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울적함을 음악과 글로 풀어 행복 가득한 인생으로
마음의 울적함을 음악과 글로 풀어 행복 가득한 인생으로
  • 김예진 기자
  • 승인 2018.12.24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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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의 불빛 이상조 대표
다락방의 불빛 이상조 대표
                     다락방의 불빛 이상조 대표

음악을 듣고 글을 읽으며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 우리가 잊은 채 멀리한 채 살고 있는 예술이다. 어느 날 음악으로 우리에게 말을 거는 사람이 등장했다. 한 공간에 모여앉아 음악을 들으며 유쾌한 이야기를 들으니 시간은 훌쩍 흐른다. 이 순간을 나 혼자 즐길 수 없어 친구들도 하나, 둘 불렀다. 서로 모르고 살던 이웃이 음악으로 친구가 됐다. 지금 다락방의 불빛에서 예술로 치유가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음악이 있어서 우리가 있다

이름도 따스하다. 문화공간 다락. 이상조 대표가 개인적으로 마련한 공간이다. 이 대표는 매달 셋째 주 토요일 이곳에서 무료로 음악 공연을 연다. 고전 POP, 클래식, 전통민요, 국악 등을 듣는다. 음악만 들으면 섭섭하다. 그의 맛깔난 설명이 이어진다. 음악에 숨은 사연들과 역사를 들으면 깜짝 놀랄 때도 있고 감동을 받을 때도 있다. 뮤지션의 생애를 훑는 그의 말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관객들. 그들은 왜 한 달에 한 번씩 여기에 모여 음악을 듣고 그의 이야기를 경청할까.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외롭고 힘들지만 말할 수 있는 곳이 없죠. 우리는 다 치료를 받아야 할 고민이 있습니다. 음악 치료가 필요해요. 여기에 오시면 음악을 들으며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문화적 소외계층이라고 보면 될까요.”

그는 문화적 소외계층이라는 말을 꺼냈다. 사회적 약자를 지칭하는 단어인 소외계층. 회사에서,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지친 이들을 문화로 품어 치유하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지난 11월 1일 그는 뮤직 스토리텔러로 음악 재능기부를 통한 나눔을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충북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그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즐긴 음악이나 연주곡을 문화적 소외계층에게 들려주고 싶었다”라며 “정신적으로 쉴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하는 것도 봉사 중의 하나다. 저를 찾아 주시고 제가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행복을 전달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그의 선행을 알고 주변에서 알음알음 도와주며 후원하고 있다. 현수막과 팸플릿을 원가에 제작하고 경품 추첨 등 물품 기부로 음악회 참석자들에게 기쁨을 준다. 음악회가 열리면 진행을 도와주는 스태프도 등장한다. 모두 그를 닮아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음악으로 재능기부를 해오던 그가 최근 출판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잡지 ‘다락방의 불빛’이 창간을 앞두고 있다. 그는 “저와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연과 이야기를 알아보는 여행을 떠나보고 싶었다. 끝도 없는 우주의 시간으로 보면 기적에 가까운 인연으로 비슷한 시기에 같은 지역에 태어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이 창간을 결심한 계기로 작용했다”라고 말했다. 비행기를 타고 먼 나라로 떠나야 의미 있는 여행일까. 물리적으로 보면 고작 50년이 지난 후의 이 도시에는 새로운 사람들이 살아갈 것이다. 그래서 지금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소중하다. 그는 지역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잡지를 만들어 정기구독자를 모으고 작은 서점들과 상생하는 방식도 고민하고 있다.

“제가 좋아하는 일에 돈과 열정, 시간을 사용하고 있어요. 저 혼자 좋은 음악을 듣다가 다른 사람들과 같이 듣길 바라는 마음에 시작한 일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저는 행복합니다. 밥 먹고 살 정도면 나머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에 써도 되잖아요. 수많은 철학자가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라고 결론을 내렸지만 정작 현대인들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모른 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고 있어요. 전 우리가 함께 사는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행복해요.”

 

음악부터 인문학까지, 치유하고 힐링하는 학문으로의 초대

지역사회에 활기를 불어넣는 그의 에너지는 입소문을 타고 퍼지기 시작했다. 지난 11월 5일 그는 청주시에서 주최하고 청주대학교 국어문화원이 주관한 인문학 강좌 ‘대중음악의 태동-Jazz에서 Rock&Roll까지’의 강사로 나섰다. 지난해에는 현대백화점 충청점 문화센터에서 ‘뮤직스토리텔러가 알려주는 재즈는 어떤 음악인가’ ‘다락방 불빛의 행복한 음악 이야기’ 등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강의가 있을 때면 그는 진공관 오디오를 챙긴다. 강연장에서 진공관 오디오를 통해 퍼지는 음악은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직장에 다니고 있어 평일 저녁밖에 시간이 나지 않지만 그는 조금씩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다락방의 불빛이 이룬 기적을 전하기 위한 자리라면 어디든 갈 수 있다. 아니,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루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다.

그냥 같이 음악을 들을 때 볼륨을 조금 키우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시발점이었다. 매번 50명 이상 관람하고 때론 간이의자까지 꽉 채운 관객이 있는 음악회를 진행하면서 욕심이 생겼다. 이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파 독립출판사를 시작했다. 재능이 위로가 되고 사회를 행복하게 만들고 있다. 이제 우리가 답할 차례다. 현재 우리나라의 우울증 환자 수는 68만 명 정도로 집계됐다. 마음의 감기인 우울증은 혼자 낫게 할 수 없다. 다락방의 불빛처럼 동네마다 아기자기하게 문화를 향유하면서 다양한 신념과 가치관을 공유한다면 절로 낫는 병 또한 우울증 아닌가. 지방자치단체나 문화재단 등이 작은 관심을 기울인다면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해줄 것이다. 많은 관객이 참여하고 유명인이 참여해 큰 예산이 소요되는 대규모의 행사도 좋지만 반대로 사람 사는 향기가 퍼지는 소규모 행사도 가치가 있다.

LP판을 뒤지고 진공관을 준비하고 공연을 준비하는 일은 신경 쓸 일투성이지만 그는 콧노래까지 부르며 즐긴다. 명쾌해서 좋다. ‘이기적인 것이 가장 이타적이다’라는 말처럼 그는 자신이 먼저 행복하기 위해 재능기부 음악회 개최와 다락방의 불빛 운영을 멈출 생각이 없다. 행복과 음악, 문화를 합친 행복 바이러스를 전하는 것. 그가 오늘을 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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