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Now] 한국 대표 K-Food, 김치의 역사 속으로
[MonthlyNow] 한국 대표 K-Food, 김치의 역사 속으로
  • 문채영 기자
  • 승인 2020.11.19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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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하순은 김장의 계절이다. 배추와 무는 물량이 확보되면서 최근, 가을 초입보다 가격이 다소 내린 상태다. 한국농수산식품 유통공사 통계에 따르면 1118일 자, 배추 10kg 전국 도매 평균가는 5,610원으로 1년 전의 8,080원보다 안정된 상황이다. 그렇지만 마늘, 고추 등 기타 양념류의 가격은 예년보다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 유통공사 건고추, 중품 30kg의 전국 평균 가격은 1118일 현재 763,400원으로 1년 전의 382,000원에서 두 배나 급등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올여름 이상 기온의 영향이 그 원인이다. 장마가 예년보다 길었고 그에 따른 일조량 부족과 병충해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올해 4인 가족 김장 비용은 전통시장 기준 전국 평균 가격 328640원으로 지난해 추산 30750원보다 9.3% 상승했다.

2020년 코로나19 위기 속에 많은 산업이 위축되는 가운데 김치 수출은 청신호를 보였다. 9월 말 김치 수출은 3만 톤을 넘겼고 작년 2019년의 수출량 2.9만 톤보다 증가했다. 2002년 사스 발생 당시 김치가 사스 예방효과가 있다는 인식으로 그 이후 김치 수출량이 꾸준히 증가해 왔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082일 자 발표에 의하면 올 상반기 김치 수출은 74.7백만 달러로 김치 수출은 세계적인 인기를 타고 여전히 순항 중이다.

 

초기의 김치

한국 고유의 침채(沈菜) 식품 김치는 익히 알다시피 배추, 오이, , 열무, 파 등 채소류를 소금에 절여 양념과 함께 발효한 식품이다. 식품 발효기술은 기원전 6천 년 전후부터 한반도에서 오랜 기간 이용되어 온 식품저장 기술이다. 원시 토기 문화 시대 사람들은 토기에 곡물을 끓인 주식을 먹었는데 정착생활로 농경이 발달함에 따라 밥이 주식이 되었고 곡물인 전분의 소화와 맛을 보완하기 위해 염분이 추가되었다.

삼국지위지 동이전 고구려조에 선장양 (善藏穰)‘이라는 글자가 나온다. 이는 술 빚기, 장 담그기, 젓갈 담그기 등 발효기술을 의미한다. 이 책에는 고구려 사람들이 멀리서 소금을 가져다 이용하고 발효식품을 잘 만든다는 기록이 있다. (한국 음식의 역사, 이철호 , 자유아카데미 , p218)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바닷물에서 소금을 얻는 기술을 사용했다. 한반도에서는 전통적으로 소금을 암염이 아닌 바닷물을 증발시키는 방식으로 얻었다. 조선시대 제염법은 동해안에서는 직접 바닷물을 퍼서 태양빛에 의해 소금물을 만들어 소금을 얻었다. 서해안은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하여 개펄의 진흙으로 염전을 만들어 소금을 생산했다. 소금을 대량으로 얻게 되면서 음식물의 염장법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또한 이를 통해 채소류를 염장하여 침채류 식품을 저장하고 섭취하게 되었다.

채소를 절이는 것은 소금[염화나트륨: NaCl]의 짠 성분과 함께 채소의 수분과 삼투압 작용을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김치라고 하면 당연히 배추김치를 먼저 떠올리지만 백 년 전만해도 김치의 주재료는 무였다. 김치의 가장 오래된 형태는 무짠지였다. 고려 시대에 동치미가 등장했다. 고려 시대 문신 이규보(李奎報 : 1168~1241)의 저서 동국이상국집에는 무를 소금에 절이면 겨울 9개월을 능히 견딜 수 있다는 내용이 보인다.

초기 우리나라 김치는 한반도에서 재배되는 채소와 나물을 소금에 절여 먹는 저장식품으로 발전해갔다.

