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 “사회적 가치시대 선도하는 기관으로 거듭날 것”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 “사회적 가치시대 선도하는 기관으로 거듭날 것”
  • 문채영 기자
  • 승인 2020.10.25 2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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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문채영 기자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문채영 기자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탄탄한 복지제도 및 정부와 기관의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중 사회복지협의회는 사회혁신을 통해 민간 역량을 개발하고 결집시켜 지역복지공동체 구축 및 활성화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사회적 가치 시대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국민연금의 도입 당시 설계를 주도했고, 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국민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을 해온 서상목 회장은 지금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으로서 대한민국 사회복지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에 본지는 그가 그리는 복지사회의 미래와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오랜 기간 복지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오셨고, 정계 및 교육계에서 복지 서비스 발전 및 후진 양성을 위해 노력해오셨습니다. 그간의 소회와 최근 회장님 근황에 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20171월 취임해 어느덧 4년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아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바쁘게 보내왔습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은 민간사회 복지계를 대표하는 자리라서 책임은 막중하나, 과거 보건복지부장관직과 비교해보면 할 일과 책임에 비해 권한이 별로 없다는 것이 가장 어려운 점입니다.

이에 더해, 기관의 재정 형편도 넉넉지 않아 이제까지 제가 맡은 업무 중 가장 힘든 자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해야 할 일은 정말 많은데, 여러 제약 요인 때문에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 같아 항상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국민께 한국사회복지협의회의 역할 및 주요사업에 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1952년 한국전쟁 중 사회복지시설의 연합체 형태로 부산에서 출범한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사회복지사업법에 의해 설립·운영되는 법정단체이자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입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사회복지에 관한 조사·연구와 교육·연수, 홍보·출판, 국제협력을 비롯해 복지 소외계층을 발굴·지원하는 좋은이웃들’, 취약계층에게 식품과 생필품을 제공하는 푸드뱅크’, 전국적으로 8백만 명이 넘는 사회복지 분야 자원봉사자 관리, 그리고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지원하는 사회공헌센터등 각종 복지사업을 수행하면서 우리나라 사회복지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민간 사회복지계를 대표하면서 정부와 민간복지계 간 교량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특히 민간의 의견을 모아 정부에 건의하거나 정부 정책을 민간에 알려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복지기관·단체 간 연계·협력·조정 등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전국 17개 시·도 및 160여 개 시··구에 지역사회복지협의회와 함께 전국의 지역사회복지 발전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요즘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지요?

제가 올해 1월 사회복지계 신년인사회에서 제33대 회장 취임 인사를 하면서 우리 협의회 비전과 미션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우리 협의회가 앞으로 3년간 사회혁신을 통해 사회복지 부문에서 민간의 역량을 개발하고 결집시켜 지역복지공동체 구축 및 활성화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사회적 가치 시대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중에서 요즘 각별히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다양한 사회복지 모델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국제무대에서 사회개발 분야를 선도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제발전을 하면서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 주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각종 사회복지서비스 모범사례를 개발도상국에 전수함은 물론 사회개발 분야에서 새로운 국제협력 사업을 추진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우리 협의회는 지난해 한국 푸드뱅크 모델을 몽골에 전수한 바 있고,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과도 이 분야에서의 협력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오는 118일 국제사회복지협의회(ICSW) 총회에서 제가 신임 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입니다. 이를 계기로 한국을 포함한 각국 정부와 사회개발 분야 국제기구의 협조와 지원을 받아 국제무대에서 사회복지와 사회개발 분야를 선도해나가고자 합니다.

 

나눔문화 확산 및 복지 서비스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오셨는데, 혹 회장님께서 기억하시는 보람 있던 사례가 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32대 회장 임기(2017~2019) 동안에는 우리 협의회에 대한 정체성 문제를 가장 크게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3년간 협의회 운영 방향을 따뜻하고 활기찬 지역복지공동체 구축으로 설정해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하고자 했습니다. 공동체 의식을 함양시키고, 사회혁신을 통해 공공을 보완하는 민간 사회복지 대표기관으로서 국민과 함께하는 협의회로 새롭게 도약하고자 부단히 노력해왔습니다.

다행히 지역복지공동체 구축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는 시··구 사회복지협의회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 고무적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대로 전국 광역지자체에 시·도사회복지협의회가 모두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기초지자체 차원의 시··구 사회복지협의회는 제가 부임하면서 150개소에서 161개소로 증가했지만, 아직도 설치되지 않은 데가 있어 법 개정을 통해 모든 지역에 설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계층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좋은이웃들사업 수행기관이 내년 100개소에서 135개소로, 봉사자 수가 35,537명에서 48,250명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물론 이 정도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국 시··구에 지역사회복지협의회가 모두 설치되고 그 기능이 활성화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외에도 기억에 남는 성과나 향후 기대되는 사업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를 꼽자면 2019년에 도입한 지역사회공헌 인정제실시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는 지역사회의 비영리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꾸준한 지역사회공헌 활동을 펼친 기업이나 공공기관을 발굴하여 그 공로를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보건복지부와 공동으로 지난해 이 제도를 시행했는데 여기에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이 인정기업에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자 함께 참여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연말 지역사회공헌 인정기업 및 기관 121곳을 발굴해 인정패를 수여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주춧돌로 삼아 우리나라 사회공헌이 세계적으로 가장 모범적인 성공 사례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외에도 현재 한국사회복지협의회의 알려지지 않아 아쉽거나 소개하고 싶으신 사업이 있을까요?

