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규제 프로세스 재정비를 이뤄 현실적이고 합리적 대안을 구축해나갈 것
[커버스토리] 규제 프로세스 재정비를 이뤄 현실적이고 합리적 대안을 구축해나갈 것
  • 정이레 기자
  • 승인 2019.09.18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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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지난여름, 마침내 ‘P2P(개인 대 개인 간의 금융 대출)’를 위한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 정보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핀테크 금융시장에 도착한 희소식이었다. 숙원사업을 해결하듯 관련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안도와 환영의 인사가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특히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소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을 테다. P2P법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한 횟수만 해도 열 손가락이 모자를 정도였으니 말이다. 일찍이 핀테크의 주요 산업으로 주목받았지만 더딘 법제화로 발전에 제동이 걸려 있던 P2P 대출은 비로소 날개를 달고 유니콘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P2P 법제화 이후, 대한상공회의소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10월호 월간인물은 대한민국 상공업기획을 통해 대한상의의 정책 및 사업과 이에 담긴 박용만 회장의 상공업 발전 비전 등을 심층 조명하고자 한다.

 

대한상공회의소의 뚝심

대한상공회의소의 박용만 회장은 2015년부터 22대 회장으로 선출된 이래 201823대 회장으로 재 선출됐다. 만장일치 추대로써, 박 회장을 향한 총회 의원들의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결과였다. 선출 당시부터 그는 우리 사회가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하게 피력했다.

그동안 여당과 야당, 보수와 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찾아가 대화를 나눴습니다. 정치권을 넘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시민단체와 노동계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지만, 실제 변화로 연결시키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습니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 변화가 필요한 길목마다 기득권의 장벽이 견고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으면서 저 자신은 물론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박 회장의 이 같은 소신은 자아성찰과 비판에서 그치지 않았다. P2P 법제화를 위해 발로 뛰었던 것처럼 올해 초여름, 경제 활성화와 규제개혁 법안 통과를 위해 직접 여야 5당 원내 대표를 만나 상의리포트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특히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모습이 유독 인상적이었다.

여야 모두 국민과 국가를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스스로 옳다고 믿는 일과 주장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안타까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이나 국민 모두 여전히 살기 팍팍해 하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고 귀 기울여 주셨으면 한다는 점입니다.”

그의 말대로 기업은 실적을 낼 수 없어 고통 받고, 국민은 국민대로 점점 양극화의 큰 격차를 체감하며 박탈감을 느낄 것이다. 이는 여야 각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의 우위나 승패를 가르는 자세로 바라봐야 할 문제가 아닌 것은 물론이다. 박 회장이 국회를 찾은 이유도 대한상공회의소가 경제4단체 가운데 하나인 민간경제단체인 만큼 격량 속 흔들리는 기업들의 하소연을 대변함과 동시에 현재 우리 사회가 처한 경제 현실에 꼭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었으리라.

 

2019년 청와대, 기업인과의 대화 [사진=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 대한민국 상공업 역사의 증인이자 주역

대한상공회의소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전국 18만 상공인을 대변하는 대한민국의 대표 경제단체이다. 그러나 전 세계 130여 개국 상공회의소와 네트워크가 구축된 범세계적인 기구라는 사실까지 아는 이는 얼마나 있을까. 더욱이 1884년 창립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그야말로 우리나라 상공업의 태동과 발전을 함께 해온 것이나 다름없다. 오늘날 박 회장은 올곧은 신념과 상송회의소를 향한 남다른 애정도 이처럼 긴 시간 동안 축적되어 내려져온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를 비롯한 전국 73개 상공회의소는 모두가 같은 자긍심을 지니고 있습니다. 상공인의 권익 향상과 상공업의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며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저희를 지탱하고 있으니까요. 특히 저희 대한상의의 경우, 공인의 경제적과 사회적 지위를 높이는 데에 애를 쓰고 있습니다. 상공인이 존경과 박수를 받으며 국가부강에 당당히 기여할 수 있는 분위기야 말로 선순환적인 사회 풍토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생산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소통과 논의를 통해 기업과 국민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열겠습니다.”

