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의약품 시장의 새로운 동력 될 정제시스템 개발
항체의약품 시장의 새로운 동력 될 정제시스템 개발
  • 남윤실 기자
  • 승인 2018.07.2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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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전자는 뉴 삼성의 핵심으로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을 선정, 미래 먹거리 육성에 나설 것을 공표했다.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까지 4,888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항체의약품은 그 핵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항체의약품은 생물체의 항체를 활용해 질병의 원인 물질만을 표적으로 치료하기 때문에 효과가 우수하면서도 부작용이 적은 것이 특징이나, 오리지널 의약품의 경우 개발에 10, 비용은 약 1조 원이 소요된다는 부담이 뒤따른다. 결국 오리지널 바이오 생물의약품과 구조적, 기능적 효과가 매우 유사한 바이오시밀러가 각광받고 있으며, 주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2015년을 기점으로 유럽 특허만료가 시작되는 만큼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은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김성현 박사는 항체복제약 생산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2018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 선정, 해당 연구를 이어간다.

한국세라믹기술원 융합바이오세라믹스소재센터 김성현 박사
한국세라믹기술원 융합바이오세라믹스소재센터 김성현 박사

 

항체의약품 시장 난제 풀 아이디어

항체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11.8%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매출액 기준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중 상위 6개 모두 항체의약품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다. 우리나라 역시 항체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를 차세대 먹거리로 선정해 빠르게 개발하고 있고, 삼성과 셀트리온이 이를 저비용으로 대량생산하기 위한 생산설비에 51만 리터를 투자할 정도로 공격적 투자가 이어진다.

하지만 해당 산업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무르는 만큼 해쳐나가야 할 난관 역시 크며,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 바로 단가 문제이다. 오리지널 약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야 하지만 현재 판매를 시작한 바이오시밀러 관절염 치료 항체의약품의 경우 기존 제품 가격 대비 95% 선에 그치고 있는 까닭이다. 이에 바이오시밀러 항체의약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항체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항체 바이오시밀러 산업과 관련하여 국내 산업계는 CHO 세포주를 이용하여 많은 항체를 생산하는 Up-stream 과정 개발에 집중하고 있을 뿐 항체를 정제하여 고순도 의약품으로 만드는 Down-stream 과정에 대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특히 대표적 정제방법인 protein A 크로마토그래피법은 생산원료단가의 약 35%를 차지하는 높은 비용과 오랜 정제시간으로 항체 단가 상승의 결정적 원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해결책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에 김성현 박사는 대용량 항체의 초고속 정제를 위한 칼슘반응 무컬럼크로마토그래피 정제시스템개발을 통해 protein A 크로마토그래피 방법을 대체할 것을 제안한다. 그는 해당 시스템은 빠르면서도 정제효율이 뛰어난 항체정제법으로 용량에 관계없이 빠르고 저렴하게 항체를 정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해당 시스템이 상용화된다면 항체 바이오시밀러의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된다며, 국민들도 낮은 비용으로 항체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그의 아이디어는 항체 바이오시밀러 산업이 봉착한 난제를 독창적이며 혁신적인 소재로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호평 받으며 ’2018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 선정되었다.

과제 선정으로 제가 제안한 시스템의 가능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기쁩니다. 사업 상용화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겠지만, 연구적산업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큰 주제인 만큼 국내 바이오 시장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기술로 개발해 나가겠습니다.”

 

시간과 비용 대폭 절감시킬 무컬럼 정제시스템

대용량 항체의 초고속 정제를 위한 칼슘반응 무컬럼크로마토그래피 정제시스템개발이라는 아이디어는 인체 내의 칼슘센싱 단백질에서 출발했다. 여기에 항체결합 기능을 부여한 융합단백질은 항체와 결합한 후 칼슘에 의해 쉽고 빠르게 항체를 정제할 수 있다는 우수성을 가진다. 김성현 박사는 100L세포배양액 정제 시 기존 20시간에서 2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과 비용 모두가 절약되는 셈이다. 또한 숙주세포유래 DNA(HCD)를 컬럼 크로마토그래피보다 높은 순도로 정제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는 이렇듯 다양한 장점을 지닌 단백질을 정제 분야에 최초로 적용하며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았던 연구인만큼 해당 연구의 성과는 향후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포배양액에 융합단백질을 넣고 혼합한 후 칼슘에 의해 항체만을 정제할 수 있습니다. 용량에 관계없이 매우 쉽게 정제가 가능해지는 거죠. 또한 정제 과정에서 항체의 안정성 및 기능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해당 연구는 3년에 걸친 1단계와 2년에 걸친 2단계 과정으로 나뉘어져 총 5년 간 진행된다. 1단계 연구는 융합단백질 기반 칼슘반응 무컬럼-크로마토그래피 항체정제시스템의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단계로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이 향상된 융합단백질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단계에서는 관련업계와의 협력 하에 대용량 항체정제를 위한 산업현장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융합연구 가능케 한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

김성현 박사는 단백질 구조, 단백질 엔지니어링, 항체 개발, 나노바이오센서, 약물전달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단백질 및 항체분야에서 그는 DNA 조절 단백질인 루이신지퍼 단백질을 본 따는 방식으로 차세대 항체라 불리는 인공항체인 앱타이드를 개발했고, 해당 성과는 독일의 저명한 저널인 앙게반테케미에 발표 되었다. 또한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항 Ang2 신약 항체 개발에 참여하여 패혈증 치료제로 2016년에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발표한 바 있다.

