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욱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장 - “신약개발 기업이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지원기관의 역할에 최선 다할 것”
이제욱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장 - “신약개발 기업이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지원기관의 역할에 최선 다할 것”
  • 문채영 기자
  • 승인 2022.04.0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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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정밀의료 기술이 만나 개인 맞춤형 의료시대를 열어간다
이제욱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장 ⓒ문채영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이제욱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장  / 사진 박성래 기자

 

신약개발 과정은 실패율이 높기 때문에 ‘죽음의 계곡 (Death valley)’이라 부른다. 이제욱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장은 이러한 어려운 신약개발에 뛰어드는 학교, 연구소, 벤처기업과 손을 잡고 신약개발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한다. 첫 사회생활을 중소벤처기업에서 시작했기에 개발 및 상업화에 필요한 여러 인프라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이 센터장. 신약개발과정에 필요한 글로벌 수준의 핵심요소기술과 전문성을 갖추고, 지원기관으로서 든든한 디딤돌이 되고 싶다는 그의 포부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다음은 이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과 신약개발지원센터에 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은 보건의료산업의 양대 축인 신약과 의료기기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10년 설립된 범부처 공공기관입니다. 그 안에 자리한 저희 신약개발지원센터는 생물체로부터 생산되는 바이오신약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특화된 인프라와 전문인력을 갖추고, 기초연구 결과물로부터 신약을 개발하는데 필수적인 후보물질 발굴 및 최적화, 세포주 및 생산공정 개발, 약물의 품질 및 특성분석, 약효 및 안전성 평가, 등 비임상단계 전반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신약개발지원센터와 함께 비임상지원센터는 동물모델을 통한 유효성 및 안전성 평가를, 바이오의약생산센터(GMP 시설)는 임상시험 단계에 적합한 품질의 의약품 생산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임상시험센터의 건립이 완공되면 바이오신약개발 전주기 과정을 지원할 수 있게 됩니다.

하나의 신약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길게는 약 15년의 긴 개발 기간과 평균 2조 원 이상의 막대한 개발비가 소요됩니다. 성공한 경우만 본다면 실제 개발비는 이보다 훨씬 적은데, 그만큼 개발과정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신약개발과정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프라와 전문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의 개발 및 생산과정은 합성의약품보다 훨씬 복잡하고 서로 연결되어 있어 단계별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습니다. 바이오신약개발은 학교, 연구소, 소규모 벤처기업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모든 것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신약개발지원센터는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시설과 기기, 핵심요소기술, 전문연구인력을 갖추고, 우수한 기초연구 결과물이 성공적인 상업화 과정을 거쳐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작년 9월부터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장으로서 일하고 계신 데요. 그간의 소회 말씀 부탁드립니다.

센터장의 직무를 시작한 지는 6개월을 지나고 있지만, 센터에서 근무한 지는 8년째입니다. 약효평가부서의 팀장, 부장을 거치면서 느꼈던 점들을 떠올리며 외부기관이 믿을 수 있고,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전문기관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직무를 시작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최근 센터의 최적화 부서에서 지원한 과제의 결과물이 특허로 등록되고, 약 100억 원 규모로 기술 이전되는 좋은 일들도 있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은 신약개발에서 신속성이 유효성과 안전성 못지않게 중요한 가치로 주목받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신속한 대응능력은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 역량의 집중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보건의료에 대한 범국가적인 관심과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서 바이오의료산업계에서는 위기라기보다는 큰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위기를 잘 활용한다면 우리나라가 보건의료산업의 선진국 대열에 올라설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국가 보건의료의 중심축인 신약개발을 지원하는 기관으로서 엄청난 책임감과 함께 바이오헬스산업을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키는데 소임을 다해야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게 되었습니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의 올해 역점 사업과 현재 이슈에 대해 궁금합니다.

하나의 신약후보 물질이 환자에게 사용되는 의약품으로 개발되기 위해서는 인허가기관이 요구하는 유효성과 안전성, 약물 제조와 관련된 까다로운 사항들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인허가기관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의약품별 규제를 먼저 잘 알아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바이오의약품 중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지원이 집중되었던 항체와 단백질의약품 위주로 센터 조직이 운영된 측면이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의약품별로 프로그램 책임자를 두고 역량을 향상시키고자 합니다. 다음으로는, 바이오의약품 중 그동안 지원 수요가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지원 기반이 부족했던 유전자세포치료제, 줄기세포치료제, 백신 개발 분야의 지원 역량을 빠르게 확보하고자 합니다.

 

현재 업계 관계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아쉽거나 소개하고 싶으신 사업 혹은 내용이 있으실까요?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정 사업으로 바이오신약 후보물질의 발굴 및 최적화 단계를 지원하고, 바이오신약개발 과정에 필수적인 핵심기술을 공동연구형태로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혁신적인 기초연구 결과물이나 기반기술이 있으신 경우 공동연구를 통해 상업화를 위한 길을 함께 열어 갔으면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 센터는 바이오신약개발 비임상과정 전반에 대한 지원이 가능합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항체 발굴 및 최적화/인간화, 상업용 생산 세포주 및 생산공정 개발, 액상/동결건조 제형 개발, 항체 및 단백질의약품의 특성 패키지 분석, 오믹스 분석, 면역원성 및 항약물항체 분석, 생체분포평가 등이 있습니다.

