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육계 변화에 작은 불씨가 되는 연구자로 남고 싶습니다
국내 교육계 변화에 작은 불씨가 되는 연구자로 남고 싶습니다
  • 정이레 기자
  • 승인 2020.06.29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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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학교 김민희 교수
대구대학교 김민희 교수 Ⓒ정이레 기자
대구대학교 김민희 교수 Ⓒ정이레 기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게리 베커(Gary Stanley Becker)는 자신의 경제이론에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인간의 지식이나 건강 등을 인적 자본으로 인식하고, 이런 인적 자본이 토지, 자본과 같은 물적 자본보다 중요하다는 이론을 확립했는데, 질 좋은 인적 자본을 쌓는 핵심이 교육이라는 것이다. 김민희 교수 역시 베커의 이론을 예로 들며 교육은 국가의 뿌리가 되어야 하고, 소비가 아닌 투자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두 사람의 말처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교육은 가장 투자 수익이 높은 분야이다. 그러나 교육에 관심이 높은 것에 반해 각자의 이기적 동기와 부모의 지위가 반영되는 불평등한 구조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창의적이고 협동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우리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중요한 원동력일 것이다. 가야 할 길이 멀지만, 한 사람의 의미 있는 성장을 돕는 교육의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애쓰는 김 교수의 노력이 더해져 우리의 교육이 옳은 방향으로 진보하고 변화하는 중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교육재정의 안정적인 확보와 효율적인 배분을 주도

교육 행정을 전공한 김민희 교수의 연구는 크게 초중등과 고등 대상으로 나눌 수 있다. 초중등교육 연구의 주요 키워드는 지방 교육재정의 확보와 추계 그리고 교육복지 및 돌봄이다. 지방 교육재정은 국가가 70% 이상의 재원을 부담하고 있다. 내국세 20.279%와 국세 교육세로 전액 확보되며, 이를 다시 지방자치단체 전입금과 합해 교육에 활용한다. 다시 정리하면 중앙정부의 지방 교육재정 교부금 55조와 지방자치단체 전입금 약 20조를 합한 75조 규모의 재정이 17개 시도교육청의 학교 교육에 지출되는 것이다. 문제는 해당 재정이 경기변동과 연결되어 있어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또한, 급격하게 감소하는 학생 수도 새롭게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 따라서 재정의 안정적인 확보는 물론, 배본에 대한 논리가 정교하게 개발되어야 한다.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현재의 재정 규모가 크다는 지적이 있어요. 하지만 학생 한 명에 대해 더 투자할 기회로 삼을 수 있거든요. 시설개선이나 스마트환경 구축, 학생 맞춤형 지원, 특수교육 등 취약계층 교육복지처럼 추가로 소요되어야 할 영역들은 여전히 많아요.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서 교육의 질을 높일 수도 있고요. 재정 분야는 예측이 쉽지 않아요. 계속 공격을 받는데 합리적이거나 논리적인 대안을 찾기가 어려워요. , 내국세와 국세 교육세와 연결되어 있다 보니 주는 쪽에서는 덜 주려고 하고, 받는 쪽에서는 더 받으려고 하는 논쟁이 계속되는 거죠. 여기에 국회, 행정부, 분권까지 더해져 더욱 구조가 복잡해집니다. 교육 관련 연구는 논리를 뒷받침할만한 실증적인 분석과 데이터를 계속해서 만들어가는 과정의 반복이에요.”

이 밖에도 초중등교육에서 교육복지와 돌봄 역시 연구 활동에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교육급여 대상자는 약 29만 명으로 전체 학생의 1.5% 정도이다. 그러나 각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교육비 지원대상까지 합하면 약 48만 명의 학생이 기초생활, 차상위 등 취약계층에 해당하여 그 수가 늘어난다. 이렇듯 국가의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적절한 복지정책을 만들고,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 역시 김 교수의 역할이다.

지방자치단체와 학교가 학생들의 복지와 돌봄을 위해 어떤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의 결과로 지자체, 교육청이 연계한 온종일 돌봄체계도 구축했다. 2020년 현재, 9개의 기초자치단체에서 온종일 돌봄 모델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초등돌봄교실, 다함께돌봄, 지역아동센터,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지자체별 돌봄 기관, 마을교육공동체 등 다양한 돌봄 형태가 운영 중이다.

연구의 대상이 고등으로 옮겨지면 연구의 성격도 조금 달라진다. 고등에서도 재정의 확보와 배분이 주된 연구 활동이지만, 고등교육재정지원사업의 평가와 대학성과관리체제(IR)의 구축 등 중심 키워드는 평가나 성과관리 체계의 구축 쪽으로 맞춰져 있다.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재정은 약 12조 원으로 이 중에서 국가장학금이 4조 원이니까 실제 고등교육기관에 투입되는 재정은 매우 적다고 할 수 있어요. OECD 국가 중에서도 매우 낮은 수준에 해당합니다. 고등교육의 변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현실을 고려한 재정정책이 뒷받침될 수 있는 연구도 지속하고 있어요.”

 

교육 재정정책이 뒷받침될 수 있는 실용적 교육 연구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민희 교수 Ⓒ정이레 기자
교육 재정정책이 뒷받침될 수 있는 실용적 연구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민희 교수 Ⓒ정이레 기자

 

국가의 책임은 균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는 것

김민희 교수가 생각하는 교육이란 인간의 유의미한 성장을 지원하는 활동이며 모든 교육은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전제는 국가가 공적 재원을 활용하여 균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고 그를 실현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유 민주주의 국가라면 의료, 주거 그리고 교육 세 가지는 국가가 반드시 보장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교육 분야에서 어떻게 국가가 책임을 다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연구자이고요. 저도 아이가 셋인데, 아이들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들을 볼 때 보람을 느껴요. 물론,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적용하기가 쉽지 않아요. 경쟁, 입시, 성적이 중요한 학교 교육에서 그런 요소들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요. 교육의 의미가 실제 현장에서 반영되는 건 어렵지만 조금씩 의미 있는 활동들이 대안학교를 중심으로 늘어나는 추세에요. 내 소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연구를 계속하고, 정책으로 지원하는 거죠.”

