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적인 소재와 디자인으로 미래를 변화시키는 랩엠제로(LAB. M. 0)
친환경적인 소재와 디자인으로 미래를 변화시키는 랩엠제로(LAB. M. 0)
  • 문채영 기자
  • 승인 2022.07.04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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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호 ㈜랩엠제로 대표

랩엠제로는 소재를 연구하고, 디자인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곳이다. 이렇게만 들으면 하나의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디테일한 가공에 열중하는 회사 정도로 상상이 된다. 랩엠제로가 그러한 상상으로부터 한 발짝 더 나아가 특별해지는 이유는 바로 그들의 연구와 사업이 환경과 맞닿아 있다는 데 있다.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소재’와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있는 그들. 랩엠제로 신태호 대표는 소재와 디자인을 함께 다루는 곳은 흔치 않다고 말한다. 더군다나 신 대표처럼 디자이너 출신으로 소재 연구 기업을 이끄는 경우는 확실히 더욱 드문 케이스인 것 같았다. 10년 넘게 디자인 일에 애정을 갖고 임하면서 그를 또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게 한 것은 바로 소재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었다. 소재야말로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분야라고 판단했다는 신 대표. 그가 제시하는 미래 시대에 소재는 어떤 역할을 다하고 있을까.

랩엠제로 신태호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랩엠제로 신태호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환경을 고려한 '소재'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디자인하다

신태호 대표를 모 대기업의 디자이너 생활을 정리하고 유학길에 오르게 한 것은 단 하나, 바로 소재다. 소재에 깃든 가능성, 소재가 기능할 미래에 대한 상상이 그를 새롭게 가슴 뛰게 했다. 그러한 생각은 영국에서 유학을 하며 더욱 확고해졌다. 소재로부터 미래에 제 시할 수 있는 분야를 탐구한 끝에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랩엠제로를 설립할 수 있었다.

“‘소재를 통해 미래를 제시한다’라는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 영국에서 같이 소재를 공동연구한 황기병 박사와 함께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유학 후 한국에서의 창 업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언롤서피스(Unroll Surface)’를 런칭하면서 생활 전반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친환 경 제품을 하나 둘씩 선보이고, 소재 전문 잡지 ‘매터 매거진(MATTER magazine)’을 창간하는 등 다양한 방향에서 기업의 생각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언롤서피스 브랜드
언롤서피스 브랜드

랩엠제로의 경쟁력이자 가장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부분에 관해 신 대표는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 중심의 디자인을 위해서는 먼저 소재의 지속가능성을 반드시 최상위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제품 개발 단계에서 소재는 나중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평소대로 해오던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게 되고, 결국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지속가능할 수 없는 산업의 사이클만 반복될 뿐입니다. 즉, ‘소재를 중심으로 한 디자인’이라는 것은 소재의 지속가능성을 바탕으로 제품이 만들어지고, 사용되어 버려지는 순간까지 환경을 고려한 방식으로 디자인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코 프렌들리(Eco friendly), 친환경, 제로웨이스트 (Zero waste), 탄소 발자국 지우기 등 소재의 가치뿐만 아니라 이 지구에서 환경과 공존하며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환경 산업은 이제부터 시작인지도 모른다. 랩엠제로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처럼,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일상화가 되고, 하나의 생활양식이 되는 방향으로 말이다.

 

 

랩엠제로 신태호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랩엠제로의 원천소재 기술력, 협업 통한 캐파 확대로 본격적인 성장 궤도 진입

신태호 대표는 ㈜랩엠제로의 팀원들과 함께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의 구축과 원천기술에 대한 소재 연구를 지속하고,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끊임없이 매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랩엠제로의 핵심 기술력은 두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우선 원천소재 기술 중 그래핀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대량 생산 기술입니다. 그래핀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물질로, 전도성과 강도, 경도 등 기계적 성질이 우수하며, 비표 면적이 넓어 적은 양으로도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원천 물질입니다. 다만, 아직까지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곳 이 거의 없기에 연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분야죠. 랩엠제로는 2019년 설립 후 그래핀 생산 기술을 전수받아 스케일업(Scale-up) 해 왔으며, 현재 2023년 양산을 목표로 생산 체계를 구축 중입니다. 그래핀 소재와 관련해서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의 TIPS 프로그램에 선정되는 등 가능성을 인정받은 바가 있어요.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현재 소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생활 전 반에 적합한 제품들을 디자인하고 있으며, 그래핀 소재 또한 친환경 소재를 경량화하고 강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소재와 디자인 연구는 저희의 가장 큰 기술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랩엠제로는 그래핀 소재와 관련해서는 살균 소재를 주로 연구하고 있지만, 기존의 소재가 가지고 있었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도 지속하고 있다. 식물계 기반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라고 하는 PLA라는 소재는 식물에서 추출한 고분자 물질로 강도와 경도가 약해 깨지기 쉬운 단점이 있어 제품화 시 고충이 있었다. 그러나 랩엠제로는 그래핀과 혼합해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복합 소재개발을 목표로 기계적 성질을 높여 식물계 기반 플라스틱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연 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물이 흡수되거나 퍼지지 않고 물이 맺혀 떨어지도록 물에 대한 반발력이 높은 초소수성 소재 연구개발을 통해 물을 많이 사용하는 주방, 욕실에서 위생적으로 깨끗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제품과 인테리어 마감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고기능성 소재의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러한 랩엠제로만의 철학과 열정이 깃든 기술력은 최근 ‘중견기업상생혁신사업’에 선정되면서 그 가능성을 더욱 인정받고 있다. 신 대표는 현재 그래핀을 기반으로 한 재활용 플라스틱 복합 소재 개발을 연구 목표로 삼고 중견기업인 ㈜인탑스와 함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사업으로 복합 플라스틱 소재 분야의 다양한 수요처를 아우를 수 있는 부품과 제품개발을 이어나갈 예정이며, 향후 그래핀을 대량 생산하여 매출을 증대해 나갈 랩엠제로의 목표가 실현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감사하게도 랩엠제로가 이처럼 인정받을 수 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원천소재에 대한 기술력과 시장 내의 품질로서 차별화라고 생각합니다. 연구된 소재를 바탕으로 제품으로 연결시켜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술력이 중요한 장점으로 여겨지지 않았나 싶어요.”

