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이롭게 하는 기술을 만들어가는 ‘World First’ 공학자
세상을 이롭게 하는 기술을 만들어가는 ‘World First’ 공학자
  • 유지연 기자
  • 승인 2020.04.29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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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대학교 기계공학부 조영태 교수

 

창원대학교 기계공학부 조영태 교수 ©유지연 기자
창원대학교 기계공학부 조영태 교수 ©유지연 기자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 사람들을 보다 편리하게 해주는 기술 개발을 꿈꾸는 공학자가 있다. 창원대학교 기계공학부 조영태 교수다. 그의 연구들은 과학이 나아가야 할 바를 명확히 제시한다.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가 환경오염의 주범이 아닌 움직이는 공기청정기가 되고, 친환경 항바이러스 마스크로 바이러스의 위험을 줄인다. 나아가 이러한 연구 성과들을 지역과 아낌없이 공유하며 지역산업의 발전을 견인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물이 묻지 않는 최적의 마이크로 패턴 구조 개발

조영태 교수 연구팀이 최근 물이 묻지 않는 최적의 마이크로 패턴 구조 찾기에 성공했다. 저비용·친환경 초발수 표면 구조인 멀티스케일 마이크로 패턴 구조를 개발한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개발된 다단 임프린트 방식은 마이크로스케일의 표면구조 형상 패턴을 대면적에 제조할 수 있어 산업적 응용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다. 해당 연구 결과는 JCR 분야 최고 권위 과학전문 학술지인 응용표면과학(Applied Surface Science)에 게재될 예정이다.

물이 묻지 않는 초발수 표면의 대표적 사례가 바로 연잎 효과입니다. 따로 씻어주지 않아도 깨끗함을 유지하죠. 멀티스케일 마이크로 패턴 구조 또한 화학적인 표면처리 공정을 배제하고 규칙적인 마이크로 패턴구조를 이용해 이러한 초발수 표면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경제성과 친환경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모두 충족했기에 앞으로의 응용이 더욱 기대됩니다.”

일반적으로 물이 표면과 이루는 각도가 150° 이상이면 물방울이 묻지 않는 초발수 표면이라 칭한다. 물이 묻지 않기에 자가세정, 오염방지, 결빙방지 등의 기능이 부여된다. 하지만 현재까지 상용화된 초발수 표면을 만들기 위해서는 진공 증착, 자기 조립, 스프레이 코팅 방식 등의 화학적인 표면처리 공정이 필요했다. 이에 공정이 복잡하거나 비용이 많이 들고,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문제점이 제기되어 왔다.

이번에 조 교수가 개발에 성공한 멀티스케일 마이크로 패턴 구조는 나노 임프린트 리소그래피라는 패턴 복제 방법을 활용해 개발되었다. 마이크로 크기의 기둥, , 기둥과 벽이 동시에 있는 복합 패턴을 삼각형, 사각형, 육각형, 팔각형의 구조로 제작하였고, 기둥과 벽이 동시에 있는 육각형과 팔각형의 구조가 초발수성을 나타내기에 가장 좋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나아가 패턴의 형상과 접촉각에 대한 상관관계를 수학적으로 계산하여 초발수 패턴을 설계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친환경적이라는 점은 멀티스케일 마이크로 패턴 구조의 가장 큰 장점이다. 여러 산업에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환경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고액의 장치 설비가 필요하지 않기에 생산 원가의 혁신적 절감이 가능하고, 대다수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코팅제의 국산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조 교수는 전문적인 일자리 창출이나 해외시장 진출 등의 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초발수 표면은 마찰력을 줄이거나 방빙, 방오, 자가세정, 부식방지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본 기술이 상용화되면 고층 건물의 외벽, 태양광 패널 등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디스플레이 산업의 표면제어 기술이나 방빙, 방오 기능이 필요한 자동차 및 항공 내외장재, 플랜트 산업, 휴대용 웨어러블 전자기기 등 여러 산업에 적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환경과 경제성, 둘 모두를 거머쥔 과학자

조영태 교수는 3D프린팅과 나노마이크로 크기의 패턴을 기판에 새기는 기술, 용접 및 접합기술을 주로 연구해왔다. 나노마이크로 패터닝에 관해서는 발수 성능을 향상시키는 패턴의 설계, 초발수·초발유 동시 구현을 위한 임프린트 공정개발, 창문 크기 이상의 큰 면적에 마이크로 패턴을 새기는 대면적화 연구, 신문을 인쇄하듯이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유연 인쇄전자 기술, 신소재 접합기술 그리고 3D 프린팅에 관련해 서도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그는 멀티스케일 마이크로 패턴 구조 개발에 성공한데서 나아가 창문 크기인 4크기의 필름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필름을 활용하면 전광판이나 태양광 패널 등에 필름을 부착하는 것만으로 깨끗함을 유지할 수 있다. 5년 내에 이러한 필름을 산업에 실제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3D 프린팅에 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폴리머 소재에 대해서는 빛을 이용하여 경화시키는 방식인 DLP 3D 프린팅을, 금속 소재에 대해서는 아크 플라즈마를 이용해 금속 와이어를 직접 녹여서 쌓아가는 방식과 금속 분말과 레이저를 이용하여 적층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조 교수는 금속을 적층해서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최적의 이동 경로 소프트웨어를 개발, 기술이전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장갑차를 만드는데 활용되는 신소재를 용접하기 위한 기술을 국방과학연구소, 한화디펜스와 함께 수행했다.