김 박사는 단백질 및 항체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넓혀 나노바이오분야에 적용함으로써 획기적인 연구 성과를 도출했다. 특히 금나노입자와 단백질을 융합함으로써 고칼슘혈증 환자를 비색(colorimetric)분석법으로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해당 분석법은 신속하고 간단하게 눈으로의 진단을 가능케 했고, 독일의 저명한 저널인 앙게반테케미에 “hot paper”로 선정되면서 우수성을 입증 받았다. 또한 김 박사는 뎅기열 바이러스를 진단할 수 있는 인공항체를 개발해 기존대비 15배 가량 민감도를 향상시킨 금나노입자 기반 진단방법을 개발한 것은 물론 세라믹소재인 자성나노입자를 이용해 항체를 빠르고 쉽게 분리정제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했다. 해당 성과는 올해 초 논문으로 발표되어 학계 및 산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의 융합연구를 수행해왔습니다. 단백질 구조, 단백질 엔지니어링, 항체 개발, 나노바이오센서, 약물전달시스템 등 다양한 융합바이오소재를 개발해왔죠. 이런 경험들과 지식들이 융합이 되어 새로운 항체정제 시스템에 대한 아이디어가 도출될 수 있었습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 선정된 이번 과제는 김 박사가 그간 다양한 분야에서 쌓아온 역량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융합단백질과 항체 바이오시밀러, 융합바이오소재에 대한 지식과 역량이 쌓였기에 도출해낼 수 있었던 아이디어인 셈이다. 그는 한 분야에만 몸담았다면 결코 이러한 아이디어를 낼 수 없었을 것이라 덧붙였다.

과학의 발전과 함께 이제 각각의 분야는 일정 수준에 도달한 상태입니다. 여기에서 더 나은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각기 다른 분야와의 융합이 필수인 시대죠.”

현재 김 박사가 몸담고 있는 한국세라믹기술원 융합바이오세라믹소재센터에는 생물학, 신소재, 고분자, 화학, 수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다. 그는 각 분야 별 용어가 다르기에 처음에는 대화가 난해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논의하다보면 결국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생물학과 화학 분야에 10여 년 간 몸담으며 꾸준히 아이디어를 찾아온 시간은 김 박사에게 현재와 같은 융합적 아이디어를 선사했다.

 

끊임없는 연구 아이디어의 원천은 인간의 몸

하나님이 창조한 인간의 몸은 굉장히 정교하게 이루어져있습니다. DNA와 단백질이 정교하게 맞물리며 원하는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죠. 그렇기에 우리 몸속에 존재하는 바이오물질들은 연구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됩니다. 실제로 줄기세포나 항체 역시 인체 시스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의학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 설명할 수 있습니다.”

김성현 박사는 자신이 연구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을 ‘Bioinspired'라 정의 내렸다. 신의 지혜 중 한 부분에서 힌트를 얻는다는 것이다. 현재 그가 연구 중인 단백질 역시 지금까지는 생명과학에서도 기초과학 분야에서만 다루어져왔으나 이를 소재에 접목하며 새로운 정제시스템으로 활용하게 된 것으로, 생명현상에서 찾은 지능형 바이오물질을 엔지니어링 한 사례라 말할 수 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부터 산업부 산하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이르기까지 김 박사는 연구자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회사와 연구소 모두를 접한 그의 이력은 그가 보다 실용적인 연구를 하게 하는 이유다. 김 박사는 원천기술을 개발할 때부터 해당 기술의 상용화 여부까지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고려가 없다면 원천기술이 제품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르며, 자칫 의미 없는 지식이 되고 마는 까닭이다. 그는 자신이 연구 개발하는 소재가 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제품이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에 기술을 이전하는 것은 연구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실제로 자신의 연구를 통해 2~3 개의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만든 연구자라면 성공한 연구자라는 말이 있죠. 연구소에 몸을 담고 있는 만큼, 보다 좋은 기술을 만들어 실질적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선임연구원인 그는 신진연구자들에 대한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이 반짝일 때지만 이를 실현할 인력과 연구비가 부족해 묻히고 마는 사례가 많은 까닭이다. 그는 보다 의미 있는 원천기술이 개발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연구비가 필요하다며,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마련되어야 함을 호소했다.

인터뷰 내내 차분한 어조로 말을 전한 김 박사. 하지만 연구라는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조약돌 하나가 잔잔한 호수에 변화의 파장을 전파하듯, 끝없는 창의성과 실용성을 갈망하는 연구자였다. 대학원에 입학하던 당시 김 박사는 10년 후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으며 재미있는 연구를 수행하는 모습을 꿈꿨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그는 세상에 없던 아이디어로 산업에 큰 변화를 주는 연구자로 성장해있었다. 이제 그는 자신이 개발한 원천기술이 상용화되어 산업과 국가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꿈을 꾸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의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내는 그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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