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경제 도약과 시장안정을 이룰 때
지속적인 경제 도약과 시장안정을 이룰 때
  • 박성래 기자
  • 승인 2018.04.0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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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 이주열 총재는 청와대에서는 연임 발표에 이어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고 한국은행 총재를 연임하게 됐다. 연임에 성공한 이 총재는 앞으로 4년간의 통화정책을 이끈다. 금융당국은 이 총재의 연임이 성공함에 따라 통화정책의 연속성이 기대된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거시경제 상황을 안정적으로 끌고나감과 더불어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통화정책의 중립성을 존중하겠다는 청와대의 의지가 반영되었다는 분석도 있다. 보다 커진 국민기대와 책임만큼이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

 

수뇌부 집단 합심해 하반기 경제와 국제 공조 방안 모색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7월에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과 함께 미·중 무역마찰 등에 대응해 국제공조 방안을 모색했다. G20 참석에 앞서, 김동연 부총리와 석 달 만에 회동했던 이 총재는 글로벌 무역 분쟁, 내년 최저임금 결정 등 리스크를 논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하반기에 있을 경제운용 하방 리스크와 무역마찰을 비롯해 국제무역환경 변화에 대한 대처, 최저임금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대내 변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앞으로 경제의 견실한 성장세 지속에 있어 나타날 수 있는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유지 리스크 요인과 무역 분쟁 전개상황에 따른 영향이 핵심 이슈였다. 이 총재는 국제금융 여건 변화에 따라 신흥국 금융불안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어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시점이기에 제반 리스크 요인이 어떻게 전개될지, 국내에 영향을 미칠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수뇌부가 같이 고민하는 것은 필요하고 유의미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달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에서 이 총재는 세계 경제 동향, 세계 경제 전망과 금융 안정 상황, 글로벌 정책 과제를 논의했으며, 회의 기간 중 토머스 조던 스위스중앙은행 총재와 만나 양국 중앙은행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를 마친 후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을 방문해 차기 뉴욕 연은 총재로 임명된 존 윌리엄스 총재와 세계 경제, 금융시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뉴욕 연은 총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부의장과 함께 미국 통화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12개 지역별 연은 총재 가운데 유일하게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고정 투표권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 총재와 윌리엄스 총재는 한국은행과 뉴욕 연은의 공동 콘퍼런스 정례화 등을 논의했다. 아울러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운영 여건과 전망, 지정학적 위험과 무역 분쟁, 국제금융시장 상황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통화정책 유지, 4분기 경제 성장률 목표 도달할 것

