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 김소영 센터장 - 온고지신과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변화 이끌어나가야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 김소영 센터장 - 온고지신과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변화 이끌어나가야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0.08.03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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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의 날 특집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 김소영 센터장 ⓒ박소연 기자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 김소영 센터장 ⓒ박소연 기자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이하 재검토위)는 사용후핵연료 중장기 관리 방안 마련을 위한 전국단위 의견수렴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나온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말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주관하에 지난해 5월 출범한 재검토위는 그간 중장기적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수립을 위한 전문가 및 전 국민 의견수렴을 진행해왔다. 지난달 새로운 위원장으로 선출된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장 김소영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는 많은 난관이 있겠지만 의견수렴을 끝까지 마무리할 것을 다짐했다.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통해 합리적인 결론 도출할 것

월성 원전 내에 있는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은 오는 20223월이면 가득 차게 된다. 이에 정부는 경주 월성 원전(2~4호기)사용후핵연료 임시 저장시설(맥스터)’ 건설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문제를 두고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 원자력 발전업계는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과 갈등이 엇갈린 상황 속 지난달 사퇴한 정정화 위원장에 이어 재검토위원회를 이끌게 된 김소영 센터장은 국내 최장기 미해결 국책과제라 불리는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에 관한 의견을 모으는 중대한 임무를 맡았다. 김 센터장은 그간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장,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연구개발사업심의회 위원 등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연구개발 정책, 과학기술과 인문사회 융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및 강연을 지속해온 인물이다.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단숨에 답을 내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재검토위의 역할과 활동은 수십 년이 걸리는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과 해법을 마련해가는 과정의 일부라 생각합니다. 공론화 등 의견수렴 외에도 전문성에 기반을 둔 기술역량과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일이죠.”

지난달 10일 사용후핵연료재검토위는 사용후핵연료 중장기 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전국단위 의견수렴 1차 토론회를 개최했다. 본 토론회에서는 시민참여단 510명이 참여한 가운데 중간저장시설·영구처분시설의 필요성과 사용후핵연료 관리 시나리오 및 관리 원칙이 논의되었다. 6주 이상의 숙의학습을 거친 시민참여단은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이해도를 보였다는 평가다. 위원회는 이달 초 2차 종합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김 센터장은 종합토론을 통해 내려진 결론은 권고안의 형태로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라 전했다.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 때 심도 있게 학습한 후 토론에 참여한 시민들은 신고리 원전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는데 59.6%의 찬성률을 보였지만 장기적으로는 탈원전을 해야 한다는데 손을 들었습니다. 긴 토론 끝에 내린 결정이었죠.”

김 센터장은 탈원전이라는 것이 지금 가동 중인 24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세운다고 되는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 안에 쌓인 사용후핵연료를 빼내고, 방사능오염 지역 제염 등 지난한 작업이 뒤따르는 만큼 치밀한 계획과 시민사회의 합의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6월 한국 최초의 상업용 원자로인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를 해체하기 위한 해체계획서 초안을 공개했다. 정부가 탈원전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가운데 국내에서 원전이 해체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기에 관심이 쏠린다. 한수원은 무엇보다 안전성에 초점을 맞췄다. 방사성오염 정도가 낮은 시설부터 순차적으로 해체(콜드 투 핫)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비() 방사성 구역의 내부 계통 기기부터 철거가 시작될 전망이다. 김 센터장은 탈원전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이전에 탈원전을 위해 어떤 일이 필요한가에 대한 구체적 내용들이 공유되어야 함을 지적했다. 현재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문제를 경험하며 신재생에너지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지만 이를 위해 실질적으로 수반되어야 하는 다양한 사회적·경제적 비용에 관한 괴리가 나타나는 까닭이다.

현재 재검토위가 다루고 있는 주제는 ‘yes or no’의 문제로 단정 지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원전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 원자력계 등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시각과 의견을 반영해야 하는데, 일부 탈핵시민사회계의 불참으로 과정이 순탄치는 않습니다. 입장에 따라 이해관계자의 한 축인 탈핵시민사회계가 불참하는 데 의견수렴을 계속 진행하는 것이 불공정하다고 하지만, 반대로 참여하지 않는다고 의견수렴을 중단하는 것도 불공정하다고 봅니다. 재검토위가 다루는 의제 중 그 어떤 것도 답이 미리 정해져 있지 않고 의견수렴 과정에서 뚜껑을 열어봐야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주어진 과업을 잘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원전을 가동 중인 38개국 중 독일과 대만, 벨기에, 스위스, 스웨덴이 탈원전을 선언했고, 문 정부 또한 탈원전 정책을 천명하며 우리나라도 탈원전 대열에 합류한 상태다. 출범 초부터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힘을 쏟아온 문 정부는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높아지자 탈원전 정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의지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도 담겼다. 친환경 경제·산업구조 전환, 2050년 탄소제로, 신재생에너지 확산 기반 구축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 김소영 센터장 ⓒ박소연 기자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 김소영 센터장 ⓒ박소연 기자

한국 4차 산업혁명의 컨트롤타워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

지난 6월 세계경제포럼(WEF)4차 산업혁명 정책 개발 및 거버넌스 연구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KAIST에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를 개소했다. 이에 정책센터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 개발은 물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글로벌 협력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디지털 뉴딜이 급부상한 가운데 저희 정책센터에서는 비대면 사회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한 여러 정책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대표적으로 <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보호의 균형 발전>, <인공지능 데이터 생태계 조성방안 연구>를 들 수 있죠.”