특히, 재단에서는 식약처, 센터와 연계하여 규제과학지원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로 개발과정에 필요한 규제 관련 사항을 접수하여 상담 지원하고 있습니다. 센터의 지원 업무나 공동연구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개별 상담이나 센터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으니 편하게 문의 주시고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욱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장 ⓒ문채영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이제욱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장 / 사진 박성래 기자

 

대한민국은 차세대 정밀의료기술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최근 정밀의료가 주목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개인 맞춤형 치료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데, 독자분들께 이에 관한 설명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정밀의료는 환자 맞춤형 신약개발이라기보다는 맞춤형 치료 개념이 강합니다.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여 다양한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one-drug-fits-all)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의약품의 치료 범위에 속하는 환자의 특성을 파악하여 효과가 있을 환자에게만 골라서 적용한다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가진 화살이 나무 재질이라면 종이, 나무, 철판으로 되어 있는 표적 중 뚫을 수 있는 종이 표적만 쏜다는 개념입니다. 즉, 정밀의료는 치료 효과가 있을 환자만 골라 치료함으로써 불필요한 의료비 낭비를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를 시행한 지 33년째로 환자에 대한 의료기록이 많이 축적되어 있고, 분자진단을 위한 생명과학기술 또한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정밀의료를 위해서는 유전체 분석과 같은 분자진단 기술과 ICT 기반의 의료기록 빅데이터 비교 분석기술을 활용하여 환자의 특성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러한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환자의 특성을 분석하는데 필요한 정밀분석기술의 발달로 분자진단에 드는 비용도 점차 낮아지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 모든 사람이 개인 유전체 정보를 확보하고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센터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정밀의료를 집중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이유 및 센터의 대응 방안에 듣고 싶습니다.

바이오헬스산업의 발전으로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국내 고령 인구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2030년에는 노인 인구 비중이 25%로 증가할 것으로 보여 고령사회의 노인 의료비 급증이 국가 재정에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의료비 급증의 원인 중 하나가 고가의 의약품입니다. 예를 들어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치료에 사용하는 바이오의약품인 세포유전자치료제 킴리아(Kymriah)는 1회 치료비용이 5억 원에 달합니다. 백혈병 환자 중 킴리아에 효과가 있는 환자는 약 50% 정도인데, 나머지 절반의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습니다. 효과가 있을 환자와 없을 환자를 사전에 구분하여 효과가 있을 환자만 치료한다면 엄청난 치료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고령화 시대에 고가의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할수록 정밀의료의 필요성은 증가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신약개발지원센터에서는 분자진단에 필요한 다양한 오믹스(유전체, 단백질체, 지질체, 대사체) 분석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인공지능을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기술과 전문인력도 계속 확보해 나갈 계획입니다.

 

맞춤의약시대에 약효평가는 어떻게 이루어질지 궁금합니다.

신약개발과정에서 정밀의료를 위한 약효평가는 가장 핵심적인 질문의 하나입니다. 정밀의료를 위한 표적치료제의 약효평가는 약물의 작용기전과 약물이 표적으로 하는 환자군의 특징에 부합하는 조건에서 효능을 확인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조건에서 평가하는 범용치료제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약효평가는 세포와 동물모델을 이용한 비임상시험 평가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평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표적항암제가 있다면, 비임상 평가에서는 A라는 돌연변이를 유전자편집기술을 사용하여 세포나 동물에 도입한 평가모델을 사용하여 평가할 수 있습니다. 임상 평가에서는 환자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A라는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를 선별하여 효능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정밀의료를 위한 대표적인 항암제 효능평가모델로는 환자 유래 이종이식(Patient-derived xenograft; PDX) 모델이 있습니다. 암세포가 암 덩어리로 커지는 과정에 코로나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유전자 복제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며, 이때 돌연변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암 덩어리에는 다양한 종류의 돌연변이가 존재하게 되어 어떤 항암제가 가장 효과적일지 알기 어렵습니다. 최적의 항암제를 선별하기 위해, 환자로부터 분리한 암세포를 면역결핍 혹은 인간화 마우스에 이식하고 항암제의 효능을 평가하게 됩니다. 이러한 모델은 환자의 특성을 포함하는 암세포를 사용하여 약물의 효과를 평가하기 때문에 임상 결과 예측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제욱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장 ⓒ문채영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이제욱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장 / 사진 박성래 기자

 

맞춤의약시대의 도래와 발전을 위해서 센터 차원에서 노력하시는 부분이 있으실까요?

맞춤의약시대에 정밀의료의 핵심은 의약품에 가장 적합한 환자군을 선별하여 치료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 센터에서는 환자군의 특성을 통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다중오믹스(유전체, 단백질체, 지질체, 대사체) 분석법을 중점적으로 구축해 왔습니다. 이제 추가로 필요한 기술이 실제 분석을 통해 얻은 빅데이터와 환자의 진료기록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입니다. 인공지능 기술은 방대한 분석결과로부터 질병과의 연결고리를 찾아내고 치료가 가능한 환자군을 선별하는데 유용한 바이오마커 발굴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입니다.

신약개발지원센터는 고차원 구조예측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의 최적화에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활용기술과 정밀의료를 위한 환자군 특성분석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여 신약개발 과정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고가인 바이오의약품의 치료 효과를 높이고 국가의 보건의료 재정부담을 줄이는 데 이바지하도록 하겠습니다.

 

향후 남은 임기까지 센터장님께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바이오신약개발 지원에 필요한 핵심요소기술을 확보하여 전문성을 강화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지원 분야에 대한 신속성을 강화함으로써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신약 지원기관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국가 신성장동력인 바이오의료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습니다.

그리고 센터의 각 구성원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서로의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행복한 직장 문화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현재 전 국민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월간인물 독자분들께 희망을 담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의 대유행이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보건의료에 종사하는 모든 분이 힘을 합쳐 해결책을 마련해 가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보건의료산업은 단순히 국민 건강을 지키는 보루일 뿐만 아니라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국가적으로는 보건의료산업 육성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와 신속대응체계를 갖추어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우리나라가 보건의료산업의 선도국가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감염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위기에 강한 우리 국민은 이 또한 이겨내리라 생각합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힘내셔서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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