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헌 산업통상자원부 수소경제정책과장 - 수소경제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에너지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
이옥헌 산업통상자원부 수소경제정책과장 - 수소경제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에너지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
  • 유지연 기자
  • 승인 2022.07.04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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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생태계 구축, 그린수소 강국으로 향하는 대한민국
이옥헌 산업통상자원부 수소경제정책과장 ⓒ유지연 기자
이옥헌 산업통상자원부 수소경제정책과장 ⓒ유지연 기자

[월간인물 유지연 기자] 지금 우리는 석유, 석탄, 가스와 같은 화석에너지 기반으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는 탄소경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수소경제는 석유, 가스와 같은 화석에너지가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 중심으로 전환되는 것을 말합니다. 수소는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탄소중립을 달성하는데 기여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수소는 경제성장의 원천이 되어 우리 사회와 국민 생활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서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에 앞서 수소경제정책과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수소경제정책과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효과적인 에너지 정책수행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에 에너지 차관이 신설되면서 작년 8월에 새로 생긴 조직입니다. 수소법과 수소경제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수소경제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범정부 수소경제 총괄 부서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 제도개선, 예산지원 등 다각적인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데, 수소경제 육성정책 수립, 법령·제도 운영, 글로벌 협력 등 실무적인 일들을 책임지고 있는 곳이 바로 수소경제정책과입니다.

 

수소경제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수소는 역사적으로 보면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을 성공적으로 이끈 에너지로 주목받았습니다. 액체수소를 우주선 로켓 연료로 사용하고 연료전지를 통해 전기 생산 및 식수 공급원으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수소생산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경제성이 부족하여 실생활 속에 활용되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가 가지는 환경문제 및 자원고갈 문제로 탈탄소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으며, 수소 관련 기술력이 향상되고 경제성도 개선됨에 따라 수소는 친환경 연료로 다시 부상하고 있습니다. 수소의 특징을 보면 무탄소 에너지원이자 산소와 반응하여 열·전기 생산 후 부산물이 물밖에 없는 친환경 에너지원입니다. 수소 생산 방식은 천연가스를 개질한 추출수소, 추출수소에서 탄소를 포집한 블루수소, 재생에너지와 수전해를 통한 그린수소, 원전을 활용한 원전수소 등 다양합니다. 이렇게 생산된 수소는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하여 수소차·수소선박 등 모빌리티 분야, 연료전지, 수소터빈, 암모니아 혼소 등 발전 분야, 수소환원제철·석유화학 등 산업 분야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수소는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인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산업 전반에 새로운 성장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재생에너지의 변동성 문제를 수소저장·발전을 통해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수소를 주목하고 있는 지금,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단이자 새로운 산업구조 혁신을 유발하는 동력으로서 우리나라도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접근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그간의 노력과 성과는 무엇인가요?

몇 년 사이 수소경제가 소위 해졌기 때문에 정부가 최근에서야 수소경제를 추진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수소경제 추진을 위한 정부의 도전은 일찌감치 시작되었습니다. 그 시작은 2005수소경제 마스터 플랜수립부터입니다. 수소 연료전지, 수소차 관련 실증 연구와 시범 프로젝트 등을 추진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수소차 한 대 값이 20억 원 정도였는데, 꾸준히 기술 개발을 해온 결과 2013년에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수소차가 양산되었습니다. 2019년에 수립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은 우리나라의 강점을 살려 수소차, 연료전지 등 수소 활용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2018년에 출시된 현대자동차 넥쏘 현재까지 2만 대 이상 보급되어 세계 수소차 보급 실적에서 압도적인 1위를 수성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수소 활용처인 발전용 연료전지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시장으로 성장하는 등 우리나라 수소경제의 글로벌 위상은 빠르게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수소경제에 정부가 총력을 다해 지원함에 따라, 민간기업도 이에 부응하여 수소 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것은 물론, 2030년까지 총 43조 원 이상의 투자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차·SK·포스코·두산·효성 등 수소 전주기 밸류체인에 투자하는 17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민간 수소기업 협의체(Korea H2 Business Summit)를 발족(’21.9)했고, 이번 달에 서울에서 글로벌 수소 에너지 관련 기업과 해외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를 개최하는 등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 역시 효과적이고 신속한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소기의 성과였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옥헌 산업통상자원부 수소경제정책과장 ⓒ유지연 기자
이옥헌 산업통상자원부 수소경제정책과장 ⓒ유지연 기자

