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나답게’… 뺌으로써 채우는 디자인 철학
‘가장 나답게’… 뺌으로써 채우는 디자인 철학
  • 유지연 기자
  • 승인 2020.02.24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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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다움 김정예 대표
정예다움 김정예 대표 ©유지연 기자
정예다움 김정예 대표 ©유지연 기자

덕후는 한 분야에 깊이 빠져들어 있는 사람들을 칭하는 말이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선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을 자랑한다. 정예다움 김정예 대표는 이른바 성덕(성공한 덕후)’이다. 자칭 타칭 문구 덕후였던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을 담은 정예다움을 런칭한 그는 소비자들과의 소통 속에서 성장해가고 있었다.

 

쓰는 사람을 위한 문구 연구소’ 2019 한국브랜드대상 수상

2020년의 첫 달, 정예다움은 한국브랜드대상이 주관한 ‘2019 한국브랜드리더대상 문구/완구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브랜드대상은 2019 한 해 동안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대한민국 브랜드 시장을 이끌어간 우수 기업을 선정하여 시상하는 국내 유수의 브랜드 시상식이다. 시상식에서 한국브랜드대상은 발전하는 문구/완구 시장에서 기본을 잃지 않으면서도 제품 개발을 끊임없이 해나가는 정예다움의 도전의식과 기업 운영에 감명을 받았다, ‘앞으로도 소비자의 만족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집중하여 정예다움만의 이미지를 이끌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정예 대표는 브랜드를 처음 런칭 할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잘 운영해나가라는 응원과 격려의 의미라며 소감을 밝혔다.

쓰는 사람을 위한 문구 연구소정예다움의 캐치프레이즈다. 여기에는 늘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제품을 제작·제공하며, 정예다움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김 대표의 다짐이 담겨 있다. 특히 소비자가 있음으로써 모든 브랜드가 완성된다고 믿는 그에게 이번 수상은 더욱 의미가 크다.

정예다움이라는 독특한 브랜드명에도 그만의 색깔이 묻어난다. ‘능력이 우수하고 일에 기운차게 앞질러 나설 힘이 있다’, ‘자세하고 날카로운 데가 있다는 뜻의 정예롭다라는 단어에 색이 없는 제품으로, 가장 '쓰는 이 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문구 다움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김 대표는 색()이 없는 것이 바로 정예다움의 색깔임을 강조했다. 사용자가 자신의 마음대로, 자신이 원하는 분위기로 정예다움을 채워나갈 때 비로소 정예다움이 완성된다는 설명이다.

정예다움은 군더더기 없는, 꼭 필요한 요소만 있는 깔끔한 무채색을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가장 편안한 제품을 제공하는 브랜드입니다. 사용자에 의해 완성하는 것이야말로 정예다움의 정신이죠. 기본에 충실할 때 최고를 만들 수 있기에 철저하게 기본에 집중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20194월 런칭한 정예다움은 사용 용도에 따라 크기와 양식 등으로 세분화된 120여 종의 제품과 디자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5개 제품군은 고유 디자인 특허 출원까지 완료한 상태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정예다움에 응원을 보내오는 사용자들에게 집중하며,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 긍정적 에너지를 전할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해 갈 것을 약속했다.

 

소문난 문구 덕후자신만의 철학 담은 브랜드 런칭

김 대표는 자신이 학창시절 터질 듯한 필통을 3개씩 들고 다니던 소문난 문구 덕후였다고 말했다. 낙서를 하고 필기하는 것을 좋아했던 것은 물론, 직접 편지지나 노트를 디자인해 친구들에게 선물할 만큼 문구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던 그다. 이러한 관심은 직업으로 이어졌다. 패션의류학을 공부하면서도 개인적으로 편집디자인 분야를 공부하며 전문성을 키웠다. 이후 프리랜서로 개인이나 기업의 회사소개서나 제안서, 리플렛 등 각종 인쇄물의 디자인을 맡으며 알음알음 이름을 알렸다. 전공자가 아니었기에 차츰차츰 쌓이는 포트폴리오만이 그의 무기가 되어주었다. 2018년에는 개인사업자로 전환하며 또 다른 성장의 발판을 다지기도 했다. 1인 기업으로서 겪는 어려움도 컸다. 김 대표는 매번 마감에 시달리다 보니 밤을 새는 것은 기본, 1년간 단 일주일도 쉬는 날이 없었다고 말했다.

디자인 분야에서 일을 하며 책자를 만들기도 하고, 다양한 굿즈들을 디자인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점차 저만의 문구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죠.”

어릴 때부터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문구류보다는 톤다운 된 차분한 색감의 문구들에 눈길을 두던 그는 100% 마음에 쏙 드는 심플하면서도 밋밋하지 않은문구류를 찾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진 누군가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정예다움 런칭의 원동력이 되었다. 주변의 응원도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선보여 온 그만의 디자인에 지지를 보내오는 지인들은 그에게 큰 힘이 되었다. 김 대표는 주변의 응원과 지지를 발판삼아 창업에 도전하게 되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정예다움 런칭은 저에게 커다란 터닝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늘 저만의 공간에서 외롭게 일하던 제가 SNS 속에서 1만 명의 팔로워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의견을 반영한 제품들을 디자인하고 있죠. 또한, 소비자-정예다움의 관계를 넘어 소 비자-소비자 간 유대관계를 형성하며 디자인의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통 속에서 얻는 에너지를 고스란히 우리 제품에 담아 고객들과 행복감을 나누고 싶습니다.”

