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있는 회사를 찾아내고 함께 성장하는 일
가능성 있는 회사를 찾아내고 함께 성장하는 일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0.06.01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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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선 특허청 심판관·전 액셀러레이터 인트로매그나 대표
김태선 특허청 심판관·전 액셀러레이터 인트로매그나 대표 ⓒ박소연 기자
김태선 특허청 심판관·전 액셀러레이터 인트로매그나 대표 ⓒ박소연 기자

김태선 심판관은 자신의 직업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일들에 즐거움을 또 감사함을 느낀다. 조그만 회사와 일하는 과정의 즐거움을 인터뷰 내내 언급하던 그에게 업무의 방점은 함께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지금 시점에서의 회사의 규모와 매출이 아닌 미래 어느 시점의 회사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 시작을 함께하는 일. 회사만의 아이템을 찾아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함께하는 일. 2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그를 단단히 지탱해 온 진정한 일의 기쁨이 여기에 있었다. 그렇게 그와 함께 한 기업들은 이제 업계를 넘어 대한민국을 이끄는 기업들로 거듭나고 있다.

 

김태선 특허청 심판관 임명
김태선 특허청 심판관 임명
김태선 특허청 심판관, 여성CEO ALUMNI 토크콘서트

기업을 발굴하고 그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즐거움

지난 4, 정부 헤드헌팅을 통해 특허청 특허심판원 심판관으로 여성 민간전문가가 임용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번 임용의 주인공은 김태선 전() 특허법인 아이피매그나 대표 변리사이자 액셀러레이터 인트로매그나 대표다. 그는 약 16년간 대기업과 특허법인에서 화학 분야 특허출원 소송 업무 경력을 보유한 변리사로, 서울대 화학공학과 학·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성균관대 의과대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특허심판원 심판6부 심판관으로 임용된 그는 2차전지 소재, 나노소재 등 화학 분야 지식재산권 취득·보호와 관련된 분쟁 해결 절차인 특허심판을 수행한다. 또한, 관련 분야 판례의 조사·분석과 기술 및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조직과 행정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스타트업 같은 어려운 대상과 함께 일했었는데, 새로 부여받은 직위를 통해 큰 회사들이 어떻게 하는지를 배워보고 싶어요. 제가 쌓아온 경력들을 활용해서 절차적인 혹은 물리적인 과정의 차이를 만들어 보고 싶기도 하고요.”

김 심판관은 2009년까지 근무한 삼성 SDI 법무팀에서 연구개발팀과 공동으로 2차전지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도 했다. 새로운 개념의 2차전지를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맥슬림이라는 상표의 배터리 구조를 개선한 특허를 획득하고 특허청장상을 수상했다.

새로운 기술 개발과 발굴에 집중하면서, 2017년부터는 액셀러레이터로의 역할도 수행했다. 2018년에는 별도 법인으로 중소벤처기업부에 등록된 인트로매그나를 설립해 스타트업의 성장 지원을 위한 특허 상표 등, 지식재산권 관련 컨설팅을 진행했다. 다수의 우수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하고 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며 업무의 즐거움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고피자라는 기업이 기억에 남아요. 차세대 대표가 운영하는 젊은 기업으로, 특허 등록한 자동화덕 고븐(GOVEN)’으로 구운 화덕 피자를 제공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었습니다. 디캠프에서 우승도 하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기업으로 제가 기업의 성장에 나름 일조했다고 자부하고 있어요(웃음).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개업 당시에는 직원이 100명도 안 되었고, 매출도 100억에 못 미쳤었습니다. 하지만 2차 전지 소재의 기술력은 가지고 있었거든요.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며 차세대 에너지 지원이 크게 늘었고, 시기를 맞춰 성장할 수 있었죠. 지금은 매출이 조 단위이고, SK에는 납품을, 삼성과는 합작회사를 설립할 예정입니다.”

김 심판관의 화려한 이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의료용품 전문 스타트업인 태라바이오의 대표를 겸직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한 대학병원의 교수가 발명한 기술이 특허로만 사장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 시작한 일이었다. 실제 의료기기로 제작하기 위해 창업을 결정했다는 그의 목소리에는 힘 있고 강직한 믿음이 느껴졌다.

변리사가 하는 일이 기술 이전, 기술 사업화니까요. 무엇보다 실제로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는 과정을 겪어보니 새롭게 느낀 점들이 많아요. 시장을 고려하지 않은 기술은 한계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창업의 경험은 저의 업무에 있어서 다양한 도움을 주었어요.”

 

특허를 통해 기업의 성장과 미래를 보호하는 심판관

새로운 조직에서 일하게 된 만큼 조직과 업무에 적응하는 일이 김태선 심판관의 올해 목표다. 그는 또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업무 역시 지속할 예정이다. 조그만 회사가 가진 아이디어들을 찾아내고, 회사가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번 클라이언트가 되면 10년 이상 그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클라이언트들이 잘 되는 게 저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일정 단계까지 올라간 회사는 그 후에 성장곡선을 그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 단계까지 올라가기가 어렵죠. 저는 그걸 돕는 사람이고요. 어려운 회사가 특허를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고, 투자를 받는 데 도움이 되는 게 저의 역할이고 또 보람입니다.”

기업들의 특허에 대한 전략적 필요성이 높아지고, 첨단기술의 발달과 함께 지식재산권의 창출 및 보호를 위해서도 심판관의 역할은 날로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업계 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며 직역 간의 갈등이 더욱 심화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김 심판관 역시 업계의 상황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며,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의 기술개발이 특허에 성공하면,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어요. 그래서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그랬듯 열심히 제 역할을 다할 생각이에요. 뭘 하든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면 무엇이든 잘 될 거라 믿으며 살아가고자 합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포기는 없습니다. 좋은 기술을 찾아내면서 그 외의 요소들을 더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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