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공공재인 이유
의사가 공공재인 이유
  • 월간인물
  • 승인 2020.09.2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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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대학교 유아교육과 김승희 교수
광주대학교 김승희 교수
광주대학교 김승희 교수

교육부가 의과대학의 입학정원을 제한하는 그 자체가 이미 의사가 공공재임을 의미한다. 교육부가 입학정원을 제한하는 학과는 의과대학 외에 사범대학이 있다. 사범대학의 정원은 유···고등학생의 수에 따라 조정된다. 가르칠 사람과 배울 사람의 비율이 적절히 유지되도록 교육부가 입학정원을 조절하는 것이다. 학생 수보다 교사 수가 많으면 임용되지 못하는 교사가 발생하고, 학생 수보다 교사 수가 적으면 교육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이처럼 교사 대 학생의 비율이 적절하지 않으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므로 교육부는 적정 수의 교사가 유지될 수 있도록 사범대학의 입학정원을 조정한다.

마찬가지로 의사 대 국민의 비율이 적절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교육부는 의과대학의 입학정원을 조정한다. 만약 교육부가 의과대학의 입학정원을 제한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무엇보다도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각 대학은 의과대학을 신설하거나 의과대학의 정원을 늘릴 것이다. 그러면 많은 수의 의사가 배출되고 개인병원을 여는 의사가 많아져서 의사들은 무한경쟁에 내몰리게 된다. 의사들은 돈을 벌기 위해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시술을 더 많이 시도하고 과잉진료를 일삼으면서 대다수 국민이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다. 국민의 건강한 삶이 보장받지 못할뿐더러 대다수 의사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등 의사조차도 생존하기가 어렵게 된다.

그래서 각국 정부는 의대 정원을 제한하고 의사 수를 조절하며 의사만이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운영한다. 이러한 시스템에서는 의사 수가 무한히 늘어날 수 없으므로 의사는 안정적으로 의사라는 직업을 유지할 수 있다. , 국가의 보호 덕분에 의사는 자신의 직업과 안정적 생계를 보장받을 수 있다. 자본주의의 무한경쟁 속에 내몰리지 않고 의사가 높은 수준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누릴 수 있는 이유는 순전히 국가가 의사를 보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 의사는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의대를 갔고, 내 돈으로 의대를 다녔고, 내가 빚내서 병원을 개업했는데, 국가가 해준 게 뭐가 있냐고 주장한다. 국민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운영하는 시스템 속에서 자신이 보호받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심지어 많은 의사는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여기고 특별하게 대우받기를 원한다. 의대를 가기가 힘들고 의대 공부가 어려우니까 그에 합당한 보상이 마땅히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특권의식은 자신이 보건의료를 책임지는 국가의 시스템에서 보호받는 존재임을 깨닫는 순간 무너지게 된다. 자신이 개인병원을 운영할 수 있는 것도 국가가 의사수급을 조절한 덕분임을 깨달으면 더는 자신이 공공재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의사가 공공재가 아니면 국가는 의대 정원을 조정하지 않으며, 국가가 의대 정원을 조정하지 않으면 의사는 현재와 같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누릴 수 없다. 국가가 의대 정원을 조정한다는 그 자체가 의사가 공공재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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