데이터3법 통과로 가명정보, 마이데이터 산업, 데이터 거래소 등 데이터 활용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보호의 균형 발전>은 데이터 서비스의 수용성에 주목했다. 향후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이 증대되는 만큼 개인정보보호와 데이터 활용의 균형을 이루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소영 센터장은 데이터 보안의 모든 문제를 프라이버시의 문제로만 단정 지었을 때 따르는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며,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 공공의 이익을 위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데이터의 공유 방안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데이터 생태계 조성방안 연구>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고도화에 필수적인 데이터 기반 구축과 지원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인공지능 데이터 생태계 현황을 분석하고 정책 제언을 도출한다.

정책센터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실시간 온라인 국제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글로벌 협력방안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는 방역과 의료의 문제를 넘어 정치·경제·산업 및 교육시스템 전반에 걸쳐 야기된 국제 사회의 위기를 예측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다방면의 대책과 국제협력 방안이 논의되었다. 국제적인 기업과 단체, 교육기관이 뜻을 합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후의 글로벌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은 세계 최초다. 해당 포럼은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 온라인 플랫폼에서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으며, 유튜브 스트리밍 실시간 중계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었다.

 

과학기술과 인문사회의 융합 토대로 한 연구 이어와

과학기술과 인문사회의 융합을 주 연구주제로 삼고 있는 김소영 센터장은 그간 연구개발정책, 과학기술인력정책, 신기술(emerging technology) 거버넌스 등의 연구에 집중해왔다. 최근에는 KAIST에서 추진 중인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사업과 관련해 과학기술 ODA 정책, 과학외교 등을 다루는 모습이다. 그는 올해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장을 맡으면서 인공지능, 드론, 블록체인, 정밀의료, 가상증강현실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요 신기술의 사회경제적 영향과 거버넌스 문제에도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기초연구 전략연구분야 선정을 위한 기획연구>, <스마트미디어 격차 해소를 통한 사회적 질병 예방 융합연구>, <4차 산업혁명 선도 미래기술의 사회적 영향 분석>, <에너지 전환기의 에너지 기술연구>, <기술의 종단적 변화에 따른 유망기술 로드맵 연구>, <대학원생 권리강화 방안 연구>, <인공지능 및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포용적 성장과 정밀의료 기술 확산방안 연구> 등의 연구를 수행해왔다.

최근 정부가 한국형 뉴딜정책을 발표한 가운데 김 센터장은 이에 대한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먼저 디지털 뉴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경제 회복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높지만, 그는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가 확산되는 가운데 와이파이 격차라 칭해지는 온라인 기술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사회 속 교육부분에서도 온라인의 비중이커지는 만큼 이러한 문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그다.

디지털 뉴딜 이외에도 환경을 보호하며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그린 뉴딜의 일환인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보다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으로 개개의 사업들이 어떻게 수행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며 방향성을 제시해야죠. 또한, 국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전달한 후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국민들의 실질적 동의를 얻을 때 신재생에너지 시대로의 전환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 김소영 센터장 ⓒ박소연 기자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 김소영 센터장 ⓒ박소연 기자

변화하는 시대, 사회적 합의 이룰 때 진정한 변화 이룰 수 있을 것

교육자로서 김소영 센터장은 무엇보다 기다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에게 일일이 개입하기보다 실수를 겪고 후회를 하며 좌충우돌하면서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야말로 교육자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는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다시 일어설 때 진정한 의미의 성장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입 학령기 인구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대학원생의 숫자가 늘어나는 아이러니컬한 현상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청년실업 문제로 인해 대학원 진학을 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만큼 대학원의 교육 또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학원의 교육이 학자를 양성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진로에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교육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은퇴 후에는 제게 주어진 수많은 역할들을 내려놓고 오로지 연구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학교와 사회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과 기술, 사회, 정책, 정치, 역사 등 경계를 넘나드는 저만의 연구를 해나가려고 합니다. 대기만성이길 바라면서요.”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함께 사회의 변화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빨라졌다. 김 센터장은 다양한 문제에 대한 논의를 통해 같이 답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한 시대라 말한다. 끝으로 그는 정책의 일관성이 필요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과거에 시행했던 정책들을 살피고, 부족했던 점을 채우는 온고지신의 자세 속에서 일관되고 예측 가능한 변화를 이끌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빠른 변화의 시대 속 다양한 문제들의 원인을 찾아가는 그의 연구와 활동은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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