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키즈 존, 과연 법적으로 문제 없을까?
노 키즈 존, 과연 법적으로 문제 없을까?
  • 남윤실 기자
  • 승인 2020.07.23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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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코러스 류재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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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새 음식점이나 카페 등을 중심으로 노 키즈 존(No Kids Zone)이 많이 늘었다. 노 키즈 존은 말 그대로 ‘5살 미만은 들어올 수 없다’, ‘유모차는 가지고 들어올 수 없다라는 식으로 어린아이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구역을 말하는데, 이러한 노 키즈 존은 찬반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재 서울, 수도권, 대도시 번화가는 물론 제주도 등 관광지를 중심으로 많이 생겨나고 있다. 노 키즈 존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노 키즈 존을 영업 방침으로 하는 행위를 현실적인 이유의 당부에서가 아니라 법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떨까?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우리 헌법 제11조에서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고, 누구든지 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논란은 있으나 대체로 헌법상의 평등권 조항은 사인 간의 영역에서도 적용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헌법의 취지와 시대의 변화를 고려할 때 우리 헌법이 법 앞의평등을 보장한다고 하여 사적 생활 영역에서의 평등권 보장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며 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이라는 차별 사유도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에서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를 정의하면서 19가지 차별금지 사유와 4가지 차별금지 영역을 규정하고 있다. 물론 19가지 차별금지 사유도 예시적인 것에 불과하다.

 

헌법과 국가인권위원회법을 살펴볼 때 노 키즈 존 영업 방침은 영업주가 아이와 그 아이를 동반하는 부모를 다른 사람들에 비해 차별하는 행위이므로 헌법상 평등권 침해의 소지가 있고,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차별을 당한 자가 진정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문제는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 대우만을 법에서 금지하고 있으므로 노 키즈 존 영업 방침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지 검토해 보아야 한다. 차별 대우에 대해 영업주들이 제시하고 있는 합리적인 근거는 다른 손님들에 대한 피해 방지, 혹시나 발생할지도 모를 손해에 대한 영업주의 손해배상책임의 위험이다. 그러나, 차별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는 차별 대우를 하는 처지에서 단순히 해당 행위에 대한 필요성이나 불가피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고 차별 대우를 당하는 사람이 이해할 만큼 합리적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영업주가 제시하는 이러한 근거에 대해 출입 자체를 제지당하는 얼마나 많은 아이와 그 부모가 이해할 수 있을까?

 

가게에서 손님에게 피해가 발생하였고, 영업주에게 과실이 있으면, 자신의 과실에 상응하는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 가게에서 손님에게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모든 책임을 영업주가 지게 되는 것은 아니다. 손해 발생의 원인이 아이를 관리하지 못한 부모에게도 있다면 그런 부모의 과실은 참작되어 배상액 산정에서 고려된다. 아이가 없었더라면 그런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영업주가 항변하는 것은 본말을 전도하는 것이다. 마찬가지의 논리를 적용하자면 영업주가 주의하였더라면 그런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영업하면서 자신의 영업장에서 혹시나 사고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위험은 원칙적으로 영업을 통하여 이윤을 남기는 영업주가 부담하는 것이 맞다. 사고가 발생할까 봐 손님을 가려 받는 것은 사고 발생의 위험을 손님에게 전가하는 것이므로 문제가 있다.

 

영업주는 타인을 차별대우할 자유도 있고, 아이와 그 부모도 평등권을 주장할 수 있으므로 노 키즈 존의 문제는 양측 모두의 권리가 가능한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조화롭게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러한 범위 내의 차별행위여야 정당성을 획득할 것이다. 예를 들어 전면적으로 아이와 그 부모를 출입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좌석 몇 개를 아이 동반석으로 만들고 그 자리가 다 차게 되면 더 이상 아이와 부모를 받지 않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 62921대 국회에서 7년 만에 차별금지법안이 발의되었고, 국가인권위원회도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우리 사회에서 차별금지법안에 대한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차별금지법안이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되면, 노 키즈 존은 이제 법의 규율 대상이 된다. 차별금지법안에서는 차별금지 사유로 나이를 포함하고, 차별금지영역으로 재화ㆍ용역ㆍ시설 등의 공급이나 이용 영역을 들고 있다. 따라서, 이제 노 키즈 존을 영업 방침으로 하는 것은 차별금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어, 영업주는 시정명령, 이행강제금 부과의 대상이 되거나,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사실 ‘No’ ‘Zone’ 사이에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가 오면 우리는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낀다. 이 두 단어 사이에 키즈가 아니라, 노인, 장애인, 아시안, 흑인, 중국인 이런 단어를 대입해 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노 키즈 존은 정확히 따져보면, 아이가 혼자 카페나 음식점에 가는 일은 거의 없으므로, 아이보다는 아이를 가진 부모를 차별하는 것이다. 그런데 용어 자체가 노 키즈존 이다 보니 사람들은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을 덜 느끼게 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아이를 데리고 음식점이나 카페에 갔는데, 실제 제지를 당하는 것은 부모이고, 이런 경우 부모로서는 굉장히 차별 감정을 느끼게 된다.

 

독일에서는 부동산 중개인이 해당 집에 아이들 소음이 없다고 확약을 해주어 계약을 체결한 사람이, 실제 아이들 소음이 발생하자 이를 문제 삼은 사건이 있었는데, 법원은 아이들 소음이 없다고 한 확약은 사회상규에 반하여 계약의 내용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사례도 있다(AG München, SU vom 07.10.1999 412 C 23697/99).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듯이 우리 사회는 아이들에게 좀 더 관대해지고, 부모는 좀 더 자기 아이들에게 엄격해져서 노 키즈 존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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