“3D 프린팅 분야에서 주로 플라스틱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금속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죠. 특히 금 속 3D 프린트를 활용해 대면적을 빠르게 생산하는 방법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조 교수는 국제공동연구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물방울을 튕겨내거나 얼음에도 붙지 않고 오염도 되지 않는 특수한 표면을 만들어내는 연구와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는 특수필름 개발 등 미국 MIT 연구진과 활발하게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본 과제는 산업자원부의 첨단뿌리기술개발’ 사업과 알키미스트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를 공모해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연구팀을 선정한 프로젝트다. 조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8미세먼지 제거 자동차라는 아이템으로 선정되어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멀티스케일 마이크로 패턴 구조와의 시너지가 기대되고, 이는 미세먼지를 포집하고 제거할 수 있는 초발수 필름 구현을 위한 핵심기술로 응용될 전망이다. 조 교수는 초발수 패턴, 3D 필터, 3차원 입체격자구조를 이용하는 3가지 전략으로 자동차를 움직이는 공기청정기로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간 저희가 개발해온 기술들을 코로나19 문제에의 대응에 활용하고자 합니다. 최근 친환경 항바이러스 마스크 제작을 위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아주는 반영구적인 필터 개발이 목표죠.”

최근 에너지 전환정책에 따라 원자로 해체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는 가운데 조 교수의 두꺼운 금속의 수중절단기술 연구가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물속에서 아크를 발생시켜 금속을 절단시키는 장치를 개발, 현재 시험 중이라 전했다.

 

지역 산업 발전 이끌어가는 스마트제조기술센터

조영태 교수는 지난해부터 스마트제조기술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스마트제조기술센터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발맞춰 제조와 ICT가 융합된 기술을 연구하고,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적용하는 센터다. 기존 정밀가공에 3D프린팅과 정밀 측정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장비를 구축하고 있으며, 창원대학교의 공동장비활용 기능을 활성화하는 효자 역할을 수행한다는 평가다.

센터 차원에서 고가이면서 사용빈도가 낮은 첨단장비들을 구축해 기업체들과 공동 활용하고자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보유통, 연구개발, 교육훈련, 창원지원 등 다양한 세부사업을 수행하는 중소기업 종합 지원기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5축가공기, 정밀측정기 등 약 70여 종의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본 센터는 지역 내 기업들의 시제품 개발 등을 지원하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특히 임펠러나 프로펠러 등 일반적인 가공 장비로는 제작하기 어려운 기계 부품을 시생산하는데 주로 활용되고 있다. 지역 기업인 효성굿스프링스는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350, 21억 이상의 장비를 활용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20년간 사업을 운영하며 축적해온 5축 가공기술, 나노 패터닝 기술, 정밀 측정 기술, 금속 적층기 술 등을 활용해 중소기업이 처한 어려움을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지난해 12월 경남지역 기관 간 연구장비 공동 활용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지역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 증대에도 힘을 보탠다. 매년 2~3회의 교육훈련과 기술교류회, 세미나 등으로 지역 기업들과 만나고 있으며, 경상남도와 창원시, 중소벤처기업부와 연계하여 지역중소기업의 기술력 증대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 교수는 부족한 전문 인력과 기술, 고가의 장비 활용을 지원하며 동남권역의 대표적인 기술 파트너로 성장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 교수는 최근 창원스마트산단사업단의 전문 코디네이터로 위촉되어 사업 프로젝트 아이디어 발굴과 사업자문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더불어 밀양시에 조성될 신규산단인 나노융합국가산단을 스마트산단으로 구축하기 위한 기획과제를 수행중이다. “창원스마트산단은 창원 공단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팩토리 열풍이 부는 가운데 스마트산단은 우리나라가 최초로 제시하는 모델이죠. 스마트제조기술센터장이자 스마트산단사업단의 전문 코디네이터로서 지역의 기업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며 스마트 산단의 성공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연구를 통해 만들어가는 World First라는 자부심

조영태 교수는 ‘World First 또는 World best가 아니면 안 된다고 말하곤 한다. 그는 세계 최초 혹은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자신이 하고 있는 연구가 미래를 바꿀 기술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예상한 결과를 가지고 오지 못할 경우가 많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무수한 반복 속에서 연구의 성과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실패에서 깨달음을 얻으며 문제들을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하고 있는 연구에 대한 자부심을 얻어갈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제가 학생들에게 줄 수 있는 건 자신감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연구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게 된다면 자신의 연구와 실패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죠.”

그는 자신의 지도교수로부터 솔선수범의 자세를 배웠다며, 자신이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가르침을 받았듯 제자들 또한 약자를 배려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자로서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꿈을 품고 있습니다. 또한 창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공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나아가 교육자로서 많은 학생들을 우수한 고급 인력으로 양성해 그들이 지역의 산업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도맡길 바랍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지역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그가 공학자이자 연구자로서 품고 있는 꿈이었다. 여기에 지역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포부를 전하는 조 교수. World First를 목표로 미래를 이끌어갈 원천기술을 만들어가는 그는 오늘도 대한민국의 눈부신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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