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안면 및 수부이식 실현을 위한 기초연구와 인식전환을 이끌어나갈 것
국내 안면 및 수부이식 실현을 위한 기초연구와 인식전환을 이끌어나갈 것
  • 정이레 기자
  • 승인 2020.08.25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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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원 연세대학교 성형외과학교실 교수
홍종원 연세대학교 성형외과학교실 교수
홍종원 연세대학교 성형외과학교실 교수 Ⓒ정이레 기자

영화 속 페이스오프가 현실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안면이식은 30건 이상, 수부이식은 100건 이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며 어려움을 겪던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안겨 주었다. 국내에서도 2017년 수부이식이 최초로 성공하며 이러한 이식수술의 필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연세대학교 성형외과학교실 홍종원 교수는 그간 안면이식, 수부이식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알리며 분야 발전을 이끌어왔다.

 

성형외과 측면에서의 재건영역, 줄기세포 연구

성형외과 학문은 선천성기형, 외상 혹은 암 절제 후의 재건영역에서 발전해왔다. 그 과정에서 습득된 의학적 지식이 발전하여 미용과 해부의 영역으로까지 확장되었다. , 성형외과 기초연구 영역은 창상, 외상치유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는 성형외과 영역에 줄기세포, 3D printing까지 접목되며 더욱 폭넓은 연구가 진행되는 추세다. 홍종원 교수는 임상으로는 안면외상(facial trauma), 두개안면재건(craniofacial reconstruction), 두경부재건(head&neck reconstruction), 수부재건, 선천성 수부질환 등을 다룬다. 그는 정형외과의를 꿈꾸다 신경외과 분야에 흥미를 느꼈고,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결국 성형외과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현재 홍 교수는 신경외과와 협업하며 두개저재건술(skull base reconstruction), 3D printing을 이용한 두개골성형술(cranioplasty)을 시행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져온 분야를 다루는 데다 최근 이슈가 되는 영역을 실제로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그다.

연구 측면에서는 줄기세포(stem cell), 창상치유(wound healing) 등의 초창기 연구에서 현재는 이식면역(transplan- tation immunology) 중 면역관용(immune tolerance)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 초창기만 해도 제대혈줄기세포, 골수줄기세포에만 국한되어 있었지만, 줄기세포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며 지방 세포에도 줄기세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홍 교수는 지방과 관련한 시술을 많이 하는 성형외과 영역에서 지방은 익숙한 조직이라 설명했다. 상처치유 모델 또한 다른 질환의 영역과 달리 외부에 노출된 부분이었기에 줄기세포를 주입하고 결과를 살피는 데도 유리했다. 그는 강사 시절은 성형외과 영역의 창상치유와 이슈가 되는 줄기세포의 영역을 동시에 공부하고 연구할 기회였다고 전했다.

홍 교수는 최근 ‘Analysis of factors involved in brain-death donor processing for face transplantation in Korea: How much time is available from brain death to transplantation?’ 연구로 2020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 제30회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해당 논문을 처음 기획했던 2012년만 해도 관련 자료에 대해서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기에 더욱 감격스러운 수상이었다. 그는 의미 있는 분석 자료를 사장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2018년에 다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며 논문으로 결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지금이라도 그 의미와 취지를 알아주어 다행이라며, 이번 수상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장기이식 분야는 뇌사자 관리부터 이식에 이르는 과정이 잘 조율되며 발전해왔습니다. 의료적으로나 윤리적으로도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죠. 그러나 안면이식과 수부이식은 미용을 위한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기에 그 필요성을 설득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국내 안면이식, 수부이식의 실현 위한 기반마련

홍종원 교수는 ‘Analysis of factors involved in brain-death donor processing for face transplantation in Korea: How much time is available from brain death to transplantation?’ 논문을 통해 뇌사자 발생부터 이식에 이르기까지의 여러 단계에서 걸리는 시간과 뇌사 요인 등을 분석했다. 특히 시간 분석에 관한 연구는 이식영역에서도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연구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재건수술은 우리 몸 어디든 결손이 있는 부분을 대상으로 합니다. 저는 안면부, 두경부, 두개골, 수부 쪽을 담당하고 있죠. 재건수술이 많이 발전했다 하더라도 인체 본연의 기능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안면이식, 수부이식이 필요한 이유죠.”

