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강국의 길, 하드웨어 제조업 기술과의 융·복합 필요
AI 강국의 길, 하드웨어 제조업 기술과의 융·복합 필요
  • 윤근호 기자
  • 승인 2020.04.03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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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우 수원대학교 화공신소재공학부 교수·신소재융합기기분석 센터장
수원대학교 류성우 교수 Ⓒ유지연 기자
수원대학교 류성우 교수 Ⓒ유지연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빅데이터는 새로운 자본이다. 대한민국이 IT 강국에서 AI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데이터 확보가 우선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양질의 데이터가 대량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바이오 헬스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하드웨어 기술을 개발한 수원대학교 류성우 교수를 만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의 빅데이터 연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빅데이터 수집, 하드웨어 기술 동반 되어야

18세기 산업혁명에 비견되는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과 자동화의 연결성이 극대화되는 시대적 현상이며, 이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자원은 빅데이터다. 특히 빅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기술뿐만 아니라 빅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하드웨어 기술이 동반되어야 한다.

이에 류성우 교수는 최근 헬스 모니터링 및 모션 감지를 위한 초고신축성 웨어러블 센서를 개발했다. ‘헬스 모니터링 및 모션 감지를 위한 초고신축성 웨어러블 센서는 장기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에서부터 최대 55% 이상 연신 되는 인체 관절까지, 인체에서 발생하는 생체 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스트레쳐블 전자 소자다.

제가 개발한 모션 센서는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이용해 직조한 형태로 실제 옷감과 같이 직조가 가능하며 최대 800% 이상 연신이 가능합니다. 심장과 폐와 같은 미세한 장기의 움직임에서부터 인체 관절의 움직임까지 폭넓게 모니터링이 가능하며, 심장질환 및 천식 등 기저질환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분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운동선수의 운동능력에서부터 신체 노화에 따른 활동량까지도 수치화하여 분석이 가능한 플랫폼 기술입니다.”

인체의 관절이 하루에 움직이는 횟수는 약 10만 회로 헬스 모니터링을 위해서는 반복시험에도 신뢰성이 확보된 센서 개 발이 필요하다. 또한, 임플란트를 하지 않고 심장 및 맥박과 같은 미세한 움직임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매우 높은 민감도를 요구하게 된다. 류 교수는 이러한 연구의 어려움을 2차원 구조의 그래핀을 다층구조로 적층하여 해결했다.

연구 초기에는 신뢰성 확보를 위하여 1차원 구조의 탄소 나노튜브를 사용하였지만 튜브 형태의 구조적인 문제로 높은 민감도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민감도 극대화가 용이한 2차원 구조의 그래핀을 다층구조로 적층하여 해결하였습니다.”

 

신소재융합기기분석센터는 교내외 분석 장비 공동 활용을 통한 산학연구개발지원과 ​​​​​​​나노융합 신산업창출을 위한 분석 장비 구축 및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신소재융합기기분석센터는 교내외 분석 장비 공동 활용을 통한 산학연구개발지원과
나노융합 신산업창출을 위한 분석 장비 구축 및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탄소나노튜브와의 인연, 차세대 탄소 소재의 상용화 연구로

류성우 교수는 수원대학교 신소재융합기기분석센터장과 화공신소재공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신소재융합기기분석 센터는 첨단 공용 활용 분석 장비를 집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나노소재기술(NT), 생명공학기술(BT) 분야 및 환경공학기술 (ET) 분야 등의 신기술 융합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연계된 연구 및 교육과정을 지원하는 곳으로, 교내외 분석 장비 공동 활용을 통한 산학연구개발지원과 나노융합 신산업창출을 위한 분석 장비 구축 및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설립되었다.

류 교수는 주로 탄소 복합소재를 중심으로, 구조용 재료에서부터 다기능성 웨어러블 센서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기초 무기화학과 탄소 복합소재에 필요한 기초 학부 과목과 대학원 수업도 진행 중이다. 그가 주 연구 분야인 신소재공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프랑스 국제학교에서 유학 당시 화학 수업 견학 활동의 일환으로 학회를 견학하다가 한 교수님의 탄소 신소재 강연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벌집 모양 원통 형태의 탄소 모형이 신기하다는 생각뿐이었는데 고등학교에서 과학부 활동을 하면서 신소재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0년 뒤에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세미나에서 뵈었던 교수님이 탄소나노튜브를 최초로 발견한 이지마 교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탄소나노튜브를 시작으로 탄소 복합재료 연구를 연구 주제로 잡아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류성우 교수와 신소재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어 교육부 기초과학 연구역량 강화사업단 단장으로서 서해안권 핵심연구센터로 지정된 수원대학교 신소재융합기기분석센터장으로 이어진 것이다.

최근 그의 연구 주제는 차세대 탄소 소재의 상용화다. 차세 대 탄소 소재라고 불리는 플러렌은 1985, 탄소나노튜브는 1991, 그래핀은 2004년에 처음 발견되었지만 그동안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용화에는 크게 성공하지 못하였다. 2020년 현재 다중벽 탄소나노튜브는 kg5만원 수준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그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다중벽 탄소나노튜브가 카본블랙과 같이 상용 화가 가능해지려면 크게 세 가지 기술이 필요한데, 표준화 물 성을 가지는 소재의 합성 기술과 다결정 물질의 벌크화 기술, 그리고 응용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복합화 공정이 그것이다.

