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구 중원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 예루살렘 공성전부터 워킹 데드까지, 과거와 현재를 연구하다
이희구 중원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 예루살렘 공성전부터 워킹 데드까지, 과거와 현재를 연구하다
  • 최선영
  • 승인 2016.01.08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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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신진연구자 지원사업은 왕성한 연구력을 지닌 신진교수를 발굴, 창의적 연구의욕 고취 및 안정적 연구 환경 조성을 위해 탄생했다. 이를 통해 연구 역량을 극대화시키고, 한국인문학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2015년도 인문사회분야 신진연구자 지원사업 - 저술출판 지원사업에 선정된 이희구 교수의 『예루살렘 공성전과 워킹 데드: 서구 피포위 심리연구』는 13세기의 ‘예루살렘 공성전’과 21세기의 ‘워킹데드’에 나타난 인간의 “피포위(被包圍) 공포”라는 심리에 주목한 연구다. 피포위 공포란 일종의 강박관념으로, 포위되어 있는 것처럼 느끼며 자유롭게 행동하지 못하는 상태를 뜻한다.

 

  중세연구 전문가인 이 교수는 중세 자체보다는 중세와 현대의 연결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지금까지의 연구가 ‘현재가 과거를 어떻게 볼 것인가’였다면, 최근에는 반대로 현재라는 위치에서 현대의 발달과 과거의 증거를 토대로 ‘과거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과 메시지를 전하는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있다고 전한다. 그중 발견한 텍스트가 예루살렘 공성전이었다. 1세기 로마가 벌였던 예루살렘 공성전을 다룬 내용으로, 영국 내에 만연했던 반유대정서, 그리고 유대인들에 대한 공포감을 표현한 것이 ‘피포위’이다. 당시 영국 내에는 유대인이 살지 않았음에도, 영국인들은 이러한 공포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공포는 현재까지도 만연해있다. 한 학급 내의 경쟁으로 인한 공포감에서부터 나를 둘러싼 모든 이들에게 느끼는 공포를 ‘피포위’ 공포라 정의할 수 있다. ‘공포’라는 것이 사회에 대한 인식 및 심리를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기에 이 교수는 과거와 현재에 두 가지 공포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연구하고자 했다. 엄청난 경쟁 속에서 느끼는 피포위 공포를 연구해 우리나라의 현문제와 문학에도 적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뱀파이어가 유행하던 시대에는 성병이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현대의 공포를 드러내는 존재는 좀비라 할 수 있습니다. 좀비는 미국의 백인들이 가진 흑인에 대한 공포에서 시작됐으며, 현재는 미국 내 이주민들과 중국, 인도 등 제3세계 사람들이 미국의 패권을 빼앗기는 데에 대한 공포라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서양, 특히 미국 중심의 공포를 연구해 우리나라에 적용코자 합니다.”

 

  2015 신진연구자-저술출판 지원사업에 선정된 비결로 이 교수는 주제의 독창성을 뽑았다. 본인의 연구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좀비와 예루살렘 공성전이라는 6,700년의 시간적 차이를 지닌 텍스트 속 공포를 다루었다는 데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 이 교수의 평가다.

  현재 이 교수는 지난 2014년부터 중원대학교 교양학부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이전에는 중세신비주의와 여성문제에 대해 연구해왔다. 그는 그의 연구를 ‘돌로 만든 다리를 짓는 것’이라 비유했다. 작은 돌도 잘 쌓으면 다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초연구이기에 비록 개개의 연구가 미약할지라도 큰 그림 속에서는 하나의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수험생들의 인문학 기피현상 등 인문학 소외 현상이 대두되는 요즈음, 이 교수는 “인문학은 공기처럼 중요한 존재이기에, 많은 이들이 인문학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인간의 근원적인 사상과 문화를 연구하는 영역인 만큼, 다양한 연구를 통해 제2의 르네상스를 꽃피우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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