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해외에서 건설경기 부흥을 일으키는 백년기업, 성지건설
[커버스토리] 해외에서 건설경기 부흥을 일으키는 백년기업, 성지건설
  • 김예진 기자
  • 승인 2019.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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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건설㈜ 이용승 대표
성지건설 이용승 대표

50년 전 한반도의 건축 역사를 쓴 성지건설이 백년대계를 준비하며 해외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동안의 우여곡절은 극복하고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는 성지건설의 체질 변화는 어떤 위기 속에서도 돌파구를 찾아내는 저력이 됐다. 2년여간 공들이며 오직 실력 하나만으로 도전한 프로젝트 성공이 목전에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화려한 부활을 예고한 성지건설의 변혁이 기대된다.

인도네시아가 알아본 성지건설의 가치

인도네시아 국영항만사 PT. Penlido I와 탄중사우항만 공동개발사업을 위한 MOU 체결

올해 3월 성지건설이 기분 좋은 소식을 들고 왔다. 인도네시아 국영항만사 PT. Penlido I와 탄중사우항만 공동개발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사업 예산만 한화로 2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로 인도네시아 남동쪽 바탐섬에 컨테이너 항만을 개발하는 공사이지만 향후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완공된 후 2022년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하면 말 그대로 황금의 땅이 될 것이고 그 영광을 당당히 성지건설이 누린다. 성지건설 이용승 대표가 수없이 인도네시아를 오가며 노력한 대가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정책이 관여된 대규모 공사를 수주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는 인식이 팽배하지만 성지건설은 해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성지건설을 파트너로 삼은 이유는 무엇일까.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MOU는 사실상 준계약서나 다름없습니다. 오랫동안 인도네시아의 문을 두드리면서 성지건설의 기술력과 인프라를 강조해 신뢰를 얻은 것이 주효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 측에 바탐섬의 큰 그림을 제시했고 50년 역사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성지건설이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은 것이 좋은 결과로 돌아왔습니다.”

성지건설의 해외공사 역사는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방글라데시 탕가일 JAMUNA Bridge Access Road 프로젝트를 수행한 성지건설이지만 좋을 때도 있으면 나쁠 때도 있는 법이다. 성지건설이 가장 어려운 때 수장을 맡은 이용승 대표는 탄중사우항만 공동개발사업을 따내기 위해 한 단계 한 단계 차분히 준비했다. 인프라 투자를 갈구하는 인도네시아의 현지 상황을 간파해 지난 2017년 현지 건설사인 PT ADHI KARAYA(Persero) Tbk.와 사업 제휴를 하며 자본과 기술을 투자했다. 특히 국내에서 토목 공사 경험이 풍부한 성지건설은 PT ADHI KARAYA(Persero) Tbk.와 인도네시아 사회간접자본 사업에 뛰어들어 도로, 철도, 교량 등 사회기반시설 건설 사업을 추진했다. 국내 건축 시장이 포화일 때 성지건설은 해외에서 기회를 발굴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4년 인도네시아 정부는 향후 5년간 470조원을 투자해 철도, 도로, 항구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라며 “계획을 실행하면서 파급 효과까지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부가가치를 창출해 성지건설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성지건설의 빛나는 영광을 다시 재현하기 위해서 인도네시아의 성공은 필수 관문이었다. 그는 글로벌 기업과 각 지역 전문가 네트워크, 컨설팅 그룹으로 형성된 수주심의 과정에 차별화 포인트를 뒀다. 그 과정 안에서 수익성과 리스크, 인적 네트워크, 파트너사 검토를 하며 이를 통과하고 확신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있다. 성지건설은 2년 전부터 TF팀을 꾸려 해외 사업 수주 프로젝트를 추진해왔기에 이번 프로젝트의 수주 성공은 성지건설의 해외 사업 포인트를 농축했다고 볼 수 있다.