세 자녀를 키우면서 연구자에 더해 부모로서의 고민도 겪은 김 교수. 다양한 역할로서 교육에 대해 고민하던 그가 내린 결론은 소통이다. 아이는 끊임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부모에게 전한다. 어린아이들도 표정으로, 울음으로 표현하는데 부모가 아이의 신호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아이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고, 보면서 아이가 원하는 것을 빨리 발견하고, 그에 맞는 지원을 해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 믿는다. 물론, 금전적인 지원보다는 심리적인 지지에 더 가깝다.

자신과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해주는 부모가 있으면 아이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계획하고, 스스로 성장합니다. 무엇이든 이야기할 수 있는 신뢰가 쌓이면 아이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대화가 중요합니다.”

 

타 분야와의 접점을 찾고, 더 많은 현장을 접하길

김민희 교수는 교육이 투자의 측면에서 소외되는 경향이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교육이 주력 분야로 여겨지지 않아 장기적으로 연구를 수행하기에 안정적인 구조가 아닌 만큼 스스로 즐겁게 몰입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자신만의 확고한 영역을 구축하고, 이후에도 연구가 꾸준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단단한 마음가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연구는 외롭고 지루한 작업이에요. 그런 시간을 견뎌야 하는 것 같아요. 내가 의미를 두고 참여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게 우선이죠. 그래야 성심을 다해 참여할 수 있어요. 자신의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려면 5년에서 10년의 수련 기간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는 또한 후배들에게 타 분야와의 접점을 적극적으로 찾으라고 조언한다. 교육은 다른 분야와의 융합이 매우 중요하고 또 필요한 분야이다. 틈틈이 다른 분야에서 수행되는 연구의 과정과 결과에 관심을 가지고, 공동연구의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분야를 배우다 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결합해 좋은 아이디어가 발전하기도 한다. 김 교수 역시 학교는 물론 교육청이나 지역 아동 센터 등에 수시로 방문하고, 복지사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만나면서 현장의 자료들을 수집하고 있다. 외부에서는 알 수 없는, 당사자들의 입을 통해서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정책이나 법에 충분히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혼자 연구실에 앉아 연구하기보다는 공동연구에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교육 분야는 실무를 익힐 수 있는 현장도 중요해요. 교육 행정은 이론적인 내용도 다루지만, 실무적 경험이 뒷받침되어야 실제 정책방안 제시 등 내가 한 연구결과가 실제적인 의미를 지닐 수 있어요. 이론과 경험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발전시키는 게 좋아요. 논문이나 저서 등으로 자신의 연구결과물을 꾸준히 내놓는 것도 필요하고요.”

대학원 진학률이 낮아지고 교원이나 연구원으로 진출할 기회가 적어지면서 학문 후속세대를 양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 교수는 학문 후속세대 지원에 대한 연구개발 비용의 확대와 함께 학업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정책적으로도 학교, 대학 등 현장과 밀착된 정책연구가 개발되어야 한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학교 교육에 관심은 높지만,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참여는 제한적인 실정이다. 교육의 문제 해결에 학계 내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 국민의 관심과 요구를 수렴할 수 있는 기제 마련에도 주목해야 한다.

교육 행정 분야의 발전을 늦추는 제약들이 많아요. 우선, 안정적인 교육 지원을 위한 국민의 관심이 절실합니다. 국회의원, 지방선거 등에서 정책을 제대로 살펴보고, 정책 전문성이 높은 의원이 선출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세요. , 공교육과 사교육 분야의 갈등이 심한 것도 문제인데요. 대학입시를 둘러싸고 학교 교육이 파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요. 대학입시 개편은 무엇보다 어려운 과제이지만, 학교 내에서 의미 있는 교육과정이 운영될 수 있으려면 교원의 직무 개선, 지원체계도 구축되어야 합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교육

교육은 인간과 인간의 만남이다. 그 때문에 신뢰가 있어야 한다. 학부모도 교사를 신뢰하고, 교사도 학부모를 믿어야 한다. 단단한 신뢰 관계가 바탕이 되어야 교육이 발전할 수 있다. 학생 한 명을 중심으로 여러 사람과 다양한 일이 연결된 만큼 신뢰는 더욱 중요하다.

교육을 믿고 장기적으로 바라봐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정치적으로 교육이 이용되는 점도 우려스러워요. 정권이 바뀌면서 정책이 생기고 사라지는 게 빈번하니까요. 신뢰를 바탕으로 교육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투자가 필요합니다. 여기까지 잘 왔지만, 한국에 맞는 교육 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그는 지금이야말로 계단을 뛰어오르는 것과 같은 비약적인 발전을 뜻하는 퀸텀 점프가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행복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은 연구자로서 지금까지 그랬듯 자신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면서 사회 구성원들의 지지를 마지막으로 부탁했다.

연구자로서 하던 책무를 다하고 싶어요. 여전히 고민되는 부분이 많지만, 끝까지 교수이자 연구자의 모습으로 남아있고 싶습니다. 믿고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대구대학교 김민희 교수
대구대학교 김민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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