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탁동시(啐啄同時) 되새기며 마음의 병 어루만져줄 건강한 상담인재를 키우다
줄탁동시(啐啄同時) 되새기며 마음의 병 어루만져줄 건강한 상담인재를 키우다
  • 남윤실 기자
  • 승인 2019.10.21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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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김영혜 교수

스트레스 장애, 공황장애와 같은 정신질환 용어들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요즈음 심리상담은 어느새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았다. 자신에게 적절한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아동과 노년을 불문하고 마음의 짐을 안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심리상담은 돌파구이자 위로가 된다. 김영혜 교수는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보다 전문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상담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원광디지털대학교 김영혜 교수
원광디지털대학교 김영혜 교수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커뮤니티 케어시행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가 사람들의 마음지도를 어지럽히고 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압박감이나 성과에 대한 부담감, 외로움 등을 호소하는 증상은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이러한 가운데 독거노인들을 위한 지역 밀착형 케어를 제공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영등포구 노인상담센터다. 이곳에서는 65세 이상 취약계층 어르신들이 겪는 상대적 박탈감이나 소외감, 상실감, 우울감 및 자살 등 부정적 정서 및 부적응적행동의 감소를 위해 찾아가는 상담을 실행하고 있다. 또한 노인상담에 관심을 갖고 있는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노인상담교육, 정기사례회의 등 노인상담 관련 인력 양성에도 앞장서는 모습이다. 원광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과 학과장 김영혜 교수는 이곳에서 영등포구 노인상담센터장으로 활동하며 센터를 이끌어가고 있다. 원광디지털대학교는 지난 2016년부터 영등포구로부터 노인상담센터 위탁기관으로 지정되어 영등포구 노인상담센터를 운영 중이다.

영등포구 노인상담센터는 우리 이웃들을 따뜻하고 믿을 수 있는 상담사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전문적으로 배우고 훈련받은 상담전문가는 아닐지라도 센터의 상담교육을 통해 준상담사들을 육성함으로써 상담사를 자처한 주민들이 상당한 수준의 역량을 갖추도록 돕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보건복지부는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지역사회의 힘으로 자신이 살던 곳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목표로 하는 커뮤니티 케어를 발표한 바 있다. 영등포구 노인상담센터는 이미 수년 전부터 지역주민들의 연대성과 공동성을 토대로 한 커뮤니티 케어를 실행해왔다. 1명의 주민이 2, 3명의 독거어르신을 담당하며 꾸준히 돌보는 것이다. 김 교수는 센터의 직원들과 상담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지역의 주민들 모두 어르신은 우리의 미래라는 마음으로 함께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그가 서울시 어르신상담센터 개소 1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발표한 영등포구 노인상담센터의 실천방향과 제안은 이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김 교수는 이러한 형태를 지역주민참여형 노인상담모델이라 명명했다.

연로하신 부모님을 평생 돌보듯 독거어르신의 댁을 찾아가 심리정서상담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아웃리치 상담이 저희 센터의 핵심 사업입니다. 또한 방문하지 않는 요일에는 정기적으로 전화를 드려 안부를 확인하는 전화상담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회상중심 모래놀이 집단상담및 보드게임 등 도구를 활용한 작업프로그램 등의 집단 프로그램도 더해진다. ‘회상중심 모래놀이 집단상담은 상담자들이 의미 있는 기억과 긍정적인 정서를 되새기며 현재에의 적응을 돕고 내면의 긍정적 자원을 재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김 교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어르신들은 서로 울고 웃으며 진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념세미나 후 김영혜 원광디지털대학교 교수와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념세미나 후 김영혜 원광디지털대학교 교수와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온라인 통해 전문지식 쌓는 원광디지털대학교

