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소의 안전, 비파괴검사원의 역할과 자부심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 비파괴검사원의 역할과 자부심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0.11.21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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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텍기술 김헌영 대표
㈜아이텍기술 김헌영 대표 ⓒ박소연 기자
㈜아이텍기술 김헌영 대표 ⓒ박소연 기자

플랜트 산업 분야에서 필수적인 비파괴검사는 설비의 품질과 안전을 위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비파괴검사란 재료나 제품을 원형과 기능에 변화를 주지 않고 실시하여 원하는 것을 알 수 있는 검사를 말한다. 즉 재료나 제품을 물리적 현상을 이용한 특수방법으로 검사 대상물을 파괴, 분리 또는 손상을 입히지 않고 결함의 유무와 상태 또는 그것의 성질, 상태, 내부구조 등을 알아내는 모든 검사라고 할 수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되는 비파괴검사 자격증을 취득할 경우 여러 방면으로 진출할 수 있어 최근 비파괴검사 기능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본지는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하는 비파괴검사 전문 기업 아이텍기술의 대표이자 한국비파괴검사협회의 이사 및 한국비파괴검사학회의 재무이사로 활동 중인 김헌영 대표를 만나 비파괴검사의 미래에 대해 들어보았다.

 

비파괴검사 분야, 기술자의 안전이 최우선

제품 및 설비의 건전성을 갖추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비파괴검사(NDT: Non-Destructive Testing)는 고기량을 가진 기술자가 검사를 철저히 하려는 자세와 도덕적인 윤리적 사고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비파괴검사자가 갖추어야 할 역량에 대해 윤리적 사고를 최우선으로 꼽는 김헌영 대표가 이끄는 아이텍기술은 1990년에 창립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다년간 축적해온 현장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가기간산업인 발전소, 가스저장설비, 석유화학플랜트 등 주요 사회기반시설에 대하여 품질 및 안전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전국 주요 산업도시 12곳에 지사를 가지고 있으며, 첨단 검사 장치를 보유해 다양한 제품을 검사할 수 있음은 물론 세계에서 몇 안되는 LNG운반선과 저장탱크에 대한 기밀시험의 특수기술을 확보하면서 우리나라의 명실상부한 비파괴검사 및 검정용역 전문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우리 회사는 창업한 지 오래되었으나 수년간 안정기와 침체기를 반복하면서 어려운 시기가 있었지만, 최근 9년여 전부터 적극적인 투자와 도전적인 영업활동으로 점차 매출 신장이 일어났으며, 올해는 창업 이래 가장 큰 실적을 이루었습니다. 그동안 이익의 대부분을 투자해 기술자 양성, 주요 거래처 확보, 특허 및 실용신안 등록, 품질 및 안전정책 강화와 그리고 직원 복지향상으로 안정된 직장 유지 등에 매진했던 것이 아이텍기술만의 차별화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력 강화와 직원들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김 대표가 현재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도 방사선 투과검사(RT)’. 방사선 투과검사란 투과성 방사선을 시험체에 조사하였을 때 투과 방사선의 강도의 변화, 즉 건전부와 결합부의 투과선량의 차이에 의한 필름상의 농도 차로부터 결함을 검출하는 방식으로, 용접부와 주조품 등 대부분의 재료의 내외부 결함을 검출해낼 수 있다. 방사선 투과검사는 기술자의 방사선 피폭이 우려되는 신체적 안전과 직결되어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요한데,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안전규제 강화와 기술자의 준수로 잘 관리되고 있는 수준이다.

 

[사진=아이텍기술]
[사진=아이텍기술]

 

안전한 원자력 기술발전을 위한 기업의 역할

김헌영 대표는 현재 국내외에서 가동 중인 원자력 발전소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기간산업(SOC)의 결정체인 원자력 발전소의 건설은 친환경 저비용 에너지원 확보에 필요하며, 나아가 수많은 기업의 고용을 창출하고 매출 신장 등으로 이어져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국의 원자력 기술은 안전성과 경제성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인정받은 분야이지만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전 세계에서 탈원전 운동이 일어난 것도 사실이다. 미래의 안전한 원자력 기술발전을 위해 국내 원자력 기관과 기업들의 역할은 무엇일지 김 대표에게 물었다.

지속적인 안전성 확보에 주력해야 합니다. 최근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와 그 후 건설된 월성원자력 2, 3 4호기에도 품질확보의 결정체인 비파괴검사를 직접 담당하였기에 누구보다 애착이 갑니다. 당시나 지금이나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는 안전과 품질확보를 최우선으로 두고 검사를 진행했으며, 이 사업에 참여한 모든 업체가 필수적으로 안전방침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건설이 완료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정해진 기간에 따라 가동중검사(ISI)를 실시하고 있기에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말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국내 최초 가압중수로형 원자력 발전소인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는 19821121일 가동을 시작했다. 2012년 설계 수명이 다하면서 2015년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계속 운전 승인을 받아 2022년까지 가동될 예정이었으나,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20191224일 영구정지 결정이 난 바 있다.