얼마 전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통화정책을 밝히며 기준금리를 현 수준 연 1.50%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국내 경제 여건에 대해 견조한 성장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를 이어가겠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추후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내 경제가 앞으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벌 무역 분쟁이나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등 대외적으로 성장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어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이 총재는 성장률 하향은 상반기 실적과 글로벌 무역 분쟁으로 인한 하방 리스크를 감안해서 이뤄진 것이라며 국내 실물경제가 양호한 소비·수출에 힘입어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 역시 올해 4분기에는 목표했던 1.6%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류의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물가가 오르겠지만 공공서비스 물가의 인상이 억제된 만큼 목표 수준 정도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자본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이 총재는 "미국과의 기준금리가 역전되고 폭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외국인 자금은 채권 중심으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경제가 건실한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대외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추후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채는 "·중 무역 분쟁이 추후 국내 기업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무역 분쟁으로서의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내년도 경제 성장률이 올해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은 2.8%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올해 전망치 1.6%보다 0.3%포인트 상향해 1.9%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달 26,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치를 보면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0.7%, 지난해 동기보다 2.9% 늘어나며 잠재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내 경제 성장세 지속 전망, 대외 불확실성 고려 필요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김동연 경재부총리와의 조찬에서 최근 경제, 금융 현안에 대한 대응 방향을 논의하며 하반기 금융시장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우리 경제는 안팎으로 어려운 여건이지만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돼왔다며 거시경제를 보면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이 이뤄졌고 물가가 안정된 가운데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비교적 건실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어 "경제 펀더멘탈이 취약한 일부 신흥국의 불안이 나타나지만 국내 금융시장은 양호한 대외건전성으로 비교적 안정된 모습"이라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우리 경제가 견실한 성장을 이어가는 동시에 금융시장 안정을 추구하기 어려운 리스크 요인이 적지 않다며 글로벌 무역 분쟁에 따라 고용, 투자, 수출 등 각 부분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고, 국제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신흥국 금융불안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경계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우리나라 대외건전성을 높이 평가했다. 큰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 중이고 외채구조가 양호하다며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또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당시 은행부문의 대외건전성이 취약해 문제였는데 지금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가계부채 증가세는 좀 더 억제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정부의 정책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디레버리징(deleveraging)까지는 여러 가지 충격이 있어서 곤란하겠지만 시차를 두고 소득증가 추세 정도로 억제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하반기 이후 물가오름세가 확대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에 점차 근접해 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인플레이션 동학(動學·Inflation Dynamics)의 변화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율 하락, 환율 하락, 공공물가 상승세 둔화, 경기와 물가 간 관계 약화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은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인플레이션 변동 요인에 일부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더불어 세계경제 회복세에 따른 수요압력 증대, 국제유가 오름세, 주요국의 임금상승세 확대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한국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미 연준의 금리인상 가속화와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에 대한 우려로 큰 폭 상승하는 등 환율 면에서도 상방리스크가 증대하고, 서비스물가의 경우 상·하방 리스크 요인이 병존하나 상승압력이 점차 증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공공요금이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일부 인상될 가능성이 있고 성장세 지속에 따른 수요압력으로 경기와 연관성이 높은 서비스물가의 오름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이후부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에 근접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다만 국내외 경기, 국제유가, 환율 및 농산물가격 등 물가여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점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변동성 확대는 국제유가와 농산물가격에 주로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와 농산물가격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변동에 대한 기여율은 각각 40% 18%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등락하면서 국내 석유류가격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농산물가격도 이상 한파 및 폭염 등 기상이변 증가로 큰 폭으로 등락해 온 데 따른다.

 

44년만의 한국은행 총재 연임, 신뢰로 안정기 맞이할 것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 차기 한국은행 총재에 현 이주열 총재를 지명했다. 한국은행 총재 연임은 김성환 전 총재(1970~1978) 이후 처음이다. 청와대는 39년간 한국은행에 몸담아온 이 총재는 통화신용정책 분야 최고 전문가로 한국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강원도 원주 출신 이 총재는 연세대 경영학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를 졸업한 뒤 1977년 한국은행에 입행했다. 조사국장·정책기획국장·부총재 등을 역임한 끝에 내부 승진 케이스로 한국은행 총재가 됐다.

이 총재의 연임은 한국은행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이 총재의 연임 성공 배경은 그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담겨 있다. 임명동의 요청사유서에서 문 대통령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 안정을 위해 통화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나아가 한국은행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 설명했다. 지난 4년간 통화정책의 효율적 운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는 한편 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를 통해 외환 안전망을 확대하는 등 통화정책 수장으로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 재임 기간 우리나라는 중국과 캐나다·스위스 등과 통화스와프를 연장, 체결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1998년 전까지는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이 아니었던 점을 고려하면 연임은 이번이 사실상 첫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정부가 한은의 독립성을 인정해준 인사라는 측면에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가 보여준 시장 안정행보가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는 분석과 함께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과 조직 운영, 정부와의 호흡 또한 향후 큰 과제다. 이 총재는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이후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지난 8개월 동안 5차례 만나면서 경제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등 열린 자세를 보여줬다.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포괄적인 의견 교환을 통해 이 총재가 충분히 국가 경제의 위기관리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인정받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그가 독립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정부와 교감의 여지를 열어두며,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과 소통해 중앙은행의 위상을 정립해 나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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