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Now] 케이팝 스피릿, 세계인의 보편적 정서를 타겟팅하라!
[Monthly Now] 케이팝 스피릿, 세계인의 보편적 정서를 타겟팅하라!
  • 김예진 기자
  • 승인 2020.10.20 2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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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9, 우리나라 대표 걸 그룹 (BLACKPINK)의 타이틀곡 ‘Lovesick Girls’가 구글이 운영하는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youtube)글로벌 인기 뮤직비디오(YouTube Music Global Charts) Top100’에서 2주째 '글로벌 유튜브 송' 1위를 달리고 있다.

꼭 아이돌 덕후까지는 아니더라도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를 몇 번 접하게 되면 블랙핑크 노래 도중 들려오는 ‘Blackpink in your area.’에 어느새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아이돌 그룹의 팬은 청소년층이 주를 이룰 것이라거나 걸그룹의 팬들은 다수가 남자일 것으로 추측하는 것은 편견과 선입견에 불과하다. 특히 블랙핑크는 타 걸그룹과 차별화되는 독보적인 아우라(aura)가 여성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요인이다.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들도 열광하는 블랙핑크의 매력은 무엇일까, 나아가 K-POP의 바람직한 지향점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기로 한다.

 

블랙 하면 핑크! 거침없이 직진!

러브식 걸즈(Lovesick Girls)’는 뮤직비디오가 최초 공개된 지 3일 뒤인 105, 유튜브 조회수 1억 회를 넘었고 2주가 지난 1020일 오늘은 184백만 뷰를 넘었으니 곧 2억 뷰 달성 소식을 듣게 될 것이다.

블랙핑크가 102일에 출시한 이 1집 정규 앨범이 1020일 오전기준,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Billboard) 200'2위로 최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디 앨범(THE ALBUM)’의 타이틀곡 ‘Lovesick Girls’의 특이점은 멤버들 중 지수와 제니가 작사 · 작곡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THE ALBUM’은 미국 빌보드 순위뿐 아니라 109(현지시간) 발표된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에서도 2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어떤 K팝 걸그룹도 달성하지 못했던 최고 기록이다.

블랙핑크는 2020626, 12개월 만에 첫 번째 선공개 타이틀곡 'How You Like That'이라는 곡으로 국내 컴백하였다. 또한 26(미국 현지 시간) 미국 유명 토크 쇼인 NBC '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화상으로 출연, 당일 신곡 'How You Like That'의 무대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는 26일 오후 6시 공개된 지 32시간 만에 1억 뷰를 돌파했고, 스포티파이(Spotify: 전 세계 최대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2020630일 기준, 사용자는 29,900만 명 이상.)

차트에서 K-POP 최고 순위인 2위를 기록했다.

‘THE ALBUM’의 두 번째 선공개 곡 ‘Ice Cream’은 미국가수 셀레나 고메즈(Selena Gomez)와의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 곡으로 2020828일 발매되었다. 이 곡은 올 98(현지 시간),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THE HOT 100'에서 13위에 랭크되는 기록을 세웠다.

블랙핑크는 현지시간 1020, 미국 ABC 방송 유명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Jimmy Kimmel Live!)K팝 걸그룹 최초로 출연하게 된다. ‘지미 키멀 라이브!'에서 '러브식 걸즈(Lovesick Girls)’의 무대를 선보이고 화상 인터뷰를 통해 세계 팬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블랙핑크는 '뚜두뚜두(DDU-DU DDU-DU)', '붐바야(BOOMBAYAH)‘ ,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등 세곡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조회 수 10억 건을 돌파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사실 1곡만 가지고 10억 뷰를 보유하는 것도 대단한 일인데 블랙핑크가 이루어 내는 연이는 눈부신 성과는 타 걸그룹이 쉽게 따라잡기 어려운 글로벌 탑 그룹으로서의 독보적인 인기를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BLACKPINK in your area : 블랙핑크만의 개성과 파워

블랙 핑크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강렬한 퍼포먼스와 독창적인 개성에 있다. 이 그룹의 신선함과 독창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은 20194월 공개된 ‘Kill This Love’이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 첫 장면, 도입부의 Brass(브라스)와 웅장한 Drum(드럼) 사운드는 보는 이를 압도한다. 그리고 연달아 이어지는, 이제껏 어느 뮤직비디오에서도 보기 힘든 강렬한 색감의 대비가 탄성을 자아낸다. 오렌지색 태양빛 아래 대치하는 자세로 마주 보는 검은색 · 흰색의 백조 위에 하얀 드레스를 입은 채 서있는 제니. 다음 장면의 제니는 검은 옷을 입고 바위를 부여잡은 채 카리스마 넘치는 랩을 구사한다.

