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현상 규명, 양자컴퓨터 구현의 단초 마련
양자현상 규명, 양자컴퓨터 구현의 단초 마련
  • 박성래 기자
  • 승인 2018.07.03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자역학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인 얽힘이나 중첩 등의 원리를 연산 및 자료 처리에 응용하는 양자컴퓨터는 21세기 정보처리 연구 분야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고전 컴퓨터 발달의 한계가 점쳐지는 가운데 이것은 미래형 첨단 컴퓨터로 주목받고 있다. 최정렬 교수는 양자컴퓨터 구현에 뒤따르는 여러 문제에 대한 해법을 연구하며 그 이론적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대구보건대학교 방사선과 최정렬 교수
대구보건대학교 방사선과 최정렬 교수

 

양자컴퓨터 구현 위한 이론적 토대 제시

양자컴퓨터는 입자의 양자적 특성을 활용해 자료를 나타내고 구조화한다. 여기에 양자적 메커니즘의 적용으로 해당 자료에 대한 연산이 가능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터가 수학적 문제를 풀거나 자료를 처리하는 속도가 사안에 따라 어느 정도 다르긴 하겠지만 기존 슈퍼컴퓨터에 비해 약 1억 배 정도 빠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러 개의 양자비트로 구성된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고전역학의 원리에 기반한 기존의 컴퓨터로는 다룰 수 없는 복잡한 암호 문제 등을 쉽게 풀 수 있다.

이러한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양자컴퓨팅 기술은 아직 초보단계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양자컴퓨터에서 사용되는 정보체계인 양자비트는 외부 환경이나 잡음에 취약해 그 수가 많아지면 양자계산 중 양자비트 정보가 쉽게 붕괴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적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은 작은 수의 양자비트만을 이용하여 양자 수치 계산 수행 관련 실험들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보건대학교 방사선과 최정렬 교수는 양자컴퓨터가 고전컴퓨터보다 경쟁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다수의 양자비트를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지난 2013년부터 양자현상 및 양자위상의 양자컴퓨팅에 대한 응용연구를 주제로 한 이공학 연구를 수행하며 양자컴퓨터 구현에 다가서는 모습이다. 다양한 양자현상과 양자효과, 양자위상에 대한 연구 결과를 응용해 양자컴퓨터가 양자계산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최 교수는 양자비트가 나타내는 중첩된 정보가 외부환경의 영향으로부터 붕괴되지 않도록 양자계산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이론적 기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전자나 정공의 양자효과를 고려해 나노소자 및 나노 전자회로의 명확한 양자동역학적 특성을 규명하고자 합니다. 양자현상을 규명하고 이를 양자컴퓨팅에 응용하는 연구를 통해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앞당기는데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터의 상용화는 금융 산업부터 암호체계분야, 인공지능, 전자상거래, 의료, 안보, 국방 등 여러 분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특히 영상 산업의 첨단기술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 압축이나 컴퓨터 그래픽 이론의 처리속도 및 효율을 향상시키는데도 양자컴퓨터가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양자컴퓨팅과 관련한 제반 양자현상 및 양자 위상에 대한 최 교수의 연구는 양자컴퓨터 관련 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우주 팽창의 근원암흑에너지 연구

최정렬 교수는 암흑 에너지에 대한 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암흑에너지는 우주의 73%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주를 팽창하게 하는 근원이다. 다시 말해 암흑에너지가 우리 우주의 미래를 결정짓기 때문에 우주론 연구에 있어 암흑에너지에 대한 고찰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우주의 에너지는 물질에너지와 암흑에너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암흑에너지는 우주에 거의 균일하게 퍼져있으며, 물질에너지보다 더 많이 존재하죠. 공간에서 물질과 복사에너지가 모두 사라지더라도 남아있는 여분의 에너지가 바로 암흑에너지입니다.”

현대 우주론에서 아인슈타인이 제시한 우주상수는 암흑에너지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현재의 우주 상태에 대한 이론적 설명과 관측 결과가 상이하게 나타나며 여러 후보가 제시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첨단 기술을 활용한 광범위한 관측을 통해 암흑에너지의 속성이 우주상수라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우주상수가 바로 암흑에너지라는 논리가 우주론에서 확고한 지위를 얻은 것이다. 최 교수는 경우에 따라 진공에너지라 불리는 우주상수는 우주의 탄생 초기 우주를 급팽창 시킨 요인이라 설명했다.

현재 초기 우주가 엄청난 양의 진공에너지에 의해 갑자기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는 시기를 겪었다는 급팽창 우주론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패러다임은 우주의 편평도 문제, 자기단극자 문제, 지평선 문제 등 표준 우주론과 관련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서를 제공해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팽창 우주론의 패러다임에 근거한 현대 우주론은 중대한 문제에 봉착해있다. 우주상수를 활용해 현재의 우주 관측상태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데 따르는 난점 때문이다. 진공에너지 밀도와 관련된 불일치 문제를 현재 우주론자들은 우주상수문제(cosmological constant problem)라고 칭한다. 최 교수는 관측된 진공에너지의 밀도값이 이론적으로 예측된 값보다 120자리나 적다고 부연 설명했다. 또한 현재 우주의 암흑에너지 밀도가 왜 물질에너지 밀도와 비슷한 값으로 주어지느냐 하는 문제 역시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다. 지난 1997년부터 우주상수 문제와 암흑에너지에 관해 연구해온 최 교수는 세계의 여러 석학들과 함께 암흑에너지이 본질에 대한 다양한 연구결과와 생각들을 엮은 ‘Dark Energy - Current Advances and Ideas(2009)’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국제 표준 도서번호(ISBN)가 부여된 도서 중에서 암흑에너지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다룬 세계 최초의 저서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최 교수는 암흑에너지에 관한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우주가 어떻게 진화하며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그 구성체의 속성은 무엇인지 등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의 근원과 물리적 상태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합니다.”

한편 최 교수는 영국의 Nature Publishing Group에서 발행하는 저널 Scientific Reports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저널에 투고되는 논문들에 대한 편집과 심사를 공정히 수행하며 우수한 논문을 소개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난제의 해답 찾기 위한 연구 이어갈 것

지난 2013년 시작된 '양자현상 및 양자위상의 양자컴퓨팅에 대한 응용연구'는 오는 2019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최정렬 교수는 이에 대한 연구를 완료하는 한편 암흑에너지에 대한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 전했다. 특히 암흑에너지 연구와 관련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꾸준히 정리해 논문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물리학 중에서도 양자컴퓨터의 기본 원리가 되는 양자현상에 관해 보다 깊이 있게 연구하고자 합니다. 이와 함께 암흑에너지의 우주상수문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하며 우주가 왜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갖추었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최 교수는 양자컴퓨팅에 관한 연구로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하는 한편 우주의 근원에 대한 답을 좇고 있었다. 이러한 그의 연구가 이와 같은 난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며 현대 과학의 진일보를 앞당기길 기대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07238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70길 15-1 RA542 (여의도동14-9, 극동 VIP빌딩 5층) 월간인물
  • 대표전화 : 02-2038-4470
  • 팩스 : 070-8260-02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문채영
  • 회사명 : 월간인물(Monthly People)
  • 대표자 : 박성래
  • 제호 : 월간인물
  • 사업자등록번호 : 227-08-617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3717
  • 등록일 : 2015년 04월 30일
  • 발행일 : 2015년 04월 14일
  • 발행인 : 박성래
  • 편집인 : 박성래, 남윤실
  • 월간인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간인물. All rights reserved.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박성래 02-2038-4470 psr@monthlypeople.com
우수콘텐츠 우수콘텐츠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