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춘 국립국어원장 - 국가 언어자원 수집·관리 등 다양한 사업 통해 국민이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는 환경 만든다
소강춘 국립국어원장 - 국가 언어자원 수집·관리 등 다양한 사업 통해 국민이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는 환경 만든다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0.08.21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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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문화콘텐츠산업의 미래
소강춘 국립국어원장 ⓒ박소연 기자
소강춘 국립국어원장 ⓒ박소연 기자

 

국립국어원은 국어를 발전시키는 어문정책을 수립·시행하고 국민의 바른 언어생활을 선도하는 다양한 연구 사업을 수행하고자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소속기관이다. 합리적인 국어정책 추진에 필요한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 언어 규범의 보완·정비, 국가 언어자원의 수집·관리 등 국민 언어생활의 편익을 증진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국민이 원활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언어 사용 환경을 개선하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교육의 질을 높이는 일에도 힘을 쓰고 있다. 소강춘 원장은 국립국어원은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이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어문 규정을 비롯한 국어 생활의 표준을 현실에 맞게 정비하여 국민 여러분의 일상에서 한국어가 편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고, 통일 시대를 대비하여 민족어 통합의 밑바탕을 다지겠습니다라며, “국어 지식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국민 여러분께 정제된 언어 정보를 제공하면서 장애, 가난, 이민 등의 이유로 한국어를 마음껏 누리지 못하는 이들에게 먼저 다가가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국어의 발전과 국민의 언어생활 개선을 위해 다양한 연구와 정책을 수행하는 국립국어원의 소강춘 원장을 만나 보았다.

 

그동안의 역점사업과 현재 집중하고 계신 현안들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국립국어원의 위상이 높아지고 역할도 커지면서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고려하며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마침 내년이 개원 30주년입니다. 이에 맞추어 앞으로 30년을 대비하는 국립국어원 발전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국가 언어자원 통합 관리, 공공언어 품질 제고, 한국어 교육의 지평 확대 등을 위한 추진계획을 담을 생각입니다. 뒤에 따로 자세히 말씀을 드리겠지만, 거대 자료(빅데이터)의 하나인 대규모 국어 말뭉치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첫 번째로 꼽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의식주가 인간 생활의 세 가지 기본 요소였다면, 이젠 여기에 데이터를 포함시켜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른바 의식주+데이터의 세상을 준비하고 선도하기 위해서는 국가 언어자원을 대규모로 구축하고, 국민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합니다. 또한, 최근 공공 부문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 우리말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국립국어원은 공공언어 통합 지원 체계를 갖추어 각종 공문서, 보도자료, 법령문, 문화재 안내문 등 다양한 유형의 공공 문서들을 쉽고 바르게 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제가 부임한 이후로 지원 건수가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특수언어, 즉 수어와 점자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높이고 특수언어 사용 당사자들의 정보 접근권을 높이는 데에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하여 공개 브리핑 자리에 수어 통역사가 항상 옆에 서 있는데, 이것을 국립국어원이 주관하고 있습니다. 이 덕분에 농인(청각장애인)의 언어인 수어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서 뿌듯합니다. 점자도 표기 규정을 정비하고 다양한 교육 자료를 개발, 보급함으로써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권이 높아졌습니다.

 

국어정책의 다른 주요 이슈는 무엇이고, 국립국어원은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래도 정보화 시대에 국어는 어떻게 변하고, 국어정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 가장 큰 화두라 하겠습니다. 정보화는 언어 행위가 이루어지는 모든 측면, 즉 언어 사용의 주체와 객체, 정보 전달 방식과 범위 등을 새롭게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정보화 시대에는 전달자와 수신자가 고정되지 않고 수시로 뒤바뀝니다. 전문가만 정보를 생산하지 않습니다. 눈여겨보지 않았던 소소한 정보들이 저마다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무엇보다 유통되는 정보량이 어마어마합니다. 그런데 이런 정보들은 대부분 소리와 문자라는 언어적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정보가 적재적소에 잘 쓰일 수 있도록 갈무리하고 보급하려면, 중심을 잡아 주어야 할 기관이 필요합니다. 국립국어원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저의 소신이고 그런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한류와 함께 뻗어 나가고 있는 한국어 교육의 품질을 제고하는 데에도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어 해외 보급 사업은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을 늘리는 양적 팽창에 중심을 두어 왔다면, 이제는 교육의 품질을 높여서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는 사람을 키워야 하는 때가 됐습니다. 국립국어원은 다양한 배경의 다양한 언어권에 맞춤형으로 고품질의 한국어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제 통용 교육과정과 교재 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의 우리말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투리와 같은 일상대화를 포함한 말뭉치사업에 대한 소개와 함께 현재 진행 상황이 궁금합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2019년에 인공지능 한국어 처리에 활용 가능한 한국어 말뭉치를 대규모로 구축하였습니다. 신문 기사, , 방송 언어, 강연, 일상대화 외에도 메신저 대화, 블로그, 게시판, 리뷰 등에서 쓰이는 다양한 언어 자료를 수집하여 18억여 어절 규모의 말뭉치를 구축하였습니다. 이 말뭉치는 관련 산업계와 학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난 8월 말에 모두의 말뭉치라는 누리집에 공개하였습니다. 올해에도 신문 기사, 일상대화 등 언어 변화를 반영한 말뭉치를 지속적으로 구축하고 있으며, 구축된 말뭉치를 공유하며 활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체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소강춘 국립국어원장 ⓒ박소연 기자
소강춘 국립국어원장 ⓒ박소연 기자

 

국립국어원에서는 오래전부터 국어문화학교를 운영하면서 바른 언어를 보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사업의 의의와 성과를 소개해 주십시오.