서울대학교 박사후연구원(Post-doc.), 서강대학교 학생생활 상담연구소 상담교수, 아주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심리전공 및 심리치료교육전공 교수 등을 역임해온 김 교수는 상담, 상담교육 및 슈퍼비전을 통해 제자들을 육성해왔다. 그런 그가원광디지털대학교에 둥지를 튼 것은 지난 2015년 상담심리학과가 개설되면서부터다. “저희 상담심리학과는 자신과 타인의 성장을 돕는 건강한 상담인재 양성이라는 교육목표를 내걸고 있습니다. 상담심리학을 공부함으로써 나 자신과 타인을 심리학적으로 이해하고, 전반적인 대인관계와 조망능력을 향상할 때 진정한 상담가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를 공부한 학생들은 자신의 삶 또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김 교수는 학업성취단계별 교육과정을 통해 몇 학년으로 들어오든 상담심리학을 배우는 단계가 동일하도록 구성했다. 이론적 교육과 더불어 기본 역량을 증진하기 위해 학년별 학점이수가 아닌 학업성취단계별 교육과정(S·E·D·A)을 도입한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학년에 관계없이 기본단계부터 심화단계로 과목을 이수함으로써 누구나 상담심리학의 기초부터 응용까지 탄탄한 바탕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사이버대학교의 특성상 학생들 중 현업에 종사하다 전문지식을 강화하기 위해 학교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기에 이러한 커리큘럼은 더욱 빛을 발한다. 실제로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상담심리학 지식을 쌓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해오는 학생들이 많다. 김 교수는 이미 박사학위를 취득했거나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들이 평생교육의 일환으로 학교로 오는 경우가 많다며,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문 지식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현재 원광디지털대학교 입학협력처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원광디지털대학교는 웰빙건강학부, 한국문화학부, 실용복지학부 등 3개 학부 17개 학과와 웰빙문화대학원 자연건강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교수진과 콘텐츠개발자의 협업을 통해 수업콘텐츠를 자체개발하는데다 학생들의 궁금증을 전화통화로 해소해주는 학생지원서비스의 하나인 학생상담센터와 지도교수와 상담이 가능한 원코칭(WON Coaching)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이러한 만족도는 2007년 교육과학기술부 주관 원격대학 종합평가 종합 우수 대학 선정, 2013년 교육부 주관 원격대학역량평가 전체영역 최고등급 획득 등의 수상으로 이어졌다. 그는 학교에 대한 재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매년 90% 이상의 재학생 재등록률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재학생이 추천하는 학교임을 강조했다. 특히 익산캠퍼스를 비롯해 서울, 대전, 광주, 대구, 부산에 지역캠퍼스를 운영하며 재학생을 위한 학과 특강과 실습 및 자격증 스터디 등이 활발하게 운영하는데다 매학기 입학설명회가 각 지역캠퍼스에서 실행되고 있어 지원자들의 관심과 참여도가 높다. 높은 장학금 수혜 비율 역시 원광디지털대학교의 강점이다. 매년 입학생의 약 98%에게 장학 혜택을 제공(2018학년도 1학기 기준)하며 학생들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30종 이상의 교내장학금과 800여 곳 이상의 인적·학술교류 등을 맺은 기관협력을 통해 다양한 협약장학제도를 운영하여 학생들이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학업 성취를 이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김 교수의 또 다른 이름은 ‘WDU 심리상담센터장이다.2017년 개소한 WDU 심리상담센터는 오랜 시간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상담전문가들이 재학생들의 심리적 문제를 상담하며 그들의 스트레스와 부적응 문제를 완화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학교 적응과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방안을 구축하는데 머리를 맞대는 모습이다. 김 교수는 재학생들이 전국에 퍼져있고,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사이버대학교지만 이들이 겪는심리적 어려움과 낯선 대학환경에 대한 적응 문제는 오프라인 대학과 다를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사회 전반에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며 심리상담기관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훈련받지 않은 상담사들의 활동이나 다소 부담스러운 비용 등이 장애물이 되기도 하죠. WDU 심리상담센터는 재학생들에게 무료로 전문적인 심리상담을 제공하고자 만들어졌습니다. 이곳에서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상담자와 학생들에 대한 질적 연구 이어갈 것

