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헌창 사곡양조원 대표 - 국내산 밤과 쌀로 빚어낸 밤소주의 장인
임헌창 사곡양조원 대표 - 국내산 밤과 쌀로 빚어낸 밤소주의 장인
  • 최선영
  • 승인 2016.01.0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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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주류업계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소주는 진로, 맥주는 독일, 와인은 프랑스’가 어느새 당연한 공식이 되어 버린 국내 주류시장은 대기업과 해외 기업이 굳건히 버티고 서 자리를 내주지 않은 지 오래다. 이러한 그들의 아성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며 새 바람을 몰고 온 주역은 사곡양조원의 임헌창 대표이다. 그는 국산 밤과 쌀로 빚은 밤소주로 보수적인 주류시장의 틈새를 파고들었다.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의 ‘주류’를 꿈꾸는 그를 소개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밤소주, ‘왕률주’ 생산 시작

단호한 눈빛으로 “남들과 똑같아서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고 말하는 임헌창 대표는 국내에서 한 번도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소주를 우리 앞에 내놓았다. 그 이름은 바로 ‘왕률주’. 왕률주는 공주산 밤과 쌀로 빚어낸 우리나라 최초의 밤소주로, 7년간 그의 모든 역량을 집중한 끝에 탄생된 그의 회심작이다. 

 

  왕률주의 역사는 우리농산물을 사용해 좋은 제품을 만들고자 했던 그가 일본에서 획기적인 밤탈피기를 접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임 대표는 공주에서 과잉 생산되지만 판매량이 많지 않은 밤을 대량 소비하여 2차 가공품으로 상품화할 계획을 세웠다. 그래야 밤이 농민들에게 안정적인 수입원이 되어줄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였다. 지인에게 일본 고지현에 밤으로 소주를 제조하는 업체가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공장 견학에 나선 그는 밤 알맹이를 정교하게 발라내는 밤탈피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당장 부품을 사서 밤탈피기 제작에 착수했고, 완성된 기계는 복잡한 밤 가공을 훨씬 수월하게 도와주었다. 이렇게 나온 밤과 쌀을 저온 발효시켜 소주를 완성했다. 깔끔하면서도 혀끝에 감도는 부드러운 맛과 증류주만의 독특한 향이 일품이었다. 임 대표는 밤소주를 맛보며 이 술이라면 수입양주와 경쟁해 당당히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왕률주 뿐 아니라 밤과 쌀을 주원료로 한 다양한 술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밤꽃향기’는 밤과 백미를 넣은 청주로 도수가 높지 않아 여성들이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밤 소주에 구기자, 산수유, 오미자 등 국산 약재를 첨가한 ‘진쾌남주’는 남자를 위해 태어난 진짜 남자 소주다. 공주에서 재배된 영양과 맛이 좋은 오디로 담근 ‘공주 오디’와 무농약 밤과 쌀로 만든 프리미엄 탁주 ‘왕밤막걸리’는 수출까지 겨냥한 제품들이다. 

 

  이처럼 독창적인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임 대표는 ‘보여주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의 사곡양조원은 현재 백제문화 체험업체로 지정되어 있다. 공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양조원에 들러 술의 제조공정을 눈으로 보고 체험한다. 임 대표는 “고장의 좋은 농산물을 활용해 차별화한 제품을 생산해서 이를 관광 상품으로 연계시키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고 말하며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전략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 다른 임 대표의 성공 비결은 ‘절실함’이다. 젊은 나이에 막걸리 도매업을 시작했던 그는 어려울 때 도와준 사람들에게 사기를 당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고 한다. 생각을 정리할 겸 떠나온 이 양조장에서 임 대표는 새롭게 막걸리 양조사업에 뛰어들었다. 그 당시 막걸리 사업은 사양 사업이라는 주위 사람들의 비관적인 조롱들을 눌러 담으며, 6년 동안 묵묵히 양조원의 시설 개선과 설비 투자, 제품 개발에 사력을 다했다. 그는 이제 누구나 다 아는 알밤막걸리를 처음으로 만들어 소위 대박을 터뜨리면서 ‘공주 알밤막걸리’ 시장을 개척했다. 성공에 대한 절실함이 그를 지금의 자리로 이끌어 준 것이다.

 

 

 

 

     

술 한 방울까지도 열정과 정성 담는 노력 기울여

“요즘은 SNS로 모든 게 공유되는 세상이라 거짓말이 통하지 않습니다. 지금 좀 덜 벌더라도 정직하게 운영하면 결국 시간이 지나 빛을 발할 것입니다”는 임헌창 대표. 그가 사곡양조원을 경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신조는 ‘우리 가족도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는 것이다. 임 대표는 상품을 팔아 얼마의 이익이 돌아올 지를 계산하기보다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을 우선으로 추구한다. 시간과 정성을 들인 제품의 가치는 반드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탓이다. 

 

  임 대표는 매출의 일부를 이웃돕기 성금이나 봉사활동 등으로 지역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그는 “단순한 공장이 아닌, 주민들과 공동체 형성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어야 합니다. 지역 농민들과 상생하고 발전할 수 있어야 회사도 오랫동안 살아있을 수 있습니다“고 강조한다. 

 

  향후 사곡양조원은 일본, 홍콩, 미국 등 세계 각지에 자사의 전통주를 수출할 계획이다. 옛날 방식을 고수해서는 고객의 외면을 받을 뿐이다. 이에 임 대표는 백화점, 면세점, 홈페이지쇼핑몰, 우체국쇼핑몰 등 판로를 다각화해 소비자들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설 예정이다.

  “술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끊임없는 발효를 거쳐야 만이 비로소 술이 되기에, 술은 땀과 시간, 열정과 노력의 결합체입니다”라는 임헌창 대표. 그는 그의 전통주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이 순간에도 긍지와 자부심으로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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