상공인의 눈과 귀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에서 박 회장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경제계의 목소리에 객관성과 전문성을 높이고자 하는 그의 바람이 결코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앞서 숱하게 국회를 두드리는 그의 발걸음이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글로벌 무한경쟁의 시대. 이 치열한 시대를 우리 기업이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대한상공회의소처럼 국내외 비즈니스 정보의 허브 역할을 하는 단체가 필요하다.

따라서 저희는 주요 경제현안에 대한 대응에 촉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의 활성화와 선진화를 지원하기 위해 대내외 경제상황과 정부정책을 수시로 점검하고 합리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정부 주요 정책에 대한 기업실태 및 의견을 조사하고, 무역투자회의 등 정부에서 주최하는 주요 회의체에 참여해 경제계 의견을 적극적으로 대변해야 합니다. 또한 최근 경기 진단에 대해서는 현 시대에 걸맞은 해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므로 조금도 게으름을 피울 새가 없습니다. 나아가 기업의 자발적인 사회적 책임 이행과 친 기업 정서 확산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기업이 성장할수록 사회공헌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될 수 있도록 사회공헌 시상식이나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으며 어렵고 거창한 일이 아니라 모두가 응당 사회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기업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박 회장은 기업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배출권거래제 등 정부의 환경 및 기후변화와 관련한 정책과 발 빠르게 호흡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업계의 친환경영영 실태조사와 정책지원과제를 건의하는 것도 물론 대한상공회의소가 일찍이 자처하고 있는 몫이다.

 

국회를 향한 박용만 회장의 간절한 외침

박용만 회장의 최근 기업들이 처한 이슈가 담긴 상공회의소의 구체적인 사업과 역사를 차례로 살펴보며 국회에 전달한 주요 입법현안에 대한 경제계 의견주요 내용, 상속세제 개선부터 조세특례제한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그리고 투자 인센티브 강화까지. 6대 현안을 이 지면을 빌려 다시금 돌아보고자 한다.

먼저 가업상속 중과세제도 개선에서는 세계 최고수준의 상속세율을 지적하며 할증세율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기존의 세율이 기업의 투자 의욕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의견이었다. 특히 최대주주 보유 주식의 경우 10~30%를 할증해 최대 65%의 세율을 부과하고 있는데, 세금을 내고서는 가업승계가 사실상 불가능해 기업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까지 빚어지고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이에 상속세의 부담을 낮추고, 할증률을 인하할 것을 촉구하면서 이 같은 내용이 중소기업부터 적용될 수 있도록 할증평가 제도를 폐지·개선해 줄 것을 주문했다.

중소·중견 가업승계요건 완화에서는 급변하는 경제 환경을 대응하기 위해 사후관리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시켜줄 것을 요구했다.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는 가업상속 공제제도를 두고 있으나 요건이 너무 엄격하다는 것이 아쉬운 지점이었다. 가업승계 후 10년간 업종·자산·고용을 유지토록 한 것은 기업의 즉각적인 대응과 다채로운 변신을 제약하는 요인이라는 것이 내용의 핵심이었다. 따라서 사후 관리기간을 5년으로 단축해줄 것을 요청했다.

기업투자 인센티브 강화의 경우, 국가적으로 안전 인프라 확충과 기업의 생산성 향상이 중요한 과제임을 명확하게 했다. 따라서 안전설비, 생산성향상설비 투자세액공제제도의 일몰 연장을 요구하였으며, 신성장기술 사업화시설 투자세액공제 요건의 현실화를 요청했다. 신성장기술·원천기술 R&D비용 세액공제 대상 인정요건 확대 등도 포함된 건의였다.