암울한 터널을 지나 성공 가도에 진입하다

1996년 대표이사의 자리에 오른 그가 성지건설에서 경험한 희로애락의 시간들은 켜켜이 쌓였다. 과거의 명성이 사라질 뻔한 악조건 속에서도 그는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철학을 지키며 성지건설도 지켰다. 그는 “어떤 문제가 닥치더라도 성실하게, 피하지 않고 책임간 있는 자세로 경영에 임했다”라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설사였지만 잠시 규모가 작아졌을 뿐이며 다시 커지기 위해 노력하면 해낼 수 있다고 믿었다”라고 회상했다.

사진=성지건설

성지건설은 1969년 2월 1일 창업한 건설업체로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종합건설업체로 성장했다. 반 세기동안 성지건설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축물을 지으며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성지건설이 수행한 대표적인 건축 프로젝트로는 국내 최초 국제 규격 아이스링크인 목동 아이스링크, 평창 스피드 스케이트장과 인천 월드컵 경기장, 장충체육관,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 서남권 돔 야구장, 여의도의 랜드마크인 메리어트 빌딩, 마포대교가 있다. 모두 대한민국을 상징하기에 가치가 있는 건축물이다. 우리나라의 주거 개념을 바꾼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도 성지건설이다. 1985년 성지건설은 서울 마포구에 성지빌딩을 지었다. 성지빌딩은 업무와 주거시설이 공존하는 국내 첫 오피스텔이다. 우리나라 오피스텔의 효시가 성지빌딩인 것이다. 서울시 지하철 5호선과 7호선, 인천도시철도 1호선과 2호선 건설에 참여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였던 성지건설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깊은 역사와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성지건설이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 앞에서 고속 성장을 잠시 멈췄다. 지난 2010년 법정관리와 회생 과정, 상장폐지 등 굴곡의 시간을 보냈지만 성지건설은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제2의 창업’이라는 구호로 직원들은 똘똘 뭉쳐 새로운 성지건설을 만들었다. 체질 변화가 답이었다.

사진=성지건설

“건설업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산업계는 실적, 이익, 성과 위주로 돌아갑니다. 고도성장만 바라보니 기업은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뛰어난 인재를 대거 투입해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겠지만 기복이 생기면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없습니다. 성장할 때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하향 곡선을 그릴 때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없어요. 저는 기업이 생명체라고 생각하고 성지건설을 사람이 중심인 장수 기업으로 바꾸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성지건설의 강점을 20년 이상 근무한 경력자가 많은 점으로 꼽았고 앞으로 창창한 미래가 예상되는 이유로는 젊은 피를 수혈한 점을 들었다. 성지건설은 서울도시과학기술고(해외건설ㆍ플랜트 마이스터고)와 협약을 체결해 앞으로 5년 동안 30여 명의 학생을 정식 채용할 계획이다. 성지건설의 50년을 끌고 갈 인재를 미리 키우겠다는 것이다. 성지건설을 제 몸처럼 아끼는 경력자들이 포진하고, 진취적이고 젊은 인재들이 합류해 성지건설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서울도시과학기술고(해외건설ㆍ플랜트 마이스터고)와 협약 체결

공존과 상생의 의미 놓치지 말아야

인사 정책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파격적인 정책을 추진한 이용승 대표가 인도네시아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도 쉽게 할 수 있는 결단은 아니다. 그 역시 자신감은 넘쳤지만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발걸음이 마냥 가볍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1등만 기억하는 대한민국 건설현장만 보고 있을 순 없었다. 품질 우선, 인간중심을 추구하며 그로 인해 결과를 얻겠다는 그의 소신은 인도네시아에서 통했다.

“국내 건설시장은 갈수록 파이가 작아져 출혈경쟁이 심합니다. 함께 상생하기보다 당장 눈앞의 공사를 수주해야 건설사가 살아날 수 있으니 소모전이 많죠. 이런 현실이 개탄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비단 건설업이 아니라 우리나라 사회의 모순이죠.”

