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증표준진단 확립으로 대한민국 한의학 우수성을 알릴 것
병증표준진단 확립으로 대한민국 한의학 우수성을 알릴 것
  • 정이레 기자
  • 승인 2019.12.20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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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웅모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융합한의과학교실 교수

 

양웅모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융합한의과학교실 교수
양웅모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융합한의과학교실 교수 Ⓒ정이레 기자

지난 12월 과학기술부문 최고 석학기관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한국 과학기술계의 미래를 선도할 최우수 젊은 과학자 26명을 2020년도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Y-KAST) 신입회원으로 선출했다. Y-KAST 차세대회원은 정책학부, 이학부, 공학부, 의약학부 등 4개 분야에서 학문적 성과가 뛰어난 연구자를 선발하는 사업으로서 각 분야 최고 전문가 영입을 통해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한국과학 기술한림원의 주력 사업이다. 특히 한의계에서는 양웅모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가 역대 두 번째로 의약학부 회원으로 선출됐다. 이에 본지는 한의계 젊은 연구자로서, 특히 한·양방 융합 관련 연구와 한의약 제재 개발 등 한의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양웅모 교수를 만나 우리나라 한의학 연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그의 견해를 들어보았다.

 

한의학의 우수성, 기본진단 표준화는 필수 불가결 요소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융합한의과학 교실 양웅모 교수는 한약재를 주제로 연구를 수행하고 한약 처방 관련 국제표준 발간 등의 국제활동을 활발히 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과학기술 한림원의 최우수 젊은 과학자로 선발되었다. 최근 한의계의 연구개발을 위한 R&D 투자가 항암제 개발, 바이오의약품, 줄기세포 등 의약학계와 비교해 매우 적고 소외된 상황에서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할 가능성이 큰 과학자로 한의학 교수가 선발된 일은 한의계에서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다.

양웅모 교수는 12년간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로 역임하며 후학 양성과 한의약 개발, 진단 표준화 연구를 지속해서 해오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회원으로서 특별히 연구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는지 물었다.

한림원 회원이 되었다고 해서 새롭게 연구해보고 싶은 분야가 생긴 것은 아닙니다. 기존에 진행해오던 진단 표준화 연구와 한의약 제재 개발 등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며 한의학 분야에 더 많은 연구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양 교수는 한·양방 융합병리기전 해석을 통한 병증 표준화 연구를 주력 과제로 수행해오고 있다. 일차 의료에서 한의사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 병증 표준화는 필수적인 요소다. 이에 대해 한의계가 노력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일차 의료에서의 행위는 결국 진단치료이며, 진단과 치료 양쪽 모두에서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차적으로는 진단에 대한 한의계 내부의 컨센서스, 즉 표준화된 진단이 필요합니다. 물론 한의사마다 개인적인 경험과 학풍이 다르고, 환자마다 세부 증상이 다르므로 백 퍼센트 일치하는 진단을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한의계 내부에서 어느 정도 공감하는 기본 진단의 표준화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치료의 경우 일차 의료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제가 너무 부족한 상황이라고 양 교수는 덧붙였다. 최근 보험 제제가 연조엑스 및 정제 등으로 제형 변화가 이루어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비보험 제제에서는 탕제, 환제 및 일부 외용제 등 과거에 비하면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실정이라는 것. 양의학의 경우,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꾸준히 새로운 제제 및 신규 제형의 의약품이 나오고 있는 것에 비하면 한약 제제는 개발 자체도 미미하며 제형 또한 식품의 제형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현재 홍삼보다도 외면받고 있는 한약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신규 제제 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양방 융합 병리를 통한 시너지 효과 기대

·양방 융합병리기전 해석을 통한 병증 표준화 연구는 양웅모 교수가 이끄는 융합한의과학 교실의 핵심 연구 주제이다. 해당 연구는 한의학과 양의학에서 바라보는 인간의 생리와 병리, 치료기술은 전부 다르지만, 서로의 장점을 취하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시선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양 교수가 한의계 내부에서는 가지기 힘든 냉정한 시선으로 한의계를 바라볼 수 있었던 이유는 복지부, 식약처 등 정부 부처 회의나 ISO 등 국제회의, 의약학계 교수들과 공동연구 덕분이다.

융합 관련 연구를 통한 실험실의 연구 성과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산학협동이 필수적입니다. 학교의 연구 성과가 산업계의 노하우와 잘 연계되어야 시제품 개발, 임상 시험, 스케일-업 등의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고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그는 연구개발 중인 한·양방 융합병리기전 기반 신규제제, 표준 진단 플랫폼 등의 상용화를 위해 바이오벤처 회사인 보인바이오컨버젼스의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약학대학, 동서의학대학원 교수들이 참여해 유기적인 산학합동으로 시너지효과를 보고 있다. 보인바이오컨버젼스는 현재 신규 제제 임상 시험, 지방분해 약침 시제품 개발, 진단 플랫폼 국가 연구과제 등을 수행하며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제품 출시에 앞서 한약 제제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편견을 깨트리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터.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한의학에는 다양한 진단체계가 있는데, 한의사마다 각기 다른 진단체계를 활용할 뿐 아니라, 같은 진단체계에서도 같은 진단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일 환자에 대해 한의사마다 다른 진단을 한다면, 이는 전체 한의학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즉 세부 처방이나 가감 등은 실제 진료하는 한의사의 판단에 따르겠지만 최소한 한의사들끼리 공감할 수 있는 표준 진단이 그래서 필요합니다. 이 점이 선행되어야 일차 의료에서뿐만 아니라 전체 의료계에서 한의학의 입지를 다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의계가 다 같이 고민하고 방법을 찾기 위한 공통의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골다공증에 관한 한양방 고찰

 

치주질환에 관한 한양방 고찰
지방분해에 관한 한양방 고찰

대한융합한의학회, 한의계 내·외부를 잇는 징검다리

중국은 중약제품의 세계 수출을 위한 제도적 지원 및 R&D 투자를 받고 있으며, 일본은 한약 시장이 제제 중심으로 형성돼 매년 성장세를 보인다. 이에 반해 한국은 한의계의 연구개발을 위한 R&D 투자가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양웅모 교수는 한약 제제 활성화 방안을 신규 한약 제제를 위한 별도의 허가 트랙에서 찾았다.

기존 식약처의 의약품 허가 트랙은 기본적으로 사람에게서 독성이나 부작용, 임상 효능을 모르는 chemical compound 기반한 제도입니다. 하지만 한약 제제의 경우 이미 사람에게 사용되고 있는 한약재의 효능 및 독성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세포실험, 동물실험으로 과학적인 효능을 검증하고 있는 상황으로 분명한 차별점이 존재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한약 제제에 대한 별도의 허가 트랙이 구성되면 향후 다양한 제제가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양 교수는 한의계 내 외부적으로 유기적인 연결과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년 초 창립될 대한융합한의학회활동을 통해 지금까지 개발된 융합진단 프로그램, 새로운 제형을 응용한 한약 제제 등을 임상 한의사와 공유하고, 지속해서 새로운 진단, 치료기술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양웅모 교수의 활동이 시너지로 이어져 위기를 맞은 한의학의 미래를 밝히기를 기대해본다.

 
양웅모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융합한의과학교실 교수 Ⓒ정이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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