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을 바탕으로 타인과 시너지를 내는 금융인이 되길
전문성을 바탕으로 타인과 시너지를 내는 금융인이 되길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0.11.01 2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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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학교 글로벌금융학과 한재준 교수
인하대학교 글로벌금융학과 한재준 교수 ⓒ박소연 기자
인하대학교 글로벌금융학과 한재준 교수 ⓒ박소연 기자

 

한재준 교수가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두 가지이다. 10년 앞을 내다보는,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될 것. 두 번째는 주변 사람을 돌아보는 사람이 될 것. 이 두 가지를 갖춘다면 회사가, 동료가 필요로 하는 인재로 성장하리라고 그는 확신한다. 학생들과 잘 지내는 것, 또 그들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어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큰 행복이라고 말하는 한 교수. 특별한 수업을 통해 기술과 사람을 가르치고 배우는 교수와 제자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행복이 되고,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교육자이자 연구자로서 금융의 길을 다지는 사람

한재준 교수는 1996년 한국은행에서의 첫 직장생활을 시작으로 금융연구원, 텍사스주립대 방문교수 등을 거쳐 꾸준히 금융 관련 연구과제와 자문을 수행해왔다. 현재는 인하대학교 글로벌금융학과의 교수이자 학과장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이끌어갈 전문인력들을 양성하고 있다. 한 교수는 자신만의 교육 철학에 따라 단순히 교재 속 내용만이 아니라 정책연구 및 금융 현장에서 만난 지식과 정보들을 학생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CFA, 계리사, 회계사 등의 금융 관련 자격증 취득과 전공과목의 영어 수업을 통해 금융 관련 역량을 배양하고 취업을 독려한다. 보험 수리과목을 독학으로 공부해 가르치는 등 한 교수의 노력과 학과 교수들의 단합된 열정은 좋은 취업실적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학과는 출범 10년 만에 졸업생들은 한국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의 공기업과 포스코건설, LG, 네이버 등 기업체 재무 관련 직군. 뉴욕 소재 IB 애널리스트를 비롯한 국민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IBK은행, KEB하나은행 및 MG, 신협, 수협 등 은행권. 미래에셋, 하나금융투자, DGB증권, KB증권, NH증권 등 증권사. 교보, 삼성생명, 알리안츠, 흥국생명, AIA, BNP 파리바 등 보험사 그리고 4대 대형 회계법인과 세무법인 등에 다양하게 취직하였고, 로체스터, 카이스트 UNIST 등 국내외 유수 금융전공 석사과정에 진학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저성장과 양극화로 치열해지는 취업난을 돌파하고, 커리어 빌딩이 가능한 사회인으로 자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또 최근 한국에서는 금융회사들이 소비자에게 신뢰를 잃거나, 수익성 침체로 인해 지속 성장이 어려운 현실에 직면했는데요. 1%의 사람들이 모든 것을 독식한다는 월가의 탐욕이 초래한 금융 위기와 라임 사태와 같은 불완전 판매, 금융자본의 부정부패 등을 금융인으로서 반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가르칩니다. 한국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금융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필요한 때이기 때문입니다.”

한 교수는 이밖에도 재무·금융 분야에서 다양한 대외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학술단체인 금융학회, 금융정보학회의 활동이 대표적이며 각각 이사와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금융통화 정책당국인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예금보험공사, 기획재정부의 각종 TF나 자문위원회 민간위원(금융발전심의, 국제금융발전심의, 공기업평가, KBS 객원해설위원), 그리고 ADB(Asia Development Bank) 컨설턴트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정책연구기관인 KDI, 금융연구원, KSP사업단의 금융정책 관련 연구용역에도 꾸준히 참여해오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동으로 2008년에는 금융학회지 재무 부분에서 최우수논문을 수상했고, 2012년에는 재무연구 최우수논문을 수상했다. 교육자이자 연구자로서 끊임없이 다음의 목표를 향해가는 그는 경제학, 재무관리 이론과 금융실무를 반영한 금융 시장론에 관한 책과 게임이론 분야의 논문 등을 발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명하게 코로나 시대를 지나갈 수 있기를

실물경제가 무너졌는데도 금융시장은 오히려 호조를 보이면서 금융과 실물의 괴리가 생겨났습니다. 주식의 가격도 실물과는 무관하게 올라가잖아요. 코로나가 끝나고 정상기로 돌아갔을 때 서로 이상 없이 맞물리는 게 쉽지 않은 문제가 될 것 같아요.”

