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혁권 - “맡은 역할과 그 감정을 잘 표현하는 좋은 배우가 되기를 늘 소망합니다”
배우 박혁권 - “맡은 역할과 그 감정을 잘 표현하는 좋은 배우가 되기를 늘 소망합니다”
  • 박성래 기자
  • 승인 2020.02.23 0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우 박혁권
배우 박혁권 ©정이레 기자
배우 박혁권 ©박성래 기자

 

재작년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이자 뜨거운 문제작으로 거론된 <기도하는 남자>가 최근 개봉되었다.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들이 선택한 영화인 <기도하는 남자>는 지독한 경제난 속에서 개척교회를 운영 중인 목사 태욱’(박혁권)과 아내 정인’(류현경)에게 다가오는 극한의 시련과 각기 다른 선택의 갈림길에서 처절하게 갈등하는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이에 본지는 3월호 스페셜인터뷰 기획으로 1993년 소극장 산울림단원으로 시작해 <해치지않아>, <택시운전사>,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낸 베테랑 연기자 박혁권을 만나 배우로서의 여러 생각을 들어보았다.

 

 

월간인물 독자들에게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연기해서 먹고 사는 박혁권입니다. 그냥 배우 박혁권이라 해도 되지만, 배우라는게 그저 여러 가지 직업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 해보고 싶어서 이렇게 적어봤습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기도하는 남자에서 개척교회 목사 태욱역할을 연기하셨습니다. 어떤 영화이며 맡은 인물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아 네, 질문 주신 것처럼 개척교회 목사인데, 가난한 개척교회 목사라는게 포인트입니다. 목회 활동을 하면서 금전적인 어려움 때문에 이런저런 사건을 만들고, 또 사건들에 휘말리게 되는 역할이구요. 그런 목사와 그의 아내, 가족들이 힘든 환경에서 더 힘든 일들과 맞닥트리게 됩니다.

 

영화 '기도하는 남자' 스틸 이미지
영화 '기도하는 남자' 스틸 이미지

 

기도하는 남자작품을 보기 전 관객들이 미리 숙지하면 좋을 배경 지식이나 놓치지 말아야 할 요소들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단 제목에서도 그렇고 맡은 배역의 직업이 종교적인 배경위에 있기는 하지만, 그냥 일반적으로 다수의 보통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이라 생각하시고 나였다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어떻게 했어야 좋았을까...생각하시면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보통 작품을 선택하실 때 가장 고려하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사실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건 스케줄인 것 같습니다. 일단 스케줄이 가능하다면 그 다음 생각하는 것이, 작품이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있는가? 역할이 매력적인가? 작가님이나 감독님의 의도를 파악해서 거기에 맞는 인물을 잘 표현 할 수 있을까? 등등의 작품과 역할에 관련된 사항을 우선 고려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근데 작품을 결정하게 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에 영향을 받습니다. 어떨 때는 대본도 안보고 감독님에 대한 믿음만으로 선택하기도 하고, 어느 때는 친분으로 의리상, 또는 스케줄이 비어서, 금전적인 이유도 있을 수 있고 등등.. 그러다가 최근에는 다작을 좀 자제하자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이 작품을 왜, 꼭 해야 되는가? 이런 질문을 한 번 더 해봅니다.

이번에 개봉한 기도하는 남자는 대본을 읽고 나서 이건 꼭 내가 해야겠다 싶어 선택한 작품입니다.

 

영화 '기도하는 남자' 스틸 이미지
영화 '기도하는 남자' 스틸 이미지

 

한 역할, 인물을 연기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나 지향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것저것 군더더기를 다 덜어내고 그 인물이 원하는 초궁극의 목표가 무엇인지 찾아내서, 각 장면들에 그것을 잘 분배하고 배치시켜 전체적으로 일관성 있는 인물의 라인을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그래야 보는 관객 입장에서 인물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되고, 그 신뢰를 얻어내야 그 다음에 그 인물이 다른 인물들과 만나고 어떤 사건, 상황들과 마주쳤을 때 공감을 끌어 낼 수 있

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궁극의 목표를 찾아내고, 분배하고, 배치시켜 표현하는 것이 꽤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정의, 선함이라고 여겼던 것이 욕심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증오와 애정 사이를 오가기도 하며, 이타심이 지극히 이기적인 자기만족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또한, 표현에 있어서도 효율적으로 잘했다 싶었는데 작품 끝나고 몇 달 뒤에 문득 그게 아니었구나 생각이 나서 고개를 파묻고 후회를 하기도 합니다.

