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 선정의 신화를 쓰며 기술강국을 건설한다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 선정의 신화를 쓰며 기술강국을 건설한다
  • 강기훈 기자
  • 승인 2019.01.04 14: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원규 숭실대학교 전기공학부 교수

기술의 역사가 인류의 미래를 바꾼다. 사람을 중심축으로 시시각각 변화하고 발전하는 기술이 한 나라의 수준을 결정한다. 기술자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국가의 위상이 달라진다. 기술자가 가장 빛나는 자리에 가면 늘 이 사람이 있다. 숭실대학교 전기공학부 배원규 교수는 가는 곳마다 국민이 기술의 혜택을 누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바쁜 활동의 중심에는 배원규 교수가 우뚝 서 있다.

배원규 숭실대학교 전기공학부 교수
배원규 숭실대학교 전기공학부 교수

캠퍼스 특허전략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발휘된 지도력

숭실대학교 전기공학부 수업 시간. 배 교수는 언론 보도를 분석하며 최근 기술 경향을 심층 분석한다.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필기하다가 고차원적인 질문을 한다. 기술의 기초를 철저히 배운 학생들은 국력을 결정하는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 고민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되면 창의적이며 융합된 기술력을 보유해야 살아남는다. 함께 멀리 보고 크게 생각하는 것. 엔지니어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그의 교육철학이다. 교육에 대한 그의 열정은 지난해 말 파죽지세 상승세를 타며 특허청과 한국공학한림원이 주관해 열린 캠퍼스 특허전략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휩쓸었다. 그는 지도교수상을, 함께 출전한 학생들은 최우수상인 특허청장상을 받았다. 여름방학 내내 그와 학생들은 학교에 살다시피 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공과대학 학생들이 참여하는 공모전 중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인 캠퍼스 특허전략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공신력이 높아 대기업도 수상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학생들이 방학 내내 수만 건의 기술 문서를 추려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공모전을 준비했습니다. 공모전을 위해 여름방학을 온전히 할애한 학생들에게 좋은 결과가 돌아와 참 기뻤습니다. 훌륭한 엔지니어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된 경험이었죠.”

그는 엔지니어 시각으로 기술을 어떻게 분류해 문제를 분석하는지 가르치며 지도한 것이 주요했다라고 밝혔다. 그가 기술 개발 분야에서 독창적인 행보를 이어나가게 된 배경은 스승의 특별한 가르침이 있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그를 가르친 지도교수(Zhenan Bao, Stanford Univ.)는 문제를 발견해서 해결하는 것이 엔지니어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여러 회사를 직접 창업해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을 사업화하는 선례를 보여줘 그에게 적지 않은 영감을 주었다. 그는 가슴 속에 과학자는 인류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지식을 찾아낼 임무가, 엔지니어는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문제를 발견하는 의무가 있음을 명심한다. 한국에 귀국하면 문제를 해결할 기술을 개발하는 수단으로 창업을 선택하리라 다짐했던 그는 숭실대학교가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에 선정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연구 속 기술이 세상 밖으로

지난해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에 선정된 대학을 발표했다. 치열한 접전 끝에 5개 대학이 선정됐고 숭실대학교가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숭실대학교는 창업 교육 프로그램 개발·운영비, 실험실 교직원 인건비 등 실험실창업 인프라 조성자금(교육부)과 함께 후속 연구개발(R&D) 자금, 바이오· 나노 등 대학의 유망 기술 발굴 등 경제적 지원을 받게 됐다. 논문과 연구로 탄생해 실현 가능한 기술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기 위해 정부가 추진한 사업이다. 그는 유효성분 전달을 위한 피부 흡수촉진제 기술을 주제로 한 연구로 사업에 선정됐다. 그는 대학에 묻혀 있는 좋은 기술을 최대한 사회로 끌어내 국민이 혜택 받는 길을 모색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사업이다라며 교수라는 직업의 특성 때문에 학회를 통해 가장 최신의 정보를 누구보다 빠르게 접할 수 있다. 국민의 귀중한 세금으로 연구를 하는 만큼 기술 개발을 통해 나라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지원을 통해 배랩(BAE Lab)을 설립해 임산부와 주부 등을 대상으로 친환경 용기·성분으로 개발한 닥터배 올가노 테라피’(Dr. BAE Organo-Therapy) 화장품을 론칭할 계획이다. 그는 서울대학교에서 의학과 공학을 동시에 배우는 의공학과(Biomedical Engineering)를 전공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의공학이란 의학·공학을 융합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첨단 융복합 기술로 의료 분야를 개척하는 학문이다. 그는 의대 연구 인력과 암의 발생원인, 약물을 전달하는 방법 등 다양한 연구 경험을 쌓았다. 특히 반도체 미세공정 및 재료 연구를 바탕으로 의학연구에 참여한 경험이 큰 가치로 작용했다. 그는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쓰이는 재료와 소재가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학술적으로 분석하며 문제를 발견했다. 그는 엔지니어의 마인드로 사람의 건강을 해치는 재료의 문제를 풀기 위해 창업을 선택한 것이다. 몸에서 가장 큰 장기인 피부로 유해 환경물질, 미세먼지, 안 좋은 화학성분 등 유해물질이 흡수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현재 학계는 피부로 흡수되는 물질이 다양한 질병의 원인임을 증명하는 연구에 몰입하고 있다.