천사 같은 Hi, 끝엔 악마 같은 Bye, 매번 미칠듯한 High, 뒤엔 뱉어야 하는 Price, 이건 답이 없는 Test, 매번 속더라도 Yes, 딱한 감정의 노예, 얼어 죽을 사랑해.”

딱딱 맞아떨어지는 라임(rhyme: 시에서 시행의 일정한 자리에 규칙적으로 다는 운())과 상반적 대조(對照)를 이루는 단어의 노랫말들. 천사, 악마, 미칠 듯이 고조되는[High] 사랑의 감정과 사랑이 깨어진 뒤 치르는 대가[price]등 대조적 표현. 그리고 Hi, Bye, High, Price, Test, Yes, 등의 라임.

HEAVEN이라고 씌어 있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기() 센 언니 스타일로 과감하게 분장한 리사의 속사포 랩이 뮤직비디오 시청자들의 얼을 빼앗아 간다. 빨간 문을 발로 박차고 들어와 ‘love'’sweet'라는 글자로 가득한 과자상자들을 집어던지며 하는 랩.

“Here I come kick in the door, 가장 독한 걸로 줘, 뻔하디 뻔한 그 love, 더 내놔봐 give me some more, 알아서 매달려 벼랑 끝에, 한마디면 또 like 헤벌레 해, 그 따뜻한 떨림이 새빨간 설렘이, 마치 heaven 같겠지만, you might not get it in.”

의미의 대조와 완벽한 라임의 가사는 연인과 사랑하는 순간은 마치 천국 같겠지만 너는 이 안[사랑]으로 들어오지 못할 수 있다. 즉 애써도 사랑을 얻지 못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랑을 다 쓸어버리고 말겠다는 듯한 리사의 재빠른 손동작과 춤은 빨간 공간을 배경으로 시청자의 시야를 스피디하게 압도한다. 하이라이트는 바로 다음 부분이다.

나 어떡해, 나약한 날 견딜 수 없어, 애써 두 눈을 가린 채, 사랑의 숨통을 끊어야겠어,

LET’S KILL THIS LOVE!!!“

영화 툼레이더의 여전사, 라라 크로포드를 연상시키는 제니의 의상과 여전사 차림의 블랙핑크 멤버들의 강렬한 안무 퍼포먼스는 이곡의 최절정 하이라이트 파트다. 반복되는 후렴구 ‘LET’S KILL THIS LOVE!‘의 강렬함은 영상이 끝나도 시청자들의 귓가에 오래도록 맴돈다.

 

아프리카에서 온 K-POP 팬이 들려주는 K-POP의 약진 요인

한 달 전인 926, 아프리카 대륙 중서부에 위치한 국가 가봉(Gabon)’에서 온 25세의 아가씨를 만난 적이 있다. 네페르티티(NEFERTITI)라는 이름을 가진 여학생인데 우리나라에 한국어 공부를 하러 왔다고 한다. 그녀는 한국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생 프로그램 (KGSP: Korean Government Scholarship Program-KGSP는 한국과 수교를 맺은 국가의 학생들을 선발, 한국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한국에 왔다. 그녀의 가족들은 가봉의 수도 리브르빌(Libreville)에 살고 있으며 대학에서는 영어 번역을 전공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20192,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어로 된 책들[가봉의 공용어는 프랑스어임]을 영어로 번역하는 일을 해왔다고 한다. 그녀는 블랙핑크를 좋아한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십 년 전쯤인 청소년 시절부터 K-POP 팬이었는데 한국어 가사의 뜻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싶었다고 한다. 그녀의 이러한 꿈은 KGSP 장학 프로그램에 합격함으로써 구체화되었다. 내년에는 한국어 프로그램 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하여 공부를 마치면 한국 콘텐츠를 번역, 세계에 한국을 소개하는 일을 할 계획이다.