 

 

촬영이 끝나거나 휴식기에는 보통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는지 궁금합니다.

특별하게 무엇을 한다라고 할 만한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친구들 만나서 수다떨고 술 마시는 걸 좋아했는데 요즘은 술이 예전만큼 재미가 없어서.. 멍 때리고, 유튜브 보고, 가끔 무에타이 하고 그러면서 지냅니다...

 

 

배우로서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중학교 때 혼자서도 연극을 보러 다니고 하긴 했었는데 배우를 할 생각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고, 20대초에 그냥 알바하면서 빈둥거리며 지내다가 스포츠신문에서 극단 단원모집 공고를 보고 전화했더니 와보라고 해서 뭐 그렇게 극단 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배우로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어떤 때일까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듣고 싶습니다.

한 두어 가지가 떠오르는데요 첫째로는, 개인적인 어떤 아픔이나 큰 슬픔 같은 것이 있을 때 그 감정과 반하는 감정을 표현해야 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지인분이 돌아가셨는데 그날 촬영분으로 즐겁게 왁자지껄 거리는 장면을 찍어야 될 때, 그런 날은 촬영하면서나 마치고 나서도 한참동안 먹먹하고 무언가 뻥 뚫려버린 듯 한 휑한 느낌이 들고 배우라는 직업을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극복 방법은 따로 없고, 그냥 하지요. 직업이니까.

다른 하나는, 얼굴이 노출되는 직업이다 보니 일상생활에서 종종 겪게 되는 일들인데요. 사적인 일을 보고 있는데 다짜고짜 사진을 찍는다거나 몰래 동영상을 찍는 분도 계십니다. 그럴 때면 드는 생각이 강아지나 고양이 사진을 찍을 때도 주인이 있다면 물어보는 게 상식일 듯한데, 나는 상식적인 범주에 들어가지 못하는 존재인가?... 뭐 그렇습니다. 이것도 극복 방법은 따로 없고, 가급적 상황이 될 때는 서로 사람으로서 예의를 지켜달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이 단락에 서 논란이 좀 생길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저는 동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어떤 사람에게 그 누구라도 직업, 직위, 나이, 성별 등으로 인해서 상식적 인권이 달리 적용되면 안 되고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서로 충분히 존중해야 된다 생각합니다.)

 

 

배우 박혁권에게 연기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거창할거 없이 What do you do for a living? 뭐 해서 먹고사니? 축구선수가 공차면서 먹고 살 듯이 저는 배우니까 연기해서 먹고 살구요. 그저 배우이니까 당연히 연마해야 되는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로는 세상을 알아가고 공부하는 도구입니다. 뭐 직업상 한동안 작품분석, 인물분석을 해왔고 그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들을 보게 되니까요. 배우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막연하게 배우가 되겠다 하지 말고, 본인의 궁극 목적이 무언지 생각해 보길 권합니다. 유명해지고 싶은 건지,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건지, 아니면 무대나 카메라 앞에 서서 주목 받는게 좋은 건지, 좋아 보이고 폼 나니까? 그런거 다 필요 없고 연기만 하면 된다 생각한다면 왜 그런지, 그렇다면 어떤 연기를 어떻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은지. 굳이 배우 준비가 아니더라도 왜, 어떻게를 생각해보는 건 좋은 습관이니까요. ... 잠깐만... 저도 한번 다시 깊게 생각을 해봐야겠네요.^^

 

 

기도하는 남자이후에 예정된 작품 활동 계획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원래는 올 초에 한 5개월 정도 어디를 좀 다녀올 계획이여서 어쩔 수 없이 작품들을 거절했는데 그게 틀어지면서 예정에 없던 휴가가 생겼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긴 휴가를 어떻게 써야 되나 생각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배우 박혁권이 앞으로 꿈꾸는 목표나 그리는 모습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제가 뭐 그닥 목표나 꿈을 정해놓고 이루려하거나 하는 편이 아닌 것 같긴 한데... 예전부터 신구 선생님이나 김혜자 선생님, 로버트 드 니로, 메릴 스트립 이런 배우들을 보면 그 오랜세월 많은 작품들을 하면서 어떻게 저런 한결 같이 좋은 연기를 보여 줄 수 있을까 감탄이 나오곤 했었는데, 뭐 제가 연기를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배우란 직업으로 사는 동안 기복 없으면서 수준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건 뭐 목표라기 보다는 희망, 소망에 가깝겠네요. 감사합니다.

 

배우 박혁권 ©정이레 기자
배우 박혁권 ©박성래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