샴푸와 바디워시는 내용물의 안전성도 중요하지만 담는 용기와의 화학 반응도 아주 중요합니다. 2년 정도 되는 유통기한 동안 제품이 창고에 오랫동안 보관되거나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화학반응이 일어나서 화학물질이 배출될 수 있습니다.”

그는 보통 화장품 회사가 제형과 효과만 연구하는 것과 달리 세 가지를 핵심 요소로 꼽았다. 그는 배랩을 창업해 천연재료를 이용한 제품, 제품이 담기는 용기, 화장품과 용기의 궁합을 다 맞춘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외에도 피부와 밀착해 사용하는 센서 개발에도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스마트 와치(smart watch)에 들어가는 센서, 질병을 진단하기 위한 반도체 칩을 제작하고 있다.

첨단 반도체 기술을 바탕으로 피부를 통한 약물 전달 연구

그가 가장 중점을 두고 연구하는 분야는, 피부를 통해서 유효 성분 및 약물을 주입하는 기술 분야이다. 2019년 상용화를 목표로 매진하고 있는 연구 분야 중에 한 가지는, 첨단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당뇨환자들이 힘들게 주사를 맞지 않더라도, 피부를 통해 간편하게 인슐린을 몸속으로 전달하는 기술이다.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의 농도를 맞추기 위해 매일 자신의 팔이나 다리, 복부에 주사를 놓는데 피부가 약하거나 소아인 경우 주삿바늘에 피부가 손상되거나 혈관이 파괴돼 피멍이 들 수 있다. 학계에서 당뇨병 환자는 아픔을 감수하며 인슐린 주사를 맞을 수밖에 없어 이를 대체할 기술 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그는 획기적인 대안으로 인슐린 세럼을 제시했다. 몸에 바르기만 해도 인슐린이 흡수돼 간편하다. 많게는 하루에 10번 이상 주사를 맞아야 하는 어린아이의 고통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그는 제가 이끄는 연구팀의 모토는 피부를 통한 진단과 치료이다라며 피부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체 정보를 측정하는 센서를 제작하거나 피부를 통해 약물을 주입하여 치료하는 등 피부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환자와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일 미치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교육가이자 창업자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그의 모습은 제자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 그는 숭실대학교 전기공학부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교단에 설 때마다 무거운 사명감을 느낀다. 신입생 모집이 치열한 가운데 숭실대학교 전기공학부는 수험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매해 입학하는 신입생, 전과하거나 편입하는 학생들의 규모는 쾌 큰 편이다.

전기공학은 산업의 근간이 되는 분야입니다. 숭실대학교 전기공학부는 전기가 쓰이는 모든 커리큘럼을 다룹니다. 발전소에서 전기가 생산돼 공급되는 과정,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절대적으로 전기가 필요한 분야의 지식을 총망라해 가르칩니다. 발전회사, 통신회사, 반도체회사, 건설회사 등 졸업 후 학생들이 취업할 기업이나 진출 분야가 무궁무진하죠.”