46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조 바이든은 친환경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도약으로 한국형 그린뉴딜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기존 화석연료 중심의 산업구조를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해 이를 통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김 대표는 이와 관련해 비파괴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기존 산업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에너지 사업에는 특정한 기업이나 동종업계에 국한되어 기술을 개발할 것이 아니라, 정부의 주도하에 많은 산학연이 공동으로 참여해야만 그린뉴딜 정책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산 LNG운반선의 개발을 한국가스공사와 조선업계 3사가 공동으로 참여해 성공한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LNG가스는 천연가스를 그 주성분인 메탄의 끓는 점 이하로 냉각하여 액화한 것으로, 석유계 연료와는 달리 아황산가스와 같은 공해가 없어 최근 각종 연료로 쓰이고 있다.

 

원자력 폐기사업에도 기술력 확보 필요

1227일은 원자력 안전 및 진흥의 날로, 원자력 안전을 고취하고 국내 원자력 분야 종사자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원자력 안전 및 진흥의 날이 김헌영 대표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현재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자력 발전소 업계가 위축되어 있습니다만, 장기적으로 친환경과 저비용 에너지원을 고려하여 다시 필요성이 대두된다면 더욱더 안전성을 확보한 후에 검토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원자력 폐기사업에 맞서 독일 등 외국이 선점한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설비 제작과 검증 사업 등 전문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한다면, 원자력 건설에서 우리나라가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한 것처럼 폐기사업도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비파괴검사 분야에만 42년을 종사했다. 비파괴검사 관련 학과로 금속재료, 용접, 기계설비가 있지만, 김 대표 본인은 화학공학을 전공해 적응이 힘든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재료의 내부결함을 찾아내는 비파괴검사라는 분야에 매력을 느꼈고, 현장의 실무적인 검사업무에 직접 참여하면서 발전소 건설, 해양구조물, 방위산업, 가스설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장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현재는 품질관리, 현장관리, 영업관리, 품질인증, 비파괴검사학회와 협회, 기업체 및 대학교의 겸임 교수 등 교육 관련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그가 전 근무기간 동안 비파괴검사 한 분야만을 고집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분야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기본자세로 여겼기 때문이다. 현재 290명에 달하는 직원들을 이끌 수 있었던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경영에 대한 능력도 있어야 하지만, 늘 배우는 자세로 적극적으로 일하는 태도도 중요합니다. 직원들에게도 늘 좋은 인성과 예의 바른 행동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회사의 얼굴이기 때문입니다.”

 

㈜아이텍기술 김헌영 대표 ⓒ박소연 기자
㈜아이텍기술 김헌영 대표 ⓒ박소연 기자

 

비파괴검사원의 희소성과 미래

비파괴검사 기술이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것은 1960년대 초, 정부의 경제개발계획에 의한 중화학공업 입국정책에 따라 각종 플랜트가 건설되었고 조선공업, 방위산업 등의 산업이 발달하면서 비파괴검사의 수요가 급증하게 된 것이 비파괴검사가 정착하게 된 배경이다.

아이텍기술은 그 이후 산업 중흥기에 설립되었으나 운영이 늘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9년여 전 사업주가 바뀌면서부터 임직원의 화합과 기술투자로 점차 상승가도를 달릴 수 있었고, 지금은 업계 상위그룹으로 국내외 원자력 및 각종 에너지 설비의 비파괴검사 관련 산업을 견인하는 기업이 되었다.

창립 30주년을 맞이하면서 김헌영 대표는 목표를 세웠다. 이 의미있는 해에 최고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그 목표를 달성했다. 그에게 그간의 소회를 물었다.

올해는 창립 30주년과 더불어 개인적으로 결혼한 지 만 40년이 된 해입니다. 이 두 가지만으로도 올해는 충분히 의미있는 해입니다. 곧 다가올 2021년은 올해보다는 힘든 해가 될 것 같지만, 아이텍기술은 경쟁력을 가진 LNG사업을 더욱 활성화시킬 것이며 추진 중이던 해외 연계 사업도 성사를 이루려고 합니다.”

김 대표는 관련 업종과 비파괴검사 기술자들에게도 응원의 말을 잊지 않았다. “모두에게 힘든 상황이지만 포기하지 마시고 비파괴검사 자격 취득과 기술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면 곧 안정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비파괴검사원은 희소성 있는 직종으로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고, 원하는 동종 직장 어디든 이직하여 더 좋은 조건으로 근무할 수 있으니 조금만 견디시기 바랍니다. 또한, 원자력 관련 직종에 근무하는 분들께서는 국가의 중요한 기간산업의 핵심발전을 주도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2020년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국내 에너지 산업설비 플랜트 관련 기업들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가 지금보다 더 장기화된다면 비교적 영향이 적었던 비파괴검사 분야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며, 이는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다. 김 대표와의 인터뷰를 하는 내내 오랜 기간 동안 원자력 발전소 및 플랜트의 품질과 안정성 검사, ASME STAMP 자격 취득 컨설팅, 비파괴시험 교육 사업을 이끌고 있는 그에게 미래를 걸어보고 싶어졌다. 한 분야에만 42년을 종사하고도 여전히 흥미를 잃지 않고 투자와 공부를 지속하는 그에게 라면 걸어볼 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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