서비스산업 R&D 세제 개선에서는 R&D 지원체계 개선을 제안했다. 이에 세제지원 대상의 학력과 전공의 기준을 새롭게 제시했는데, 기존에 유지하고 있는 자연계열·전문학사 이상을 폐지하고 지적재산권 비용 등 사전제작비용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해 줄 것을 건의했다. 아울러 주요 선진국보다 미흡한 서비스 R&D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비스산업발전법 조속입법에서는 서비스발전법이 무려 8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라는 현실을 지적했다. 전 세계가 앓고 있는 저성장·저고용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이 시급하므로 조속한 입법을 요청한 것이다. 끝으로 기부문화 활성화를 언급하며 선진국 수준의 지원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50%까지만 인정되는 법정기부금 비용인정 한도를 영국과 같이 100%에 가까운 수준으로 확대하고, 기부여력이 높은 중위·고위 개인 기부자에 불리한 공제방식을 소득공제 방식으로 전환해 줄 것을 건의했다.

박 회장은 입법현안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면서 기업이 공통적으로 호소하고 있는 상속세 부담은 곧 기업 의욕 저하로 이어지기 마련이라고 조언하며 이 같은 현실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국회 차원의 개선 논의가 신속히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46회 상공의 날 기념식 행사 [사진=대한상공회의소]

R&D 투자로 제조업 르네상스 시대를 열자

박용만 회장의 국회 출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국내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조세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그의 열의는 도무지 수그러들 줄 몰랐다. 또 하나의 대표적인 예는 바로 ‘2019년 조세제도 개선과제 건의문제출이었다. 특히 올해 건의문에는 신 성장 시설투자 세제지원 요건 완화, 신 성장 R&D 인정범위 확대, R&D 세액공제율 인상, 생산성향상시설·안전설비 등 설비투자 세제지원제도 일몰 연장,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 제도 개선, 특허 이전·대여 등 기술거래에 대한 과세특례 확대 등 무려 94개의 과제를 담아 큰 주목을 받았다.

신산업 발전의 기반인 신성장기술 투자는 세제지원의 요구조건이 까다롭고, 생산성향상과 R&D 투자에 대해서는 세제혜택이 줄어들면서 세제의 투자인센티브 기능이 잘 작동하지 않는 실태가 전체 과제를 아프게 관통했다. 결국 넘기 힘든 문턱을 체감한 것인데, 이에 따른 해답으로는 정부의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전향적인 세제지원 정책만이 절실한 듯하다.

 

한국 경제의 혁신과 성장을 불러오는 대한상공회의소


한편 지난여름의 끝자락은 일본의 무역 보복조치에 따른 국내 구조개혁의 촉발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일본뿐 아니라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의존해 온 관행을 바꾸는 한편,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역사적인 순간을 보내고 있는 오늘날, 박 회장은 국회 및 야당과의 간담회를 통해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적절한 대응과, 벤처 활성화 및 서비스업 발전 법안 처리를 요청했다.

이번 정국을 기회로 우리 산업이 미래지향적으로 포지셔닝돼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또한 기업이 역동적으로 일을 벌이고 새로운 시도에 나설 수 있도록 법, 제도 같은 플랫폼을 확실하게 바꾸는 시도도 필요하겠죠. 예컨대, 빅데이터 산업과 산업 간 융복합 지원을 뼈대로 한 벤처 활성화라던가 선진국처럼 의사와 환자 간의 원격진료를 허용하면서 서비스업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겠습니다.”

박 회장은 처음 회장으로 선출되었던 3년 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경제계 목소리를 사회 곳곳에 무게감 있게 전달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 같은 발언이 이익집단의 감정적 읍소로 치부되기보다 기업과 사회가 조화롭게 발전하는 데 필요한 의제를 설정하고 대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로 작용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깃들어 있음을 확신한다.

규제 개혁뿐 아니라 한국 경제를 변화시킬 사회적 동력을 제공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데 전력을 다하고자 대한상의는 향후 연구 기능을 강화해 기업들의 합리적 판단과 선택을 위해 정확한 현실과 경제 전망 및 국제 현안들을 분석하고, 중장기 과제에 대한 심층 연구를 진행하는 등 민간 씽크탱크역할을 강화하고자 한다. 이에 본지는 대한민국 상공업 발전을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는 대한상공회의소와 박용만 회장의 발걸음을 마음을 다해 응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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