숭실대학교 전기공학부는 늘 생동감이 넘친다. 그의 수업도 마찬가지다. 전자회로 지식과 관련 학문을 가르치는 그는 글로벌 인재를 키우기 위해 영어 교과서를 채택했다. 학업량이 많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엔지니어로 우뚝 성장하고 싶은 학생들은 숭실대학교 전기공학부에서 배우는 실용학문으로 무한 경쟁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그는 수업을 통해 전기회로의 역사와 기본 원리, 현재 전기회로에 어떤 기술이 쓰이는지 가르치며 미래에 어떻게 발전하는지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사람이 개발한 기술로 인류 역사는 다시 쓰인다

최근 그는 새로운 교육 분야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대학이 수행할 세 가지 기능으로 교육, 연구, 사회봉사를 꼽는데 그는 사회봉사에 눈길을 돌렸다. 전기공학은 평범한 사람에게 어려워 접근성이 높지 않은 편이라 그는 문턱을 낮추고 흥미를 유발하는 길을 개척하고 있다.

어쩌면 교육자의 역할인 봉사, 재능기부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전기회로나 전기공학은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어서 쉽게 각색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 초··고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전기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객관적이면서 창의적인 시각으로 전기를 바라보고 최신 과학기술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교육학적인 측면으로 학생들이 최신 과학기술을 배웠을 때 창의력이 어느 수준까지 발달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싶다는 말씀을 듣고 흔쾌히 합류했습니다. 제가 교육학 분야의 기틀 마련에 힘을 보탤 수 있어 기뻤습니다.”

우리나라 전기공학의 선두주자인 그에게 들어온 제안. 교육학적인 관점에서 초··고 학생들의 창의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교육 과정을 구축하자는 제의를 받자 그는 기쁘게 받아들였다. 그는 가르치는 교수로 교육적인 역할에 충실해 제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라며 사회의 도움을 받아 제가 성장한 만큼 미력하게나마 제가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서 뿌듯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능력과 잠재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엔지니어의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실용학문을 널리 가르치고 있다. 그는 뛰어난 학식을 전수하면서 엔지니어가 개발한 기술과 일상생활과의 연결 고리를 찾고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고민하자는 질문을 던진다. 경직된 사고와 실험실에서 기술의 생명력이 끝나지 않도록 유연한 대처가 요구된다. 우리 사회는 기술, 그 기술을 개발한 인재가 실험실에 갇히지 않도록 안내하는 교육자가 필요하다. 캠퍼스 특허전략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준비하며 학생들을 다독여 최고의 결과를 만든 교수. 이론에서 출발한 기술이 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창업에 뛰어든 연구자. 50년 뒤, 100년 뒤를 바라보며 우리나라를 짊어질 아이들의 열정에 불을 붙이는 교육자. 그를 표현할 문구가 이렇게 많다. 그는 개인적인 욕심은 배제하고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바꾸는 혁신을 이루기에 여념이 없다. 그가 세상에 발표하는 지식과 기술은 사람이 중심이며 미래 사회로 가는 매개체가 된다. 앎으로 체득한 역사와 전통에서 시작해 현재의 기술 발전이 어느 수준에 도달했는지 파악하는 것. 기술이 어떻게 쓰여야 한다는 당위성을 설정해 세상에 없던 기술을 창조하는 것. 그가 지금 하는 일이며 그의 가르침을 받은 후학이 할 일이다. 인류애를 내포한 기술력을 강조한 그의 가치관이 유구히 빛나길 바란다.

배원규 교수ROTC 43th 통신장교서울대학교 의공학박사스탠포드 의공학 Post Doc숭실대학교 전기공학부 조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07238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70길 15-1 RA542 (여의도동14-9, 극동 VIP빌딩 5층) 월간인물
  • 대표전화 : 02-2038-4470
  • 팩스 : 070-8260-02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문채영
  • 회사명 : 월간인물(Monthly People)
  • 대표자 : 박성래
  • 제호 : 월간인물
  • 사업자등록번호 : 227-08-617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3717
  • 등록일 : 2015년 04월 30일
  • 발행일 : 2015년 04월 14일
  • 발행인 : 박성래
  • 편집인 : 박성래, 남윤실
  • 월간인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간인물. All rights reserved.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박성래 02-2038-4470 psr@monthlypeople.com
우수콘텐츠 우수콘텐츠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