사진=성지건설

남들이 동남아시아 국가 진출을 선입견으로 바라보고 실패한다고 단언해도 그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건설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았다. 올해 이 대표는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성지건설이 보유한 기술력을 전수하고 그중 우수한 인재는 한국으로 초빙해 건설현장에서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줄 계획이다. 우리나라 건설업계에서 기술 공유는 생소하다. 서로 차별화된 기술을 앞세워 경쟁의 우위를 차지할 생각만 있어 지식과 기술을 나눈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는 “기술 발전을 위해 건설업계가 함께 정보를 공유하며 상생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동남아시아 기업에 밀릴 수 있다”라며 “서로 경쟁만 할 것이 아니라 협업이나 상생을 고민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당장 10년 안에 기업이 망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50년, 100년 후에도 기업이 존재해야 한다. 그는 장수기업이 되려면 최대주주와 경영주가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이익을 회사의 진정한 주인인 직원들이 함께 누리면 사회에 나눔이 되고 상생이 되는 것이다. 진정성을 느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여야 생명체인 기업에 생동감이 넘친다. 기업은 직원들에게 회사 상황을 투명히 공개해 성지건설의 생명력을 키우고 직원들은 앞서나가는 그를 보고 따라 애사심을 키워 모두 같은 방향으로 함께 나아가는 것이다.

혁신 성장으로 글로벌 건설사가 될 것

이용승 대표는 성지건설의 50년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해외 시장에 꾸준한 관심을 두면서도 국내 건축 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상업시설과 산업시설, 오피스텔, 물류센터, 문화센터, 아파트형 공장, 생활형 숙박시설, 소규모 공장, 발전소, 플랜트, 아파트형공장, 골프장, 호텔레저시설 등 토목을 기반으로 한 공사 현장부터 차근차근 정복해 나가기로 했다. 그는 아직 직원들이 성지건설의 무게를 부담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신발이 닳도록 그가 먼저 뛰고 있다. 직원들이 한 발짝 움직일 때 그는 두 발짝 세 발짝 더 뛴다. 성지건설을 안정적인 궤도에 올릴 때까지 부담감과 무게는 혼자 짊어지기로 했다.

사진=성지건설

“영업부 조직을 개편했습니다. 시간을 많이 빼앗기지 않고 오직 성지건설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내부 정비를 먼저 해야 합니다. 제가 가진 것이라곤 땀 한 방울을 더 흘리는 저력밖에 없어요. 결국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는 “성지건설이 안정권에 접어들면 그땐 저 혼자 무게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직원들이 제 옆에서 함께 분담해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때까지는 제가 앞서 나가겠습니다”라며 “직원들이 저를 믿어주며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한다면 성지건설은 과거의 영광보다 미래에 더 찬란하게 빛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성지건설은 ‘멀리 보고, 크게 생각하는 기업’이라는 모토와 불굴의 의지, 오랜 경험, 숙련된 기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건설발전에 이바지해왔다. 기존 건설사업 분야에 만족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 등 신성장 사업을 지속적으로 육성 개발하면서 본업의 전문성을 강화해 견실한 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완전한 품질로 고객과 함께 미래를 가꾸고 이를 통해 인간존엄을 실현하며 나눔을 통해 밝은 사회를 구현한다는 경영이념에 따라 분야별 전문가가 열정적인 자세로 긍정적 사고를 하는 기업으로 거듭난 성지건설.

건설업계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차갑게 변화하고 있다. 고객이 신뢰하지 못하고 공사 현장은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요소는 많지 않지만 성지건설은 주저하지 않는다. 부활을 알리는 성지건설의 날갯짓에 대해 주변에서는 ‘명가(名家)의 재건(再建)’이라고 일컫는다. 올해를 기점으로 성지건설은 탄탄대로에 들어섰다. 그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혜안을 가지고 있다. 착실함은 성지건설을 배반하지 않았다. 성지건설의 앞날에 희망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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