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 동아시아의 지속가능한 소통과 상생을 위한 길”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 동아시아의 지속가능한 소통과 상생을 위한 길”
  • 강기훈 기자
  • 승인 2019.01.31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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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구 한국외국어대학 일본어대학장 · 일본연구소장
박용구 한국외국어대학 일본어대학장 · 일본연구소장
박용구 한국외국어대학 일본어대학장 · 일본연구소장

지난 128,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연구소, 한국일본사상사학회와 동아역사문화학회가 모여 위안부 문제의 국제화라는 주제 하에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감히 대한민국 역사의 가장 아픈 손가락이라 할 수 있는 일본군 위안부문제를 두고 한국, 대만, 일본의 전문가들이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아직도 위안부를 가리켜 매춘이라 인식하는 일본인들의 사유방식이 얼마나 특수한 것인지 밝히려는 움직임에 기꺼이 동참하고 있는 박용구 한국외국어대학 일본어대학장 · 일본연구소장을 만나 그날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현재 저는 일본의 국가권력에 의한 성폭력 합리화 메커니즘 연구라는 한국연구재단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위안부 문제는 한국과 일본 양국이 반드시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자 올바른 세계사 측면에서도 바로잡아야 하는 역사적 이슈이기 때문이죠. 이번 학술대회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일본의 역사 속에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 국가권력에 의해 어떻게 합리화되고 또 문화로까지 재구성되었는지를 심도 깊게 다뤄볼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시도가 일본군 위안부 관련 논쟁에 있어 일본의 국가적 책임문제임을 입증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단초를 제시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학술대회가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우리의 입장이 국제사회의 여론으로 대세를 점해가고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일 터. 결코 녹록치 않았을 그 과정이 궁금했다. 박용구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의 모집, 동원, 관리가 일본군에 의해 강제적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입증하는 자료가 이미 넘처나는 가운데 더 이상의 사실관계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우리가 집중적으로 물어야 할 부분은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결단이라는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시간이 흐른다고 사라질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그들이 인정할 때까지 말이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파괴당한 일본군 위안부는 인류사적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국제성과 무시효성을 제시했다는 점이 이번 학술대회의 큰 의의라고 할 수 있죠. 이 두 방향이 향후 국제사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담론을 이끌어나가는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따라서 201512, 위안부 문제가 매듭지어졌다는 양국의 합의는 시효가 있을 수 없는 문제에 대한 무력한 결정인 셈이죠. 무엇보다 피해자 당사자의 의견을 무시한 일방적인 선언이므로 일본은 물론 우리 측도 철저한 반성이 필요할 것입니다.”

매주 일본 대사관 앞에서는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수요집회가 열리고 있다. 학술대회가 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위안부 피해자 이귀녀 할머니의 사망 소식이 들려와 안타까움이 더해졌다. 한일 양국 간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하여 영토와 역사교과서 왜곡, 야스쿠니신사 참배까지 크게 4가지 현안이 걸려 있다. 한일관계에 안개처럼 끼어있는 문제들을 접할 때면 무참함에 가슴이 답답해지곤 했는데, 박용구 교수와의 인터뷰가 꼭 위로처럼 다가왔다. “결국 인간이 지닌 존엄과 양심이 핵심이라는 그의 말을 곱씹으며 조금은 희망적인 상상을 해도 될 것 같았다.

앞으로도 문화 간 소통을 통해 민간 차원에서 한일관계 개선에 기여하고 싶다는 박용구 교수의 바람이 가까운 미래에 구현되길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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