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먹지 않는 것, 입지 않는 것, 그렇게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
“동물을 먹지 않는 것, 입지 않는 것, 그렇게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
  • 김예진 기자
  • 승인 2019.08.06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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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비건인증원 황영희 대표
한국비건인증원 황영희 대표 

우리는 비건 문화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최근 젊은 층들 사이에서는 전 지구적인 신념을 가진 이들이 늘어나면서 건강하고 맛있는 비건 식단과 식탁 밖에서도 동물해방과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리고 이 가운데에 지난 해 11월, 국내에서 유일하게 비건 인증 기관으로 인정받은 ‘한국비건인증원’이 있다. 식품, 생활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비건 인증과 올바른 비건 문화와 인식을 알리기 위한 교육에 힘쓰고 있는 한국비건인증원의 황영희 대표를 만나보았다.

지금 바로 당신 곁의 ‘비건’

동물 유래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으며, 동물실험을 실시하지 않는 식품에 비건인증마크를 부여하는 것. 바로 한국비건인증원이 하는 일이다. 까다롭고도 촘촘한 절차가 필요할 터. 과연 인증원의 시작은 어떠했을지 황영희 대표에게 물었다.

“저를 비롯한 우리 핵심 구성원은 모두 식품을 전공했으며, 민관학계에 종사하면서 비건(Vegan)을 추구하는 것이 지속가능성, 환경·동물권 보호 등 지속가능한 미래의 방향성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근무하는 동안 국내 식품의 제조 및 관리를 경험했고, 비건 마크가 붙은 수입식품을 많이 접했습니다. 비건 마크 자체가 소비자에게는 매우 유용한 표시라고 생각했었지만, 당시에는 국내에서 일정한 기준을 갖고 수행하는 기관이 없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마침내 저는 제3의 인증기관이 있고, 표시할 수 있어야 국내의 관련 산업 또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직접 인증원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한국비건인증원이 가장 주력하고 있는 활동은 비건인증 심사 및 평가이다. 황 대표는 인증 실적 확대와 분야의 확장이 큰 목표라고 말하면서 진행 중인 비건 교육에 대해 설명했다.

“인증은 생산자가 제조하는 다양한 제품에 대해 해당 분야에 대한 신뢰성을 제3의 기관에서 보증하는 중요한 활동이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수준과 신뢰성 향상으로 관련 산업 전반을 진흥시킬 수 있습니다. 이렇듯 주력하고 있는 사업분야를 지지하기 위해 저희는 비건 교육을 실시합니다. 인증 적용업소에 국한하지 않고 인증 전(前)단계의 교육 및 컨설팅, 소비자에 대한 교육 및 라이프스타일 공유도 포함합니다. 또한 국내외의 원료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하고 분석합니다. 해외 법률 및 국제적 추세도 분석하고 제시하기 때문에 비건 인증 업소에 대한 서포트 및 K-food 활성화에도 조금이나마 기여하려 합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비건’과 관련한 문화, 식품 사업 등이 이전보다는 확장되고 성장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5월에 열린 ‘비건 페스티벌’이나 여름에 열린 ‘비건 페스타’가 증명하듯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평소 자주 가는 동네에 비건을 위한 식당이 오랫동안 자리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트렌드를 읽는 비건 패션 브랜드의 등장까지, 그동안 몰랐을 뿐 알면 알수록 생활 가까이에서 국내 비건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황 대표가 생각하는 ‘비건 문화’란 무엇일까.

“국내에는 아직 비건, 채식에 대한 인식이 유럽이나 미국 대비 부족한 편이고, 유럽보다 더욱 다양한 가치관의 비거니즘이 있다고 봅니다. 채식이라고 일컬으면 보통 불교와 같은 종교적인 느낌, 건강을 위해 식단을 조절하는 느낌이 더 강한 편입니다. 그러나 건강에 대한 관심, 동물복지 수준의 강화, 환경 문제의 심화로 인해 비건문화는 더욱 확산될 것입니다. 비건 문화는 미래를 위한 여러 가지 좋은 대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채식의 경우 장점이 매우 많은 식단이죠. 실제로 서울시청에서는 주1회 채식식단을 제공하고 있는데, 1년에 30년산 소나무 약 7만 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비건을 실천하는 이들, 비거니즘(Veganism)

최근 들어 국내외 식품 시장에서는 미래 먹거리로 식물성 고기를 지정하고 이와 관련한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 또한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건강 및 환경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 유럽이나 미국 못지않게 그 열풍이 이어질 것임이 자명하다. 유행이 아닌 흐름으로 자리하게 될 비건 문화. 이를 위해 황 대표가 갖고 있는 궁극적인 비전은 무엇일까.

“단기적으로는 올해가 가기 전에 인증제품 실적을 500개 이상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를 위해서는 우리 인증원에서도 노력해야 하지만, 최하위 원료 생산자부터 최종 제품의 생산자 그리고 소비자분들의 관심이 절실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비거니즘을 지향하고 있는 저와 같은 소비자가 비건 제품 선택이 어려워서 비건 실천을 주저하지 않는 사회적 기반을 만들고 싶어요. 특히 비거니즘처럼 어떠한 신념을 갖고 그것을 지켜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비건을 지향하고 시도하려는 사람들에게 신뢰성 있는 제품들을 제공하고, 허들을 낮추고, 그 선택이 자연스러운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황 대표는 끝으로 누구에게도 비건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채식주의자이건,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건, 본인의 신념을 밝혔을 때 존중해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면 하는 그녀의 바람은 어떤 이야기보다도 부드럽고 강력하게 비건을 응원하는 듯했다. 잠시나마 비거니즘의 삶을 엿본 하루, 이 가치관과 신념이 점점 번져가는 사회를 꿈꿔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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