코로나 시대는 우리의 일상에 수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비대면 금융거래의 확산 등 금융계도 변화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한재준 교수가 경고하듯 자산 버블현상에 따른 금융 위기는 잠재적인 위험 요소이다. 몇 년 뒤, 어디에서 어떤 문제가 튀어나올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으로 절대 돌아갈 수 없듯 한 교수는 이를 하나의 흐름이자 현상으로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모색하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디지털화를 통해 금융투자업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업계 내 새로운 경쟁을 촉진하는 일은 어쩌면 시장원리에 따른 자연스러운 발전 과정이라는 것. 따라서, 금융그룹 내 종합적인 데이터 센터를 통해 다양한 업권의 자회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공유 범위를 확대하거나, 정책 및 감독 당국도 금융투자회사가 명성과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창의적인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에 긍정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정책기조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러한 사업구조는 특정 부문의 위험 요인이 금융시스템 전체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 데에는 오히려 유리할 수 있으며, 계열사 내의 유기적 관계를 유지한 채 부도 위험 등에 대해서는 분절이 가능한 사업 모형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은행뿐 아니라 금융투자회사 내부에도 혁신 랩을 운영할 수 있도록 엑셀러레이터나 인큐베이터의 겸업을 허용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금융투자업자들도 앞으로의 동적인 변화를 고려해 새로운 영역에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의 CRD(Credit Risk Database) 사례를 참고하면 좋을 겁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중소기업 경영데이터를 수집하고, 스코어링 모델을 통해 해당 데이터를 중소기업의 리스크 평가, 대출 및 신용보증 여부와 요율 등의 결정근거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모든 생활이 정체된 상황에서 주변을 돌아보며 지금의 시간을 전환점이자 기회로 삼는 태도도 어떤 면에선 도움이 될 것이라 조언한다. 가족, 동료, 이웃과의 관계와 내가 하는 일, 살아가는 방식 등을 다시 돌아보며 바쁜 하루하루에 지나쳤을 것들을 붙잡아보면 어떨까.

소중하게 여겨야 할 가치, 문화, 생활방식을 너무 쉽게 잊어버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무만 보고 숲을 생각하지 못했던 우리의 지난날들을 되돌아보고, 필요하다면 반성하는 시간으로 삼으면 어떨까요?”

 

올바른 원칙을 통한 옳은 방향으로의 발전이 필요

금융업계에서 데이터 3법의 개정으로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금융시장으로의 진출은 주요한 이슈였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기관에 분산된 개인의 데이터를 통합 분석할 수 있게 해주고, 소비자들은 금융상품의 가격과 혜택을 손쉽게 비교하여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선별할 수 있다. 결국, 개인의 데이터 활용이 제고되어 금융소비자로서 겪는 정보 부족 문제가 해결되고, 금융상품 활용도도 증가해 시장의 효율성이 개선되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이로 인해 은행들 간에 주거래은행 선점경쟁이 벌어지고, 빅데이터 자문 및 판매서비스 부수 업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은행들은 일제히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어 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새로운 영업 기회 발굴에 나서고 있고, 보험사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헬스 케어와 인슈어테크 등 신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드사는 금융정보이력 부족자의 공과금과 세금, 통신비 납부 등 다양한 카드사용 정보를 신용평가의 데이터로 활용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과 동시에 마이데이터의 도입과 오픈 뱅킹의 확대, 거대 정보통신 기업의 약진은 금융업자들 간의 경쟁을 매우 치열하게 만들 것이라고 한재준 교수는 예측한다.

