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의 꽃’ 흉부외과, 최선의 진료로 새 생명 전할 것
‘외과의 꽃’ 흉부외과, 최선의 진료로 새 생명 전할 것
  • 김윤혜
  • 승인 2018.07.2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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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외과 전문의들의 손끝에는 멈추었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힘이 실려 있다. 시간을 다투는 장기인 만큼 고도의 인내와 순발력을 요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흉부외과 임상의사로서 환자들을 대면하고 있는 이기종 교수는 최근 관상동맥 우회술에 FFRct 개념을 도입하며 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 이러한 연구의 이유는 단 하나,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하는 데 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흉부외과학교실 이기종 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흉부외과학교실 이기종 교수

 

외과 최초 FFRct 접목으로 경쟁혈류 예측 근거 마련

심장혈관외과에서 많이 시행되는 관상동맥 우회술은 관상동맥 폐쇄술 환자들의 협착부위 원위부에 우회도관을 만들어 심근의 혈류를 증가시키는 수술적 치료다. 환자들의 증상을 완화시키고 심근경색증의 발병빈도를 줄이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 수술의 목적이다. 최근 약물방출 스텐트의 개발 등으로 경피적 중재술의 빈도가 증가하고 있지만, 대규모 임상시험의 결과는 관상동맥 우회술의 우수성을 나타내고 있다. 임상결과의 안정성 역시 해당 수술법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이기종 교수는 관상동맥 우회로 조성술에서 관상동맥 협착 정도가 심근혈류 증가에 미치는 영향; 컴퓨터 모델을 사용한 예비연구를 통해 관상동맥 협착 정도와 심근혈류 증가량의 상관관계를 규명한다. 이번 연구는 심장혈관외과 의사들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미국의 의학 벤처 기업 Heartflow사와 공동으로 진행된다.

관상동맥 우회술의 적응증이 되는 혈관은 관상동맥 조영술상 해부학적 협착이 50% 이상 진행된 것을 대상으로 한다. 관상동맥 협착이 심하지 않은 중등도의 관상동맥 협착이 있는 경우 관상동맥 내의 자연혈류와 우회도관내의 혈류가 경쟁적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이를 경쟁혈류라 칭한다. 이론상 협착이 100% 진행된 관상동맥에서는 경쟁혈류가 발생하지 않고, 협착의 정도가 줄어들수록 경쟁혈류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경쟁혈류가 발생한 경우 우회도관에 의한 혈류가 감소하므로 해당 심근의 혈류공급이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경쟁혈류가 지속될 경우 우회도관의 폐쇄를 유발할 수 있기에 임상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관상동맥 혈류개선 효과 역시 떨어진다. 하지만 현재까지 수술 도중 경쟁혈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혈류측정계를 활용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협착 정도에 따른 경쟁혈류를 예측할 수 있는 정량화된 방법은 마련되어있지 않다.

이 교수는 혈류 증가량의 정확한 예측을 위해 FFR(Flow Fractional Reserve, 분회혈류 예비력)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이는 협착이 없는 정상적인 관상동맥 최대혈류에 대한 협착 동맥에서의 최대 혈류의 비율을 뜻하며, 실질적으로 심근에 공급되는 혈류를 생리학적기능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미국 메디칼 벤처에서 심장 CT를 이용한 비침습적 방식으로 FFR을 분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신의료기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FFR을 활용하면 관상동맥 조영술 중 pressure guidewire를 통해 최대혈류 공급시의 대동맥과 관상동맥 협착의 원위부 압력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이 교수가 진행 중인 이번 연구는 최초로 CT를 통한 FFR 분석을 외과에 접목시킨 연구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비침습적 방법으로 환자 부담 줄일 수 있는 FFRct

해당 연구는 임상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더 나은 치료 방법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심장외과 의사들이 시행하고 있는 관상동맥 우회술에 대해 의사이자 연구자로서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함이다. 이기종 교수는 중등도 협착에서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경쟁혈류에 관한 문제들을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최근 경피적 중재술 분야에서는 FFR의 개념이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관상동맥질환의 진단에 있어서도 기존의 관상동맥 조영술의 한계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주목받는 추세다. 특히 FFRct는 비침습적 방법인 만큼 심장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도 손쉽게 적용할 수 있어 환자들이 받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현재까지 FFRct를 관상동맥 우회로 수술에 적용시키는 연구가 전무한 만큼 이번 연구는 선행연구의 성격이 크다. 이 교수는 경쟁혈류를 유발할 수 있는 협착 정도의 cutoff value에 관한 연구들을 발전시키는 한편 도관의 종류, 문합방식, 도관의 크기 등에 따른 FFR 증가의 비교 분석으로 더 나은 치료를 위한 근거를 다져나갈 전망이다.

선행연구 결과가 없다는 점은 이번 연구의 속도를 더디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Heartflow사가 진행한 진단적 가치에 관한 연구는 많이 있으나 관상동맥 우회술에 적용하는 연구는 처음인 만큼 이 교수는 이와 관련된 연구모델들을 새로이 정립해가고 있다.

 

연구의 이유는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하는 것

관상동맥 우회술에서 양측 내흉동맥이 장기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이기종 교수의 논문은 세계 심장학 분야의 권위지로 손꼽히는 ‘Circulation'에 게재되기도 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심장외과 David Taggart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1990년부터 2012년까지 발표된 830편의 논문을 검토하고, 15천명 이상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 결과 양측 내흉동맥을 사용했을 때가 한쪽의 내흉동맥을 사용한 경우에 비해 더 우수한 10년 생존율을 보인다는 결론을 도출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위험비 0.79, 95% 신뢰구간 0.75-0.84) 이밖에도 2008년부터 관상동맥우회술과 경피적 중재술의 임상결과를 비교한 연구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학회와 논문 발표를 이어온 그다. 이 교수는 향후 관상동맥 우회술 후 도관의 개통율을 예측하는 모델을 만드는 한편 관상동맥우회술과 경피적 중재술의 비교에 관한 연구를 지속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 교수가 진행 중인 모든 연구의 궁극적 목표는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수술 뿐 아니라 수술 후 회복에 이르기까지 매일 대면하는 환자들에게 집중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었다. 임상의사에게 연구나 교육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치유에 있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그는 연구 역시 임상에서 최선의 치료를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임을 강조했다. 자신에게 심장을 맡긴 환자들의 치유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그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으로 결실 맺고 있었다.

한편 이 교수는 응급도가 높은 수술임에도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는 흉부외과 의사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더 많은 의사들과 인력지원이 있을 때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며 완벽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까닭이다. 그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호소했다. 또한 흉부외과는 힘들다는 인식을 지적하며, 어렵고 힘든 싸움 끝에 얻는 보람을 위해 더 많은 후배 의학도들이 흉부외과를 지원해주길 당부했다.

임상의사로서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하겠다는 그의 사명감은 외과 최초 FFRct 접목이라는 괄목할 성과를 낳았다. 그의 연구들은 의료 현장에서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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