해외에서는 수소경제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수소는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와 달리, 바람, 태양 등 자원을 통해 전 세계 각지에서 생산할 수 있어 기존의 에너지 지정학에 큰 변화를 주는 게임체인저로 역할을 할 전망입니다. 이에 유럽, 미국, 일본 등 주요국들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주요수단으로 수소 경제 정책을 중점적으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독일, 네덜란드, 호주, 노르웨이 등 많은 국가들이 국가 수소 전략을 발표하며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로 에너지 자급률 향상 및 에너지 공급망 다양화 수단으로 수소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EU는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를 감축하기 위해 2030년 수소 소비량 목표를 기존에 비해 4배로 확대할 계획을 발표하였고, 독일, 영국 등은 청정수소 생산과 시장 조성을 위해 대규모 정부 지원 계획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포스트 화석연료 시대의 대안으로 수소 비즈니스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석유·가스를 생산하던 중동의 기업들과 석유 메이저 기업들은 수소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기존의 암모니아 유통 기업들도 청정수소의 캐리어로서 청정암모니아 대량 생산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자동차, 조선, 발전 기업들은 수소차, 수소선박, 수소터빈 등 신산업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글로벌 기업들의 수소 시장 선점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 또한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수소경제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전략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2050 탄소중립,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 등에 따라 수소경제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청정수소 기반의 수소경제 실현을 위해 기술성숙도와 경제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생태계를 발전시켜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수소차, 연료전지 등 수소 활용 분야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소생산에서 유통, 활용까지 이어지는 전주기를 균형 있게 성장시키고자 합니다. 생산 부문은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청정수소 생산을 위해 그린수소, 블루수소, 원전수소 등 수소 생산 방식을 다양화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 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해 에너지 자급률을 높일 계획입니다. 수소를 석유·가스를 대체하는 새로운 자원으로 적극 개발하고,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글로벌 수소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수소 유통은 생산된 수소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수소 선박, 인수·저장설비, 수소 배관망 등 수소 인프라를 최대한 빨리 구축하고자 합니다. 또한, 수송·발전·산업 분야에 수소 활용을 대폭 확대해나가겠습니다. 수소차 분야는 대형·장거리 주행 등 수소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버스·트럭 등 상용차 중심으로 보급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석탄+암모니아 혼소발전은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2026년까지 실증을 완료하고, 상용화에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LNG+수소 혼소발전도 2030년 실증완료를 목표로 기술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탄소 배출이 많은 기존의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산업 등에도 수소를 원료, 연료로 다양하게 활용하여 산업 부문의 탈탄소화도 앞당길 것입니다. 전 밸류체인의 균형 있는 발전을 통해 우리나라가 수소산업 세계 1등 국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최근 수소법 개정안 통과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현재 우리나라는 화석연료 기반으로 수소를 생산하여 활용하고 있습니다. 수소를 활용 시에는 온실가스 배출이 없으나 수소생산 시에는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있습니다. 깨끗한 에너지를 쓰고자 하는 흐름에서 보면 수소 생산단계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청정한 수소를 생산하고 활용될 수 있는 수소 생태계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자 최근에 수소법을 개정하게 되었습니다. 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청정수소 정의 및 인증, 청정수소 판매·사용 의무, 수소발전 입찰 시장 개설로 요약됩니다. 청정수소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수소 또는 수소화합물로 정의되며 향후 마련될 청정수소 인증제를 통해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될 예정입니다. 청정수소가 수송·산업 부문에 활용될 수 있도록 충전소, 산업체에 일정 비율 이상 청정수소 판매·사용 의무를 설정하되 사업자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유연하게 제도운영을 할 계획입니다. 발전부문에서도 연료전지, 석탄-암모니아 혼소, LNG-수소 혼소 등 다양한 수소발전 기술을 포괄하는 별도의 입찰 시장을 개설하여, 수소발전 투자 안정성을 보장하고 경쟁을 통한 발전단가 인하를 유도할 계획입니다. 이번 청정수소 관련 제도의 법제화로 청정수소 시장이 조기 창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간 민간기업에서 청정수소 제도의 불확실성으로 사업계획만 수립하고 있었으나 법적 기반이 마련됨에 따라 대규모 투자계획들이 실현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수소생산·발전·수송·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신산업이 창출되고 글로벌 시장에 우리 기업이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정책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우리나라는 석유, 석탄, 가스 등 화석에너지는 99%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산유국 등 자원부국이 주도해왔습니다. 그러나 수소 시대에는 부존자원보다는 기술경쟁력이 곧 글로벌 경제의 핵심이 될 것이며, 기존 에너지 지정학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는 수소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으로 비교적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한 만큼, 수소경제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에너지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부는 수소 시장 활성화와 민간투자 촉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습니다. 혁신기술 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글로벌 경쟁에 기민하게 대처하여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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