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제 간, 분야 간 융합연구 통해 ‘인간중심’ 건축환경 만드는데 기여할 것
학제 간, 분야 간 융합연구 통해 ‘인간중심’ 건축환경 만드는데 기여할 것
  • 정이레 기자
  • 승인 2020.08.2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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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훈 국립한경대학교 디자인건축융합학부 교수
안종훈 국립한경대학교 디자인건축융합학부 교수 Ⓒ정이레 기자
안종훈 국립한경대학교 디자인건축융합학부 교수 Ⓒ정이레 기자

한경대학교 건축학부 안종훈 교수가 수행하는 연구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그는 공간을 사용하는 단 한 사람이라도 불편함을 느낀다면 건축 시스템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함을 강조한다. 건축을 둘러싼 환경, 에너지, 교통,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연구를 수행하며 건축에 대해 고민하는 안 교수를 만났다.

 

건축물 지속가능성을 위한 에너지 소비 실태 연구

안종훈 교수는 건축환경의 개선과 거주자 쾌적도 향상을 위한 기계적 제어 방법론, 건축환경의 상태와 품질에 관한 다양한 결정론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나아가 인공신경망, 머신러닝 등 현대적 통계기법을 활용해 인간이 가진 비정형성과 비정량성을 바탕으로 가치 판단의 기준 및 결정에 관한 방법론을 찾는 데 집중한다.

안 교수는 최근 2020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 제30회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그는 여러모로 부족한 연구임에도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았다며 한국생태환경건축학회와 김창성 회장 및 심사위원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에 있어 거시적 관점에서 범위 좁혀나가기와 미시적 관점에서 범위 넓혀나가기, 그리고 이 두 방향이 만나는 교차점에 관한 탐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에 수상한 ‘A benchmark methodology to assess the energy performance of train station complexes’ 논문은 첫 번째 방향에 있어서 기본 연구이며, 보건, 금융, 교통, 환경, 에너지, 문화 등 국가사회기반 시설 중 복합철도역사의 지속가능성에 관한 에너지 소비 관점에서의 초기접근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다양한 영역에서 건축물의 지속가능성이나 분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 소비 실태에 관한 연구와 자료수집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사회기반시설 중 하나인 공공대중교통시설물의 에너지 소비 실태에 관한 연구는 건축물의 유형적 한계로 인해 일반적인 결론을 내리기에는 부족한 상태죠.”

예를 들어 A라는 복합철도역사의 에너지 소비가 100, B의 경우 90이라 할 때 B10만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90이라는 숫자 자체가 복합철도역사로서 효율적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수백에서 수천 개의 복합철도역사 샘플을 기반으로 통계적 비교분석이 수행되어야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러한 규모의 샘플을 얻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안 교수는 이러한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고, 아주 적은 수의 샘플로 비교적 정확한 벤치마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인공신경망, 머신러닝 등 더욱 정밀한 현대적 통계기법을 활용하여 내용의 약점을 보완할 계획이다.

안 교수는 학제 간 융합연구를 통해 해당 연구를 확장할 것이라 전하기도 했다. 국가와 사회기반시설을 넘어 예술이나 행정, 법학, 인문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하며 인간 유형에 관해 연구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같은 실내 환경 속에서도 개개인이 느끼는 쾌적함의 정도는 각기 다르다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건축학이 실내 환경을 제어하고 공간에 머무르는 이들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 설명했다.

 

 

거시적미시적 관점에서의 연구 병행하며 새로운지표 제시할 것

지구적 스케일에서 건축물이 미치는 영향, 인간 심리적 스케일에서 건축물이 미치는 영향이라는 두 영역에서는 연구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요소, 요인, 인자, 변인 등에 대한 다양한 선택권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점이 연구 결과에 생각지도 못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죠.”

안종훈 교수는 한 작업장 내에서 냉방장치가 한 시간 정도 작동하지 않는 문제를 예로 들었다. 상황에 따라 가볍게 생각하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반도체 웨이퍼 성형을 하는 곳이나 유력 포털 사이트의 서버룸, 말기 췌장암 환자의 치료가 진행 중인 수술실 등 여러 중차대한 상황 앞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인간을 위해 최적의 작업환경을 제공해야 할 건축물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한 시간의 심리적 불쾌감이 어디까지 영향을 줄지는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안 교수는 건축환경을 구성하고 품질을 평가하는 수많은 요소 중 무엇을 배제하고 무엇을 포함하는가, 무엇을 무시하고 무엇을 중요시할 것인가에 관한 결정론적 관점은 단순히 기계적이고 수학적인 수치들 이면에 자리 잡은 민감하지만 모호한 현상들을 이해하는 것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이에 거시적 관점에서 무시되어왔던 요소들, 미시적 관점에서 미처 배려하지 못했던 요소들에 관한 면밀한 연구와 분석을 수행하며 효과적으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지표들을 취사 선택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그다.

지난 2016년부터 안 교수는 공공대중교통시설인 공항 청사와 관련한 연구와 거주자 쾌적성을 연계한 실내 환경 제어 모델 개선 연구를 지속해서 개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올해 SSCI, SCIE급 논문을 3편 게재했다. 또한, 실내 환경 제어 모델의 개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면서 5~6편의 논문을 작성 중인 그는 후속 연구를 위한 데이터 수집도 병행하고 있다.

