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기계의 공존시대 새로운 패러다임을 탐구하는 과학자
인간과 기계의 공존시대 새로운 패러다임을 탐구하는 과학자
  • 유지연 기자
  • 승인 2020.08.31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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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화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KAIST 기계공학과 박용화 교수 Ⓒ유지연 기자

 

1760년경 영국을 중심으로 산업혁명이 일어난 이래, 21세기를 관통하고 있는 현대의 기계공학은 자동차, 여러 제조업에 사용되는 기계들, 전자소재, 센서, 바이오 분야, 헬스 센서까지도 포괄하는 스펙트럼이 무척 넓은 분야가 되었다. 전통적인 기간산업으로서의 기계공학이 현재는 경계의 지평을 넓혀 전통 물리학의 적용으로부터 공간 인식, 음향 인식, 생체 인식까지 접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 83KAIST는 기침 소리를 실시간으로 인식하여 기침하는 사람의 위치를 이미지로 표시해 주는 '기침 인식 카메라'의 개발을 공표했다. 이는 에너지기술평가원 인력양성사업의 지원으로 박용화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에스엠 인스트루먼트의 공동 연구로 이루어 낸 성과이다.

 

 

딥러닝기반 새로운 연구의 결실 기침인식카메라

KAIST 기계공학과 박용화 교수 연구팀은 기침소리를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위치 파악을 하기 위한 기술을 연구해 왔다. 현재 코로나19 감염병에 대한 방역이 가장 시급한 과제인 만큼 공공건물이라면 어디에나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사람 간 접촉을 하지 않아도 화상 카메라는 사람들의 체온을 자동으로 측정하여 감지하고 있다. 화상 카메라는 온도 차이를 구분하여 색상으로 표시하는 장치이다. 이 카메라의 장점은 비접촉으로 발열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것인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의 또 다른 대표 증상인 기침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표시할 수 없는 것이 기술적인 한계였다. 한편, 열은 단시간 내에 변화가 없기도 하고 뒤늦게 발열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비해 기침 증상은 신체 상태가 나빠짐에 따라 기침의 강도가 심해지기도 하고 회복기에는 잦아들기도 한다. 이에 초점을 맞춘 박용화 교수 연구팀은 기침소리의 자동인식 문제를 인공지능 기술로 풀어내고자 역량을 집중한 끝에 기침 인식 카메라를 개발해 내었다. 기침은 적절한 측정 및 표시장치가 없어서 쉽사리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고 이를 인공지능 기술로 극복하고자 하였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기침 소리를 실시간으로 인식하는 딥러닝 기반의 기침 인식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음향 시각화 기술과 접목해서 기침 소리의 이벤트와 그 위치를 시각화하였다. 기침인식카메라를 적용하면, 기침 소리와 기침하는 사람의 위치, 심지어 기침 횟수까지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기록이 가능하다. 음향 카메라와 딥러닝 기술은 각각 상용화되어 있는 기술이다. 그러나 그 두 분야를 융합하고 시너지를 내는 것은 아직 상용화가 되어 있지 않았다. 이 기술의 구현으로 학교나 공공장소와 같은 밀집 장소에서 전염병의 유행을 감지하거나 병원에서 환자 상태의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하기에 의료용 장비로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 교육계 양자 체험의 접점에서 쌓아 올린 창의적 미래 기술 연구