김 교수는 무엇보다 상담자들이 상담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이나 느낌이 무엇인지, 자신의 경험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문상담자가 되기 위해 수련중인 수련생(슈퍼바이지)부터 경력 있는 상담전문가(슈퍼바이저), 성폭력피해자를 상담한 경험이 있는 상담사, 부대에서 병사들을 상담하고 있는 병영생활전문상담관 등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데 이어 현재 노인상담센터에서 독거어르신을 방문하며 상담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상담자들의 내적 경험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상담자들이 금전적 보상이나 사회적 지위 등 아무런 혜택이 없음에도 주변의 이웃을 돌보는 이유부터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담활동을 지속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가는 데 무게를 실었다.

상담 경력이 쌓여갈수록 개인의 개별적 경험에 초점을 두어 그 사람만이 경험했던 심리적 현상을 찾아가는 질적 연구에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깊이 파고들수록 놀라운 시사점들을 찾아낼 수 있죠.”

상담자에 대한 연구 외에도 김 교수는 학생들에 대한 연구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오프라인 대학에 있다가 사이버 대학교에 와보니 온라인으로 무언가를 가르치고 공부한다는 것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힘든 일임을 깨달았다고 설명자료로 만들고, 강의를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검수하기까지 몇 배의 시간이 걸리는 까닭이다. 하지만 그보다 몇 배로 힘든 일이 있다. 바로 그 수업을 듣는 것이다. 김 교수는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 과정이 궁금해 한 학기 동안 수업을 들었다며, 결과는 출석을 다 채우지 못하거나 F학점을 받는 등 중도탈락을 하고야 말았다고 털어놓았다. 이 경험은 재학생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이어졌다. 그들이 주경야독 공부하는 이유에서부터 자신이 뜻한 바를 이루기까지 수많은 장애물을 뛰어넘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인지에 주목한 것이다. 그는 향후 이러한 일을 가능케 하는 열정, 끈기, 인내심 등의 강점과 심리적 이유를 찾고, 결과를 토대로 재학생들이 졸업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줄탁동시(啐啄同時), 내담자·학생들과 발맞춰 나아갈 것

김 교수는 상담교수로 일하기 시작한 2003년부터 지금까지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의 사자성어 줄탁동시(啐啄同時)’를 깊이 새기고 있다고 말한다. 어미 닭이 성급한 마음으로 병아리를 빨리 껍질 밖으로 나오게 하려고 혼자 계속 쪼아 대고 병아리는 안에서 쪼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알은 깨지고 만다. 반대로 병아리는 열심히 껍질을 쪼아 대는데 밖에 있는 어미 닭이 아무런 반응도 안 해준다면 병아리는 영영 껍질을 깨지 못할 수 있다. 그는 상담을 통해 내담자의 변화를 돕거나 제자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 역시 이와 같다고 강조했다. 함께 호흡을 맞춰가며 변화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엄마 손에 이끌려 상담실에 온 내담자에게 변화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우선 자신만의 동기를 찾도록 도와야겠죠. 높은 학점만을 향해 달려가는 학생에게는 학점이라는 숫자 대신 정말 변화하고 싶은 방향과 의미 있는 삶의 목표를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철학은 교육 현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는 학생들에게 이것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지등의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만들고 있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성장이라는 믿음에서다. 김 교수는 온라인 수업에서도 지금 배우고 있는 내용에 자신과 자신의 삶을 적용해보라고 말하곤 한다. 불안정 애착에 대해 배우고 있다면 어린 시절 양육자의 행동을 떠올려보고 그때 자신이 느낀 감정을 되짚어보게 한다. 그러한 행동과 감정의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때로는 상처를 치유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탐구해보는 경험이 삶을 더욱 건강하고 풍성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람들을 만나 마음의 변화를 이끌고, 새로운 상담자들을 키워내는 동안 저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부족하고 시행착오도 많지만 제가 배운 것을 누군가와 나누어 언젠가 의미있는 나무와 열매가 될 그들에게 토양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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