 

안종훈 국립한경대학교 디자인건축융합학부 교수 Ⓒ정이레 기자
안종훈 국립한경대학교 디자인건축융합학부 교수 Ⓒ정이레 기자

 

통합적 연구 통해 건축환경분야 발전에 기여하겠습니다

“‘건축환경이라는 말에 대한 이해도도 없던 학부 시절 이경회, 김병선 교수님의 열정적인 강의들로부터, 최근의 이승복, 김태연, 문진우, 조술연 교수님의 건축환경 및 에너지 분야에 관한 지속적인 학문적 자극을 통해, 지금도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스스로 느끼고 있습니다. 선구적 연구들의 통찰력과 혜안을 오롯이 정리하여, 후배 연구자들의 건축환경 분야 연구와 실무에 작은 자극을 줄 수 있다면 제 연구의 목표는 달성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석사 학위까지만 해도 건축 디자인에 관심을 두던 안 교수는 모교가 디자인 분야에 강점을 둔 학교임에도 건축설비나 시스템구성론 등 폭넓은 내용을 다뤘다고 말했다. 이러한 환경이 디자인을 공부함에서도 건축환경이나 에너지, 설비, 실내 환경 등에 대한 이해가 중요함을 인식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는 건축에도 시공, 디자인, 구조 등 다양한 분야가 있기에 각자의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향후 건축의 여러 분야를 통합적으로 융합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더불어 학문의 특성상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 다짐했다.

유의미한 연구 성과를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 과제를 탐색하고 있습니다. 깊이 있는 고민과 다른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최신 기술, 유망 기술들을 잘 융합하며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해가겠습니다.”

안 교수는 환경 문제에 관한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다. 오래전부터 환경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인간의 삶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여전히 문제가 지속하고 있다. 그는 누구나 환경 문제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하고 있지만 여러 이유로 인해 실질적 해법을 마련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환경 관련 분야의 유망성에는 누구나 동의하지만 이를 둘러싼 주체들 간의 시각차이나 경제성의 논리 등 다양한 이유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2, 30년 후에도 이러한 문제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며, 산업계와 학계, 문화계 등 다양한 분야 간 균형을 맞추는데 기여하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현재 안 교수는 한국생태환경건축학회 편집부 활동과 더불어 대한건축학회, 한국건축친환경설비학회, 대한설비공학회, 한국그린빌딩협의회 등에서 학문적 교류를 이어가고 있으며, 실무 설계 경험과 건축환경 분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중앙부처 제안공모 심사와 지자체 건축심의위원회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인간에 대한 고민 이어가는 연구자 꿈꿔

교육자로서 안종훈 교수는 후학들에게 인간과 인간성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다. 아무리 효율적이고 정확하며, 경제적이고 다재다능한 건축 시스템이라 할지라도 단 한 명의 인간이 그 안에서 불편함을 느낀다면 다시 원점에서 생각해야 함을 강조하는 그다. 안 교수는 하나하나의 개인 없이는 공동체도 결코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자주 망각하는 실수를 범하곤 한다며, 사회에서 허락한 시간과 자원의 한계로 인해 우리가 놓치는 인간과 인간성은 없는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진행되는 많은 연구가 기존부터 이어져 온 것임에도 그 과정에서 개선점이 발견되며 지속해서 발전하다 보니 완전히 새로운 분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향후 기존의 것과 새로운 것을 어떻게 엮어가며 이어주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되겠죠.”

안 교수는 연구의 기획부터 실무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스스로가 책임을 지는 교수라는 직업에 대한 만족도를 표하기도 했다. 기업에 소속되어 있을 때와는 그 역할이나 책임감이 다르기에 여기에서 오는 책임감과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연구주제를 고민하며 자신의 연구를 자유롭게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은 그가 연구자로서 느끼는 장점 중 하나다. 때론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라 할지라도 이를 기록하고,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은 그가 연구를 수행하면서 커다란 즐거움이 되고 있었다.

안 교수는 처음 교수라는 직업을 택할 때만 해도 학생들에게 전문지식을 가르치는 것 외에도 취업 등 진로지도나 일상생활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것이 막연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학생들과의 소통에서도 즐거움을 느낀다고 전했다. 서로의 기대치가 다르기에 가끔 실망할 때도 있겠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서로 배우는 점이 있다고 말하는 그다. 안 교수는 학생들을 대함에서도 조급한 마음을 갖기보다 그들이 고민하는 학업, 일상, 진로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해 긍정적인 자세로 마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강의부터 소통방법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안 교수는 소통에서도 유연한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현재까지는 대면 강의나 소통이 더 원활하다고 느꼈지만 변화하는 환경 속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 및 소통에 대한 선호도를 보이기에 자신 또한 이러한 변화에 맞춰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렇듯 유연한 태도는 그의 연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건축 분야에만 국한된 연구가 아닌 유연한 자세에서 학제 간 연구를 수행하는 등 그 범위를 확장하여 건축환경을 개선하는데 이바지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학제 간 연구, 전공 분야의 융합 등은 예전부터 지속해서 중요한 키워드였습니다. 건축환경과는 결절점이 거의 없어 보일 수 있는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어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2020년 상반기, 인류사에 오래오래 기록될 이 대혼란의 시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게 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우리는 모두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행동만이 남은 거죠.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대한민국, 나아가 범지구적 건축환경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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