박용화 교수는 1999KAIST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교수로 부임하기 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13년이란 긴 시간 동안 재직한 독특한 산학(産學) 이력이 있다. 삼성종합기술원에서는 핵심소자 및 미래제품 분야의 기술을 연구했다. 4년 전부터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박 교수는 인간-기계 상호작용 연구실(Human-Machine iNteraction: Human Lab)을 설립하여 이끌어 오고 있다. 이 연구실은 기계가 인간처럼 사물을 감지하고 상태를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센서와 인식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이 분야의 범주는 인간의 오감(五感)과 관련한 3차원 공간의 인식, 음향의 인식, 접촉에 의한 진동 인식과 이를 이용한 헬스센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학문적 분야로 나누어 보면 진동/음향공학, 센서 및 신호처리, 시스템 변수 및 원인 규명, 딥러닝(Deep Learning)이 주요 연구 분야라고 할 수 있다. 공간 인식 테마에서는, 기계가 인간처럼 3D 공간 정보를 인식할 수 있는 3D 인식 소자와 Lidar 시스템을 연구한다. 이는 무인자동차, 자율 작업 로봇 등이 사물의 형상과 운동을 정확히 인식하는데 활용된다. 음향 인식 테마는 인간처럼 주변 잡음이나 울림이 있는 상황에서도 어느 소리인지를 잘 구분하고, 그 위치를 인식하고 듣고 싶은 소리만 들을 수 있게 하는 연구를 진행한다. 이는 현재 개발한 기침 카메라와 같이 일상에서 발생하는 음향의 의미를 파악하고 이를 응용하는 기술에 적용하고 있다. 진동 인식, 헬스 센서 테마는 진동 공학의 이론을 고체-유체 연성 시스템, 바이오 시스템으로 확장하여 진동 현상의 모델링 및 해석, 그리고 생체 지표의 측정을 위한 응용연구를 수행한다. 이를 통해 건강과 관련된 혈압, 혈당 수치, 피부, 근육, 혈관 탄력도 등 생체정보를 비파괴 방식으로 실시간 검출할 수 있는 헬스센서를 제안한다. 박용화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신 웨어러블 기기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의 스마트한 센서 및 인식 알고리듬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진동·음향 인식을 기계의 건강진단에 적용하면, 기계의 상태, 고장, 수명 등을 예측하는 기술로도 활용될 수 있기에 이에 대한 연구도 폭넓게 진행하고 있다.

 

인간과 기계의 소통 사회 새로운 가치를 파악하는 힘

저는 사람과 사회에 나타나는 어떤 현상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 주제로 삼으려 노력합니다. 아울러 거기에 필요한 기술은 무엇이 있는지, 내가 잘할 수 있는 주제인지, 현재보다 조금 더 잘하려면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합니다. 공학자로서 우리나라와 사회에 가치 있는 방향으로 기여할 수 있는 건 무엇인가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박용화 교수가 추구하는 이상은 과거 전통적 기반 기술이었던 기계공학 분야가 새로운 분야의 미래기술과 접목되어 끊임없이 첨단 기술을 창출하고. 전통기술과 첨단기술이 조화 되도록 절묘하게 운영하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연구를 통해서 새로운 일꾼 오만 명을 배출해내고 싶다는 소원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겨나면 그에 따른 새 제품이 나올 것이고 서비스도 필요하고 AS도 해야 할 것이고 R&D(연구개발 Research and Development)도 해야 될 것이다. 휴먼 머신 인터랙션(Human-Machine iNteraction), 사람과 기계의 소통을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도 이루고 싶은 것이다. 코로나19 감염병 시대에 기침인식카메라를 개발한 것도 공학 분야 학자로서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한 연구 중의 하나이다.

기침인식카메라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죠. 기침 자체가 사람한테서 나오는 것입니다. 모든 연구의 관심을 사람 쪽으로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사람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고 어떻게 유용하게 쓸 것인지 파고들다 보면 새로운 것들이 보일 수 있습니다. 뉴스를 보니 다수의 작업장에서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데, 안전시스템이 미흡하거나 초기대응의 문제가 많은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위기상황의 발생 초기, 자동으로 감지하는 시스템이 중요합니다. 사고가 나면 사람이 소리를 지르겠죠. 근데 그 묘한 소리. 생존을 위한 그 소리는 독특한 소리인데 인공지능에게 그 소리를 학습 시켜 작업장에서 비명을 인지하게 해서 위험을 빨리 감지토록 하려고 합니다. 상황이 판단되면 기침인식 카메라와 비슷한 원리로 위치를 파악해서 바로 구출하면 초기 대응이 빨리 되겠죠. 밤이나 시야가 가려진 열악한 작업환경에서는 매우 유용할 것 같아 기침카메라 다음에는 비명카메라를 연구할 계획입니다.”

