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주거지 발전을 위한 새로운 시각의 접근
지속가능한 주거지 발전을 위한 새로운 시각의 접근
  • 김영록 기자
  • 승인 2018.07.07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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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내 기성 주거지에서의 인구유출과 도시쇠퇴현상, 그리고 일부 낙후된 구도심의 활성화와 함께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몰리고, 원주민들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현상에서 한국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한밭대학교 이창효 교수는 주거환경 변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또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주거지 쇠퇴와 젠트리피케이션 등에 대한 원인을 찾는 것이 주거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단초를 제시할 수 있다는 그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한밭대학교 도시공학과 이창효 교수
한밭대학교 도시공학과 이창효 교수

 

주거환경과 입지 선택의 상호작용에 대한 새로운 관점 제시

현재까지 주거환경 및 입지선택에 관련한 선행연구들은 주거환경이 주거입지 선택에 미치는 영향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일방향적 관계를 전제해왔다. 이에 한밭대학교 도시공학과 이창효 교수는 관점을 바꾼 연구를 통해 새로운 관계를 제시하고 있다. ‘주거환경과 입지선택의 상호작용에 기초한 장기 주거지 특성 변화 예측 연구를 통해 선행 연구들과 반대 방향의 관계가 존재하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하는 한편 그 결과에 기초하여 장기적으로 주거지에 입지하는 가구들의 특성과 주거환경의 질적 수준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분석모형 로직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배경에 1982년 제임스 윌슨(James Q. Wilson)과 조지 켈링(George L. Kelling)이 주창한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s Theory)’이 있다. 이는 하나의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것으로, 이 교수는 이와 같은 주거환경의 변화를 설명하는 이론들에 착안하여 도심지역 주거지의 쇠퇴 또는 재활성화 현상의 요인을 찾고자 했다.

최근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을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인지에 주목했습니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주거환경이 악화되거나 반대로 좋아지는 변화의 과정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 교수는 어떠한 사람이 주거지에 지속적으로 유입되는가에 의해 주거지의 환경이 지속적으로 변화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 통해 기존 관점인 주거환경이 가구의 주거입지 선택에 미치는 영향에서부터 입지하는 가구의 특성이 주거환경의 질적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그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장기적 주거지 특성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로직을 개발 및 제안했다.

기존 선행연구들처럼 주택이 위치한 근린지역의 주거환경 수준이 중요한 입지 선택의 요인임을 확인하였습니다. 나아가 주거이동을 통해 유입된 가구가 소규모의 높은 소득과 교육수준을 지닐 경우 주거환경의 질적 수준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죠.”

이번 연구는 기존에 알려진 지식의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거환경과 주거입지 선택의 관계를 보다 넓은 의미에서 규정한 것이다. 최근 정부 주도의 도시재생뉴딜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 교수는 전통적인 물리적 환경 개선의 개념을 넘어 유입유출되는 가구의 경제사회적 특성을 고려한다면 주거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현세대와 미래세대 위한 새로운 공간을 고민하다

이창효 교수의 연구는 시간의 흐름과 도시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활동의 변화를 심도 있게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한국연구재단 지원 하에 이루어진 신생기업의 생존과 창업지역의 특성에 대한 구조 분석’,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 관리를 위한 주거-기업-교통 상호작용 기반의 시공간분석 어플리케이션 시스템 개발운영 연구’, ‘여가와 주거일자리를 통합 연계한 여가활동 통계 모형 연구등에서 연구(공동)책임을 맡았으며, 4편의 SSCI급 논문 등 다수의 학술논문을 게재해온 그다. 현재 이 교수는 인구경제사회적 변화와 도시계획/정책에 따른 장기적 도시공간구조 변화 측정기법 연구공간 빅데이터를 활용한 가구유형 간 주거이동 패턴의 공간적 차이에 대한 실증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교수의 연구들은 대도시권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도시민의 다양한 도시 활동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장기적으로 예측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기계학습 방법론을 연구가설 검증 및 장래 예측에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등 보다 다각적인 분석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그는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한국지역학회, 도시정책학회를 통해 그간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한편 관련 국제 컨퍼런스에서의 발표를 앞두고 있는 등 학문 교류에도 무게를 싣고 있다.

고도성장기 한국사회에서는 공간 자체에 대한 개발에 관심을 맞추어왔습니다. 하지만 모든 여건이 바뀐 현대에는 공간뿐 아니라 그 공간에서 살아가는 현세대 및 미래 세대의 삶의 양태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는 저를 포함한 도시계획/공학 분야 연구자들이 직면한 시대적 과제입니다.”

최근 재개발재건축 지역 내 복잡한 문제들과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사회계층 간 갈등 등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를 직접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활동을 보다 폭넓은 시각에서 정량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토대로 장래에 나타날 수 있는 도시 활동의 양상을 예측하기 위한 기초지식을 제공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 교수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통념과는 다른 시각에서 질문을 던지고, 그 근본적 원인을 추적하는 그의 연구는 새로운 세대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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