저는 이러한 차세대 탄소 소재의 상용화를 위하여 다음과 같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먼저 기존 단백질 정제 공정에 사용하는 염석공정을 응용하여 탄소 소재를 정제함으로써 소재의 물성을 표준화 하였습니다. 그 다음으로 이렇게 표준 화된 탄소 소재를 직조 가능한 형태로 섬유화 또는 시트 형태 로 방사하는 기술을 개발하였습니다. 현재 기술로는 수 미터 크기 이상의 단결정 구조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액정형태로 배향하여 1차원 섬유 및 2차원 프리프레그 형태로 제조 가능한 소재를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차세대 탄소 소재인 탄소나노튜브와 그래핀을 복합화하여 최종적인 복합재를 형성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기존에 사용되는 복합화 공정은 그 과정이 복잡하고 분산재의 가격이 높았으나, 이를 일원화하기 위하여 볼 밀링공정에 적합한 멜라민을 이용하여 비공유 기능기화시키 는 연구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경제성장 동력, 제조업의 부활

유기물의 근원인 탄소(C)는 지구상에 매우 풍부한 자원으로서 그래핀과 탄소나노튜브 복합소재 개발을 통해 차세대 소재 디자인을 선도하고 상용화를 앞당기는 것이 류성우 교수의 연구 목표다.

최근 해외에서는 소재 개발보다 소재 디자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신소재가 개발되어 응용 분야의 발전이 일어나는 것에서 응용 분야에 적합한 소재를 먼저 디자인하고 이를 개발하는 쪽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근 인공지능, 빅데이터, 드론, 자율주행 등등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4차 산업의 주요 기술도 하드웨어 제조업 기술과의 융·복합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에 연구가 치중된 나머지 하드웨어 제조업 기술에 대한 연구가 밀려나고 있는 추세다. 세계 5위 경제권으로 밀려난 영국도 이러한 제 조업의 퇴보와 그 길을 같이 했다고 볼 수 있다. 일본 또한 중국과 대한민국의 제조업 기술의 발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도 최근 제조업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다. 일본발 수출규제와 코로나19 사태로 일본과 중국에 대한 제조업 의존도가 상당히 크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미국은 차세대 경제성장 동력으로 제조업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류 교수는 제조업의 기반 기술은 소재 분야의 기술 자립화이며 이를 통해 제2의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하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신소재융합기기분석센터는 첨단 공용 활용 분석 장비를 집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나노소재기술(NT), 생명공학기술(BT) 분야 및 환경공학기술(ET) 분야 등의신기술 융합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연계된 연구 및 교육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신소재융합기기분석센터는 첨단 공용 활용 분석 장비를 집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나노소재기술(NT), 생명공학기술(BT) 분야 및 환경공학기술(ET)분야 ​등의 신기술 융합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연계된 연구 및 교육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종합예술인으로서의 연구자가 목표

신소재는 물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추어 빅데이터 연구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는 류성우 교수의 교육자로서의 모습은 어떨까.

개인적으로 공부를 하면서 정보 비대칭을 깨닫지 못하여 후회와 미련을 느꼈습니다. 지금 아는 걸 그때도 알았다면, 또는 시야가 더 넓었더라면 그런 선택은 하지 않았을텐데 하는 후회를 몇 번 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는 객관 적인 입장에서 제가 알고 있는 최대한 많은 세상을 보여주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주고 싶고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과학은 예술이고 예술은 과학이었다. 화가가 사물을 관찰하고 이를 탐구하듯, 수단만 다를 뿐 연구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 만은 세포의 구조, 색을 띄는 구성요소, 그리고 그 과정까지 과학지식이 꽃에 대한 흥미와 신비로움, 그리고 경이로움을 더 돋보이게 한다고 했다. 과학은 그 자체가 하나의 혁신적인 수단이며 문화와 철학이 더해졌을 때 비로소 그 의미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현재 대중과 매체에서는 연구자가 과학만을 다루는 도구로서의 형태로만 비춰지는 것이 안타깝다라고 류 교수는 말한다. “연구자는 예술가이자 철학가로서 과학이라는 수단을 다루는 종합예술인이라는 그의 바람은, 다음 세대를 바라보는 혜안을 가지고 문화를 선도하며, 과학이라는 수단을 가지고 예술가와 같이 창작활동을 하는 연구원이 되는 것이다.

그는 현재 한국고무학회 국제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탄소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한, 한국복합재료학회 및 한국분말야금학회에서 학술 발표 등을 하며 국내 대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에서는 매년 Material Research Society(MRS) 정회원으로 활동하며 연구 교류를 하고 있다. 올해는 미국 센프란시스코 개최되는 Material Science 학회와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는 4th World Chemistry Conference and Exhibition에서 초청받아 연구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이처럼 신소재 분야에 대한 연구와 교육을 지속하고 있는 류성우 교수에게서 신소재와 AI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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