 

조선 시대의 김치

조선시대에는 농서가 보급되어 농업 생산성이 높아져서 김치가 다양해졌다. 여러 채소와 젓갈, 육류까지 김치의 재료에 포함되었다.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7세기 초엽이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고초(苦草·苦椒)에 대한 기록이 있다. ‘고초(苦椒)에는 독이 있다. 일본에서 건너 온 것이라 그 이름을 겨자라 한다.’고 전한다. 고추는 17세기 이후 일반에 널리 퍼져 우리 밥상에 친숙한 식재료가 되었다. 조선 중기 이후 고추는 배추, 무와 함께 김치의 주재료가 되어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빨갛고 매운맛의 김치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김치의 제조법이 상세히 소개된 요리서는 음식지미방인데 일곱 가지의 침채류를 소개한다. 동과(冬瓜: 박과의 한해살이 덩굴성 식물) 담는 법, 산갓 김치, 생치 침채 법, 생치 짠지, 생치지, 마늘 담는 법, 나박김치 및 생강과 천초 등 향신료를 이용한 조리법 등이다.

고추가 전래되기 이전의 김치는 무, 오이가 주재료였고 죽순, 산갓, , 마늘 아욱 등이 사용되었다. 김치의 종류로는 장아찌류, 짠지, 나박김치 등이 있었다.

고추가 전래되고 배추가 개량되면서부터 김치 담그는 방법이 다양해졌다. 유득공(柳得恭(17491807)의 저서 경도잡지』「잡저편은 김치에 젓갈을 넣은 첫 기록이다. ‘새우젓 끓인 국물에 무, 배추, 고춧가루, 마늘, 소라, 전복, 조기 등을 독 속에다 섞어 버무려 겨울을 묵힌 것으로 맛이 몹시 맵다.’ 고 섞박지 만드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1900년대 초에는 배추의 품종 개량이 이루어져 보쌈김치도 등장했다. 1800년대 전기의 생활백과사전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 : 1835년 경 서유구(1764~1845)가 지은 농림의학 생활백과. 8장 정조지(鼎俎志)에 식품의 종류, 저장, 가공방법 등을 기술함)에는 저채류 만드는 법 92가지의 예가 소개되어 있다.

조선 후기의 김치는 주재료인 배추, , 오이, , 죽순, 가지 등과 부재료인 미나리, 송이, 창포, 부추가 있고 고추, 고춧가루, 마늘, 천초, 청각, 생강, 파 등의 향신료가 이용되었다. 조선 전기의 김치에 비해 다양한 변화를 보이며 오늘날의 양념 김치로 이어져 온다.

현재 김치는 각 지방의 개성을 보여주며 기후와 풍토에 맞게 변화 발전했다. 북쪽 지방의 김치는 날씨가 춥기 때문에 싱겁고 맵지 않게 담근다. 특히 북쪽 지역의 시원한 겨울 동치미는 냉면과 어우러져 미각을 돋우는 별식으로 자리했다. 중부 지역의 김치는 담백한 맛이 며 남도 지방의 김치는 더운 기후로 인해 장기간 저장 가능하도록 짜고 매운 것이 그 특징이다.

 

K-Food의 위상을 높이는 세계 속의 건강 음식 김치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김치가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소식이 전해짐에 따라 김치의 인기는 세계로 뻗어 가고 있다.

김치업계에서도 생산 설비를 늘리고 해외 시장 확보와 유통망 확대를 위해 노력해 왔다. 정부 차원에서도 우리 김치 홍보, 국제 식품박람회, 한식축제, 한식 산업 포럼 개최와 연구 활성화, 아이디어 공모 및 다양한 한식 교육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우리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에서는 김치의 항() 코로나 바이러스 효능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김치산업의 성장은 우리나라 농가의 수출 증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고 김치 산업의 증가세는 한국 농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 K-콘텐츠를 통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외국인들이 동영상 플랫폼에서 우리나라 음식을 소개하는 채널을 많이 운영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K-POP이나 한국 방송 콘텐츠뿐 아니라 한국의 맛도 세계인의 입맛을 점차 사로잡고 있다. 코로나19 시대 세계인들은 집에 칩거하며 이전보다 건강과 먹거리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한국의 유구한 역사 속에 깃든 전통과 문화를 함께 알릴 수 있는 한국의 음식 김치. 그 유익함과 독특한 풍미를 세계에 더욱 널리 알려야겠다. 꼭 매운 김치만 김치란 법이 있을까, 김치 버거, 김치 토스트면 어떤가.

음식은 우리의 공감대, 세계적인 공감대이다.“ (요리 연구가 제임스 비어드: James Beard)

라는 말처럼 음식을 통한 세계 속의 문화 접점을 다양하게 모색해 나가는 것도 새로운 우리의 과제라 생각한다. 음식을 나누는 것은 정()을 나누는 것, 문화를 이해하는 것, 사람과 사람이 함께 하는 교감(交感)의 영역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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