정예다움은 현재 SNS와 온라인 공식몰을 통해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그런 그에게 서울과 대구 플리마켓 참가는 소비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이었다. 다이어리나 노트 등 직접 사용하고 있는 제품을 보여주며 잘 쓰고 있다고 전 해오는 소비자들의 말은 그에게 또 다른 기쁨과 감사함으로 다가왔다. 김 대표는 당시 행사를 통해 얻은 수입의 3~40%정예다움&정덕(정예다움 덕후)’라는 이름으로 기부하며 함께라는 의미와 감사함을 되새겼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소통 위에 정예다움을 일궈온 김 대표는, ‘리더로 서의 김정예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 선언한다. 이전에는 회사-의 업무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쌓고 성장을 이어갔지만, 이제는 B to C의 형태로 많은 소비자와 관계가 맺어지는 만큼 혼자 하는 사업과는 책임감의 깊이가 달라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그는 보다 많은 것을 품을 수 있는 포용력과 잘 해낼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마음, 나아가 자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정예다움을 이끌어갈 것을 다짐했다.

 

SIMPLE IS THE BEST

제품 디자인에 있어 김 대표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사용자의 편의성이다. 실제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때 최소 30명의 필기 자료를 수집 및 연구해 디자인에 접목시키고 있다. 완성된 제품은 다시 지인들 및 사용자에게 나누어주며 사용감과 개선사항을 확인한다. 김 대표는 브랜드 런칭 이후 많은 분들의 피드백을 듣기 위해 제품을 드리는 일을 가장 먼저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만 600명에게 제품을 후원하며 피드백을 얻은 그다.

“‘내가 소비자라면 이 제품을 구매할까?’라는 질문을 늘 던지고 있습니다. 눈으로 봐서 예쁜 것보다는 사용이 편리하고 유용한 것이 중요하죠. 제품 디자인에 있어 제가 던지는 또 하나의 질문은 어떻게 하면 더 간결할 수 있을까입니다. 기본에 충실하며 최소한의 디자인만을 구현하는 것이 정예다움의 목표입니다.”

정예다움의 ‘I’m white, MAKE ME COLORFOOL!’이라는 슬로건은 정예다움의 철학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김 대표는 색깔이 없는 것이 정예다움의 가장 큰 특색이자 강점임을 강조했다. 연한 회색을 기반으로 한 무채색이야말로 모든 색을 잘 흡수하는 힘이 있으며, 눈을 편안하게 하고 차분하게 글을 쓰고 싶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무채색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소비자의 이목을 끌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정예다움을 가장 정예다움스럽게 만드는 힘이다. 그는 시 선을 사로잡는 화려함은 부족하지만 정예다움이 문구의 기본이 될 것이다라는 믿음과 확신으로 브랜드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히 필기만을 위한 문구가 아닌 각각의 기능에 맞춘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는 점 역시 정예다움의 강점 중 하나다. 실제 사용자들의 필기노트를 기반으로 제작된 중국어·일본어 필기노트와 스페인어를 기반으로 한 유러피언 단어장은 기존 문구 시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획기적인 제품이다. 김 대표는 사용자들의 요청으로 인해 탄생한 제품이라며, 필기 패턴에 따라 크기와 양식 등으로 세분화해 사용자의 필기 습관에 최적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정예다움의 외국어 노트는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심플할수록 더 좋은 디자인이라 생각합니다. 군더더기를 배제하고 사용자가 자신만의 느낌으로 채울 수 있는 공간을 제시하는 것이 정예다움의 모토죠. 빼고 또 빼서 최대한을 담을 수 있도록 하는 디자인을 선보이겠습니다.”

 

가장 나 다움을 찾아주는 정예다움

우리의 가치는 사용자가 정예다움을 통해 가장 나다운 색으로 매일을 채워나갈 때 완성됩니다. 가장 많은 색과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무채색이야말로 이러한 과정의 바탕이 되는 색이죠. 채워 넣기보다 진정으로 필요한 요소만으로 만들어진 문구, 사용자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쓰임에 최적화한 제품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김 대표는 아직은 작은 브랜드이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문구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번뜩이는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기보다 기본에 충실하며 오래도록 사랑받는 정예다움이야말로 그가 그리는 미래다. 김 대표는 변하지 않는 기본의 색을 지키며 소비자와 다양한 감정을 공유하며 소통해가겠다고 덧붙였다.

“2~3년 내에 정예다움만의 감성을 담은 오프라인 매장을 설립하고자 합니다. 저의 제품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공간에서 소비자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시중에 이미 문구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는 가운데 김 대표는 계속해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 말했다. 제품 위에 여러 기능을 담아 단순 필기를 넘어 보다 심도 있는 학습이나 연구 등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 제품들을 계획하고 있는 그다. 김 대표는 자신이 창업을 결심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 문구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다양한 브랜드와 아이디어가 공존하며 문구 시장의 가치를 높였으면 한다는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설립한 지 채 1년이 안 된 신생기업 정예다움은 특유의 소통과 추진력으로 문구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쓰는 사람을 위한 문구 연구소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정예다움을 정예다움답게 하는 무기가 되었다. 정예다움이 단기간 내 이와 같은 성장을 이루고 시장과 소비자의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기본에 충실하고,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그의 경영철학이 있었던 까닭이다. 그는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문구 시장이지만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품들에 점차 남성 고객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며, 한국 문구시장의 저변을 확대하 고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브랜드로 성장해나갈 것을 약속했다. ‘능력이 우수하고 일에 기운차게 앞질러 나설 힘이 있다라는 의미처럼 정예다움이 올곧게 성장해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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