국립국어원은 1992년부터 국어문화학교를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2000년부터는 교육을 신청한 공공기관, 교육 기관, 기업체 등을 강사가 직접 방문해서 강의하는 찾아가는 국어문화학교도 운영하면서 증가하는 교육 수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국어문화학교는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뿐 아니라 일반인도 신청이 가능해서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국어와 관련된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립국어원 누리집에서는 온라인 국어문화학교도 운영을 하고 있는데, 원내 과정과 방문 과정, 온라인 과정을 합하면 연간 4~5만 명이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국어문화학교를 통해서 많은 국민들에게 어문 규범이나 쉬운 공공언어 쓰기, 국어문화와 관련한 국어 능력 함양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대한민국의 올바른 언어문화정책과 관련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을 함께하는 기업과 단체의 종사자와 교육·연구자들, 국민과의 소통과 협업을 위해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공공언어는 결국 공공언어를 사용하는 당사자가 지금의 공공언어가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인식하고 우리말을 바르게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만 개선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립국어원은 각 부문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기관들과 협업하여 해당 부문의 공공언어를 스스로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어기본법에 따라 모든 중앙행정기관은 전문용어표준화협의회를 두어 오용·혼용되고 있는 전문용어를 표준화해서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별 중앙행정기관의 공무원들이 전문용어를 표준화하는 데에는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국립국어원이 관계 분야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해서 해당 기관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기상청과 해양경찰청 등과 협업을 진행했고, 올해는 금융위원회, 행안부, 교육부 등과 중점적으로 협업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문화재청과는 문화재 안내문 개선 사업을, 법제처 및 국회 법제실과는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을 함께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국도로공사와는 건설 분야에서 쓰이고 있는 일본식 용어를 우리말로 다듬어 쓰도록 순화어를 제공하고 교육 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접촉면을 넓히면서 공공언어가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은 국민들이 쉽고 재미있게 올바른 국어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온라인 소식지 쉼표, 마침표.를 발간하고 있는데, 올해는 특히 누리소통망(SNS) 쪽을 대폭 강화해서 방문자 수가 작년 대비 50% 이상 늘어나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시각장애인이나 농인과 같은 언어 취약 계층을 위한 정책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지 소개해 주십시오.

국립국어원에서는 한국수어와 농문화의 발전, 그리고 시각장애인의 언어 사용 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먼저, 수어의 발전과 보급을 위해 기초자료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실증적이고 객관적인 언어 연구와 사전 편찬을 위해 농인 화자의 자연 발화를 수어 말뭉치로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수어를 배우고자 하는 청인들에게는 수어 정보를,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농인들에게는 한국어 정보를 제공하는 한국수어-한국어 사전’, ‘한국어-한국수어 사전을 편찬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수어를 정확하고 올바르게 보급하기 위해서는 수어를 가르치는 교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교원 자격을 관리하고 교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국어원에서는 한국수어교원 자격 심의, 한국수어교육능력 검정시험 운영, 한국수어 교육자료 개발 등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편, 시각장애인에게 점자는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입니다. 한글을 올바르게 표기하는 규정으로 한글맞춤법이 있듯이, 점자에도 점자 규정이 있어 한글과 수학, 과학, 음악 등을 점자로 올바르게 표기할 수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문자 사용 환경에 발맞춰 점자 규정의 내용을 상시적으로 보완해 나가며 점자 생활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또한, 점자를 배우고 싶어 하는 학습자를 위해 점자 학습 자료와 규정 해설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년 점자 표기 실태 조사를 실시하여 공공시설이나 지하철, 버스 등 이동시설의 점자 표기 실태를 파악하고, 점자표지판이 설치되지 않은 곳이나 제대로 설치되지 못한 곳은 해당 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세종 임금께서는 양반만이 아닌 백성 누구나 말과 글을 배워야 태평한 세상이 온다는 믿음으로 한글을 창제하셨습니다. 한힌샘 주시경 선생은 말이 올라야 나라가 오른다는 신념으로 일제강점기 우리의 말글을 지키는 데 온 삶을 바치셨습니다. 지금 우리말은 우리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배우고 있습니다. 일견 세종과 한힌샘의 꿈이 이루어진 듯합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말이 날카로운 칼이 되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많습니다. 제 뜻이 바로 전달되지 않아 오해와 반목을 낳는 일도 많습니다. 남과 북은 여전히 말 한마디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말에는 기회와 위기가 함께 놓여 있습니다

 

소강춘 국립국어원장 ⓒ박소연 기자
소강춘 국립국어원장 ⓒ박소연 기자

 

오랜 분단으로 남북의 언어 차이가 점차 심해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에 대한 국립국어원의 정책 방향은 무엇인지요.

남북 언어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양측의 언어 사용 실태와 언어 차이의 현황을 정확히 알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남북 언어 이질화의 원인은 양측의 사회문화 차이에 있으므로, 언어 차이의 근원이 되는 사회문화를 이해하고 서로 소통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남북 간 교류를 활성화해 상호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북한의 말과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남북 간 언어적 갈등을 예방·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남북 언어 통합을 위한 각종 연구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부터 남북 및 재외동포 언어 전문가가 참여하여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해 왔습니다. 그리고 북한말에 대한 연구를 위해 북측 간행물 및 방송 언어 자료와 북한이탈주민 구어 자료 등을 수집하여 분석하고, 남북 교과서와 사전에 나타난 전문용어를 분석하여 남북 전문용어 통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관련 연구, 조사 사업을 통해 남북 언어 통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 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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