금융소비자의 정보 주권 보호에 사각지대가 발생하거나 규제차익을 이용한 특정 분야로의 쏠림 등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마이데이터는 데이터 결합과 유통을 통해 금융 분야뿐 아니라 비금융 분야의 산업혁신, 성장동력을 확보하도록 활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금융산업은 네트워크산업으로 독과점적 구조를 가졌다는 점. 레버리지 효과가 크다는 점. 투자자들의 쏠림현상과 뱅크런 등 시스템 위기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핀테크 등 제도변화와 경쟁 확대가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경제학자 케인즈가 말한 미인대회(beauty contest) 현상이 발생할 경우, 오히려 시장 불안정성과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금융산업과 일반제조업 간의 차이점을 반드시 유념하면서 핀테크 사업은 진행되어야 합니다.”

이뿐 아니라 플랫폼 경제(Platform Economy) 또한 현존하는 금융의 주요 이슈이다. 플랫폼 경제는 네트워크로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며 제품과 서비스의 수요와 공급을 담당하는 경제활동으로, 경제학계에서는 2000년대 초반 양면 시장(two-sided market)이라고 이야기되던 구조이다. 신문사가 신문구독자와 기업의 광고를 신문지를 통해 매칭시키고, 카드사가 가맹점과 카드이용자를 연결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IT가 발달하면서 구글이나 네이버 등의 인터넷 검색 엔진들이 소비자와 컨택트 간 상호작용을 검색 서비스를 통해 도와주고 키워드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금융시장의 발전을 위해서 많은 약속이 지켜졌으면 합니다. 금융기관의 경우 리스크관리와 소비자 보호, 건전성 유지, 시스템 위기 방지 등을 지켜야 합니다. 정책당국자는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금융산업이 나아갈 방향과 원칙을 수립해야 합니다. 그리고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이해관계자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조정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하고요. 또한, 반복되는 단기 성과주의에 의한 과잉공급(Overshooting) 현상을 경계하고, 실행된 정책에 대해서는 장기 시계에서 효과성을 평가한 뒤 이것에 기반해 정책을 수립해나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국회도 당리당략에 치우치지 않고 국민의 대표자라는 시각에서 금융정책 관련 입법을 처리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인하대학교 글로벌금융학과 한재준 교수 ⓒ박소연 기자
인하대학교 글로벌금융학과 한재준 교수 ⓒ박소연 기자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퍼스트 무버가 될 것

연구자이자 학자로서 한국의 금융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최선은 정책연구물이라고 그는 말한다. 연구의 결과, 정책 반영 여부는 차선으로 하고 편견없이, 논리적이고 실천 가능한 대안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선택은 정치의 몫으로 맡기고 연구에 대한 자료검증과 논리 개발에 만반을 기하자는 것이 그의 가치관이자 지향점이다.

금융 분야 연구자로서 다양한 금융 관련 정책보고서를 작성했고, 정책개선방안 제안, 지표개발과 기관 평가 작업 등을 경험했습니다. 20195, 금융감독원 자문위원회 때 60여 명의 위원 앞에서 포용적 금융의 향후 과제로 주제 발표를 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다양한 금융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은행-지방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기관-대부업-사회적금융-벤처금융과 정책금융 간의 균형점을 모색할 것과 서민을 잘 아는 기관이 서민금융을 담당할 필요가 있음을 설득했습니다. 2018년에는 마이너스 정책금리에 대한 연구보고서로 신문에 실리기도 했는데요. 정책금리가 마이너스가 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은행 산업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이론모형을 구축하고, 이에 따른 시사점을 기술한 것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선진국의 성공을 빠르게 쫓아가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가 되는 전략은 명확한 한계가 있으므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라는 말이 있다. 누구보다 앞서 창조적인 무언가를 시작하고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재준 교수는 단순한 복제가 아닌, 차별적이고 창조적인 모방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금융시장의 발전을 선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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