 

생각 여백을 채우는 상상력을 키우는 과학교육

박용화 교수는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상상력이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근래 학생들이 책에 나오는 것을 배우고 정답을 적어내는 것은 아주 훈련이 잘 되어 있는데 반해 상상하는 훈련은 대체로 부족한 편이다. 학생들이 기억력만 훈련받고 상상력 훈련은 거의 받지 않았다. 정말 훌륭한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상상력이란 그냥 근거 없이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사람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아는 지식을 적용할 때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재미있으면서 쉽다면 이미 기존 연구에서 다루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새로운 관점에서 도전하고 어려운 난관에 부딛혀도 계속 흥미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새로운 것들을 상상해서 잘 적용해보고 성과를 경험해 보는 것을 학생들에게 강조합니다. 편한 것을 좋아해서 정해지면 무난히 가는 것. , 모범답안을 써내듯 하는 마인드가 저와 학생에게 조금씩 다 있는데 그것이 제일 경계 해야 될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분야에 상상력을 도모하고 어릴 때부터 많은 경험을 하게 하고 학생들에게 시간을 주는 교육, 여유를 주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박용화 교수의 교육관이다.

박용화 교수의 연구 지향점은 미래에 있다. 전통과 트렌드는 어떻게 수용하고 제어하느냐에 따라 상호 배치될 수도 있고,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그렇기에 그는 지난 십여 년 간 괄목할 만한 산업계의 변화들을 돌이켜 보면서, 변화를 잘 수용하고 자신의 분야에 소화하는 능력이 선도그룹의 덕목이라는 결론을 도출한다.

2020년은 박 교수의 연구가 본격적인 결실을 맺기 시작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특허, 논문 등 두드러진 결과들이 올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연구자로서, 학생들과 함께 의미 있는 성과들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향후 연구에 중요한 추진력이 될 것이다. 기침 인식 카메라가 그중의 하나의 의미 있는 성과이고, 이를 더욱 발전시켜 실생활의 다양한 음향 인식 분야에 성과를 만들어낼 계획이다.

또한 그는 KAIST에서 신기술 개발을 위한 창의적 문제 해결방법 등을 체계적으로 학부에서 교육하는 과목을 개설하거나 보완했다. 기존의 전통 학습 커리큘럼과 더불어 산업현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문제 정의 및 해결 능력, 아이디어의 구현 능력 등을 학부 단계에서부터 체득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하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창의적인 가치를 만들고 리더가 되는데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학설계, 창의적시스템구현(Capstone Design), 산업체 인턴 프로그램 (ME-Coop)이 그것으로 그 효과가 처음에는 바로 보이지 않아 학생들이 어려워하였으나, 점차 학생들의 호응도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의 기계공학에 적용 관련한 과목과 전통적인 과목으로 동역학, 진동공학, 데이터 분석 및 신호처리 분야를 가르치고 있다. 박용화 교수는 또한 학회 활동으로는 주로 첨단의 산업체 적용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학술적인 탁월함이 동시에 필요하므로 전통적인 진동공학, 음향공학, 그리고 AI 분야 학회 등 (대한 기계공학회 동역학 및 제어 부문, 인공지능 부문, 소음진동 공학회, 음향학회)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교육자로서의 박용화 교수의 궁극적인 바람은,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결과들이 자신의 연구 성과나, 제자들의 성장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이다. 과거 공상과학 영화 속에서 표현했던 인간과 기계가 서로 소통하고 상호작용을 하는 세상이 도래했다. 과거, 우리가 스치는 바람 소리에 무심했다면 이제 우리 곁에 미세하게 이는 바람 소리 속에 잠재되어 있는 의미와 가치를 파악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미세한 음향 세계 속에서도 놓치지 않는 좀 더 가치 있는 정보를 탐구하는 그의 공학자로서의 쉼 없는 연구 노력은 우리 삶을 한 단계 진보시키는 든든한 초석이 되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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