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으로 행복하고 지속 가능한 공간 만들어요”
“조경으로 행복하고 지속 가능한 공간 만들어요”
  • 김예진 기자
  • 승인 2018.12.2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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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D 이호영·이해인 대표
HLD 이호영 이해인 대표
                                   HLD 이호영 이해인 대표

서울숲, 선유도공원, 청계천, 광화문 광장, 경의선 숲길 모두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공간이다. 경제적·사회적 지위에 상관없이 모두가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여기서 사람들은 경치를 즐기고 대화를 나누고 휴식을 취하면서 여유를 만끽한다. 이런 공간은 누가 설계할까. 일반적으로 조경은 정원을 만들거나 나무를 심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도시의 미관을 살리고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공간을 설계하는 사람이 조경가이다.

거리, 공원부터 환경 계획까지 조경의 일

유명한 건축물의 디자이너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은 많다. 명성 있는 건축가들의 이름은 대중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조경가에 대한 인식은 희박한 편이다. 유명한 공원은 많지만 그 공원을 누가 만들었는지 아는 사람도 역시 드물다. HLD의 이호영 이해인 공동대표는 “외부 공간을 디자인하는 일이 조경입니다. 넓게 보면 건축물의 배치, 기반 시설의 레이아웃부터 거리, 공원, 정원 디자인 등 생태와 지역의 환경계획까지 조경가의 손길을 거치게 되죠”라고 설명했다.

HLD는 설립된 지 3년이 된 조경설계사무소이다. 3년 동안 50여 개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 범위도 넓어서 개인적인 작업부터 공공 프로젝트, 환경계획까지 다양한 카테고리 안에서 이뤄진다. 이호영 이해인 대표는 최근 ‘제1회 젊은 조경가상’을 수상했다. 젊은 조경가를 발굴하고 미래의 조경가들에게 도전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취지의 상인만큼 “후배들을 생각하며 더욱 사명감을 가지고, 이 분야에서 진취적으로 일을 해나갈 수 있게 해주는 기폭제가 되는 상이라 의미가 깊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호영 이해인 대표는 HLD를 설립하기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함께 일을 한 경험이 있다. “설계에는 답이 없지만 어느 순간 최종 결정자의 의견보다 내 의견이 더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라며 창업을 결심했던 지난 날을 떠올렸다. 같이 일을 할 때 손발이 잘 맞고 시너지 효과가 커 한국으로 귀국해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두 대표는 외국에서의 유학과 사회생활이 한국에서 HLD를 설립하고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해인 대표는 “해외 근무를 하는 동안은 국내 근무환경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확신이 있으면 뚝심을 가지고 일을 추진했죠. 신생회사에서 일을 했는데 회사가 시작하고 커가는 과정을 겪은 경험이 한국에서 자리를 잡을 때도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라고 얘기했다. 이호영 대표는 “외국 생활에서 배운 것은 자신감입니다”라며 “막연히 미국이나 유럽은 우리와 많이 다르고 앞서간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을 해보면 물론 뛰어난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상상 이상의 것을 하지는 않아요. 우리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게 큰 수확이죠”라고 말했다.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는 것은 ‘설계의 질’

두 대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디자인의 퀄리티, 설계의 질’이라고 강조했다. 최선을 다할 뿐만 아니라 최고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는 데에 중점을 둔다. 그러다 보니 현실적으로 재정적인 어려움에 부딪히는 경우가 생긴다. 설계비는 한정적인데,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는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돌파하는 힘도 ‘설계의 질을 통해서 클라이언트에게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두 대표다.

HLD는 두 대표를 포함해 직원이 9명이다. 설립한지 3년이 된 조경설계사무소 치고는 빠르고 과감하게 회사의 덩치를 키웠다. 조경 분야는 직원이 이삼십 명만 돼도 대형 회사에 속한다. 이호영 대표는 “우리의 목표 중 하나가 큰 도시공원 조성, 공공 프로젝트를 맡는 것입니다. 이런 프로젝트는 회사의 규모가 어느 정도 있어야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수주하기 쉽지 않습니다”라며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넓히기 위해 기회가 닿는 프로젝트를 거절하지 않고, 가능한 한 인원을 늘려가면서 도전하는 중입니다. 하고 싶은 것이 확실하니 주저할 필요가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직원들의 역량과 열정이 충분해 가능한 일이라는 거죠”라고 전했다. HLD는 두 대표의 국제적인 프로젝트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재 중국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미국과 유럽에서도 일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이 침체되더라도 해외에서 프로젝트를 추진해 회사가 흔들리지 않도록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HLD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중 현재까지 7개의 프로젝트가 완공됐다. 두 대표는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기아 비트 360’을 꼽았다. 기아자동차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공간인데, 설계에서 완공까지 일년 반이 걸렸다. HLD 입장에서 한국에서의 시공과 협의에 대한 노하우를 많이 쌓을 수 있었던 프로젝트였기에 일년 반이라는 기간의 기억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한다. 두 대표는 “하고 싶은 걸 전부 해보자는 각오로 설계비는 생각 하지 않고 모든 걸 쏟아부었죠. 특별한 모양의 자작나무가 필요했는데 직접 전국 산을 돌아다녔어요. 포장 돌 하나도 어떻게 배열할 것인지 테스트를 많이 했습니다. 심혈을 기울인 만큼 우리가 의도한 대로 나온 프로젝트라 뜻깊습니다”라고 덧붙였다. HLD는 현재 십여 개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제주도 주상절리 국제현상설계, 화성 동탄 국제작가정원, 효창공원과 다수의 호텔 리노베이션 등이 있다.

환경, 생태, 공기의 질에 가장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이 조경가다. 더 나은 삶의 환경과 공간을 만드는 일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고 밝힌 이호영 이해인 대표는 같은 꿈을 그린다. “디자인이라는 한 분야에만 빠져있는 조경가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성장하고 싶습니다. 생태를 살리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데 조경가의 역할이 필수적인데 정작 중요한 결정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소통하고 목소리를 키워 조경으로 만들 수 있는 더 행복한 사회를 어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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