지역사회에서 정기적으로 학교폭력이나 언어폭력의 실상을 보여주는 나눔교육을 진행하는 등 사회 속에 자신의 신념을 전하고자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윤 교수가 연구하며 전하고 있는 그의 신념들이 우리 사회가 보다 따뜻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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