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유기분자 성질 이해 위한 원천연구, 미래 반도체의 초석이 되다
실리콘-유기분자 성질 이해 위한 원천연구, 미래 반도체의 초석이 되다
  • 김영록 기자
  • 승인 2018.07.25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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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집적도가 2년마다 2배로 올라간다는 무어의 법칙에서부터 1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이른바 황의 법칙에 이르기까지 반도체업계는 초미세 반도체를 향해 달려왔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기술 환경은 미래 반도체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재량 교수는 나노기술의 가능성을 찾기 위한 기초연구를 통한 새로운 반도체 개발의 발판 마련에 나섰다.

전북대학교 화학과 한재량 교수
전북대학교 화학과 한재량 교수

 

고성능, 고집적 나노구조 설계 및 구현에 다가서다

실리콘 반도체 소자 기술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나노기술을 이용해 소자 크기를 아주 작게 만들어 집적 밀도를 높이는 데 있다. 하지만 순수한 실리콘 반도체는 집적도의 자체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선의 두께가 수 나노미터 이하가 되면 디지털신호를 구현하는 전자의 움직임을 조절하기가 어려워져 더 이상 반도체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특성의 실리콘 반도체 개발이 요구되는 이유다. 전북대학교 화학과 한재량 교수의 실리콘유기분자의 일차원 접합구조와 전자구조의 서브 옹스트롱 스케일 연구는 이러한 맥락에서 시작되었다. 반도체 소자에 이용하는 실리콘 재료에 유기분자화합물을 추가함으로써 나노기술에서 좀 더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기 위한 가능성을 찾기 위한 기초연구인 셈이다.

새로운 특성의 실리콘 반도체 개발은 순수한 실리콘이나 게르마늄 같은 단일 원소 반도체가 아닌 두 종류 이상의 원소 화합물로 구성된 반도체를 목적으로 한다. 이에 화합물 반도체, 탄소나노튜브 반도체, 실리콘 나노와이어 반도체, 선형 유기 단일분자, 생물학적 분자 등이 제시되고 있다. 한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연구에 대해 실리콘에 특정 유기화합물분자를 결합시키고, 결합 시 유기분자가 지닌 특정기능을 실리콘유기분자계에 포함시켜서 그 분자 기능성을 나노분자소자 용도로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 반도체-분자 전자소자의 결합특성에 대한 나노기술 상용화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원천연구라 할 수 있다. 나아가 이를 토대로 한 고성능, 고집적 나노구조 설계 및 구현이 가능해지리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간 국내외적으로 나노구조 자체의 생성에 초점을 둔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지만 사실상 실험기법의 근본적 한계로 인해 서브 옹스트롱 원자수준의 공간적 구조 및 전자구조 특성 연구에는 어려움이 따라왔다. 한 교수의 이번 연구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연구는 특정 나노기술의 개발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응용연구가 아닌 실리콘-유기분자의 일차원 접합의 기하학적 구조와 물리화학적 성질을 이해하기 위한 원천적 연구입니다. 서브 옹스트롱 수준 공간 분해능 연구는 표면 반응동력학에 새로운 화학지식을 제시할 것입니다.”

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확장한 서브 옹스트롱 시공간 고체표면 단일분자 동력학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까지 시간이나 공간 중 한 가지 측면만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온 고체표면화학반응의 분자동력학 연구에 시공간이라는 융합적 개념을 적용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구현된 공간과 조건에서 서브옹스트롱의 실공간 분해능으로 실시간 연구를 통해 반응동력학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해당 연구가 나아갈 바다.

 

실험장비 디자인에서 지적재산화까지, ‘연구의 틀 확장하는 연구자

실험과학자인 한재량 교수는 현재까지 실험에 필요한 장비를 자체 제작해왔다. 한 교수는 실험은 장비의 제작부터 시작된다는 스승들의 철학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 전했다. 이번 연구에 활용된 극저온 주사터널링현미경 역시 그가 직접 제작한 것으로, 안정성과 성능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그는 하나의 실험 장비를 디자인하는데서부터 과학적 의미를 갖는 연구결과를 얻기까지의 경험을 현재까지 과학연구에 대한 열정을 지속하게 한 원천이라 힘주어 말했다. 그간 한 교수는 유기 분자-실리콘 결합으로 생성된 분자나노구조가 일차원적으로 생성되고, 주사터널링현미경으로 분자나노구조의 방향성(aromaticity) 기능을 구현하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대학에서 상당수의 연구결과들이 창출되고 있지만, 그 권리가 보호되지 못하거나 가치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대학이 확보하고 있는 기술에 대한 특허와 기술이전을 통해 지적재산으로서의 가치를 창출하고자 합니다.”

미국 변리사 자격을 확보하고 있는 한 교수는 국내에서도 미국 및 국제 특허와 특허 출원부터 승인절차, 특허 및 라이센스 포트폴리오, 기술이전에 대한 법률적 지식과 연구자들의 결과를 상호 연계 활용하여 국내 대학의 연구결과를 효과적으로 재산화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

연구자로서 교육자로서 한 교수는 과학기술이라는 건물에 작은 벽돌 하나를 쌓을 수 있을 정도로 관련분야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한다. 또한 꾸준히 벽돌을 놓을 수 있도록 후배인력을 키우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 말하는 그다. 그런 만큼 대학원생들에게도 특정 연구 주제를 설계부터 논문 마무리까지의 과정을 거치도록 하며 꾸준히 훈련하고 있었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과학기술이라는 거대한 건물의 든든한 주춧돌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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