신 대표는 랩엠제로의 올해 목표 중 하나이자, 언롤서피스 브랜드를 통해 출시 예정인 제품 라인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와디즈를 통해 데스크 용품에서는 문진과 파티션 등 제품군의 확장을 이어가며, 화분 위주의 새로운 카테고리를 선보이는 등 소비자들과 다양한 제품들로 만날 예정이다. 또한, 기술 분야에서도 한 단계 더 높은 성장을 그리고 있다. 랩엠 제로는 그래핀 소재 생산을 위한 파일럿 타입 구축을 통해 내년 초 생산 공장 설립을 시작할 예정이며, 가시적인 성과를 목표로 더욱 매진하고 있다.

 

프로젝트 '대안-아닌' 전시 / 신 대표는 해당 전시에서 더이상 무언가의 '대안'이 아닌 머지않아 우리의 일상이 될 소재와 제품을 소개했다.
프로젝트 '대안-아닌' 전시 / 신 대표는 해당 전시에서 더이상 무언가의 '대안'이 아닌 머지않아 우리의 일상이 될 소재와 제품을 소개했다.

 

신 대표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프로젝트 전시와 제품 개발을 시작으로, 향후 소재 전문 매거진에 대한 뜻깊은 기대를 전달하기도 했다. 최근 발간한 창간호에서는 ‘플라스틱’이라는 소재를 다뤘다. 매거진이 해당 소재를 이해하는 걸 넘어 독자들에게 플라스틱으로 인한 세계 곳곳의 이야기를 전하는 매개체가 되기를 바란다고 하는 그. 이와 같은 랩엠제로의 뜻깊은 활동들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환경에 관심을 갖게 하는 헬퍼 역할을 하게 되기를 바라본다.

 

 

랩엠제로 신태호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랩엠제로 신태호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친환경 소재의 혁신, 소비자 중심의 디자인으로 함께하는 미래

신태호 대표는 디자인이 단순히 형태와 외양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디자인을 위해서는 ‘디자인적 사고 (Design Thinking)’에 골몰하는 시간이 더욱 필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어떠한 문제 해결을 위해 사고를 확장시키는 방법론으로 정의되는 디자인적 사고는 신 대표에게는 ‘소재’가 첫 시작이었다. 소재는 신 대표에게 그 자체로 영감을 주기도 하며,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동반자 같은 존재처럼 느껴졌다.

“친환경 소재는 이제 당연한 것이며, 제품의 선택에 있어서 필수적인 고려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단 순히 ESG로 대변되는 기술의 트렌드적인 측면이 아니라, 어떤 기업이든 제품을 개발할 때 우선순위로 고려해야 하고,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요소일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소재를 연구하고, 이를 알맞은 제품으로 제안하는 활동은 산업의 전문 분야로 자리매김할 것임으로 예상됩니다.”

신 대표는 ㈜랩엠제로의 오늘을 설명하는 메인 키워드로 ‘스케일업(Scale-up)’을 꼽았다. 현재 그래핀 물질의 생산을 위한 시설 구축과정에서 기업의 확장은 불가피하게 진행되는 부분이라 남다른 스케일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더불어, 친환경 제품군을 저희 그래핀 소재 기술과 연계하여 확장시키는 개발 방향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의 친환경 소재를 넘어 뛰어난 고기능성 소재를 통해 친환경 소재의 기능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이 랩엠제로가 그리는 목표다.

 

“앞으로도 소재 디자인 연구를 해나가는 동안 반드시 지키고픈 단 하나의 소신이 있다면, ‘소재를 통해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다’라는 믿음입니다. 소재 산업은 기간산업으로서 변화가 어려운 전통 산업인 만큼, 쉽게 바꾸기는 어렵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소재를 통해 급격한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우리가 석기, 청동기, 철기 등 시대를 구분하는 기준을 소재로 삼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소재를 혁신을 통해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신념이 랩엠제로의 근본 철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변을 살펴보면 환경에 관심을 갖고 ‘가치소비’를 시작한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그 건강한 기운이 반갑다. 이는 곧 랩엠제로가 변화시킬 우리의 내일을 함께 기대할, 환경을 생각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소재의 원천기술을 더 깊이 더 넓게 연구할 수 있는 곳이자, 동시에 생활 제품들로 우리 삶의 가장 가까운 기업이 되고자 하는 이 기업의 발자취를 함께 이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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