홍 교수는 강사 시절 우연히 복합조직동종이식(composite tissue allotrasnplantation)을 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복합조직이란 간, 신장, 폐 등 단일조직에 의한 장기가 아닌 피부, 지방, 근육, 신경, 뼈 등 다양한 조직으로 구성되었다는 통합적 의미다. 얼굴과 손을 대표적 예로 꼽을 수 있다. 기존의 장기이식 경우 수술 술기뿐 아니라 제도적으로도 많은 시행착오와 노력 끝에 상당한 진화를 이루어왔다. 재건수술도 많은 외상환자에의 경험과 미세현미경, 수술 도구의 발달 등 의학과 과학기술이 종합되어 진화된 분야다. 홍 교수는 처음 안면이식, 수부이식에 대해 관심을 두고 공부를 시작할 당시 재건의사는 이식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이식의사는 재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어려움을 겪었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특히 기존 관념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기에 이러한 인식을 바꾸고자 부단히 노력해온 그다. 홍 교수는 재건영역에서 이식의 진화과정을, 이식영역에서는 재건의 진화과정을 설득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안면이식, 수부이식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협조적분위기를 바탕으로 한 수술 외의 과정이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관심이 적은 상황이었죠. 실제로 중국에서도 안면이식, 수부이식이 이루어졌으나 전후 준비와 관리 부실로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2012년 홍 교수는 KONOS(질병관리본부 산하 국립장기이식센터)에서 17개월 치 648명 뇌사자 정보를 받아 다각도로 분석, 해당 내용을 해외학회 및 국내학회에서 발표했다. 그러나 국내외 모두 이에 대한 좋은 반응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나아가 제도권에서의 반발이 이어졌다. 홍 교수는 이러는 상황 속에서도 해외에서는 안면이식, 수부이식이 재건수술로 꾸준히 발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2017, 우리나라 첫 수부이식이 성공하자 국내 여론도 긍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홍 교수와 몇몇 성형외과의들은 장기 및 이식에 관한 법률개정 자문에 참여하는 한편 사장되었던 논문을 새로운 자료를 바탕으로 다시 완성하며 영문판 대한성형외과학회지(APS: Archives Plastic Surgery)에 게재했다. 그는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들이 결코 순탄치 않았지만, 이제는 의학학술지 검색창인 Pubmedface transplantation으로 검색하였을 때 세계 모든 관련 연구자들이 자신의 논문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대한민국 성형외과

대한민국 성형외과는 미용뿐 아니라 재건영역에서도 높은 수준을 자랑하며 세계적으로도 입지가 높다. 일부 성형외과 분야에서는 해외 출판사에서 직접 한국에 교과서를 의뢰하기도 한다. 홍종원 교수는 타과의 경우 대학교가 가장 높은 수준의 의학이자 3차 진료를, 개원가는 1, 2차 진료를 하는 것과 달리 성형외과는 개원가는 대학과는 다른 영역에서 최상위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외 환자들이 개원가를 찾는 경우가 많으며, 개원가에서 연구나 SCI급 논문 게재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대한성형외과학회지와 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지는 6년 전부터 영문학술지로 전환하고, Pubmed에서 검색되는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저희 성형외과 학술대회에서는 영어 세션을 유지하다 2016년부터는 국제학술대회로 완전히 변경, 공식 언어를 영어로 하고 있습니다. 발표와 질문, 토론 모두가 영어로 진행되죠. 현재는 해외에서도 온전히 등록하여 참여하는 학회로 부상하였습니다. 지난해 대한성형외과학술대회(PRS Korea: Plastic & Reconstructive Surgery Korea)에 참석한 1,412명 중 해외참가자가 총 34개국 318명에 달했죠.”

홍 교수는 한국 성형외과의 노력으로 이뤄낸 성과라며, 이러한 분위기는 다시 임상과 연구에 정진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학회는 기초연구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성형외과 영역에서 3D printing 기술을 활용해 실제 환자 맞춤형 안면골, 두개골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으며, 조직공학과 융합하여 더욱 효과적, 지속해서 작용할 수 있는 세포치료 지지체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6년 전부터 남극 극지 활동에 필요한 의학 분야를 다루는 대한극지의학회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세종기지, 장보고기지, 아라온 쇄빙선에서 활동하신 의사들과 극지 의학에 관심을 두는 의사들이 모여서 만든 단체죠. 저 또한 세종기지에서 의무대원으로 월동하며 느낀 점을 극지의료정책에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홍 교수는 복합조직동종이식과 관련한 미국 학회인 ASRT(American Society for Reconstructive Trans-plantation)의 창립구성원으로서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홍종원 연세대학교 성형외과학교실 교수 Ⓒ정이레 기자
홍종원 연세대학교 성형외과학교실 교수 Ⓒ정이레 기자

연구와 임상 균형 맞추며 환자를 위한 의학연구자 될 것

안면이식, 수부이식 외에도 홍종원 교수는 면역관용(immune tolerance)에 관한 연구를 수행중이다. 현재는 다른 사람의 부위에 대해 거부반응을 막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는 필시 좋은 약임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이 따라 오기도 한다.

홍 교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가 면역관용이라 말했다. 현재 그는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면역관용의 기전을 밝히고 이를 실제 임상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임상적 노력도 병행된다. 2017년 국내에서 수부이식이 시행된 이후 장기법 개정 자문 과정을 거친 홍 교수는 2018년부터 세브란스 안면이식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 그는 안면이식, 수부이식과 관련한 부분을 많은 이들에게 공유하고, 이에 관한 논의와 협력을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재건영역과 이식영역 간 이해를 높이는데 기여해온 홍 교수는 향후 분야가 발전한다면 한국의 재건영역에서 그 역할을 다할 것이라 다짐했다.

더불어 홍 교수는 연구 환경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연구에도 시장원리가 적용될 수밖에 없지만 반드시 필요한 연구라면 장기적 안목이 밑받침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과제나 성과를 평가할 때 타 논문, 다른 국가의 선례와 비교해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이 최초가 되어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준을 내려놓고 스스로의 위치와 평가를 믿고 진행하는 자신감이 필요한 때임을 지적했다.

저는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임상의사이자 의과대학 소속의 의학자입니다. 근본적으로는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목표죠. 더불어 의과대학에 근무하는 목적은 최고 수준의 의학을 구현하는 데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모두를 잘하는 동료, 선배, 후배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죠. 이러한 균형감각을 유지하며 자신의 주제를 꾸준히 연구하는 의학연구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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