현재 우리 협의회는 다양한 복지·나눔 및 사회공헌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좋은이웃들, 푸드뱅크, 사회복지자원봉사, 멘토링 사업 등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지만 개중에는 잘 모르는 것도 있습니다. 특히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랑나눔 11나눔계좌갖기사업이 국민에게 아직 생소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사업은 2004년 국무총리실이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하여 사랑나눔실천운동을 주관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협의회는 2006년부터 보건복지부로부터 이 사업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정부 및 공공기관 등 공공부문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후원자가 후원대상 분야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후원 모델입니다.

나눔계좌로 모인 후원금은 저소득 아동청소년, 장애인, 어르신, 아동시설에서 사회로 나서는 성인 등에게 생계비, 의료비, 자립비 등을 지원하는 데 쓰입니다. 현재 여러 정부 및 공공기관이 참여하고 있고, 기업과 일반인에게까지 후원 범위를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국민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따른 한국사회복지협의회의 움직임이 궁금합니다. 최근 출간된 회장님의 저서 <균형의 시대>에서도 복지의 새로운 패러다임 및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다양한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그렇다면 협의회에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준비하고 계시나요?

현재 코로나19는 물론 4차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인해 고용불안과 함께 기존 사회보험의 취약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 최근 기본소득제라는 새로운 정책과제가 정치권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고, 저 역시 이 분야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에 관한 연구와 논의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협의회 차원에서도 이에 관한 정책토론회 개최를 주관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사회복지 이용시설을 폐쇄하는 바람에 사회복지서비스 공급 방식이 대면·오프라인에서 비대면·온라인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기존 사회복지서비스는 물론 사회보험제도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좀 더 효율적인 개선방안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문채영 기자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문채영 기자

 

회장님께서는 일에 대한 소신이 남다르고 추진력이 대단하신데요. 회장님의 일에 대한 철학 및 소신이 궁금합니다.

저는 원래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세계은행(IBRD),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서 경제 전문가로 활동해왔습니다. 그러다 의도치 않게 복지와 인연을 맺게 되면서 지금은 완전히 복지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 박사학위 논문 주제가 경제성장과 소득분배와의 관계였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때부터 사회복지분야에서 활동할 운명의 시작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졸업 후 1973년 세계은행에 입사하면서 소득분배과에 배정돼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 방글라데시를 담당했습니다. 더욱이 1978년 귀국 후 한국개발연구원에 근무하면서 사회개발부에서 활동했고, 1981빈곤의 실태와 영세민 종합대책, 그리고 1986년에는 국민연금제도의 기본구상에 관한 연구를 주도하여 정부 정책으로 반영시켰습니다. 이후에는 국회의원(3),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복지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으로서 한 가지 사명감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기존의 복지 패러다임을 복지와 경제를 접목시킨 패러다임으로 전환하여 지속가능한 자본주의와 복지국가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이는 최근 생각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구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2013웰페어노믹스(welfarenomics)라는 책을 발간해 신자유주의 경제정책과 서구식 복지국가 모델을 복지와 경제를 융합하는 방향으로 수정해 이를 한국자본주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오고 있습니다.

복지에서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두가 특정 정치 이념에 구애 받지 않고 함께 힘을 합쳐 모두 함께 만들고 누리는 복지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제 인생의 마지막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제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그리고 국제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을 하는 동안 이의 실현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남은 임기까지 회장님께서 그리고 계신 한국사회복지협의회의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바야흐로 기술혁신을 넘어 사회혁신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에 기업은 더욱 혁신적인 사고로 지역 중심의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새로운 지역복지공동체 구축에 앞장서야 합니다. 우리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기본 원리로 사람의 가치, 공동체의 가치를 지향하기 위해 따뜻하고 활기찬 지역복지공동체 구현을 미션으로 세웠습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취약계층을 넘어 지역 주민 모두를 위한복지공동체구축 사업을 개발하고, 이에 필요한 각종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전 국민이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희망을 담은 메시지를 전해주시면 국민에게 긍정적인 영향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진심을 담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국민 모두가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K-방역 정책은 물론 우리 국민 모두가 합심하여 이 위기를 잘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러한 상황이 오래 지속된다면 복지재정 부담이 크게 늘어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 역할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민간 영역, 특히 기업과 시민사회가 사회공헌에 관심을 갖고 뭔가 기여할 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 모두가 단순히 정부로부터 복지혜택만 받는 사회가 아니라 복지발전에 모두 기여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면,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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