그녀는 K-POP의 매력을 한국적인 요소와 서구적인 요소의 적절한 믹스(MIX)에 있다고 보았다. 그 점을 해외 팬들이 좋아한다고 전했다. 가봉에서 살며 한국이라는 국가에 대해서 아는 것은 없었지만 K-CULTURE의 독특한 매력이 그녀를 머나먼 이국땅으로 이끌었다. 블랙핑크의 곡들이 보여주는 힙합(HIP HOP) 비트(beat), 파워풀한 가창력, 걸 파워, 멋지고 패셔너블한 이미지, 그 모두를 그녀는 좋아한다. 그녀가 10년 전, 처음 접했던 모() K-POP 걸그룹은 소녀가 가지는 청순함과 나약한 이미지[여성성]를 부각하는 측면이 있었다면 블랙핑크는 걸크러시 (girl crush : 여성이 다른 당찬 여성을 선망하거나 동경하는 마음 또는 그런 현상. 소녀(Girl)반하다는 뜻의 크러시 온(Crush On)의 합성어) 한 콘셉트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녀는 K-POP의 성공 요인으로 디지털 시대의 소셜 미디어의 역할을 꼽았다. 세계 도처에 거주하는 팬들이 트위터(Twitter), 페이스북(Facebook), 인스타그램(instagram) SNS를 통해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그들의 음악을 함께 누리고 소통한다. 그래서 지구 반대편에서도 실시간으로 K-POP 스타의 뉴스가 퍼져나가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전 세계적 팬덤은 커지고 이것이 서로 왕래가 쉽지 않은 먼 거리에서도 스타와 팬들 사이의 일체감을 높여 준다. 디지털 문명의 발전이 한국의 문화를 전 세계로 파급하는 든든한 전령사 역할을 한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녀는 그 외에도 인터넷을 통해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보았는데 특히 응답하라 1988시리즈를 인상 깊게 보았다며 골목 간 이웃들의 인정을 나누는 모습이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친구들과의 우정, 따뜻한 정() 같은 32년 전의 아날로그적 감성이 머나먼 이국, 아프리카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세계인, 이제 경계(境界)는 없다

K-POP이 사실 상업적 의도의 기획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측면이 있었다. 주말 저녁 음악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온통 비슷비슷해 보이는 외모와 콘셉트를 보여주는 아이돌 그룹이 무척 많다. 기성세대의 눈으로 보면 누가 누군지 구분도 쉽지 않고, 특히 걸그룹 중 일부는 가끔 선정적 콘셉트의 퍼포먼스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해, 질타를 받는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K-POP은 음악적 요소, 노랫말 가사가 지니는 시() 적이고 문학적인 요소, 댄스(무용)까지 어우러진 종합 예술 장르로 격상되었다. 90년대 후반 초기 K-POP은 청소년과 젊은 층을 위주로 한 일상의 탈출구 역할을 하기도 했다. 아이돌 그룹은 어린 청소년들을 상품화하는 산업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지만 외모 위주의 비주얼을 더 중시하거나 감각적 퍼포먼스에 함몰되지 않고 세계 주류 대중음악계에서 음악성을 폭넓게 인정받는 BTS나 블랙핑크 같은 뛰어난 아티스트 그룹들을 배출해내면서 이제는 초창기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역사적 진전을 이루고 있다.

한국적 정서, 우리의 정체성도 중요하다. 그러나 세계인의 보편적 정서와 트렌드의 접점을 파악하고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성공의 핵심 키(key)라고 생각한다. 예술은 그 시대의 사고(思考)와 현실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특히 대중음악은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바로 이 시점의 세계관과 정서가 구현된다.

너 나 할 것 없이 돈이 최고라는 자본주의 시대. 이기주의는 극으로 치닫고 그 속에서 우리는 형언하기 어려운 외로움을 느끼며 살아간다. 가만히 개인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누구나 무언가 하나씩은 결핍감에 허무를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사랑의 열병인 Lovesick을 앓고 있는 사람은 아니더라도 저마다 자신이 지닌 무게만큼의 고뇌를 안고 살아가는 이 시대. 현대인들에게 블랙핑크의 노랫말이 마음 저리는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공감(共感)을 준다.

“Lovesick girls, 모두 결국 떠나가고, Lovesick girls, 내 눈물이 무뎌져도, Lovesick girls

아프고 또 아파도, Lovesick girls, But we’re still looking for love!“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사랑을 찾고 있지 : 블랙핑크 ‘Lovesick girls’ 마지막 부분 가사)

누구나 원래 혼자 태어나 세상에 왔고 외로운 존재라는 걸 알지만 여전히 안식을 찾아 떠나고 싶어 하나 보다. ‘Lovesick Girls’는 고뇌를 툭툭 털어 내고 스스로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능동적인 여정을 떠나는 영혼의 보헤미안들을 위한 노래다. 세계인을 향해 쏘아 올리는 K-POP의 따뜻한 온도의 메시지가 메마른 세상을 헤쳐 나갈 힘을 지탱할 수 있는 위로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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